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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
작가 : 별넷은꿈
작품등록일 : 2017.10.6

왕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살아있는 소나무의 영혼을 넣어 호위무사로 삼고 싶어 한다. 이 어명을 받은 박수 무당은 하늘의 기운을 건드려 소나무에 영혼을 불어넣고, 그 벌로 오백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죽지 못하고 살아, 현재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다. 형제애로 뭉친 여섯 명의 멤버들은 2박 3일 촬영 중 그들 서로간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박수 무당은 영생을 끝낼 단서를 찾아 나선다.

 
12화. 촬영 둘째 날, 00:30AM (12-1. 빈)
작성일 : 17-10-06 16:07     조회 : 218     추천 : 0     분량 : 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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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의 이야기 **

 

 

 “나를 제자리로 돌려줘…”

 

 조용하게 자신이 원하는 걸 이야기하는 네오형을 본다. 아직 형만이 우리에게 형의 몇백 년이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물어볼 용기를 내지 못한다.

 

 모두들 침묵하고 있다. 모두들 나의 답을 듣고 싶어 하면서 나를 재촉하는 이는 하나 없다. 방안,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 소리만 들린다. 그러나 나의 침묵은 그들에게 또 다른 고통일 것이다. 몇백 년을 기다린 답을 지금 내가 해 주어야 한다. 정말, 지금처럼 멤버들 앞에서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입을 떼자 목이 메온다.

 

 “나는… 어떻게 왕의 저주를 풀 수 있는지… 방법을… 몰라”

 

 내 눈은, 내 얼굴은 의미 없이 방바닥만 바라보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멤버들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다. 방바닥에 퍼질러 앉아 침대에 기대어 있는데도, 내 다리가 떨리고, 내 팔과 손이 떨고 있어서 내 양손을 서로 맞잡아 스스로 깍지를 끼어 본다. 목소리가 떨려서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형들을… 제자리로…”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는지도… 몰라”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진실을 이야기할 때, 댄형과 네오형, 케니형, 나비가 느낄 절망감을 알기에 나는 다시 눈물이 흐른다. 나의 절망감도 같이 흐른다. 나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절실하다.

 

 소나무의 영혼 네 개가 모두 살아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 해 본 일이다. 어렴풋이 희망 사항으로만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면 하늘이 알아서 우리 모두를 제자리로 돌려줄 것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 한자리에서 가족보다 더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 것이 벌써 사 년이 넘는다. 연습생으로 한자리에 모였을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 소나무 숲길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았을 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은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형들의 소나무인 영혼을 그림에라도 넣어야 한단 말인가?

 

 왕이 그리려던 그림은 이미 완성되었고, 누가 그린 것인지 모르는 수십장의 그림이 이곳저곳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소나무의 영혼이 그림에 들어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를 멤버들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한다. 목적이 사라진 영혼들. 원래의 몸이었던 소나무들도 모두 사라진 현재. 우리의 제자리는 어디인가?

 

 이제는 영생을 명하던 그 어명을 바꾸어줄 왕도 없다.

 

 주술을 외워 영혼을 움직이던 그 힘을 담아두었던 육체도 이제 나에게 없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다시 침묵이 방안에 흐른다.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효기가 나서준다. 내 뒤 침대 위에 네오형과 나란히 앉아 있던 몸을 움직여 나에게 다가와 팔을 뻗어 뒤에서 나를 안아준다. 한참을 흐르는 침묵을 막내도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를 안고 있던 효기가 “형 몸에서 열나는 거 같아”라고 말하며 나를 안고 있는 팔을 풀어 손으로 이마를 짚어 본다..

 

 효기의 작은 행동 하나에 힘이 난다. 모두가 나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의 이야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 여기서 그만두면 안된다.’ 는 다짐을 스스로 다시 한다.

 

 “소나무 영혼을 붙잡아 넣지 않아도 왕이 그리려 했던 그림이 완성되어서 사용되어 졌었다는 것을 기록을 찾아봐서 알고 있었어. 사실은 왕이 그리려 했던 그림이 일월오봉도 인지는 그냥 내 짐작일 뿐이야. 대략적인 구도나 그림 안의 상징물들이 아주 완벽히 닮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일월오봉도는 정확하게 언제 누가 그려서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기록은 없지만 현존하는 기록에는 조선 왕조 후기부터라는 기록이 있더라고”

 

 “형들의 소나무 영혼들이 깨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해서 나처럼 살아 있는 영혼이, 죽은 생명에서 살아있는 생명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지금 당장 내 추측은 우리가 모두 모두 한자리 모이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림을 완성하기 전에 왕께서 승하하셔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나는 계속 나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인간의 몸으로 영혼이 이동되어져 온 이후로, 끊임없이 단서를 찾고 있었다. 그림에 대한 단서, 왕의 기록에 대한 단서, 소나무에 대한 단서, 나와 비슷한 존재가 있는가에 대한 단서, 영혼 이동이라는 현상에 대한 단서, 불로장생에 대한 단서. 무엇이든 연관된 것이라면 정보를 찾아 헤매는 삶이었었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라는 것이 있어 정보를 찾기가 훨씬 쉬워졌으나, 몇십 년 전만 해도 비슷한 소문이 들리면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는 환경이었었다.

 

 이십 년 전에는 창덕궁 인정전, 왕의 의자 뒤에 있다는 일월오봉도 병풍, 일월오봉병을 직접 보겠다고 창덕궁을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기억이라는 것이 우스운 게, 그렇게 오백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지났는데도 그때 왕에게서 느낀 죽음의 기운이 두렵고 무서워 창덕궁의 정문 격인 돈화문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적이 있었다.

 

 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멍해져서 방바닥 한 보고 있는 나에게 다시 효기가 말을 걸어준다.

 

 “형의 영혼은 어떻게 지금 빈이 되었어?”

 

 

 

 

 

 빈의 몸 이전에, 나의 영혼을 담고 있던 사람은 의사였다. 그날은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헌혈하고, 내가 죽으면 나의 몸에 있는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평소보다 빨리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운전이 하기 싫었던 나는 택시를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병원 건물 밖으로 나와 길을 걸었다.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고, 길을 건너야겠다고 생각해서 무단횡단을 했다. 그러다 사고가 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런데, 눈을 떴을 때 아이의 몸 안이었다.

 

 아이의 몸에서 눈을 떠 주위를 살펴보았다. 익숙한 장소였다. 내가 일하던 병원이었다. 아이는 수혈을 받고 있었다. 수혈받고 있는 혈액형이 내 이전의 몸의 혈액형과 같았다. 나는 이 아이가 내 이전의 몸이 헌혈해 놓은 피를 수혈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나는 피를 수혈받은 아이, 빈 안으로 들어왔다.

 

 사실, 나는 연예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끊임없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 직업이라 언제 나의 정체가 탄로 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조용하게 아무도 모르게 이 아이의 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인생을 살다 다음 생으로 넘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 아이의 본능은 강했고, 내가 그 본능을 따르지 않을 때 마다 아이는 아팠다.

 

 빈은 정말 멋지게 자라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빈은 이 못된 박수 무당 영혼이 아무리 억눌러도 길을 나서면 모두의 눈을 사로잡았고, 끊임없이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빈이 다시 아픈 것이 싫어서 오디션을 보러 가서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고, 더 이상 빈을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내 영혼이 빈의 육체가 가진 본능과 의지에 몸을 맡기자, 이 아이는 날개를 달았다. 밤을 새워 노래와 춤 연습을 하고, 얼굴의 미소가 더욱 밝아지고, 모든 사람을 끌어들이는 아름다운 마력이 생겼다. 정말 연예인이 되었다.

 

 

 

 

 

 내 혼이 들어있는 빈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더 신이나 흥분해 있는걸 느꼈다. 멤버들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짓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영혼을 담아 주고 있는 이 보물 상자 같은 몸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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