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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기타
한없이 부자연스러운 우리는.
작가 : 야광흑나비
작품등록일 : 2017.3.10

이서륜(29세)180cm 71kg. 기획사 캐스팅 팀장
우울증에 걸린 히스테릭한 엄마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무감각하고 우울한 표정으로 삶을 살아가는 염세적인 남자이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서는 밝고 따스하게 웃고 싶은 남자.
그러나.... 삶은 녹록지 않고, 피로와 고민에 찌들어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없다.
"항상 웃고 싶은데, 웃으면 안 될 것 같고 웃을 수가 없어. 그래서 내가 진정으로 자유롭게 웃을 수 있는 곳은
결국 꿈에서 뿐이야."

신지은(23세) 150cm 55kg 네일숍 직원
집에서나 밖에서나 밝게 있지 않으면 언제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상처를 입기만 했기에 부당한 대우와 상처를 받지 않으려 항상 웃고 있으나 어디에서든 마음 놓고 제댈로 울고 싶은 여자.
그러나 ... 역시 사람들 틈에서 제대로 울 수는 없다.
"난 정말 우울해서 미칠 것 같은데, 무엇때문에 매사에 우울한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울고 싶은데.... 울 수 없어.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고장난 눈물샘을 막아내는 것이나, 때와 장소를 모르고 웃기만 하는 나도 싫고, 너무 지쳐. 그런데.... 난 결국 웃을 수밖에 없잖아. 울어지지 않잖아. 어딘가로 피해서 ...제대로 울고 싶어.
어딘가에서 마음 편히."

 
바쁜 하루
작성일 : 17-10-10 19:13     조회 : 427     추천 : 1     분량 : 5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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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바쁜 하루

 

 진정규의 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남들 보기엔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놈들에게는 아킬레스건과 같은 것을 다른 기획사 배우들이 건드린 것 때문이었다.

 우울한 낯짝에 별 볼일 없는 연기력으로도 스타 반열에 오른 재수 없는 것들.

 그것은 남들보다도 놈들 스스로 더 잘 알고 있는 것이었고 누구도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다.

 우울한 얼굴로 우울한 연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누구보다도 발버둥 치지만 타고난 부분을 바꿀 수 없다는 자괴감. 그것이 저 자존심 센 놈들의 야수성을 건드린 것이었다.

 애초에 그 사실을 알고도 떠안고 함께 가는 내게는 그저 욕설 몇 번에 앙탈 몇 번이 다였지만 남에게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고 인정하기 싫은 일이기도 할 터였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그런 말을 들어도 밖에서는 꽤 성질을 참아내던 놈들이었는데, 다른 기획사 놈들이 단체로 달려와서 나를 비롯한 기획사 식구들을 천하에 모질이로 만드는 것은 도저히 못 참을 일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좀 참지 그랬냐.”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는 놈들에게 작은 핀잔을 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도 진정규는 툴툴거리는 목소리로 이죽거리는 것이었다.

 “그럼 다른 놈들이 형을 세상 둘도 없는 모질이로 보는데 그걸 참으라는 말이야?”

 “나중에 조용한 데서 쥐어 패더라도 그렇게 공공연히 성질부릴 일은 아니었다는 거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놈들을 어르며 말하던 내게 새빨갛게 익은 얼굴로 새로 들어온 신인 배우 차 혁이 울분을 토해냈다.

 “형은 우리 보고 어떻게 그걸 참으라고 해요? 형이 캐스팅 해 주지 않았으면 밑바닥 아르바이트생으로 인생 종 쳤을지도 모르는 우리들인데. 우리가 이 모양인 것 알고도 받아준 형을 그렇게 말 한 놈들이잖아요! 누구보다 우리 가치를 알고 제대로 키워주고 있는 사람을 남이 까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요.”

 그 말에 나는 그저 허허 웃으며 찬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여운 놈들. 너희들이 그놈들 말처럼 별 볼일 없는 놈들이 아니라는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내가 그놈들 생각처럼 모질이가 아니라는 건 너희들이 제일 잘 아는 것 아니냐. 그런데 다른 놈들이 뭐라 한다고 앞뒤 재지 않고 왈칵 화부터 내면……. 내가 더 곤란해지지 않겠냐.”

 “형은 화도 안 나우?”

 “화가 왜 나?”

 “아니, 그놈들이 모질이라고 하는 거…….”

 “니들. 이 바닥 생활 몇 년이야? 아마추어도 아니고 이 바닥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지 알 정도는 되잖아. 내가 놈들 말처럼 모질이였으면 이 바닥에서 니들같이 음침한 놈들을 하나같이 톱스타 반열에 올리고 번듯한 스타 자리에 앉혀 놓을 수 있었겠냐? 더구나 성질도 하나같이 개차반인 니들을?”

 “윽! 거기서 성질은 왜 나와요!”

 차 혁이 조금 옅어졌던 얼굴을 다시 붉히며 소리쳤다.

 “니들을 내가 인정하고 니들 팬들이 인정하는데, 한낱 연기자들한테 그런 소리 들었다는 것만으로 발끈해서 열 내니까 하는 말이다. 그런 말에 초연하지 못하고 일일이 대응하면 진짜로 모질이라는 걸 인정하는 꼴밖에 안 되는 거야.”

 “그래도 화나는 걸 어떡해요.”

 “맞아. 형이 우릴 얼마나 힘들게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러니까. 그렇게 잘 알면, 제발 성질 좀 죽이고 남들이 찍소리 못 할 스타가 되는 데에 집중하면 될 것 아니냐. 잘 나가면 개똥 같은 소릴 해도 좋아해 준다던데, 좀 참고 있다가 스타 돼서 성질부리면 니들도 편하고 나도 편해지지 않겠어? 적당히 요령 피우며 성질부리라는 거다. 요령껏 남들이 뭐라 할 수 없는 이유를 붙여서 성질부리라고. 다짜고짜 왁왁 대기만 하면 진짜로 모질이 취급받는다?”

 놈들이 조금 수그러든 눈치다.

 “일단 스타가 돼. 억울하면 그 소리 했던 놈들 하나같이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엿 먹이면 되는 거야. 알아들었냐?”

 “네…….”

 제대로 알아들은 듯 놈들의 풀 죽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다고 너무 기죽진 말고. 니들 같이 잘난 놈들이 기죽으면 그것만큼 꼴불견인 것도 없다.”

 나는 놈들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고 돌아서서 조용히 분노했다.

 ‘개새끼들. 지들이 뭐라고 내 새끼들 성질을 건드려?’

 그들은 모른다. 아무리 성질이 거지 같아도 놈들을 키운 나와 날 따라와 준 놈들의 유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이놈들은 아직 잘 모르지만 아무것도 아닌 놈들이라서 캐스팅하고 키운 것도 아니다. 하나같이 우울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지만 굳이 내가 키우지 않았어도 누군가의 눈에 띄어 스타가 될 자질이 충분한 놈들이었기에 손을 내민 것이었고, 하나같이 좋지 않은 사정이었던 놈들에게 손을 내민 후로 한결같이 놈들의 성질을 받아주고 키운 내게 고마움을 느끼며 노력한 놈들이었기에 모두들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단지 기획사의 뒷배만으로 하나같이 톱스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될 놈들은 뒷배가 있을 때 더 잘 되고, 안 될 놈들은 아무리 뒷배가 있어도 안 되는 것이다.

 그 차이를 모른다면 혹여 스타의 반열에 들더라도 롱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바닥이기에, 나는 놈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그 기획사 배우들을 하나같이 기억하며 조용히 조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놈들을 달래고 파티에 참석했던-문제의 배우들이 소속된- 회사 사장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기획사 사장들에게 내 새끼들을 상처 준 배우들의 치부가 될 일들을 팩스로 보냈다.

 그러자 왠지 거만하게 전화를 받던 기획사 사장들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왔다.

 ‘그러게 왜 내 새끼들을 건드려?’

 워낙에 우울하고 포악하긴 해도 사생활 관리는 나름대로 해 온 탓에 뒷소문은 깨끗한 편인 놈들과 달리 다른 기획사 놈들에게는 치부라고 할 만한 일들이 많았다.

 터지면 문제가 될 만한 일들.

 마약, 여자 문제, 돈 문제, 가족문제, 성상납 등.

 예민한 놈들을 성공시키려면 내 스타들을 잘 알아 둬야 하는 것과 동시에 타인의 치부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런 대응은 내가 놈들을 건드리지 않는 대신에 놈들도 절대 내 새끼들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였다.

 어느 곳보다 지저분하고 힘든 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똑같이 진흙탕을 구를 각오가 필요하다. 또한 나는 그것을 아주 잘 알기 때문에 그만큼의 각오를 갖고 여태껏 온갖 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것이다.

 친척들에게서 어머니를 지쳐왔던 세월만큼이나 치열하게.

 나는 내가 자식처럼 키우는 놈들을 위해서라면 내 손에 무엇을 묻히고서라도 움직일 각오가 되어 있다.

  나를 아직 제대로 모르는 놈들이라면 이번처럼 꼭 실수를 하곤 하지만, 대체로 한 번 당한 후에는 이런 잡음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니 밟아 둘 수 있을 때, 상처 준 놈들은 제대로 밟아 주는 편이었다. 놈들은 평생 가야 내가 이렇게까지 놈들을 아끼는 것을 모를 테지만.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파티에 참가한 여러 언론사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놈들을 끌고 다니느라 어긋났던 회사 일을 얼추 마무리 짓고 보니 밖은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

 새벽에 집으로 돌아가는 날은 자주 있었지만 이렇게 어정쩡한 저녁에 퇴근하는 것은 가히 오랜만인 일이라 잠시 집에 돌아가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술이나 한잔 하고 갈까?’

 일을 하기 전이나 하고 난 뒤에나 특별히 여가생활이라 할 만한 것이 없어서인지, 이르다면 이른 퇴근을 해야 할 때면 혼자 허공에 붕 뜨는 느낌이다. 이런 날은 안 그래도 들어가기 싫은 집에 더 들어가기 싫어지기도 하니……. 역시 집에 들어가지 말고 진탕 취해서 어딘가에 널브러지고만 싶다.

 그렇게 붕 뜬 모습의 자신을 거울 너머로 쳐다보며 혀를 차고 있을 때쯤,

 “이 서륜~실장! 시간 좀 돼?”

 콧소리가 들어간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냐?”

 “그럼~ 나지. 나 말고 어떤 여자가 이 서륜 실장같이 까다로운 남자의 비위를 맞추겠어? 나 말고 누가?”

 “너 말고 다른 사람이 맞춰주면 좋겠다. 너무 익숙해서 질려!”

 “어머! 또 독설이야? 자꾸 그러면 아무리 나라도 상처받아.”

 “이 정도가 독설인가……. 어지간한 독설에 내성은 진즉에 생겼잖아? 맞받아칠 만큼 독하기도 하고. 안 그래?”

 “아이, 재미없어. 상처받은 표정이면 좀 달래주는 맛도 있어야지. 번번이 이렇게 비껴간다니까. 자기는?”

 “널 너무 잘 아니까 그러는 거지.”

 “말은 잘 해.”

 경 해윤. 시즌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제대로 대화를 나누는 유일한 여자.

 유일하게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누는 배우이자 좋은 친구였다.

 그녀는 내게 조금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여자라는 성별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어머니 빼고는 유일하다고 할 정도의 상대.

 해윤은 첫 만남에서부터 성별이 다른 나와 같다. 살아온 시간은 닮지 않았지만 본래의 밝고 자신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본성을 숨기고 극도의 우울을 끌어안은 사람이라는 점이 말을 걸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닮았다.

 여자로서 배우의 길을 걷기엔 조금 늦은 나이에 데뷔한 데다가 3년을 꼬박 말도 안 되는 기획사에 묶여서 아르바이트를 몇 개나 하며 회사에 돈까지 상납하던 것을 빼내 준 것이 계기가 되어 시즌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지 3년인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기에 나는 그녀가 여자라고 해도 동성인 놈들과 마찬가지로 편한 마음이 있지만 다행히 그녀는 내가 전전긍긍하며 지켜줘야 할 만큼 나약하진 않았다.

 천성이 우울하지 않고 우울함을 길게 끌지 않는 여자인 데다가 전 소속사를 떼어내기 전부터 서서히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것을 확실하게 이용할 줄도 알았다.

 나와 같은 부류.

 그녀는 밝고 교활하다. 그런 허술하고 말도 안 되는 기획사에 발목 잡혀 있던 것이 이상할 만큼. 지금에 와서는 어쩌면 그것 또한 빠른 성공을 위한 발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그녀는 노련하고 교활한 여자이다. 그래서 어떤 여자보다 편하고 어머니에게서 스트레스를 받는 내게 숨 쉴 구멍을 주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요즘엔 그녀가 나와 같은 부류라는 것이 도리어 거북함을 안겨준다. 겉으론 어두운 척, 우울한 척하며 우울증 약까지 가짜로 처방받아서 먹으면서 어두운 역할만을 받아 연기하는 그녀가. 그것을 통해 몽환적이고 처연한 미녀 배우로 자리매김을 하고 내가 키우는 놈들의 곁에, 그리고 내 곁에 항상 머무르려고 하는 그녀가 몹시 이질적이다.

 나는 의식적으로 뜸을 들이다 그녀의 요청을 정중히 거부했다.

 “시간 없다.”

 그러나 그녀는 내 의견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팔을 끌며 재잘거린다.

 “그렇게 빼지 말고~오. 당신도 가면 기분 전환도 되고 좋을 거야.”

 ‘기분 전환이 된다니. 이게 전환할 수 있는 기분이기는 하냐?’

 더 거부해봤자 계속 치대며 엉겨 붙을 것이 뻔해 보여서 못 이긴 척 따라가 줬다. 그것이 그녀를 처음 만나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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