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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호스티스 연쇄 자살사건
작가 : 민지민
작품등록일 : 2017.6.23

“난 자살하지 않았어. 절대...”, 지역 정치인의 비리를 수사 중 좌천된 강력계 형사 민혁수. 징계가 풀려 복귀하는 날, 자신의 죽음의 이유를 밝혀달라는 영혼(아영)을 만나게 된다. 혁수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거대한 힘이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상처럼 외압이 열혈형사를 가로막고 수사는 난항에 봉착한다. “감당할 수 있겠어?”, 그 때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인권변호사 김무혁의 등장으로 수사는 탄력을 받고 거대한 힘의 꼬리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삽화:JewelSaviorFREE>

 
【19화】 민혁수 (6) √ 귀신보다 귀신같은 놈
작성일 : 17-10-29 23:57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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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화】 귀신보다 귀신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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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에 남아있던 친구들은 내가 경찰 한 무리쯤 대동해 올 거라 생각했나보다.

 

 녀석들은 실망이라는 글자를 얼굴에 박아 넣고 있었다.

 

 

 ‘거기에 대해 함께 온 게, 귀신을 보는 무당 아들이라니...’

 

 

 어깨 끝부터 소매까지 하얀색 삼선이 이어진 아래위로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던 동행자가 정혜보살의 아들 진운이었으니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쟤. 걔 아냐? 귀신 본다는...”

 

 

 녀석들은 내막을 모르니 그 녀석을 왜 데려왔는지 알 리가 없을 것이었다.

 

 

 

 *

 

 

 

 재작년 겨울.

 

 여중생 하나가 강변에서 변사체로 떠오른 사건이 있었다.

 

 한동안 뒤숭숭한 분위기가 끊이지 않았었다.

 

 더욱 시끄러웠던 까닭이 있었다.

 

 피해자였던 소녀가 포항 시 전임시장의 외동딸이었던 이유였다.

 

 한 때 권력자의 가족에게 들이닥친 참변이었다.

 

 일반인들의 수사에 비해서 다른 규모의 수삭작업이 진행되었다.

 

 경찰에게 떨어진 비상의 크기도 달랐을 것이다.

 

 오랫동안 밤길을 지날 때마다 경찰들의 불심건문을 받기도 했었다.

 

 증거도 증인도 없는 사건이었다.

 

 곧 미해결 사건으로 흐지부지 마무리되지 않을까하는 얘기도 들려왔다.

 

 하지만 미궁으로 빠질 뻔 했던 사건을 단번에 풀어준 이가 있었다.

 

 바로 진운이었다.

 

 들리는 소리로는 경찰 측에서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피해자의 아버지인 전임 시장의 간곡한 부탁이었다.

 

 하지만 정혜보살은 거절의 뜻을 밝혔다.

 

 세속의 일에 망자의 전언을 전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게 된다 하면서.

 

 쓸데없는 자비와 오지랖 부리지 말라고 늘 내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대던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오히려 실수를 범했다.

 

 신기 있는 아들이 어머니를 대신해 소녀를 살해한 범인을 지목한 것이었다.

 

 범인은 다름 아닌 지난 겨울동안 소녀의 과외를 맡았던 대학생이었다.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교를 다닌다던 수재였다.

 

 경찰의 집요한 추궁에 범인의 자백이 있었다.

 

 그렇게 미완으로 끝날 뻔했던 사건의 진상은 밝혀졌다.

 

 용의자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는 피해자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려던 찰나였다고 한다.

 

 범인은 소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했고, 소녀의 완강한 거절에 이성을 상실하고 성폭행 후 은닉을 위해 살해하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어디 천리를 가는 말을 잡을 수 있을까?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옮겨 마을 전체에 퍼졌다.

 

 그리고 조용한 마을의 몇 안 되는 전설 중 하나가 되었다.

 

 내 또래 아이들도 정혜보살은 몰라도, 무당보다 영험한 무당아들은 들어보았으니 이 지역에서 녀석은 꾀 유명인 된 셈이었다.

 

 

 “도대체 쟤를 데려와서는 뭘 하려는 거야?”

 

 

 투덜거리는 창수에게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아이들의 웅성거림에 일일이 대꾸를 하기 에는 한 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진운의 말로는 오늘 가지 말아야 할 지천의 명이 하늘에 닿는 시간이 자정 근처라고 했었다.

 

 지금 시간이 7시니, 5시간 채 남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 길래 내가 뭐라고 했냐. 애들 못 가게 하라고 했냐? 안 했냐?”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타박은 계속되었다.

 

 꼬맹이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항상 혼나고 구박받는 쪽은 나였고 혼내는 쪽은 진운이었다.

 

 

 “고 놈의 잔소리 진짜. 알았다. 알았어. 미안하다고 안했냐.”

 

 “내 말 그렇게 안 듣고 사단을 내고서 나는 또 왜 부르나?”

 

 “아... 거 참. 미안하데두 그러신다.”

 

 

 엎드려 석고대죄 해야 직성에 풀릴 모양이다.

 

 대꾸를 해봤자 멈출 기세가 아닌지라 난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연거푸 하고 있었다.

 

 사고치고 변명하는 인간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녀석이었다.

 

 역시나 녹슬지 않았다.

 

 그 놈의 잔소리는 내 어머니보다 한 수 위였다.

 

 

 “그런데... 이 할...”

 

 “뭐?”

 

 

 무당아들의 훈계를 듣고 있던 나와 녀석 사이에 사람 형체 하나가 있었다.

 

 불투명하고 새하얀 형상 하나가 함께하고 있었다.

 

 공중부양을 하듯 발끝이 떠 있는 상태로 죽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아... 아니다.“

 

 나는 진운이 영안을 가지고 있다는 비밀을 알아챌까 입술 밖으로 나오기 전에 급하게 말을 먹어버렸다.

 

 

 “우선. 여기 나무 많은 데가 어디야?”

 

 “저기가 맞는 거 같은데...”

 

 

 철규가 가리키는 곳에 그리 높지 않은 산을 오르는 입구가 보였다.

 

 

 “너희들도 따라와.”

 

 

 내 독촉에 아이들도 진운이 녀석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창수 역시 행렬의 제일 뒤로,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따라오고 있었다.

 

 

 “여기에 동굴이 있었나?”

 

 

 산길을 따라 조금 오르자 동굴의 입구로 보이는 허리 높이 정도의 둥글고 검은 구멍이 보였다.

 

 성인남자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을 크기였다.

 

 입구는 넝쿨이며 나무줄기가 얼키설키 똬리를 튼 상태로 막혀 있었다.

 

 진운이 바닥에 돌을 주워 몇 번 휙휙 긋자 넝쿨줄기가 끊겨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자. 가보자.”

 

 

 내부로 얼마 남지 않은 일말의 빛이 들어서고 있었다.

 

 들어온 빛에 동굴의 깊이가 깊다는 정도만 알아볼 만큼 밝혀졌다.

 

 진운은 동굴 안으로 발걸음을 떼었다.

 

 

 “혁수아. 가자.”

 

 

 뚝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외에는 암석 재질의 바닥을 디디는 두 소년의 발소리뿐이었다.

 

 우리는 조금 더 동굴의 내부로 깊이 들어갔다.

 

 나는 빛이 닿지 않는, 어둠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멈칫했다.

 

 저 안에 뭐가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확인도 없이 어둠 안으로 몸을 밀어 넣어야 하나?'

 

 

 목숨을 걸어야 상황이 될 지도 모를 것이었다.

 

 그런데도 진운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저 없이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 들어있던 일회용 라이터의 부싯돌을 긁어 작은 불꽃을 만들며 녀석의 뒤를 따랐다.

 

 

 “야!”

 

 

 축지법을 쓰는 것도 아닌데 잠깐 한 눈을 판 사이에 진운이 사라졌다.

 

 나는 라이터 불빛 밖으로 사라져버린 진운을 불러 보았다.

 

 

 “왜?”

 

 “보이냐?”

 

 “어.”

 

 “신기한 놈일세.”

 

 

 스무 걸음정도 걸었을까?

 

 그리 깊지 않은 동굴의 막힌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애야!”

 

 

 나는 사라졌던 선애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불러보았다.

 

 노래방 마이크 에코처럼 울리는 소리가 동굴 밖까지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밖으로부터 여자 아이들이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야! 너 왜 그래?”

 

 

 선애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실성한 것처럼. 멍청한 눈으로 진운과 내 사이 빈 간격을 보고 있었다.

 

 

 “야! 너 여기서 뭐하냐?”

 

 

 선애는 동굴이 끝나는 막힌 길 끝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초점이 흐렸다.

 

 

 “야! 이선애.”

 

 

 알고 지내던 사이라 친구를 대하듯 편안한 톤으로 불러보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선애는 멍청한 표정 그대로 스윽 돌아보더니 다시 제자리로 고개를 돌려놓았다.

 

 라이터 불빛을 조금 더 가까이 가져가 보았다.

 

 넋이 나간 맹한 표정은 여전했다.

 

 

 “너는 얘 데리고 나가고, 너는 나랑 잠깐 있어라.”

 

 

 동굴 안을 들어온 것은 나와 진운뿐이었다.

 

 

 “뭐야? 누구한테 한 소리야?”

 

 

 내가 물었지만 녀석은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얼굴이었다.

 

 

 “혁수 너는 여자애 업고 나가라. 그리고 넌 잔말 말고 있어라.”

 

 

 나보고 나가라는 것 보니 그 녀석이 남으라는 한 대상은 녀석을 졸졸 쫓아다니던 하얀 소복의 영혼인 모양이었다.

 

 

 ‘나이가 많아도 구십 가까이 보이는 노파에게 반말 짓거리라니...’

 

 

 죽은 자는 산 자의 아래 있다고 입에 달고 다니는 녀석이었으니 하극상 같은 건 아니었다.

 

 그나저나 상태가 영 좋아 보이지 않는 선애가 걱정이었다.

 

 난 녀석에게 무슨 생각이 있겠지 하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나는 선애를 들쳐 없고 동굴 밖으로 몸을 돌렸다.

 

 

 “저... 저건...”

 

 

 심장에 박힌 깨알의 공포가 달걀 만해 진 기분이었다.

 

 

 “헐... 저건 뭐야?”

 

 

 창백하고 그늘진 얼굴이 보인다.

 

 멀겋고 불투명한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형체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서슬 퍼런, 핏기 없는 얼굴은 깊게 한이 서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악귀다.'

 

 

 악귀가 선애를 들쳐 업은 내 옆으로 오더니 선애를 째려보고 있었다.

 

 마치 저들을 왜 데려왔냐고 원망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악귀가 째리던 눈빛을 따라 해 보았다.

 

 

 ‘귀신이 쫄기는...’

 

 

 귀신이 사람을 두려워할 수 있을까?

 

 원래 가진 것이 있어야 두려움도 생기는 것 아닌가?

 

 두려움은 가졌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많은 만큼 잃을 거라는 두려움도 큰 법이다.

 

 그런데 육체도 잃은 영혼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것도 인과율을 저버리고 사람에게 해를 끼친 귀신이.

 

 내 눈을 보더니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떨고 있었다.

 

 처음에는 신력 높은 진운을 두려워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진운은 열 걸음 밖에 있었다.

 

 그리고 악귀는 분명 나와 눈이 마주친 이후부터 떨고 있었다.

 

 

 ‘대체 왜?’

 

 

 내가 뭐라고...

 

 

 

 

 

 ***

 

 

 

 

 

 그렇게 진운의 도움으로 선애를 찾아 육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성식은 어쩔 수 없었다.

 

 도저히 우리의 능력으로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분명 섬 안에 없다면 바다에 빠졌거나 짐승이 물어갔거나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밤 중, 녀석을 찾는 도중에 우리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을 것이기에 우선 뭍으로 나가 어른들의 도움을 구하기로 했다.

 

 

 “죽은 사람 살릴 순 없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지 않겠냐?”

 

 

 진운의 말로도 성식의 생기(生氣)가 사라졌다고 했다.

 

 열흘간 해양 경찰들의 수색이 있었다.

 

 나는 간간이 경찰서를 찾아 수색결과를 물었지만 언제나 아직 탐색 중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참. 그 선애라는 애 소식 들었냐?”

 

 

 혹시나 알지도 모를 진운을 찾았다.

 

 녀석은 나를 보더니 내 속을 뚫어보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가려운 부분을 먼저 긁어주었다.

 

 

 “괜찮을 거다. 엄마가 한 번 가보시기로 했어.”

 

 

 진운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만도 했다.

 

 만약 그 때 동굴에서 봤던 악귀의 소행이 확실하다면 분명 선애는 귀신에 씐 것이었다.

 

 악귀라지만 나 정도를 보고 덜덜 떨던 잡귀였다.

 

 영험한 무당인 진운의 어머니면 충분히 고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선애는 괜찮데냐?"

 

 "음... 그럴껄?"

 

 

 진운에게 전해들은 말로는 그랬다.

 

 선애는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멍하게 있다가 무엇을 피하려는지 방구석에 처박힌 채 숨어 살았다고 한다.

 

 진운의 어머니였던 정혜보살에게 굿을 받은 뒤부터는 정신이 제대로 돌아 왔다는 후문도 들렸다.

 

 그 이후로는 선애를 한동안 볼 수 없었다.

 

 한참 뒤에 진운에게서 선애의 근황을 듣게 되었다.

 

 정신이 돌아왔지만 이상한 행동을 간혹 보이다, 결국에는 선애의 부모님이 폐쇄병동에 입원시켰다고 했다.

 

 괜스레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부르지만 않았다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었다.

 

 나 또한 죄의식에 사로잡혀 한동안 집 밖에 나가는 것을 꺼렸었다.

 

 그리고 두 달 뒤쯤,

 

 진운의 어머니인 정혜보살의 당집에서 선애와 마주치게 되었다.

 

 선애의 말은 그러했다.

 

 본래 집안에 대대로 액귀가 있었다고 한다.

 

 집안에 원한을 가진 영이 해코지를 한 것이었고, 정혜보살의 덕으로 액땜을 제대로 했다고 했었나?

 

 다행이었다.

 

 선애는 예전보다도 밝아보였다.

 

 

 

 *

 

 

 

 그렇게, 어찌되었던 간에,

 

 우리의 서늘했던 여름 방학은 끝나가고 있었다.

 

 나는 진운을 만나면 동굴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으며, 그 악귀가 왜 나를 두려워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너 그런데 말이야.”

 

 

 방학이 끝나고 사흘 뒤였다.

 

 진운의 집에 찾아가 궁금해 하던 것을 털어놓으려 했다.

 

 

 “뭔 줄 알겠는데, 묻지 마라. 너 알아서 좋을 거 없다.”

 

 

 귀신보다 더 귀신같은 놈.

 

 분명 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저 녀석은 항상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불친절부터 시작해 기본 덕목으로 여기는 놈이었다.

 

 알려달라고 한들 말해 줄 리 없었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선 긋기가 유성 매직 같은 놈이었으니까.

 

 그리고 몇 달 뒤, 경찰도 수사를 포기하려던 즈음,

 

 성식의 시체가 포구의 방파제 앞에서 떠올랐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던 시체가 배를 타고 세 시간이 넘는 거리까지 건너와 떠오르다니...

 

 어떻게 떠밀려 왔는지는 경찰도 답을 내지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시체 옆에 심각할 정도로 부패된 시체 한 구가 더 발견되었다고 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라 경찰도 신원파악이 어렵다고 했던 것 같다.

 

 

 "계십니까? 민혁수씨?"

 

 "예. 제가 민혁수 인데요."

 

 "잠깐 서로 가 줄래?"

 

 

 형사 하나가 집으로 찾아와 조사를 위해 부패된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나는 궁금함을 풀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서 병원 영안실로 형사와 동행했다.

 

 그리고 정확히 단정 지을 수는 없었지만 어디서 본 듯 했다.

 

 불현듯 그 날 동굴 안에서 보았던 악귀와 참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백 프로 확신은 아니었고, 그냥 내 기분에 그랬던 것 같다.

 

 

 

 *

 

 

 

 그 시절 그 섬에서의 사건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어떻게 된 건지 넌 알지?"

 

 

 난 진운이 녀석을 만날 때마다 물었지만 녀석은 관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여덟 학창시절은 끝나가고 있었다.

 

 진운과 나는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우리의 기억 속에 그날의 일은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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