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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만인지우
작가 : 야운
작품등록일 : 2017.10.6

만 명의 친우를 사귀어야 하는 주인공 계낙천의 성장물이자 유쾌통쾌한 구주강호 종횡기.

(악인이 개과천선한다는 말은
호사가들이 흔히 하는 개소리일 뿐.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5. 그런 세상은 없다.(2)
작성일 : 17-10-17 13:50     조회 : 377     추천 : 0     분량 : 3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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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는 저 더러운 고양이가 뭐가 그리 좋다고 여기까지 찾아오고 그러세요?”

 고양이가 더럽다고 하면서도 소화는 낙천을 쏘아봤다. 더러운 고양이보다 낙천이 더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다.

 “너 자꾸 이리 잔소리하면 다음부터는 나 혼자 다닌다?”

 “아무 말 안 할게요.”

 소화가 뚱한 표정으로 말하자 여인이 고양이를 보며 말했다.

 “만져 봐도 돼요?”

 고양이는 이제 낙천의 다리에 제 몸을 본격적으로 비벼대고 있었다.

 뻣뻣하게 굳은 낙천이 고양이를 어찌하지 못하고 이 사이로 말했다.

 “그러던가. 데려가면 더 좋고.”

 여인의 쭈그리고 앉아 조심스럽게 고양이의 등으로 손을 가져갔다.

 “야오옹!”

 “아얏!”

 고양이는 여인의 손을 가차 없이 손톱으로 할퀴었다.

 “어멋! 아가씨!”

 소화가 피가 맺힌 여인의 손가락을 제 입으로 가져가 피를 빨며 고양이를 죽일 것처럼 쏘아봤다.

 “이놈의 고양이! 그러게 제가 뭐라고 했어요? 빨리 그냥 돌아가요. 상처 덧나면 저 죽는다고요.”

 여인은 피가 다시 새어 나오는 제 손가락을 바라보다 낙천의 다리에 철썩 붙어서 경계를 하는 고양이를 바라봤다. 뚱한 표정을 보였다.

 “내가 그렇게 싫어?”

 “아니, 전혀!”

 낙천이 여인의 간절한 표정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여인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낙천을 보다 말했다.

 “누가 댁한테 하는 얘긴 줄 알아요?”

 “그러게요, 아가씨. 별꼴이야, 정말!”

 낙천이 슬쩍 다른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도 너한테 지껄인 말 아니야.”

 “헐! 인제 와서 아니긴. 그리고 아가씨 들었어요? 지껄인다니, 사람이 얼마나 상스러운지……!”

 “소화야!”

 여인이 쏘아보자 소화가 찔끔해서 고개를 숙였다.

 “잘못했어요.”

 여인이 미안한 표정으로 낙천을 바라봤다.

 “소화 대신 제가 사과드릴게요. 얘는 착한데 너무 절 생각해서 저리 가끔 거칠게 굴 때가 있어요.”

 낙천은 무엇을 사과하는지 알지 못했다.

 “뭘?”

 “네?”

 “뭘 사과하는 건데?”

 “……소화가 아까 한 말이요?”

 그래도 낙천이 알아듣지 못하고 한쪽 눈썹을 추켜세웠다.

 “상스러……, 아니 어떻게 자기 욕한 말을 못 알아들을 수가 있어요? 진짜 기가 막혀서.”

 여인의 말에 낙천은 그제야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뭐? 맞는 말인데.”

 여인은 당황했고 소화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와아! 이 작자 보소. 지금 나 더 혼내게 하려고 수 쓰는 거 봐라. 아주!”

 “소화야!”

 여인의 눈빛이 이번엔 만만치 않았다. 소화가 울먹였다.

 “……죄송해요.”

 그동안 낙천은 고양이가 들러붙는 것에 움찔움찔하며 슬쩍슬쩍 다리를 피하고 있었다. 싫으면 아예 다른 곳으로 가든지 고양이를 내쫓으면 될 텐데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살갑게 다가서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 같았다.

 “풋!”

 여인은 왠지 감정 표현이 서툰 아버지가 생각나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가씨……?”

 “아니다. 그만 가자! 시시 또 보자!”

 여인은 소화와 함께 저번처럼 옆의 생선가게에서 초어를 다시 사고는 사람들 틈으로 불편한 다리로 절뚝이며 사라졌다.

 낙천은 여인이 사라진 지점을 바라보다 이상한 기분에 아래를 바라봤다. 고양이가 제 발등 위에서 아예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야! 시……, 너! 저리 안 가냐?”

 고양이도 이제 낙천의 고함이 아무렇지도 않은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낙천이 갑자기 시선을 들었다.

 전번에 밀린 대금을 받으러 건어물 가게를 찾아갔던 금전장의 허만이라는 자가 그때의 덩치와 함께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로 뭐라고 말을 주고받더니 덩치가 낙천을 아래위로 훑어봤다.

 덩치가 낙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허공에 대고 장난스럽게 주먹질을 해 보였다. 일향루에서의 일을 비웃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러더니 다시 낙천과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리곤 제 목을 손끝으로 그었다.

 자신이라면 넌 죽었다는 뜻이 실린 행동 같았다.

 낙천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한쪽 눈썹만 추켜세우는데 옆에 있던 허만이 피식피식 웃는 것이 보였다.

 눈빛이 희번덕거린 낙천이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야오옹!”

 발등에 누운 고양이가 불안한 듯 울어대다가 다시 안으로 파고들며 단단하게 몸을 웅크렸다.

 그걸 본 낙천은 왠지 몰라도 의자에서 일어설 수 없었다.

 허만과 덩치가 한껏 비웃음을 보이다가 사람들 틈으로 사라졌다.

 귀두도는 여전히 허만의 허리춤에 매달려 흔들거렸다.

 “아, 이놈의 고양이!”

 툴툴거리면서도 낙천은 고양이가 일어날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낙천은 작기만 한 고양이의 체온이 상당히 따뜻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초저녁부터 술 취한 사내가 과일 가게에서 돈도 안 내고 사과를 가져가겠다고 행패를 부리는 것을 낙천은 내쫓았다. 그리고 패거리를 다시 끌고 올지 몰라 한동안 그 과일 가게에 앉아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 틈 사이를 빠르게 빠져나가며 뛰어오는 사내아이가 보였다.

 사내아이는 선화로에 처음 왔을 때 본 그 소매치기였다.

 “쯧!”

 낙천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입을 차자 과일 가게 주인이 아이를 확인하더니 한숨과 함께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난 저 아이가 그리 밉지만은 않네.”

 낙천이 무슨 소리인가 싶어 주인을 바라봤다.

 “병든 엄마에 여동생 하나 있는 아이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상인들의 온갖 심부름을 자처해서 돈을 버는데 그 돈으로는 치료비도 감당 못 하는 거지. 저런 짓도 타지 사람들만 골라서 한다네. 이건 이기적인 말이지만 우리한테는 해를 끼치지 않는 데다가 가끔 물건까지 사주는데 어찌 미워할 수 있겠나?”

 낙천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비 있잖아? 같이 소매치기하는?”

 “엥? 아, 그놈! 그자는 기풍의 아비가 아니네. 고아나 돌보아 줄 어른이 없는 아이들 고름까지 빼앗아 먹는 아주 질 나쁜 새끼지. 근데 하필 금전장 놈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하니 누구도 관여하지 않는 거라네.”

 낙천이 말린 과일만 씹어먹자 주인이 주변을 둘러보며 작게 말했다.

 “왜 있지 않나? 요새 그 허만이라는 자랑 같이 다니는 그 덩치 큰 놈. 이름도 만야야(滿野野)라고 하더군. 누가 지어 주었는지 참 성의도 없이 지었지. 그러니 놈이 그 모양 그 꼴로 자라지 않았겠나?”

 “이름이 기풍이야?”

 “교기풍이네.”

 사내아이, 교기풍은 뒤를 돌아보곤 쫓는 사람이 없자 느긋하게 시장을 둘러보며 걷고 있었다.

 낙천과 눈이 마주친 교기풍은 움찔한다 싶더니 뒤로 몸을 돌리고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교기풍은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낙천을 바라봤다.

 낙천이 눈썹을 추켜세우자 다시 한 번 뒤로 주춤했다.

 “쯧!”

 혀를 찬 낙천은 품 안을 뒤져 동전 하나를 꺼내 교기풍에게 툭 던졌다.

 교기풍은 자신에게 던져진 동전을 얼떨결에 받아내고는 동전과 낙천을 바라봤다.

 낙천이 가라는 듯이 손을 흔들어대자 교기풍은 동전을 쥔 손을 마구 흔들어 보였다.

 뛰어가는 교기풍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주려면 좀 많이 주던가……!”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낙천이 와락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봤다.

 과일 주인이 찔끔한다 싶더니 사과 하나를 꺼내 낙천에게 내밀었다.

 “하나 먹어볼래?”

 낙천이 사과를 베어 물며 일어섰다.

 “낙천이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웠네.”

 낙천은 베어 문 사과를 들어 올리곤 걸음을 옮겼다.

 점점 멀어지는 낙천을 보며 과일 주인이 중얼거렸다.

 “알다 가다 모를 사람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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