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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는 촌장이다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0

판타지 세계의 촌장이 살아가는 방법.
촌장으로 판타지를 공략한다.

 
그는 촌장이다.
작성일 : 17-10-30 23:43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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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

 

 

 아버지가 우리들 2백 명의 소년 소녀들에게 '세계 수호'의 사명을 내렸다. 그리고 오늘은 아버지를 영접하고 이세계로 온 지 4년이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올해로 24세가 되었고, 대한민국에 있었을 때처럼 열심히 동정이나 고려청자처럼 곱게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기회가 없어서 못했다.

 24년 = 모태솔로에게 동정을 갑자기 떼라는 건 무리가 아닐까.

 

 

 이름: 카우세라

 직업: 촌장 명성: 89

 근력: 60 재주: 100

 민첩: 9 지구력: 90

 마력: 1 행운: 1

 

 

 이 무슨 거지 같은 스테이터스란 말인가.

 그나마 썩 괜찮아보이는 것은 '촌장'이라는 직업이다. 신에게서 세계 수호의 명령을 받은 우리 그룹은 이세계라고 불리는 판타지 세계에서 촉망받는 구세주였다. 그렇기에 그룹에 속한 나는 알자스 마을이라는 곳의 촌장이 될 수 있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그룹에 속한 소년 소녀들은 대부분 아버지에게서 받은 권능 덕분에 '용사' '대마도사' '정령기사' 등의 고위직으로 단숨에 올랐지만 나는 겨우 이꼴이다.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전(前) 촌장이 세상을 뜨기 전에 남긴 복숭아 밭. 나는 그 밭을 가꾸고 복숭아를 내다팔면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인구가 겨우 500여 명도 되지 않는 한적한 산골마을에서 시작하는 이세계 라이프. 그 곳에서 촌장이나 하면서 마을사람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

 

 "촌장님~ 빨리 퀘스트 내주세요."

 

 "보상은 복숭아로 하면 안 될까요?"

 

 "이 밭의 복숭아는 진짜 맛있던데."

 

 간편하고 조잡해보이는 가죽갑옷을 입은 초보 모험가들이 내게 치근거리면서 말을 걸었다.

 

 알자스 마을은 소규모에 속하는 촌락이기 때문에 따로 도시들처럼 모험가 길드가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촌장인 내가 초보 모험가들에게 퀘스트를 의뢰하고, 그들은 내 퀘스를 달성하면서 보수를 받는다. 물론 보수는 내 개인 재산에서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랬으면 나는 알거지가 되버렸겠지.

 

 모험가들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모두 이 알자스 마을을 포함해서 여러 촌락을 다스리고 있는 백작님께서 퀘스트 달성기록을 보고 이를 윤허하면 백작령에서 보수를 지급한다. 그 금전유통을 관리하고 있는 게 바로 나였다. 알자스 마을의 촌장으로서의 임무라고 할까. 물론 백작에게서 나도 일정한 급여를 받고 있으니 불만은 없지만서도.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말했다.

 

 "지난번에 파이크 할아범의 밭에서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거기로 꺼져서 대충 일손이나 도와."

 

 용사가 되겠다는 꿈과 야망을 가진 젊은 모험가들이 내 말을 듣고는 에에엑! 소리를 질렀다. 자신들로서는 고블린이나 오크 같은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싶을 테니까.

 

 요즘 젊은 것들은 이래서 안 된다. 모험가들은 어디까지나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몬스터를 도축하라고 국가에서 지정한 직업이 아니다. 알자스 마을에서 모험가 길드로서 업무를 보는 것은 촌장인 나 밖에 없었으니 모험가들로서는 내 퀘스트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모험가 수 명에게는 일손돕기 퀘스트를 내리고는 곧바로 내가 4년 동안 머물고 있는 저택의 앞에 펼쳐져 있는 복숭아나무밭으로 향했다.

 

 그렇기 큰 규모는 아니다. 고작해야 수백 그루 밖에 없다. 혼자 맡기에는 조금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이세계에서 오면서 새로 생긴 취미가 바로 복숭아 재배였다.

 전 촌장이었던 할아범이 죽고 나서 물려받은 것인데, 이게 또 재미가 쏠쏠해서 밭 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아버지께서는 '세계 수호'라는 거창한 임무를 내려주었지만 내가 아니어도 199명의 소년 소녀들이 알아서 잘 해내줄 터이니 안심하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기로 했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열외의식으로 가득한 사람이었다. 나 아니어도 해줄 사람은 많으니까. 대한민국을 병들게하는 열외의식. 그 열외의식이 하나의 결집력을 가지고서 태어난 존재가 바로 카우세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은 알자스 마을의 촌장이다.

 

 나는 새롭게 태어난 촌장으로서 알자스 마을의 부흥을 가져오면서 세금을 꼬박꼬박 내고 평온하게 살아가고 싶다.

 

 "복숭아, 사러 왔는데."

 

 내 복숭아밭에 손님이 찾아왔다.

 

 며칠 전에 우리 알자스 마을로 이사를 온 『마녀』였다.

 주변에는 산자락 밖에 없는 외진 곳에 새로운 이방인이 찾아왔으니 마을사람들은 처음에 경계했지만 마을의 변두리에 집을 짓고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마녀를 보며 이제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 받아 들여주었다.

 

 듣기로는 나보다는 평범해보였다고.

 대체 처음에 봤을 때의 내 인상은 어땠다는 거냐.

 

 마녀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잿빛 머리카락을 기른 전형적인 미녀였다. 그녀를 보자마자 대뜸 청혼을 한 사람이 있었을 정도로 아름다웠고, 이세계에 오면서 본 여성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칭할 정도였다. 아니, 전생에서도 그녀보다 아름다웠던 사람은 없었다. 미디어에 나왔던 걸그룹들을 모두 포함해도.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복숭아를 보며 마녀가 물었다.

 

 "적당히 1천 브리드만 줘."

 

 "알았어."

 

 마녀에게서 주문을 받는 나는 바구니에 복숭아를 여럿 담아주었다.

 

 알자스 마을은 일조량이 많고 강우량이 적다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 덕분에 이 밭에서 기르는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품질이 매우 좋았다.

 

 그 반대로 강수량 많고 일조량 적으면 단맛이 전혀 없고 밍밍한 물맛밖에 안 난다. 그래서 서쪽 지방에는 복숭아가 매우 귀하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밭에서 생산되는 복숭아는 최고의 당도를 자랑한다.

 

 어찌나 맛있는지 대인 관계에 대해서는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마녀도 종종 우리 집에 들러서 복숭아를 구입했다. 복숭아를 구입하는 것 말고는 집 밖으로 일체 나오질 않는다고 들었다. 히키코모리인가, 이 녀석.

 

 "집 밖에는 안 나온다고 들었는데. 햇볕은 쐬는 게 좋아."

 

 "당신이 걱정할 건 아니잖아. 촌장 주제에."

 

 "촌장 무시하냐?!"

 

 나는 타운 그레이트(Town Great)... 마을의 촌장. 영어로 말하자면 촌장(Chon Jang).

 

 총 500명에 달하는 마을주민들을 관리하고 있는 나를 무시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내 복숭아를 구입해주는 성실한 돈줄이었고, 그 돈줄을 잃을 수는 없었기에 애써 참았다. 더러운 자본주의 같으니. 이래서 자본주의는 썩었어.

 

 "근데 넌 왜 이 마을에 온 거냐?"

 

 마녀에게 복숭아를 건네주며 물었다.

 그에 마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잿빛 머리카락에 새빨간 눈동자를 가진 아가씨. 어림잡아도 10대 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미소녀였다. 고고한 아름다움을 가진 공주님이 왜 이런 산골짜기에 온 건지. 마을사람들이 추측하기를 "어느 귀족가의 영애인데 뱃속에 아이를 가져서 도망쳤다." 라거나 "실연을 당한 충격으로 변두리 마을까지 왔다" 등. 무수한 추측만이 맴돌고 있을 뿐이다.

 

 "그게 중요해? 나는 여기에 살려고 왔을 뿐이야."

 

 "나도 딱히 상관은 안 해. 세금만 꼬박꼬박 내준다면야."

 

 "그럼 상관 없네."

 

 마녀는 내 말에 딱 잘라서 답했다.

 

 뭔가 성격이 대단히 뒤틀린 소녀가 아닐 수 없다. 점점 나의 피학심을 자극하는 소녀로군.

 

 "일이나 해. 나는 쉴 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잿빛 머리카락의 마녀는 커다란 복숭아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 밑에 앉아서는 내게 건네받은 복숭아를 깨물었다. 으적으적. 잘도 먹는구만. 과즙이 입가에서 떨어질 정도로 잘 받아먹는 그녀를 보면서 피식 웃음을 지었다.

 

 "....."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복숭아나무에 시선을 돌렸다.

 복숭아는 다 좋지만 병충해에 매우 약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바로 복숭아의 단점이다. 당도가 매우 높은 탓에 벌레들이 잘 꼬여버린다. 경계를 해야할 해충류 중에서도 최대의 적은 복숭아심식나방, 복숭아를 깨물었을때 같이 깨물려 나오는 그 애벌레 녀석이다.

 

 내 복숭아를 노리는 역적 놈!

 나는 그 녀석을 구제하기 위해서 근 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먼 도시로 나아가서 마법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비싼 거금을 들여가면서까지 벌레를 구제할 방법을 찾아냈다.

 

 "농경 수호!"

 

 복숭아 과수원밭을 향해서 두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이것이 바로 나의 비기.

 지금까지 복숭아를 농락하고 짓밟은 해충들을 위한 나의 복수!

 그리고 몇 안 되는 나의 마법적인 재능을 모조리 쏟아부어서 만든 최고의 마법!

 

 

 【농경 수호】

 농업용 스킬.

 과수원, 밭 등의 농경재배에 방해가 되는 해충들을 몰아낸다.

 작물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그 품질을 더욱 좋게 만들어준다.

 

 

 모든 농사꾼들이 꿈꾸는 최고의 마법이다.

 이 마법 덕분에 나는 이 근방에서 최고의 복숭아를 재배하는 촌장이 되었다. 내 복숭아는 비싼 가격에 팔리면서 동시에 귀족 가문의 식탁에까지 오른다고 정평이 나있었다.

 

 

 카우세라.

 나이 24세. 알자스 마을의 촌장.

 

 

 나는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

 

 카우세라: 레벨 34. 촌장. 슬로우 라이프 실현중.

 

 

 신: 아, 아들아...!! 세계를 구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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