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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작가 : 후글다
작품등록일 : 2017.7.8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14화
작성일 : 17-09-13 12:09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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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혼드레스씨”

 “네?”

 

 밤이 된 숲은 한치 앞도 안보일정도로 어두웠지만 해지기전에 혼드레스가 급하게 만든 바위 사이 틈 속 임시거처에 제법 푹신한 지푸라기와 잎사귀를 깔고 앉은 나류와 혼드레스는 중앙에 피워진 모닥불 가까이 앉아 추운밤의 숲속에서 몸을 녹이고 있었다.

 

 “혼드레스씨는 모험자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아주 멋진 모험자일까요”

 “풉 멋진 모험자이신 것 같아요”

 “나류씨는 마을에서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고 하셨죠?”

 “네 오빠가 있어요”

 “오빠는 어떤분이시죠?”

 “오빠는 용병이었어요 그리고 저를 위해서 레드드래곤 소속으로 들어갔어요”

 “역시...드래곤의 비늘 때문인가요?”

 “네...”

 “드래곤의 비늘이 효과가 있긴 한건가요?”

 “있다고 듣긴 했지만 오빠가 레드드래곤 소속으로 들어간 건 비늘을 공주에게 주지 않고 먼저 비늘을 손에 넣기 위해서에요. 사실 저보다 공주님의 병이 고쳐지는게 세계를 위해서 좋은 일 아닐까요?”

 “그럴리가요 저로선 한번도 만나본적도 없는 공주님보다는 나류씨가 비늘을 얻는게 세계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 보는데요? 공주님신분이면 목숨을 걸고 비늘을 찾아다가 가져다줄 사람이 산더미일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지만..그래도...”

 “누구나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공주님이나 나류씨나 모두 말이에요 나류씨 오빠분도 그렇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거겠죠”

 “네.....”

 “일단 주무시고 내일이면 마을에 도착할거에요”

 “네..편히 주무세요”

 

 혼드레스는 나류가 피곤했는지 바로 잠들어버리자 따듯하게 모닥불을 켠 채로 방패를 들고 임시거처 밖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나갔다. 밖에 묶여있는 말을 확인한 혼드레스는 말의 옆에 놓여 있는 큰 바위위에 걸터앉았다

 

 “말아 아무래도 공주님에게 드릴 드래곤 비늘은 포기해야겠는데? 그게 좋겠지?”

 “히이잉”

 “그런데 공주님한테 비늘을 주고 돈을 받는게 무산되면 이제 돈이 없어서 널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히잉!”

 “농담이야 농담!”

 “푸득푸드득”

 

 

 

 “루 숲에서 뭘 찾는 거야?”

 “비늘”

 “비늘? 비늘은 왜? 그거 먹으면 모든 병이 다 고쳐진다면서?”

 “그 반대거든 먹으면 비늘에 깃든 에너지가 너무 강해서 인간이나 동물의 육체는 견디지 못하거든”

 “그럼 왜 그렇게 효과가 좋다고 알려 진거야?”

 “나도 모르지 그래서 난 비늘이 벗겨지거나 떨어지거나 하면 꼭 찾거든”

 “착하네 루~”

 “머리 만지지맛! 도대체 쓸데없는 소문은 누가 퍼뜨린거지?”

 

 한밤중에 숲속을 돌아다니던 젊은 여자와 소년은 어두워진 숲이 잘 보이는 듯 여유 있게 걸어 다녔고 곧 소년이 어디론가 뛰어가 작은 조각을 주워왔다 주황빛 비늘은 영양분이 부족한 손톱처럼 갈라져 있었고 소년이 기쁜 듯이 방방 뛰며 여자에게 가까이 왔을 때 여자의 몸에서 점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입고 있던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점액이 흐르자 소년은 그 광경을 보고 놀랐고 당사자인 여자는 더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고 흐르는 점액을 손으로 만지며 살펴보았다.

 

 “네레미누나 괜찮아?”

 “이 느낌 오랜만이야....”

 

 네레미는 감격스러운 듯 양팔로 어깨를 감싸 안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루는 옆으로 다가와 바닥에 풀썩 앉았다

 

 “루...저번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어디라고 했었지?”

 “목 뒤에...여기..”

 “가까이 와서 보여줘”

 

 루가 목 뒤를 보여주자 상처가 조금 아물어 있었지만 상처가 워낙 깊어 전부 회복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거라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상처가 보였다 네레미는 손을 뻗어 점액을 루의 목뒤의 상처에 떨어뜨렸고 루는 점액이 목에 닿자 시원함을 느꼈고 온 몸에 힘이 빠졌다가 이내 다시 힘이 돌아왔다 루가 조심스럽게 목뒤를 만져보자 방금 전까지 보였던 상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놀라는 루의 표정을 보던 네레미가 말했다

 

 “이게 인어액이야”

 “엄...엄청나네”

 “인어액이 나온다는 건... 이 근방에 그 남자가 있나봐!”

 “그 찾고 있다는 인간 남자?”

 “응응 물의 이야기가 맞았나봐 내일부터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찾아봐야겠어”

 

 네레미의 기대감과 부끄러움이 가득한 황홀한 얼굴을 본 루는 덩달아 미소 지었다

 

 

 

 “엔님”

 “네? 무슨 일이죠? 미쥬아가씨?”

 “제가 왜 이 병력에 같이 섞여서 가는 건가요?”

 “아가씨는 저번 전투에 참가하질 않아서 함께 데려가라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아가씨가 없어서 저번 전투는 거의 전 병력이 전멸했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로 끝났습니다”

 “그건 엔님이 포로로 잡혀있어서 그런거 아니었나요? 그래도 저번 전투에서 엔님을 구출했으니 그렇게 나쁜 전투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번 전투의 피해가 너무나 커서 분한 감정에 요즘에는 밤에 잠도 오질 않습니다. 반드시 레드드래곤은 이번에 완전히 와해시킬겁니다”

 

 수천명의 기사들의 행렬의 최선두에서 말을 타고 가는 엔과 미쥬는 투트란계곡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미쥬는 바람에 흩날리는 엔의 금색으로 빛나다가 은빛으로 변하는 머리칼을 잠시 바라보다가 엔과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엔은 미쥬의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는 한번 미소 짓더니 다시 계곡을 향해 박차를 가했다

 

 “레피스?”

 “네 아가씨”

 

 미쥬가 바로 뒤에서 말을 타고 따라오는 레피스를 부르자 레피스가 옆으로 다가왔다

 

 “금은발이란거 실제로 보니 예쁘긴 하네..?”

 “그렇죠 너무 예뻐요. 키도 크시고 날씬하시고 얼굴도 예쁘신데 아름다운 머리카락까지 가지고 계시니...흠잡을 곳이 없어요. 이 세상은 얼마나 불공평한가요...흐....”

 “예쁘긴 한데 분명 정신이 이상할거야 분명...”

 “엔님은 왕가친위대 대장이신만큼 왕의 신임을 받고 계시다고요 그리고 이전에 포로로 잡히신 것도 이전에 먼저 포로로 잡혔던 병력들을 풀어주는 조건이었다고 해요 정말 너무 멋지신 분이에요~”

 “레피스 내가 지금 엔이 완벽하다고 말하려는게 아니잖아!”

 “아가씨 진정하세요. 사실 제가 엔님의 유일한 단점을 하나 알고 있다구요”

 “뭐 뭔데?”

 “사실 엔님은 애인이 없으시죠”

 “애인이 없다고? 그게 단점이야?”

 “사실 분명 수많은 남자들에게 고백을 받았을거에요”

 “그랬겠지 저런 모습을 보면 남자들이야 떼로 달려들겠지”

 “하지만 엔님은 남자에 관한 어떤 소문도 없어요. 보통은 남자관계가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하는 소문이 돌아다닐 법도 한데 분명 뭔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자들 사이에서는 멀리서 보면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잡으려고 하면 가까워지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아서 안개기사라는 별명도 있다고 하네요”

 “안개기사라.... 혹시 남자공포증이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야?”

 “후후 그럴수도 있겠죠? 그거 꽤나 치명적인 단점이라구요?”

 “후후후후 앞으로가 기대 되는데? 한번 두고 보자고 엔”

 “그런데 아가씨 애초에 저희가 계획했던 [혼드레스씨 찾기]를 하려면 이렇게 이동하진 않았어도 목적지로 투트란 계곡으로 가야했으니 엔님과 사이좋게 지내셔도 되지 않나요?”

 “원래 잘 지내려고 했어”

 “그럼 왜?”

 “비율에 안 맞게 가슴이 너무 크다구! 저건 사기 아니야? 안에 뭘 넣은 건가?”

 “그래도 저보단 작은 것 같은데요?”

 

 미쥬는 옆에서 자기 가슴을 스스로 만져보는 레피스를 보더니 불쾌해진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죽어!!!!”

 

 

 

 

 “앞도 안 보이는 애를 어떻게 키워?”

 “내가 저렇게 낳고 싶어서 낳았나? 왜 나한테만 그래?”

 “밥만 축내겠구만! 어휴”

 

 어두운 방안에 몸을 쪼그려 앉아 얼굴을 허벅지에 파묻은 소녀와 소녀의 옆에 앉아 씩씩거리는 소년은 건너편 방에서 들려오는 부모라는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문이 굳게 닫힌 방안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오직 소년만이 느낄 수 있는 어둠이었다. 소년은 말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고개를 파묻은 소녀에게 말했다.

 

 “조금만 더 참아줘 이 집에서 나가면 내가 지켜줄게 응?”

 “...”

 

 소년이 애써 웃으면서 말했지만 소녀는 고개를 그대로 파묻은 채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이 흐르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자 소년은 다시 소녀에게 말했다

 

 “둘 다 자러 갔나봐”

 “오빠....나...이렇게 태어난게 죄야?”

 “응? 그럴 리가 없잖아 아마 신님이 나쁜 세상을 보여주지 않으시려고 한 거 아닐까?”

 “그렇다면 엄마 아빠는 나를 왜 이렇게 싫어해?”

 “저 사람들은 부모인 척 하는 악마들이야 오빠랑 이곳을 떠나면 저 악마들은 잊고 오빠랑 살자 그리고 나중에 오빠가 눈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줄게”

 

 소년이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자 소녀는 파묻었던 얼굴을 들고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얼굴에 온통 눈물범벅이 얼룩진 채 오빠의 말에 기분이 좋아 진 듯 기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오빠”

 “고맙다니 당연히 그렇게 해줘야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볼 거야 그러니 나를 믿고 따라 와줘 알았지?”

 “응”

 

 소년이 소녀와 함께 집을 나온 건 그 후 몇 년이 더 지난 시점이었고 소녀가 집 밖에서 소년을 기다리자 소년은 온 몸에 피가 묻은 채로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집밖으로 걸어 나왔고 소녀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가까이 다가갔다.

 

 “무탄 오빠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나..나류! 잠깐만 씻고 올게”

 

 나류가 멀리서 다가오자 무탄은 번쩍 정신을 차려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몸을 씻고 옷도 갈아입었다

 

 “나류 미안해 오래 걸렸지?”

 “오빠는 항상 늦는다니까”

 “하하 미안해 그래도 인사라도 하고 나오려고 했는데 집에 있는 인간들이 나류 너를 술집에서 일하게 하려고 해서 조금 싸우고 나왔거든 이제 앞으로는 볼일 없을 거야 신경 쓰지마”

 “...”

 

 나류가 무탄에게 급하게 다가가 무탄의 볼에 손을 가져가자 나류는 무탄의 볼이 떨리고 있다는 걸 느꼈고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오빠....”

 “나류....”

 

 무탄은 나류가 더 이상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마음을 다잡고 나류의 손을 잡고 나류의 몸을 이끌었다

 

 “나류 이제 오빠가 지켜줄게 이제 그만 가자”

 “응..알았어”

 

 무탄과 나류가 손을 잡고 언덕길을 내려가 한참을 걸어갔을 때 무탄은 뒤돌아 멀리서 집 윗쪽으로 타오르는 검은 연기를 보더니 이내 나류와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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