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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33화】 아영의 과거(7) - 잔인한 예감.
작성일 : 17-10-30 00:04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6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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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화】아영의 과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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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식은 몇 해 전부터 해장국집 터를 눈여겨보던 복덕방 최 씨를 찾아갔다.

 

 

 “창식 씨 우예 왔노?”

 

 “저기...”

 

 “할매 장례는 잘 치루고 있고? 내사 마 찾아가봐야 하는데 진창 바빠가 못 가봤다 아이가. 아영이한테는 잘 말해주고. 내도 내일은 가 볼끼다.”

 

 

 창식은 최 씨의 물음에 대답을 피했다.

 

 말없이 두 번 접힌 A4용지를 뒷주머니에서 꺼내고는 편 후에 그리고는 최 씨의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이게 뭐꼬?”

 

 

 노파가 친필로 쓴 가게 부지 소유권을 넘긴다는 내용의 각서였다.

 

 

 “할머니가 쓰신 건데요...”

 

 

 최 씨는 탁자 위 재떨이 옆으로 두었던 돋보기안경을 집고는 콧잔등 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각서를 꼼꼼히 훑기 시작했다.

 

 

 “이게... 할매 글씨 맞는데.”

 

 “그쵸?”

 

 “할매랑 안 지가 내사 마 이십년도 넘었다 아이가. 할매 글 한 두 번 보나? 할매 글씨를 몰라보면 안 되제.”

 

 

 노파가 병원을 제 발로 찾아가기 전의 생각은 그랬다.

 

 돌아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아영에게 가게를 넘겨주리라 했다.

 

 하지만 서류를 준비해 두고 이전 할 명의자의 성명을 쓰는 항목을 비워둔 채로 사망해버린 것이었다.

 

 

 “그란데 할매가 물려줄 가족 없는 건 아는데... 와 가게를 창식이 자네한테 넘기노? 아영이한테 주면 주찌 와 자네한테...”

 

 “제가 아영이랑 곧 결혼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창식은 그 빈 공 란에 자신의 이름을 써 넣었다.

 

 문서상으로는 노파의 해장국집은 이제 창식의 소유가 되어있었다.

 

 

 “알았다. 한... 오천 정도면 될까 싶은데... 어떻노?”

 

 “오... 오천이요?”

 

 

 창식은 여태껏 만져보지도 못한 큰 금액을 부르는 최 씨의 말에 다물어진 입을 닫지 못하고 있었다.

 

 오천 만원이면 이자내기도 빠듯한 사채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

 

 

 “싫으면 딴 데 알아보던가. 모르나? 그 동네 터에 흉흉한 소문 도는 거 안 들어 봤나?”

 

 

 창식을 유심히 살피고 있던 복덕방 최 씨가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눈을 가늘게 만들어 본다.

 

 그는 눈동자를 굴려가며 창식의 표정을 살폈다.

 

 

 “네? 소문이라니요?”

 

 

 지금의 자리에서만 삼십년 넘도록 공인 중개사 사무소를 운영 중이던 최 씨였다.

 

 그는 빠꼼이였다.

 

 급매로 나온 부동산 소유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많은 마진을 챙길 수 있을는지는 머릿속에서 이미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할 끼가? 안 할 끼가?"

 

 

 불안정한 시선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창식의 모습은 시세 따위는 안중에 없는 호구의 모습이었다.

 

 

 “와? 싫나?”

 

 “아... 그게 아니고요. 오천이면...”

 

 

 최 씨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시선을 이리저리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창식은 다급한 사정이 있으리라 충분히 짐작되는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곧 재개발이 뜨면 본값에 반에 반도 못 받을 거라는 거 못 들어 봤나?”

 

 “재개발이 뜨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이 사람이... 스물 한참 넘었으모 그 정도는 알아야제.”

 

 

 거짓말이었다.

 

 해장국집 인근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자리 앞으로 지하철역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솔솔 돌고 있을 때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근처 부지는 현재 시세의 두 배 혹은 세 배 가까이 뛸 지도 모를 일이었다.

 

 

 “싫으면 딴 데 가라. 와 그라노? 젊은 사람이 말이다. 의심이 그래 많아서 우예할끼고. 내는 할매 생각해서 챙겨주는 긴데 내를 뭔 사기꾼 보듯이 그래 보노? 아... 마... 섭섭하네. 섭섭해.”

 

 “아... 아닙니다. 생각해주시는데 지금 팔아야죠.”

 

 “봐라. 마. 요즘 그 동네 가게 나온 거 없다 아이가 내놔도 안 팔리니까 안 내논기다.”

 

 

 할매 해장국이 있던 자리를 포함하여 일대에 재개발이 확정되었다는 이야기를 주변 상인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조차도 매매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천이면 많이 쳐 주는 기다. 할매랑 내가 인연도 있고 허니 그래 하는 기제. 남이면 그래 못헌다 아이가. 우째? 오늘 계약서 쓸래?”

 

 

 가늘게 뜬 눈으로 창식의 표정을 계속해서 살피던 최 씨의 입가가 스르륵 올라가고 있었다.

 

 

 “네... 죄송합니다. 그렇게 챙겨주시는데 제가 그 것도 모르고...”

 

 

 물었다.

 

 부동산 업자의 사기성 상술에 걸려들고야 말았다.

 

 창식은 툭하고 던진 미끼를 덥석 물어버렸다.

 

 

 “그라모 거그 계약서 위에 이름 쓰고. 인감 가져 왔제?”

 

 “예. 여기 있습니다.”

 

 “그래. 마. 확 찍어라. 남자가 시원시원하고 좋네. 창식 씨 싸나이네.”

 

 

 가스 배달을 하던 청년은 급전을 마련해야 했다.

 

 어서 한 방으로 잃은 돈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배팅을 할 판돈이 만들어야 했다.

 

 되도록 많이 말이다.

 

 급한 마음에 복덕방 최 씨가 부르는 가격에 흥정 없이 헐값에 가게를 팔아치워 버렸다.

 

 그리고 그는 행운의 여신에게 얄팍한 기도를 올렸다.

 

 딱 두 배만.

 

 두 배만 벌게 해주면 도박을 끊겠노라고.

 

 

 

 *

 

 

 

 창식은 노파가 아영에게 주려 찾아놓았던 장롱 구석의 현금과 복덕방 최 씨에게 받은 돈을 본인의 통장에 입금했다.

 

 그 길로 또 다시 도박장을 찾았다.

 

 

 -게임을 시작합니다.

 

 

 컴퓨터가 연결된 모니터 화면의 측면 스피커에서 기계적인 안내 멘트가 들렸다.

 

 그 뒤로 화면이 전환되더니 카드가 하나씩 플레이어들에게 나눠졌다.

 

 

 “그래 괜찮다. 어차피 판돈도 두둑하고 오늘은 꼭 딸 거니까...”

 

 

 몰래 돈을 빼돌리긴 했지만 이 돈을 종자로 두 배로 불릴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그 돈으로 아영이가 갚아 준 빚을 모두 되돌려 주리라 했다.

 

 그럼 그녀가 더욱 기뻐할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제발... 행운의 여신님. 제발요. 저 좀 도와주십시오. 딱 한번만요.”

 

 

 나쁜 의도는 없었다.

 

 창식은 사랑하는 여자를 남들처럼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었다.

 

 

 “가자. 가자. 한 방에 가자.”

 

 

 사다리.

 

 창섭은 백만 원을 배팅하고 잃었다.

 

 다음 판 이백만 원을 배팅했고 또 잃었다.

 

 몇 번 더 판돈을 걸었다.

 

 순식간에 모두 합쳐 천만 원을 배팅했고 잃었다.

 

 십분 만이었다.

 

 

 “그래... 한 번. 딱 한번만 뜨면 되는 거다.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잖아.”

 

 

 수중에 절반의 돈 정도가 남았을 때 남은 돈 모두를 배팅해 버렸다.

 

 실수였다.

 

 삼백만원을 건다는 것이 공 하나를 더 눌러버렸다.

 

 잔고가 바닥났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을 때, 창식은 아찔한 현기증에 몸조차 가눌 수 없었다.

 

 

 

 

 

 ***

 

 

 

 

 

 “혹시 말이다. 내 죽으면 고향 앞바다에 뿌려주면 안되나?”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할머... 아니. 엄마가 죽긴 왜 죽어?”

 

 

 노파가 남긴 그 농담 같았던 말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녀의 어깨를 위로해 주던 사람이 곁을 떠났다.

 

 아영은 또 다시 세상에 혼자 버려졌다는 기분에 휩싸인다.

 

 외로움에 처절하게 몸서리를 치고 싶었다.

 

 

 

 *

 

 

 

 사흘 뒤.

 

 노파의 삼일장이 끝났다.

 

 아영은 그녀의 마지막 유언대로 화장하여 그녀의 뼛가루를 울릉도의 앞바다에 뿌려 주었다.

 

 아영은 돌아오는 길에 갔던 때와 마찬가지처럼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넘실대는 파도에 배가 기우뚱 댈 때마다 지난 날, 부산을 향해 무작정 떠났던 어린 소녀를 떠올렸다.

 

 여객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도 혼자였고,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서 집에 돌아오는 길도 혼자였다.

 

 

 -뚜. 뚜.

 

 

 받지 않는 전화.

 

 아영은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창섭이 함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 그는 나름대로의 일이 있을 것이라 그리 여기기로 했다.

 

 

 “엄... 마...”

 

 

 내 편이라 믿었던 한 사람을 보냈다.

 

 하지만 슬프지만은 않다.

 

 그녀는 떠났지만 아영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위안 삼고 있었다.

 

 마지막 한 사람이 남아있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녀를 지켜줄 수 있을 유일한 사람.

 

 창식이 곁에 있어준다 약속했으니까.

 

 아영은 힘겹지만 그와 함게 인생 제 2막을 열기로 했다.

 

 

 “어... 벌써 왔네.”

 

 

 아영은 이런 저런 상념에 휩싸인 채로 걷고 있었다.

 

 창섭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 다짐하며 걸었다.

 

 어느덧 노파의 해장국집 앞까지 도착했을 때, 반쯤 떨어져 있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투닥. 투닥.

 

 

 무엇인가를 부수는 소리가 가게 밖까지 들려왔다.

 

 문은 열려 있었다.

 

 아영은 확인차 열려진 문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넣어 보았다.

 

 

 “뭔교? 위험하니까 나가소 마.”

 

 “아니... 그게...”

 

 

 퉁퉁한 몸매에 검은 피부, 커다란 망치를 든 거칠고 두꺼운 손을 가진 남자들.

 

 노가다 인부로 보이는 남자들이 이리저리 문짝이며 칸막이벽을 부수고 있었다.

 

 

 “저기...”

 

 “아이 참 나가라니까 그라네. 다치면 댁만 손해 아인교? 언늠 나가소.”

 

 

 아영은 인부 중 관리자쯤으로 보이는 남자의 손에 밀려 문 밖으로 쫓겨났다.

 

 가게 앞으로 이리저리 쌓여있는 집기들.

 

 장사에 쓰던 그릇과 냄비며, 가재도구들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주인 있는 기라예. 가져가면 안됩니더.”

 

 

 벽면의 외장재를 빠루라 불리는 긴 쇠막대로해 뜯고 있던 남자가 아영의 쪽을 힐끔거렸다.

 

 

 “훔쳐가면 신고 할꺼라예.”

 

 

 관리자가 문 밖의 멍한 표정의 여인을 보더니 한 마디를 더 했다.

 

 

 "이 거 파는 겁니까?"

 

 

 집기가 쌓인 반대편에 뜯어나온 싱크대가 쓸 만한지 문을 열어보는 남자도 보였다.

 

 

 “아저씨들. 누구신데 여기 와서 이러고 있는 거 에요?”

 

 “아가씨는 뭔교? 위험하니까 나가라카이. 뭐하는교? 언늠 나가소.”

 

 “여기 제가 사는 집이란 말이에요.”

 

 “뭔 소리 하는교? 주인이 와서 다 싹 뜯으라 하드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온 몸이 감전된 듯 부르르 몸이 떨려왔다.

 

 

 “귀먹어리가? 나가라카이!”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서자 주방 창문을 깨부수던 남자가 튀어나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아영은 먼지투성이가 된 가게의 밖으로 쫓겨나듯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영아. 니 여개 와 있노?”

 

 

 사태 파악을 전혀 못했다는 어리둥절한 얼굴을 한 아영을 뒤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아영은 부르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

 

 

 “최 씨 아저씨!”

 

 “그래. 니 근데 여서 뭐하노?”

 

 “뭐하다니요? 여기가 제 집인데요.”

 

 “어? 창섭이한테 얘기 못 들은 기가?”

 

 “창섭... 창섭 오빠요?”

 

 “그래. 할매가 창섭이한테 가게 넘기기로 하고 내한테 팔았다 아이가.”

 

 “창섭 오빠가요?”

 

 “그렇다니까. 와 말 두번하게 하노? 할매 장 끝나기 전에 와서 후딱 팔았다 아이가.”

 

 “그... 그게... 무슨...”

 

 

 복덕방 최 씨가 와서야 진상에 대해 알게 있었다.

 

 노파에게서 가게를 넘겨받은 창섭이 돈을 받고 최 씨에게 가게를 넘겼다는 말이었다.

 

 

 “여기 우리 할머니 가게인데 그걸 우리 오빠가 어떻게 판단 말이에요?”

 

 

 박창섭.

 

 최 씨가 내민 유언이 담긴 각서에 쓰인 이름 세 자.

 

 분명 상속자의 성명 란에 삐뚤빼뚤하게 박힌 창섭의 이름이 있었다.

 

 그 필체도 창섭의 것이 분명했다.

 

 

 “아저씨! 오빠... 우리 오빠 어디 있어요?”

 

 “그기야. 내는 모르제. 와? 창섭이가 말 안하고 판 기가?”

 

 “아... 아니... 그건 아닌데요...”

 

 

 아영은 그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

 

 혹시나...

 

 하루라도 빨리 빚을 갚으려고 그랬을지 모른다고 믿으며.

 

 

 ‘그래. 아마 창섭오빠는 그랬을 거야.’

 

 

 그렇게 믿었지만 진상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바로였다.

 

 

 “아영아. 창섭이 또 노름 했다 하던데 맞나?”

 

 

 뜯겨지는 가게 앞에서 멀뚱히 선 아영을 보던 길 건너 건어물 가게 구 씨가 다가왔다.

 

 

 “네? 무슨...”

 

 “소문 못 들었나? 가게 판 돈으로 노름해서 다 날리 뿌맀다 하던데.”

 

 “누... 누가 그래요? 우리 오빠가 노름했다고요?”

 

 “누가 그라긴? 그 전에 여 만날 오는 건달들 있다 아이가. 거 똘마니 하나가 그라던데. 우리 가게 와서 창섭이 어데 있냐고? 그 자슥 잡히면 죽인다 함시롱.”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다.

 

 창섭이 저지른 일이었다.

 

 그렇다고 그를 감옥에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니까.

 

 아영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창섭이 돌아와 어떤 해명을 해 줄 것이라 믿었다.

 

 무슨 큰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래서 그런 거라고.

 

 대책 없이 믿고만 싶었다.

 

 

 “아저씨. 혹시 우리 오빠 어디 갔는 지 아세요?”

 

 “듣기로는 날랐다 하데. 건달들 말로는 창섭이 그 자슥 또 빚내서 그 돈도 다 날려버렸다 카드라.”

 

 "정... 정말요?"

 

 "하모. 내가 어데 빈 말 하데? 니는 글고 와 도박쟁이 찌질이 그 자슥하고 있노? 니 그라다 인생 작살난데이."

 

 

 무너졌다.

 

 힘이 빠진 다리를 버텨줄 무엇도 없이 아영은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아니에요. 우리 오빠가... 창섭이 오빠가 그럴 리가 없어요. 곧 올 거 에요. 우리 오빠는 꼭 올 거 에요.”

 

 "아이고. 야야... 어데 믿을 게 없어서 도박쟁이 말을 믿노. 노름하는 인간들 입에서 나오는 말을 어느 바보가 믿노 말이다."

 

 

 아영의 바람과는 달리 창섭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오... 오빠..."

 

 

 하루가 지났고, 열흘이 지났다.

 

 그리고 훌쩍 달력 한 장이 넘어갔다.

 

 

 "왜... 왜 그랬어! 왜!"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녀의 부모를 삼켰던 그 바다가 내밀던 투명한 혓바닥처럼 잔인하게 밀려온다.

 

 그리고.

 

 아영은 자신도 모르게 그 예감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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