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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서부의 지배자. 란체스터의 대공(6)
작성일 : 17-10-31 00:26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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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6

 

 

 

 이세계로 떨어진 시간이 어느덧 2주일이 흘렀다.

 

 전생에서는 절대로 누릴 수 없었던 여성들의 풍만한 몸매를 직접 손으로 배알하는 영광을 누린 나는 그제서야 남성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을 위해 지금까지의 세월 동안 나이=연애 경험 없는 시간이라는 치욕스런 나날을 보내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솔직히 말이 안 되는 했지.

 어떻게 사람이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단 한 번도 없을 수 있었겠는가. 그것도 스물 넷이라는 나이 동안 말이다. 지금까지 외로웠던 나날들은 지금의 행복을 누리기 위한 발판이 아니었을까.

 

 아리따운 시녀들에게 취해서 제정신을 못 차리던 나도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다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사방팔방으로 노력했다.

 

 우선 검술부터 익히기로 다짐했다.

 

 "전하.... 외람되오나, 정말 외람된 말씀이지만 전하께서는 검술에 대해서.... 아무런 재능도 없으십니다. 노력하면 된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어린 나이부터 고된 교육을 받게 되는 기사들의 경우입니다."

 

 누구의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여기사'가 나에게 검술 교육을 지도해주면서 말했다.

 

 고작 20여 분 동안 목검을 휘두른 것만으로도 연병장에서 사지를 뻗으면서 누워버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분명 푸른색의 하늘이 뱅뱅 돌면서 누렇게 변색되고 있었다. 얼마나 비실하고 연약한 육체란 말인가.

 

 원래 판타지 세계에서 빙의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남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소드 마스터나 극강의 검기를 구사하는 먼치킨들 아니었나?

 어째서 나만 이런 빌어먹을 육체와 재능을 가져버린 걸까. 나의 처지에 대해서 깊은 회한이 느껴진다.

 

 "단기간에 파바박-! 하고 강해지는 방법이 없을까?"

 

 ".....예?"

 

 "아냐. 헛소리였어."

 

 탐스러운 금발을 가진 여기사가 불안감이 담긴 웃음을 보였다.

 

 그녀의 이름은 아메레이 말리스터.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이하는 묘령의 여성으로서 강철을 매만지는 기사라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미인이다. 거기다 몸매도 발군이라서 저절로 육체 쪽으로 시선을 향하게 만드는 발칙한 매력을 가진 여성이기도 했다.

 

 분명 루키우스 아우로페라는 인간 말종이 자신의 쓸쓸한 밤을 이 매력 넘치는 여기사로 후끈하게 달아오르게 할 셈이었지만 그 녀석은 이미 죽었다. 아니, 죽은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른다. 그 해답을 알고 있는 것은 빛의 신 뿐일 테지.

 

 어쨌거나 각설하고, 아메레이는 나를 교육하면서 조금의 재능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가차없이 말해버렸다. 아무리 내가 서스럼 없이 솔직하게 말해보라고 말했지만 정말 거칠게도 말해준다. 조금이나마 존재하던 나의 먼치킨에 대한 가능성을 짓밟아버렸어.

 

 숨을 고르면서 조절을 하던 나는 갑작스럽게 무언가를 떠올리고서 벌떡 일어서면서 아메레이에게 쏘아붙이듯이 말했다.

 

 "그럼 마법을 익히면 되잖아! 마법이야, 그래! 마법이라고! 대마법사가 되서 깽판을 쳐서 최강자가 되는 거야!"

 

 "전하! 누, 누가 들을까 무섭습니다! 그런 망측스런 말씀은 하시면 안 됩니다!"

 

 나의 외침에 아메리아는 묘령의 여성치고는 매우 두텁고 거친 손으로 내 어깨를 부여잡으면서 흔들었다.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얼굴색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마치 황제를 시해하고 그 황좌를 찬탈하겠다는 반역 모의를 들은 것과도 같은 기색이다. 씩씩한 여기사의 갑작스런 태도에 나 또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내 발언 중에서 뭐가 잘못되었나.

 나는 그저 '마법'을 익히고 싶다고 밖에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원래부터 판타지 소설의 꽃이 바로 마법이잖아. 물리 법칙 따위는 제대로 무시하고서 이루어지는 환상. 불과 얼음, 번개 등 여러 원소를 다루는 최고의 기적. 그게 바로 내가 알고 있는 마법에 대한 상식이다.

 

 하지만 아메리아는 '마법'의 존재에 대해서 매우 비관적이었다.

 

 "마법은 빛의 신이신 루를 섬기는 교단에서 정한 흉악의 금기입니다. 마법을 조금이라도 익힌 마법사는 지금까지 모조리 이단자로 몰려서 즉시 처형당했고, 그에 대한 지식이 담긴 마도서까지 모조리 불살라지지 않았습니까? 북방의 마족들이나 익힐 더러운 술법입니다. 절대로 다시는 발언하시면 안 됩니다."

 

 "......"

 

 마법에 무슨 원한이 있어서 분서갱유 같은 짓을 저지른 거냐.

 이 시대의 교황은 무슨 진시황이라도 되는 거냐고.

 

 마법을 익힌 마법사를 끝까지 색출하여 이단심문관의 손에 잔혹하게 화형을 당해버리고, 마법에 대해서 서술한 마도서까지 모조리 파헤쳐서 그것을 태워버렸다. 오다 노부나가냐. 모조리 태워버리고 보는 성격이시네.

 

 아메리아가 설명하길 자연 속에서 존재하는 '마나'라는 기운을 체내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인위적으로 순환하여 마법을 구현하는 힘이 바로 '마력'이라고 하였다. 마도서들이 모조리 불살하졌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나에게 설명하였다.

 

 "그럼 마법이 없어졌으면.... 마왕군과의 전쟁에서는? 마법을 쓰지 못하면 그만큼 화력이 떨어지는 거잖아."

 

 "그건 그렇습니다만.... 교황청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금지해왔고, 지금에 와서는 그 마법을 알고 있는 자가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도 마법에 관해서는 엄격하게 처벌되니까요. 교황에게 살해당한 마도사의 후손들이 변방에 몸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히 들었지만 그들이 다시 세상 바깥으로 나올 거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이미 마법은 소실, 그 때문에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저희 인류는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죠."

 

 "......"

 

 아주 희대의 병신짓을 저지르셨구만. 우리 교황청 님들은.

 

 인류가 가진 최고의 이능력인 마법을 이단자가 섬기는 사교도의 주술 행위라고 규정함으로서 그것을 금기시여기고, 전쟁의 꽃이라고 불리오는 마법사들을 스스로의 손으로 매장시켰다. 현재 마도서는 단 한 권도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전쟁에서 마법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짐으로서 오히려 인류는 마왕군에게 내몰리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마법이 금기시된 지가... 자그마치 30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와 후회하는 것도.... 가당치 않은 일이지요."

 

 "하아. 다행인 점은 마족들은 마법을 다루지 못한다고?"

 

 "예. 저희와 신체구조부터가 다릅니다. 그들은 순수한 신체능력으로만 싸우는 종족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마법에는 매우 불리한 육체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금발의 여기사는 마치 개인 과외를 해주는 선생님처럼 여러 방면에서 나에게 부족한 정보와 상식들을 가르쳐주었다.

 

 검술에는 전혀 눈곱만큼도 재능이 없는 나였지만 그녀에게 말동무처럼 이렇게 대화를 자주 나누어달라고 청하였고, 그녀는 황송스럽다면서 오히려 내게 고개를 숙였다. 나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도 당연한가. 나는 란체스터라는 공작령의 주인이며, 현 황제의 사촌에 해당되는 로얄 패밀리의 중심적인 일원이었으니까.

 

 아메리아라는 여성과 마주하여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현대 세계에서 살다온 나에게 신분의 차이라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현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우연을 가장한 성희롱을 하기 위해서 손을 겹치자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화들짝 놀라서는 뒤로 물러서는 모습에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저, 저는 일개 평민.... 더러워지십니다...!"

 

 "에? 겉모습으로는 더러워 보일지는 몰라도, 용변 보고 손은 씻는다구."

 

 나의 농담에 아메리아가 짐칫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전하의 손이 더러워지신다는 뜻입니다! 고귀하신 황족께서 저 같은 더러운 평민의 손을 만지시면 고귀함과 영민함이 빛을 바래게 됩니다."

 

 "....."

 

 아니, 나는 애초부터 고귀함과 영민함에서 거리가 매우 먼 사람인데.

 

 오늘만 해도 복돌르 산뜻하게 걷고 있던 시녀들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렸고, 수많은 시녀들이 몸을 담구는 목욕물을 어떻게하면 식수로 삼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매우 고민을 하는 남자라고. 이런 남자가 고귀하다니. 인류에 대한 모독이잖아, 아메리아.

 

 "그래도 괜찮아. 내가 황족이건 네가 평민이건.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억지 주장을 펼치면서 아메리아의 투박한 손을 갑작스럽게 잡아챘다.

 

 그녀의 손은 확실히 빈말이라도 섬섬옥수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한 굳은 살이 박혀있었다. 귀족 영애들처럼 시집을 가기는 글렀다고 할까. 결혼 반지가 조금 사이즈를 크게 잡아야겠는걸. 손가락이 굵직하니 말이다. 그녀에게서 혹시 따귀는 맞지 않도록 주의하자. 강냉이가 우수수 떨어질 것 같으니.

 

 "자. 이렇게 잡아도 더러워지지 않는다고."

 

 "후읏-----?! 전하, 이러시면.....!!"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손가락 끝을 아메리아의 손길을 더듬고 있었다.

 금발의 아름다운 여기사와 손을 잡았다. 이건 더없이 좋은 기회다. 혹시 모르지, 그녀와 관계가 깊어져서 얽히고 얽힌 연애를 이어나가게 될 지도.

 

 하지만 아메리아는 나의 예상과는 다른 대답을 하였다.

 

 "저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몸입니다....."

 

 "뭐야. 품절녀였냐?"

 

 그렇게 말하면서 아메리아를 잡고 있던 손을 뿌리쳐버렸다.

 

 임자 있는 여성이었다니.

 이런, 나는 남자 있는 여자는 건드리지 않는다고. 그게 내 모토다.

 

 

 

 ====================

 

 [세계관]

 

 마법이 사교도가 행하는 금단의 주술로 분류됨.

 300여 년 전부터 엄격히 금지되고 마녀 사냥이 벌어지면서 마법사들과 마도서들이 소멸.

 마족은 마법을 익히지 못함.

 마법이 소실되면서 인류의 화력이 급격히 하락.

 마녀 사냥 당시에는 북방의 마족들이 수가 적었기에 마법의 소실이 가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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