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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서부의 지배자. 란체스터의 대공(4)
작성일 : 17-10-31 00:25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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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

 

 

 

 가신들과의 회의에서 기존의 악행과 악습을 단언하고 폐습할 것을 천명함으로서 루키우스 공작이라는 청년의 기대감이 높아졌을지는 몰라도, 나는 아무런 행동도 표하지 않았다.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법한 기존 주인공들이었다면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영지를 개발하거나 재정을 확층시켰으나 나는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다.

 

 가진 것은 '공작'이라는 계급과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공작령. 그리고 말끔하게 생긴 페이스와 검술이라고는 초짜도 모르는 가냘픈 몸뚱아리만 있다.

 

 빛의 신 루는 나에게 아무런 특권도 주지 않았다.

 소드 마스터라고 불릴 법한 희대의 검술 실력이나, 산등성이를 마법 하나로 소멸시키는 대마법사의 능력도. 그 어떠한 것도 없었다. 젊은 나이에 죽은 영혼이 그저 개망나니로 소문한 어린 공작님의 몸에 빙의된 것에서 그쳤다. 다른 이능력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길이 없을 지경이다.

 

 조금은 특전 능력을 줬으면 좋았을텐데.

 킹스랜드 대륙에서 가장 부강한 영지를 물려받은 상속인이 되었으니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을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공작 각하, 무릎 베개입니다."

 

 "오늘도 고마워."

 

 시녀들의 새하얀 허벅지에 머리를 올리고서 그대로 드러누웠다.

 

 빙의된 지가 1주일이 흘렀다.

 

 내정에 관한 일들은 모두 가신들에게 떠넘기고 병세가 아직 호전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핑계로 삼아서 주구장창 방탕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사방에 보이는 것이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체 천국이다.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내게 교태를 부리는 시녀들과 음탕한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게 요즘 일상이다.

 

 나는 시녀들에게서 대륙이 돌아가는 실상을 들었다.

 그녀들은 애꿎게 물어보는 나의 태도에 조금 수상하다고 여겼지만 그것을 내색하진 않았다. 이 몸은 란체스터 공작령의 주인이며, 아우로페 제국의 서부를 담당하고 있는 군주였기에 시녀들은 감히 내게 토를 달 수가 없었다.

 

 "요즘 동부의 교단 쪽에서 마왕군과 연속해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하네요."

 

 "예. 이에나 성녀님이 이끄시는 주력군이 마왕군을 북부에서 몰아내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교황 성하께서 직접 성전에 대한 참전을 호소하셨고, 그에 성전군들이 기세가 올라 북상을 개시하였다고."

 

 루키우스 아우로페라는 인물이 영웅이었던 아버지를 잘 둔 덕분에 벼락 출세하여 공작령의 주인이 되었는데, 그는 서부를 총책임지고 있는 군주였다. 마찬가지로 대륙의 정반대편인 동부는 교황과 그 종교 세력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수많은 성기사들과 병사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제국의 북부를 모조리 유린하고 점령한 마왕군을 상대로 승전을 일구어냈다고 들었다.

 

 마왕군이라.

 판타지 성향이 강한 이세계답게도 인류를 멸망시키는 목적을 두고 있는 사악한 세력들이 존재했다. 척박한 대륙의 북단에서는 마족이라 불리는 이종족들이 살고 있었는데, 듣기로는 성격이 흉폭하고 호전적이었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늘리고자 인류의 영역을 침범하였는데 그 기세가 매우 강하여 제국의 북부가 모조리 초토화되었단다.

 

 "....."

 

 살벌하구만.

 제국에서도 유력한 공작으로 빙의되어 방탕한 일상으로 보내려고 하였건만. 마왕군이라는 살벌한 세력이 존재한다는 말에 조금 거북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언제 공작령까지 밀고 내려와서 이 행복을 빼앗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불안하기 그지 없다.

 

 불안감이 들어 시녀들에게 말했다.

 

 "그 성전군과 성녀님이 계시니까 아무런 걱정이 없는 거 아닐까?"

 

 "그, 글쎄요....."

 

 시녀들이 머뭇거리면서 말하기를 꺼려했다.

 

 무언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최대한의 선의를 가진 얼굴을 하고서 발언을 허가하여주었고, 그녀들은 망설이기를 거듭하다가 나의 끈질긴 요청에 굴복하여 내게 설명을 해주었다.

 

 "공작 각하, 동부 쪽은 그나마 성녀님이 분발해주신 덕분에 전황이 소강 상태에 놓여있다지만, 대륙의 중심 지역과 서부 지역은 북부를 점령하고서 남진을 개시한 마왕군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너무 강해서 제국의 장수들도 연전연패하고 있다고 해요."

 

 그녀들이 하나둘씩 퍼붓는 불길한 말들은 내 폐부를 찌르면서 어깨를 떨리게 만들었다.

 

 그 말들을 종합해서 풀어보자면 대륙을 통일한 아우로페 제국은 멸망의 기로에 놓여있고, 마왕군이라는 녀석들은 강성하게 발전하여 인류를 멸망시키려 든다는 거잖아. 이런 제기랄, 망할 빛의 신! 하필이면 이딴 세계에 떨구고 있어. 조금 더 희망이 넘치는 세계가 아니면 안 되었던 거냐!

 

 전대 공작이자 나의 아버지였던 유스티나스 아우로페 또한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전사하였다고 설명했다. 아우로페 제국의 황족이면서 동시에 전 황제의 아우였던 유스티나스는 제국이 자랑하는 명장 중의 명장이었지만 마왕군의 연계 공격에 말려들어 대패, 그 잔존 세력들은 다시금 공작령으로 돌아왔으나 한 번 죽은 유스티나스는 돌아오지 않았다.

 

 란체스터 공작령은 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전대 공작을 잃고서 현재 사기가 대폭 하락한 상태, 게다가 그 영웅의 아드님이라는 놈은 천하의 잡놈이었고 개망나니였다. 인류와 제국이 멸망하려는 이 위기의 순간에 자기 혼자 쾌락을 즐기기 위해서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고 혼자만의 낙원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아무래 생각해도 이 몸의 원래 주인인 루키우스라는 인간은 변명할 길이 없는 말종이었다. 잘도 이런 자식의 몸에 빙의시켰구만!!

 

 '하지만 난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그게 나에 대한 면죄부였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필부가 군사를 이끌고 괜히 깝죽거리다가 무고한 목숨을 잃게 만드느 것은 사양이다. 나는 현대에서 살아가던 그저 일개 대학생. 그런 평범남이 제국의 명장들조차 두 손 들게 만들 정도로 강대한 마왕군을 상대로 이길 리가 없지 않은가.

 

 세상에 존재하는 기적이라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기적이 없다곤 할 수 없겠지만, 그 확률은 매우 희박하고 덧없어서 차라리 그런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고 싶을 정도.

 

 그런 미약한 확률을 두고서 도박을 논하고 싶진 않다.

 나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약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모함으로 넘쳐나는 만용을 가진 성격도 아니다. 내가 왜 위기와 죽음의 공포를 무릎 쓰고서까지 전쟁에 참전하겠는가? 차라리 부하 장수들을 보내었으면 보냇지, 나 자신이 전장에 출전할 생각은 없다.

 

 내 목숨은 언제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매우 약하고 옹졸한 소인배 같은 남자로서, 나 자신을 아무런 쓸모도 없는 폐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런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책 좀 줄래?"

 

 "예, 각하. 여기 있습니다."

 

 나는 시녀들이 건낸 서책을 받아들어서 독서를 시작했다.

 

 요즘 취미가 들린 게 바로 독서였다.

 이세계로 건너왔으니, 내가 살고 있던 시대와는 완전 별개의 특성을 가진 문화와 상식을 머리에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었다. 책을 잃고서 그것을 익힌다. 아리따운 용모의 시녀들에게 둘러싸여서 책을 읽는 이 시간은 내가 가장 유용하다고 느끼는 한 때였다.

 

 "어이쿠, 이 미끄러졌네~"

 

 "꺄앗! 공작 각하!"

 

 일부러 실수인 척을 하면서 시녀의 가슴을 매만졌다.

 크기를 보아하니 C컵 정도는 되어보인다. 이 자식, 루키우스 아우로페. 아주 발칙한 놈답게 가슴이 큰 미소녀를 시녀로 들여왔구나. 이것만큼은 칭찬해두마. 네놈은 진심으로 최악인 남자다.

 

 책을 읽던 나는 궁금증이 들어서 물었다.

 

 "그런데 그 성녀라는 작자는 뭘하는 인간이길래 마왕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는 거야? 듣자하니 여성 같은데. 제국의 명장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게 마왕군 아니었나?"

 

 그러자 시녀들 중에서도 이지적인 외모를 가진 박식한 여성이 대답했다.

 

 "제가 들은 바로는 주신으로부터 예언을 들은 특별한 이능력을 가진 여성이라고 합니다. 올해로 나이가 열 일곱. 빛의 신을 섬기는 교단의 정예병들을 이끄는 무장 세력의 핵심 인물이라 들었습니다."

 

 "거참, 어린 처자가 대단하기도 하지."

 

 나하고는 관계 없는 일이다.

 

 코를 후비고는 그 이물질을 시녀의 스커트 자락에 대충 문지르면서 닦아냈다.

 

 그러자 봉변을 얼떨결에 당해버린 시녀가 울상을 짓고 말았다.

 

 에이, 그런 표정은 짓지 말라구. 더 예쁘고 노출도가 심한 메이드복으로 새로 사줄 테니까. 생각한 김에 내 전용 시녀들의 유니폼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너무 치마가 길다. 정강이까지 내려오다니, 이게 무슨 치마란 말인가! 그건 현대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다! 치마는 팬티를 살짝 가릴 정도로 짧고 허벅지가 모두 드러나는 게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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