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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1장
작성일 : 16-03-28 10:03     조회 : 633     추천 : 1     분량 : 4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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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장. 석공보조

 

 

 

 

 

 

 

 

 

 

 

 도장석의 석공 보조생활은 고달팠다.

 그가 보조로 일하는 동안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석공들이 수시로 바뀌었다. 그들 가운데 몇몇 석공들은 까다롭게 일을 시켰다.

 “꼬마야, 여기에 있는 돌 작업장으로 옮겨놓으라고 했잖아.”

 석공이 망치 손잡이로 도장석을 탁탁 치면서 화를 냈다. 그가 화를 낼 만도 했다. 작업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조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 하면 그가 손해였다.

 “죄송해요. 지금 할게요.”

 온몸이 땀과 돌가루 그리고 먼지로 범벅이 되어있는 도장석이 고개를 숙였다. 도장석이 여러 석공들의 보조를 하느라 하루 종일 허리 한 번 펴기 힘들 정도로 일을 하고 있었다.

 석공 보조 일은 무척이나 고되고 힘들었다.

 어른에게도 힘든 일이었는데 왜소한 체격의 열여섯 살 도장석에게는 더욱 힘들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나면 심하게 맞은 것처럼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하지만 그런 걸 내색할 수는 없었다.

 그가 보조를 제대로 하지 못 하면 쓸모없다고 쫓겨나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도장석은 악착같이 버텼다.

 그는 한 푼이 아쉬운 가난한 집안 살림 탓에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거들어왔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동물들의 똥을 줍고, 밥하고 빨래하고 동생들까지 돌보았다.

 그는 가난한 산골에서 열다섯 살까지 살았다.

 열심히 일을 해도 하루 두 끼 배불리 먹기 어려운 삶이 이어졌다.

 도장석은 산골 가난한 집에서 뼈가 부셔져라 일을 해도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기에 부모님과 의논하여 석공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아버지 친구의 사촌이 석공이었다.

 아버지는 친구의 사촌에게 술을 대접하며 도장석을 제자로 삼아 석공기술을 가르쳐줄 것을 간절히 부탁했다. 연줄을 통해 석공 보조로 도장석이 일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분은 도장석을 천지석공소에 맡겨두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요령 피우지 말고 똑바로 해.”

 석공이 도장석을 거칠게 다뤘다.

 아직 어린 도장석이지만 석공은 그를 소년으로 보지 않았다. 그렇기에 뭔가 잘못을 하면 가차없이 소리치거나 때렸다.

 돈은 적게 주면서 작업량은 성인의 몫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도 구하지 못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네.”

 고개를 조아리고 있던 도장석이 대답하면서 돌을 집어 올렸다. 무거운 돌의 무게로 인해 절로 얼굴이 찡그려지고, 팔뚝에 힘줄이 튀어나왔다.

 힘이 모자란 그였지만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

 모든 일은 노력하고 연습하면 느는 법이었고, 고된 일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도장석의 힘도 길러졌다.

 툭!

 그가 수레에 돌을 올렸다.

 늦게 움직이면 또 한 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에 그가 수레를 끌고 작업장으로 다람쥐처럼 빠르게 뛰어갔다.

 드르륵! 드르륵!

 수레의 바퀴가 움직일 때마다 돌가루와 먼지가 뽀얗게 떠올랐다. 밝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 허공에 유영하는 돌가루와 먼지가 훤히 보였다.

 도장석은 아무리 몸이 고달프고 마음이 불편해도 군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 석공기술자인 석공사가 되어 많은 돈을 버는 것이 꿈이자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하얀 구름이 평화롭게 떠다니는 하늘은 푸르다 못 해 투명했다.

 따앙! 땅!

 연신 맑은 소리가 났다.

 망치가 정을 때릴 때마다 돌가루가 튀었다. 정이 움직이면서 커다란 돌이 점점 사람 형상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문인석이었다.

 문인석은 무덤 앞에 세우는 사람의 형상을 한 입석상이다.

 학문을 익힌 문인은 무덤 앞에 문인석을 세우고, 무를 익힌 무인은 무덤 앞에 무인석을 세운다.

 따앙! 땅!

 맑은 쇳소리가 울릴 때마다 문인석의 형상이 조금씩 구체적으로 바뀌어갔다. 문인석의 형상은 포를 입고, 머리에는 복두를 쓰며, 손에는 홀을 든 공복 차림이었다.

 “…….”

 도장석이 눈앞의 마광수 석공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 봐도 천지석공소 제일의 실력을 지닌 마광수에게서는 배울 바가 많았다.

 마광수의 실력은 천지석공소에서 제일이었다.

 문인석 하나를 만들면 마광수의 손에 떨어지는 은자가 열 냥이 넘었다. 한 달 뼈 빠지게 일해도 도장석이 손에 쥐는 돈은 은자 반냥도 되지 않았다.

 그가 석공기술을 배우면서 받는 은자로 집안 살림이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려웠다.

 ‘나도 언젠가는…….’

 도장석의 눈이 빛났다.

 그가 마치 대지에 뿌리를 내린 망부석처럼 꼼짝 않고 마광수와 만들어지고 있는 문인석을 바라보았다. 어린아이답지 않은 고도의 집중력이었다.

 지켜보는 것은 도장석에게 공부였다.

 심하게 부려먹을 뿐 어느 누구도 그에게 다정하게 석공 일을 알려주지 않았다.

 도장석에게 석공기술은 단순히 재미있거나 좋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겨운 삶의 탈출구였다. 그렇기에 죽기 살기로 배워야만 하는 기술인 셈이었다.

 그는 무조건 배워야만 했다.

 다행히 그의 눈썰미는 나쁘지 않았기에 눈여겨보면 대략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가만히 살펴보면 머릿속에 그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것은 도장석의 소중한 재능이었다.

 ‘그런데 얼굴에 생동감이 없어.’

 도장석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광수가 하는 문인석들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그리고 그건 다른 석공들도 마찬가지였다. 숙련도와 기교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조각하는 문양과 석인들이 천편일률에서 벗어나지를 못 했다. 석공들의 기술과 형식은 대대로 변함없이 이어졌고, 사람들도 그 모습에 익숙해져 있었다.

 ‘지겨워.’

 도장석은 매번 보는 똑같은 조각상과 문양 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물론 그걸 입 밖으로 토해낼 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해가 저물어져가고 있었다.

 “오늘 작업 끝내자.”

 왕천삼이 외쳤다.

 천지석공소를 운영하고 있는 왕천삼이었다.

 천지석공소는 산속에 있기 때문에 해가 저물기 전에 일을 끝냈다.

 “수고했다.”

 “드디어 끝났네.”

 “술 마시러 가자.”

 석공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

 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도장석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장석아!”

 “예. 어르신.”

 도장석이 왕천삼의 부름에 재빨리 다가갔다.

 “오늘 송광이라는 석공 한 명 오는데, 타지에서 온 석공이라 당분간 석공소에서 숙식하기로 했다. 저녁 늦게 도착한다고 했으니, 오면 짐정리를 돕도록 해라.”

 왕천삼은 빠져나간 석공들 대신 새로운 석공 한 명을 데리고 오기로 했다.

 사십대 초반의 송광은 조각공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평도법으로 인물을 조각하는 것이 그의 특기였다. 왕천삼이 큰마음을 먹고 많은 보수를 약속하고 데리고 온 조각공이었다.

 “예. 어르신 말씀대로 할게요.”

 “청소와 정리 잘 해라.”

 “예. 어르신.”

 도장석이 대답했다.

 매일같이 석공소의 마지막 정리는 그의 몫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이 끝나도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청소하고, 도구 정리하는 일은 이제 눈감고 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정들이 많이 무뎌졌더구나. 적당하게 갈아놓도록 해라.”

 왕천삼은 돈을 조금 주면서 시키는 일은 무척 많았다. 일의 강도에 비해서 월급이 적다는 사실이 도장석은 불만이었다. 돌가루 날리는 작업장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뼈 빠지게 일해서 받는 돈이 무척 적었다. 그렇지만 도장석은 그런 불만을 토해낼 수가 없었다. 주면 주는 대로 받고 그것이 싫으면 떠나야 했다. 왕천삼은 언제라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말했다. 일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 어르신.”

 “가마.”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도장석이 등을 돌린 왕천삼에게 허리숙여 인사했다.

 이제 그가 홀로 석공소에 남았다.

 크응!

 도장석이 코를 풀었다.

 시커먼 돌가루가 콧물에 섞여 나왔다.

 그는 이런 콧물을 토해낼 때면 가슴이 섬뜩해졌다. 석공을 오래 한 사람들은 폐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석공들 가운데 대부분이 감기와 기침, 가래가 심했다.

 몸에 안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못 배우고 가난한 도장석은 석공기술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언제 봐도 멋있어.”

 도장석이 산자락 너머로 보이는 붉은 노을이 진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하늘과 산의 정경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두 눈에 담았다.

 저물어져가는 노을이 붉게 타올랐다.

 하얗던 구름이 붉게 물들어갔다.

 매번 보는 노을이지만 매번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었다. 붉고 파랗고 하얗게 물든 하늘은 마치 아름다운 빛깔의 비단을 펼쳐놓은 것처럼 보였다.

 자연의 황홀한 경치가 도장석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다.

 그는 노을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왜 저런 아름다움이 하늘에 만들어졌는지, 왜 창조가 됐는지, 도장석은 궁금했다.

 “저런 노을을 조각에 담고 싶어.”

 황홀한 경치에 넋을 놓고 있던 그가 부지불식간에 중얼거렸다.

 그는 아름다운 걸 발견했기에 조각이라는 창조에 집어넣고 싶었다. 비록 지금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석공 보조이지만 그의 꿈은 컸다.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거야.”

 도장석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대단한 석공도 평범한 보조에서부터 처음 시작하는 법이었다. 도장석이 땀 흘려 배워 익힌다면 나중에 붉은 노을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연을 조각에 담는 것이 얼마나 지고한 일인지 어린 그는 아직 알지 못 했다. 자연을 담기 위해서는 정기신에 있어서 총체적이고 궁극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어린 석공보조가 감히 함부로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황홀해.”

 도장석이 붉게 타올랐다가 점점 쓰러져가는 노을을 보면서 감탄했다. 점점 어둠에 휩싸여 희미해져가는 노을이 처연하면서도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런 광경을 그가 미동도 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는 늘 노을이 사라지기까지 망부석처럼 멈춰 서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 시간은 고된 하루 일과를 끝낸 그에게 있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산속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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