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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사 이디스
작가 : 앵스티
작품등록일 : 2017.10.30

[마왕딸(?)여주/황제아들(?)여주/남장여주/용사여주/기사여주/걸크러쉬/예쁘고 잘생기고 조신하고 참한(?) 남주들 다수 대기중(??)]

마왕의 손에 키워졌었지만 아르딘 제국의 삼황자이자 제국 제일가는 기사이자 마족에게서 세상을 구할 용사인 이디스의 꿈은 세계평화가 아닌 운명적 사랑!

그녀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표지는 @HSCOMMI ‏님께서 커미션으로 그려 주셨습니다! *^//^*

 
삼황자의 그 날
작성일 : 17-10-30 22:19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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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딘 황제에게는 총 네 명의 자식이 있었다.

 

 첫째는 레오윈 퀸 아르딘으로 어릴 적부터 숱한 사건사고와 잔병치레를 겪어 온 백성이 마음을 졸이게 했으나 결국 황태녀의 자리를 움켜쥔 자였다. 둘째는 알프 케알 아르딘, 황후가 아닌 후궁의 몸에서 난 자식이라 황위계승권은 없지만 지략이 뛰어나고 무척이나 공명정대한 자였다. 셋째는 흐르는 꿀 같은 머리카락으로 유명한 칼리온 베르트 아르딘이었다.

 

 칼리온은 레오윈 퀸 아르딘과 같이 황후의 태를 빌어 난 몸이었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황후가 낳은 첫 황손이 후계자가 된다는 제국법에 따라 황태자가 되지 못한 이였다. 두 세대 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황제가 되지 못했던 걸 떠올리자면 지지리 운이 없는 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칼리온을 아는 모든 이들은 그가 황태녀 레오윈보다 늦게 태어난 게 제국의 복이라 말하곤 했다. 그는 황제의 재목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이디스 카이레에나 아르딘은, 탄생부터 성장까지- 어쩌면 언젠가 찾아올 죽음까지도 역사에 길이 남을 이였다. 다른 황족과는 달리 갈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을 가진 그는 제 피의 반쪽을 몰랐다. 부친은 황제 본인이 보증했으니 황제가 맞겠다만 제 배 아파 아이를 낳았을 모친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이디스는 세 살 즈음에 황궁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었다.

 

 미리 신전으로부터 모종의 신탁을 전해 들은 황제가 누구보다도 빨리 그를 발견했다. 제일 먼저 황제는 황가에만 전해져 내려오는 방법을 통해 그 아이가 자신의 혈육임을 확인했다. 안타깝게도 황족의 색을 티끌만큼도 부여받지 못했지만 그는 황제의 혈육이 맞았다.

 

 어린 삼황자는 황족의 색- 금발을 가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저주의 힘이라고도 불리는 마력마저 품고 있었다. 황제의 곁에 있던 신관들이 그 흉악한 것을 없애기 위해 신성력을 모았다. 삼황자가 품고 있는 마력이 너무나 강대했던 덕분에 그들은 간신히 그것을 봉인하는 데에만 성공할 수 있었다. 봉인된 건 힘뿐만이 아니었다. 삼황자, 이디스는 어린 시절의 기억마저 함께 봉인당했다. 어차피 세 살 즈음까지의 기억인지라 굳이 그 축복이 아니더라도 달리 떠올릴 만한 것은 없었을 테지만.

 

 이디스가 삼황자로서 무럭무럭 자라나던 도중 신전에서 또 신탁이 내려왔다. 신관들이 경건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그를 빙 둘러쌌다. 개중 제일 나이가 많은 신관 렘이 줄줄 읊었다.

 

 “마왕이 감았던 눈을 떴다. 위아래 모든 곳이 소란스러워지리라. 종래에는 모든 것들이 비탄의 강 아래로 가라앉게 되나니, 그것을 막을 자는 오직 한 명뿐.”

 “그 중요한 것을 왜 굳이 제 앞에서 읊어 주시는지……?”

 

 이디스가 불안에 차 물었다. 크고 맑은 갈색 눈이 아주 동그래져 있었다. 흰 수염이 수북한데도 눈빛만은 형형한 렘이 마주보며 대답했다.

 

 “용사 이디스여! 이 세상의 운명이 전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부디 매일 스스로를 갈고닦기를 게을리하지 마시옵고, 황제 폐하의 은혜 속에서 블라블라블라블라…….”

 “와.”

 

 큰일 났네. 작은 중얼거림도 놓치지 않은 렘의 흰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디스가 아차 했지만 이미 늦었다. 덕분에 렘이 미리 준비한 대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부차적인 잔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보기 많이 민망했던지 다른 신관들은 모두 자리를 피해 줬다.

 

 체감 시간 천만 년 정도가 지난 뒤 렘이 큼큼 하며 잔소리를 끝냈다. 이디스는 또 섣불리 입을 놀려서 잔소리를 버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묻기만 했다.

 

 “영감님. 그럼 마왕을 무찌른 후엔 여자로 살아가도 될까?”

 “영감님이 아니라 렘입니다 전하.”

 “그래, 렘. 마왕이 죽으면 내가 어릴 적… 황궁으로 오기 전에 받았다는 저주도 사라지겠지? 그럼 더 이상 성별을 속이고 살아가지 않아도 되는 거잖아. 그렇지?”

 

 잠시 뜻 모를 침묵을 지키던 렘이 이윽고 고개를 몇 번이고 크게 끄덕였다. 이디스의 눈이 곱게 휘어졌다. 렘이 다짐하듯 말했다.

 

 “그렇습니다. 물론이지요. 안 된다 하면 제가 신께 몇 번이고 졸라서라도 되게 만들겠습니다.”

 

 어린 이디스가 황궁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 그녀의 몸엔 여기 있어서는 안 될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마족들의 힘이라는 뜻에서 마력이라 불리곤 하는 그것은 신성력과 완전히 대치되는 아주 불길한 힘이었다. 용맹한 황제가 서둘러 신관들의 축복을 받게 했다. 덕분인지 뭔지 이디스는 지금껏 별 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력은 인간들에겐 미지의 힘이었다. 또한 사악하기 짝이 없는 힘이었다. 그게 언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몰라 황제는 이디스가 자신의 성별을 숨기고 살게끔 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에 몸을 욱여넣고 사는 기분이었다.

 

 이디스는 이런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세계 평화 같은 것은, 열둘 어린 나이의 그녀에겐 제대로 와닿지 않는 목표였다.

 

 밤낮없이 수련에 매진하는 그녀를 누군가는 안타까워하고 누군가는 질시하고 누군가는 사랑하고 누군가는 무시했다. 작고 여린 몸뚱이는 고된 훈련으로 여기저기 성할 날이 없었다.

 

 시간이 흘렀다. 늘어만 가는 상처들과 함께 감춰야 될 것들도 함께 늘어 갔다.

 

 “메, 메리나.”

 

 몰롤 백작가의 영애이자 이디스의 유일한 시녀인 메리나는 이디스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부리나케 달려온 참이었다. 깔끔하긴 하지만 화려함이라고는 쥐뿔만큼도 없는 방 한가운데에 이디스가 불안하게 서 있었다. 평소 보기 힘든 약한 모습에 메리나의 가슴이 덜컹했다.

 

 “왜 그러시나요 이디스 님?”

 “나…… 나아…….”

 

 팔이 부러지고 허벅지를 크게 베여도 웃고만 있던 눈에 물기마저 어려 있었다. 이디스의 오랜 친구인 메리나는 깜짝 놀라 주변을 물렸다. 수군거리기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 나눌 수 있는 얘기가 아닐 것 같았다.

 

 몇 안 되는 하녀들이 사라지자마자 이디스는 기어코 크게 울기 시작했다. 메리나의 통통하고 부드러운 손이 이디스의 눈가를 가볍게 쓸었다.

 

 “나, 죽는 걸까?”

 

 처연하게 내려감은 두 눈 아래로 기어코 물자국이 생겨 버렸다. 긴 속눈썹이 한 번 펄럭일 때마다 똑, 또륵, 굵은 눈물방울이 굴러떨어졌다.

 

 “무슨 말씀이세요. 또 칼리온 전하께서 이디스 님을 괴롭히셨나요?”

 

 이 황궁에서 이디스를 이렇게까지 몰아갈 만한 놈은 칼리온밖에 없었다. 이디스와 동갑이지만 일단은 손윗사람이랍시고 있는 성질 없는 성질 다 부리는 그놈 덕분에 이디스가 몰래 쏟은 눈물이 벌써 작은 계곡 하나치는 되었을 것이다.

 

 황족은 대대로 금발이었다. 눈 색이야 파랗든 녹색이든 갈색이든 다양했으나 금색 머리카락만은 언제나 같았다. 선황제가 최초의 여성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유일한 황자였던 그녀의 남동생이 금색보다는 붉은색에 가까운 머리카락을 가진 덕분이었다고들 했다. 물론 그 외에도 수많은 요인이 있었을 테지만 그 색 역시 주요한 하나의 요인이었던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칼리온은 갈색 머리카락에 갈색 눈을 한 이디스를 공공연히 모욕하길 서슴지 않는 놈팡이였다. 어머니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이디스를 두고 저급한 말을 쏟아부은 적도 있었다. 창녀의 자식이라는 소리까지는 차마 나오지 않았지만 그건 황제를 모욕하는 게 될까 조심한 것이지 이디스를 위해 삼킨 것이 아니었음을 거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하셨을까, 우리 빌어도 못 처먹을 칼리온 전하께서.’

 

 메리나는 속으로 칼을 갈며 최대한 상냥하게 물었다.

 

 “네? 이디스 님.”

 “피가…….”

 

 메리가의 파란 눈이 쨍하니 굳었다.

 

 ‘피! 또 그 미친 새끼가 우리 이디스 님의 몸에서 피를 봤단 말인가!’

 

 언젠가는 무슨 수를 써서든 복수하리라 다짐하고 있었지만 그 날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녀는 황급히 이디스의 옷을 훌러덩 벗겼다. 서두르다가 어디 조금 꺾였는지 악! 소리가 나긴 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조용히 하세요!”

 “아니, 메리나, 그게.”

 

 메리나의 파란 눈이 살벌해졌다. 아무래도 그녀가 오해를 한 것 같아 해명하려던 이디스가 입을 합 다물었다. 너무 놀라서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린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래도 절대 벗을 수 없는 아랫속옷만은 꼭 붙들었다.

 

 메리나는 이디스의 몸 이곳저곳을 꼼꼼히도 살펴봤다. 훈련하다가 생긴 이런저런 흉터들이야 이미 하나하나 다 외우고 있으니까 넘겼다. 새로 생긴 것들도 이제 보기만 하면 어쩌다가 생긴 건지 얼추 짐작이 갔다. 그러니까 훈련하다가 생긴 게 영 아니다 싶은 게 보이면…… 보이면…….

 

 “……?”

 

 봉긋하게 오른 가슴과 얇은 허리와 탄력 있는 허벅지, 종아리, 그 외 어디를 봐도 칼리온이 냈을 법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 새로 생긴 상처 자체가 없었다. 피가 나는 곳도 물론, 없었다. 어릴 적 황제의 모진 채찍질에 당해 난 흉터들도 그냥 그대로였다. 대체 피 얘기가 왜 나왔단 말인가? 하고 고개를 올리니 새빨갛게 익은 이디스가 눈을 도록도록 굴리고 있었다.

 

 “…이제 말해도 돼?”

 “말씀하세요.”

 

 소중한 몸이 감기라도 걸릴까 싶어 서둘러 옷을 도로 입혀줬다.

 

 “다, 다리 사이에서 피가 안 멈춰.”

 

 멈췄던 눈물이 도로 차올랐는지 이디스가 눈을 몇 번 깜빡였다. 메리나도 눈을 몇 번 깜빡깜빡했다.

 

 “혹시 몰라서 하녀들에겐 숨겼어. 폐하께 말씀드려야 할까? 아니면 렘한테? 어떻게 해야 하지?”

 

 잠시 굳어 있던 메리나가 이내 상냥히 웃는 얼굴로 이디스를 잡아끌었다. 푹신한 침대에 이디스를 앉혀 놓은 그녀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디스 님. 혹시 성교육은 받으셨나요?”

 

 물론 교육받았다.

 

 “모, 몽정?!”

 

 황자로서.

 

 “…….”

 

 황제 폐하를 죽이기 위한 50가지 방법이 메리나의 뇌리에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그중 무엇 하나 실제로 시도해 볼 만한 게 없다니, 세상이 잘못돼도 아주 한참 잘못된 게 분명했다. 메리나는 여자인 이디스를 황자로 키운 걸로도 모자라서 아주 기본적인 교육조차 챙기지 않은 황제에 대한 적의를 무럭무럭 키우며

 

 솜사탕처럼 웃어 보였다.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당장은 눈앞의 이디스를 안심시키는 게 급선무였다. 이렇게 약해진 모습은 또 오랜만이었다. 자신이 버팀목이 돼 줘야 했다.

 

 예전, 이디스가 메리나에게 그랬듯이.

 

 “그건 몽정이 아니라 생리라는 거예요. 제대로 된 성교육은 나중에 하고……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제가 필요한 걸 가져올게요. 여기 가만 계셔야 해요? 아무도 들여보내지 마시고요.”

 “응. 얌전히 기다릴게.”

 

 메리나는 여성들의 비밀스러운 그 기간, 줄여서 생리 기간에 쓰는 물건들을 가지러 부리나케 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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