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 이디스
작가 : 앵스티
작품등록일 : 2017.10.30

[마왕딸(?)여주/황제아들(?)여주/남장여주/용사여주/기사여주/걸크러쉬/예쁘고 잘생기고 조신하고 참한(?) 남주들 다수 대기중(??)]

마왕의 손에 키워졌었지만 아르딘 제국의 삼황자이자 제국 제일가는 기사이자 마족에게서 세상을 구할 용사인 이디스의 꿈은 세계평화가 아닌 운명적 사랑!

그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표지는 @HSCOMMI ‏님께서 커미션으로 그려 주셨습니다! *^//^*

 
겨울 축제일
작성일 : 17-10-30 22:23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02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블랑 남작은 참으로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는 메리나가 날카로운 가시를 세울 때마다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묘한 상황을 만들어 빠져나가곤 했다. 처음엔 우연인가 싶었지만 가만 보니 분명 고의였다. 메리나와 이디스가 온갖 질문을 던져대도 그는 자신이 할 말만 하지, 그 외의 어떤 단서를 흘리는 일이 없었다.

 

 블랑 바베르 남작이라는 자가 실존하는 자인지조차 불확실했다. 메리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베르 남작가는 아주 오래된 귀족가이지만 전통과 명예를 운운하기엔 그 맥이 끊어진 것 역시 오래인 가문으로, 아무도 탐내지 않고 아무도 살지 않는 걸로 확인된 척박한 땅이나 가지고 있었다. 그 면적이 제법 넓기는 하나 실속은 하나도 없고, 저주니 뭐니 안 좋은 소문만 잔뜩인 덕분에 주변 어느 영주들도 탐을 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블랑 남작은 신분이 불확실한 인물이란 소리였다.

 

 그가 정말 블랑 남작이든 아니든 간에 그가 수상한 자라는 건 변함없었다. 메리나는 그 점을 들어 이디스에게 수차례 요청했다.

 

 「검은 사신이라고 제가 아는 유우능한 암살자가 한 명 있는데요 이디스 님.」

 「걱정하지 마. 블랑은 내게 해를 끼칠 사람은 아니니까.」

 

 그때마다 이디스는 웃는 얼굴로 메리나의 요청을 기각해 버렸다. 블랑이 무해하다는 말의 근거는 단순했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아무 근거 없다는 말씀이시잖아요 그거!」

 「일단은 세상을 구할 용사의 감이니까 믿어도 되지 않을까?」

 

 메리나는 그 뒤로도 몇 번이고 이디스에게 바베르 남작을 치워 버리자고, 하다못해 멀리하기라도 하시라고 간청했다. 메리나의 말이라면 일단 믿고 따르고 보는 이디스지만 유독 남작에 관련된 것만은 고집을 부렸다. 블랑이 아니라 바베르 남작이라고, 그것도 싫으시면 하다못해 블랑 남작이라고 불러 달라는 요청마저도 기각해 버릴 정도였다. 결국 메리나는 전략을 바꿨다.

 

 아르딘 제국은 추수제나 신년제 말고도 계절마다 한 번씩 작은 축제를 열곤 했다. 제국이 번성하던 시기에는 다른 나라의 신년제만큼이나 화려한 축제였다지만 지금은 많이 간소화됐다. 그래도 백성들은 축제일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곤 했다. 수도의 경우엔 신관들이 단체로 광장에 나와 성가를 부르곤 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성가가 울려 퍼진 뒤의 광장은 다른 때보다도 맑고 깨끗한 공기를 하고 있었다.

 

 일 년의 끝이 코앞이었다. 겨울 축제일을 맞아 이디스는 언제나처럼 여장을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 삼황자라는 그녀의 신분을 숨기는 데에 그보다 더 좋은 변장은 없었다. 이디스가 그렇게 자리를 비운 사이 메리나의 추궁이 시작됐다.

 

 “바베르 남작님. 그때 어쩌다가 병사들에게 쫓기고 계셨던 거죠?”

 

 여전히 전신이 다 시커먼 남작이 다리를 꼬며 대답했다. 그도 슬슬 이 질문에 신물이 나고 있었다.

 

 “말씀드렸잖습니까. 낯선 곳을 헤매다가 폐하께서 아끼시는 정원을 침범해 버렸다고.”

 

 꼴보기 싫은 태도였지만 여기서 저 태도를 지적했다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지 못할 거라는 걸 메리나는 알고 있었다. 블랑 남작이 그런 식으로 질문을 피해 간 게 적어도 대여섯 번은 되었다. 메리나는 일단 꾹 참았다. 그녀의 손에 들린 부채가 신경질적으로 움직였다.

 

 “왜 황궁에서 헤매고 계셨던 거죠?”

 “잃어버린 것이 있어서.”

 “그건 뭔가요?”

 “제게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그 이상은 제 사생활이고.”

 “이젠 찾았나요?”

 

 남작의 다리가 반대쪽으로 꼬아졌다.

 

 “찾았죠. 이 다음 질문은 왜 찾았는데도 계속 오느냐, 그것도 이디스 님께 오느냐 하는 겁니까?”

 “잘 알고 계시네요. 대답해 주시죠!”

 “제 마음입니다.”

 

 대답과 동시에 남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조금 커진 키 덕에 메리나의 기분이 한 층 더 저조해졌다. 그의 이모저모가 죄 마음에 안 드는 그녀로서는 남작의 외모가 그럴싸해질수록, 이디스와의 교류가 깊어질수록 불안하기만 할 뿐이었다.

 

 이러다가는 풍성한 분홍색 머리카락이 스트레스로 다 빠져버릴지도 몰랐다. 메리나는 불길한 상상을 하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바베르 남작의 옆구리를 푹 찔렀다.

 

 “…….”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몸뚱이인지 손가락만 아팠다.

 

 이 복수는 조금 있다가 해야지 하며 일단 자리를 떴다. 슬슬 이디스의 치장에 그녀가 가담해야 할 시간이었다.

 

 삼황자의 사실에 홀로 남은 블랑 바베르 남작은 메리나가 사라진 쪽을 잠시 응시하다가 그대로 뒤돌았다. 커다란 유리문과 그 너머의 테라스가 보였다. 문을 열지는 않고 그 앞에 서서 저 하늘을 올려다봤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절대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거리에 작은 점 하나가 떠 있었다.

 

 “베르웰라.”

 

 마력도 신성력도 담기지 않은 평범한 목소리가 저기까지 닿을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할 수 있었다. 베르웰라라면 무슨 수를 써서든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고.

 

 “내 가장 오랜 계약자.”

 

 그 말에 반응하듯 작은 점이 큰 동그라미를 그리며 날았다. 블랑 바베르, 진짜 이름은 블라이디에 바르디아흐 이테 이테인 마족이 보란 듯이 씨익 웃었다.

 

 “조금만 더 지금을 즐기게 해 줘.”

 

 작은 점이 거칠게 요동쳤다. 이미 깔끔하게 뒤돌아 버린 블랑은, 당연히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보지 않아도 빤했지만 무시해 버렸다.

 

 이디스와 메리나가 돌아왔다.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이건 콩깍지 때문이 아니라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언제나 수수한 남성복만을 입고 있던 이디스는 지금 여기에 없었다.

 

 “블랑은 처음 보지? 어때? 괜찮아?”

 

 이디스를 어디까지나 성별 모호한 어린아이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블랑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블랑이 공치사조차 날리지 못하고 굳어 있는 꼴을 보며 메리나가 내심 어깨를 으쓱했다.

 

 평소에도 빈틈없이 치장하지만 오늘은 블랑 때문에라도 특별히 더 힘을 줬다. 진짜 머리카락으로 만든 질 좋은 가발을 손질하는 데 쓴 시간만 해도 평소의 두세 배는 되었다.

 

 크고 아름다운 갈색 눈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제일 좋은 화장품과 금가루로 장식했다. 긴 속눈썹을 더 길고 진하게 만들어 놓는 건 기본이었다. 도톰하고 예쁜 입술은 며칠 전부터 준비한 것이었다. 덕분에 각질 하나 없이 매끈한 입술은 어느 화장품을 가져다 발라도 완벽한 발색을 자랑했다. 탱글탱글 잘 익은 과일 같은 느낌을 주는 색을 찾기 위해 친하지도 않은 영애의 살롱에까지 참여했었다. 당시엔 이를 아주 바득바득 갈았지만 그 결과물을 보니, 그리고 블랑의 반응을 보니 그간의 고생이 아주 싹 잊히는 것만 같았다.

 

 평소엔 별 것 바르지 않는 피부에도 총 열 가지가 넘는 액체와 가루를 발라 놨다. 안 그래도 작은 얼굴이 여기서 더 작아 보이면 이상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림자를 그려 넣는 것은 좀 자제했는데 그게 정답이었다.

 

 장밋빛으로 발그레한 두 뺨은 그녀의 자신작이었다. 말 그대로 장미꽃으로 물들인 듯 수줍게 빛나는 양 볼은 누구든 한 번쯤 입 맞추고 싶어질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웃을 때 도드라지는 눈물점은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기 위해 화장으로 가려 놨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녀의 웃음이 바래지는 않았다.

 

 귀여운 남색 드레스에도 공을 들였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의 드레스는 그녀를 아름답고도 사랑스러운 아가씨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상의 앞판과 치마를 장식하는 고상한 진주들은 메리나가 몰롤 백작가에서 쓸어 온 것이었다. 몰롤 백작가에 들어오는 물건치고 하품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황족이 쓰기엔 조금 질이 떨어질지 모르나 일반 귀족이라면 누구든 탐내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괜찮은 것들만 모아 놨으니 우아함과 고상함으로도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았다. 햇살도 가릴 겸 얼굴도 가릴 겸 모자를 써야 하니 머리장식은 좀 덜고 여기에다가 더 투자해 놨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굽도 요전번보다 몇 센치 높은 것으로 구해 놨다. 오늘은 남들 눈에 띄든 말든 가장 예쁘게 꾸미는 게 목표였으니만큼 그 한계가 없었다. 의상과 화장을 미리 상의하던 때, 이디스 본인이 신나게 동의하긴 했으나 메리나는 뒤늦게 조금 걱정이 되었다. 이걸 신고 오늘 하루 돌아다닐 수 있을까?

 

 “어, 어때?”

 

 이디스가 긴장한 어투로 재차 물었다. 메리나는 그녀의 구두에서 시선을 떼고 블랑 남작을 쳐다봤다. 까만 눈은 이디스에게서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잠시 후 말없이 엄지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였다. 이디스와 메리나가 만족스럽게 마주 웃었다.

 

 

 

 

 ***

 

 추워요 너무 추워요 안아줘요 u 3u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26 0 4898   
12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12 0 4379   
11 예쁜 쓰레기 2017 / 11 / 5 217 0 4894   
10 예쁜 쓰레기 2017 / 10 / 30 209 0 3462   
9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5 0 5831   
8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53 0 3691   
7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8 0 3337   
6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22 0 4142   
5 겨울 축제일 2017 / 10 / 30 231 0 4020   
4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9 0 6070   
3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6 0 6210   
2 삼황자의 그 날 2017 / 10 / 30 227 0 5078   
1 이야기의 시작 2017 / 10 / 30 432 0 671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