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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작가 : 후글다
작품등록일 : 2017.7.8

당신은 고블린보다 강합니까?

 
11화
작성일 : 17-09-13 11:56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8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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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해테로 영주는 의도가 불순하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악의적인 행동을 저질렀기에 지위를 박탈하고 40년 징역형에 처한다”

 “다음으로 류아는 기사로서 명예를 실추하고 해테로 영주의 일탈과 범죄에 가담한 죄가 무거우나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해테로 영주의 횡포를 발언한 점, 해테로 영주를 생포할 때 협력해준 점을 감안해서 징역 2년형과 기사직위를 박탈한다”

 

 정적이 감도는 법정에서 판사의 판결이 끝나자 멀리서 재판을 보러 온 네레마 마을 사람들과 세리오 도시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재판소 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판결이 마음에 안든 사람들은 형이 너무 약하다며 욕을 하면서 걸어갔다. 맨 앞자리에 앉았던 레미오는 수갑을 차고 밖으로 걸어가는 류아의 모습을 안쓰러운 듯 바라보았다.

 

 “류아가 그런 일을 하고 있었을 줄은...”

 “젠씨는 류아와 함께 지낸 적이 있었나요?”

 “저는 류아와 같은 훈련소에서 만났어요. 레미오씨는 가오스종교에 들어가서 만나신거죠?”

 “네 류아가 해테로영주의 범죄를 도왔다는 것은 저도 충격이었어요. 지금이라도 죄를 인정해서 형량이 줄어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전 류아가 징역형이 끝날 때까진 케를타스로 가서 류아의 어머니를 돌봐드릴까 생각중이에요”

 “저도 뭔가 힘이 닿는데 까지 돕고 싶지만 판티아교에서 부대에 복귀하라는 지시가 내려와서 그쪽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혹시 레미오씨는 투트란 계곡으로 가서 합류하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셨나요? 지금 계곡에 다른 종교인들도 상당히 많이 집결한다고 들었거든요”

 

 옆자리에 앉은 젠의 말을 들은 레미오는 오른쪽 어깨를 왼손으로 매만지며 조금 아쉬움이 남아 있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이제 싸우기 어려울 것 같아요. 네레마 마을에서 해테로영주를 잡아 오고 나서 어깨를 계속 치료했는데 너무 깊게 베인 상처라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오른팔로 조금만 무거운 걸 들면 어깨가 아파서 이제 검을 휘두르는 건 어렵게 됐어요..”

 

 젠은 뜻밖의 사실에 당황해 레미오에게 연신 사과를 했고 레미오는 익숙해진 듯 애써 미소지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모르셨으니까 괜찮아요. 이제 기사직은 그만두고 종교인으로서 새롭게 생활을 해보려고 하니까요”

 “정말 죄송합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젠이 먼저 도시를 떠날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가자 레미오는 아무도 없는 조용한 법정에서 한참이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곧 법정 안으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고 발걸음은 레미오의 옆자리에서 멈춰섰다.

 

 “레미오...”

 “..사제님...훌쩍”

 

 늙은 여사제가 옆자리에 앉아 어깨를 보듬어 주자, 레미오는 다친 후에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면서 더 이상 기사신분으로 생활할 수 없는 현실을 떠올리며 쌓여왔던 분노와 억울함을 여사제의 품에 터뜨렸다.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저와 함께...?!”

 “싫어요”

 “아직 말도 안했는데...!”

 “미안해요 싫어요”

 “이유라도 말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말...못해요”

 “...제 신분 때문에 그런 것입니까?”

 “그건 아니에요 직접 이렇게 찾아와주신 것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인이 대답하자 거구의 남자는 체념한 듯 씁쓸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당신을 처음 본 건 일년전이었습니다. 숲에서 저를 구해주셨을 때 당신이 다친 인어들을 치료해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당신에게 반했습니다. 당신은 인어의 어머니가 될 자격이 있습니다”

 “저는 그 때 누구도 치료하지 못했어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 네레미씨가 2년 전부터 인어액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인어액이 나오지 않자 숲에서 약초들을 구해다가 입으로 씹어서 응급조치를 해주신 걸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을 텐데요...”

 “우습게도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그 행동이 제 마음의 결심을 굳히게 만들었고 이렇게 제가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기다리는 자유정도는 허락해주십시오. 다음에 편지 하겠습니다”

 “....”

 

 외딴 작은 호수가에 나타난 건장한 남자가 몸을 돌려 걸어가자, 주변 숲에 숨어있던 수많은 무리가 서둘러 남자를 따라 이동했다. 호숫가에 서서 푸른머리를 흩날리는 여인이 돌아가는 남자와 무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 호숫가에서 물보라가 일어났다.

 

 -네레미 무슨 소란이라도 있니?-

 “별일 아니에요...인어왕자님이 청혼을 하셨어요”

 -뭐라고?!-

 

 물보라가 순식간에 커지며 물위로 몸을 드러낸 인어 루미네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네레미 청혼을 계속 거절하지 말라고 말했잖니 인어의 세계는 좁아서 금방 소문이 날수도 있어-

 “그럼 엄마부터 인어랑 결혼하지 그랬어요. 왜...”

 -끄응...-

 

 뚱해있는 루미네아의 표정을 본 네레미는 아차 싶었는지 다시 말을 바꿨다

 

 “죄송해요 최근에 계속 결혼하라고 하셔서 예민해져서 말이 잘못 나온 것 같아요”

 -그럼 결혼할 거야? 인어왕자님하고?-

 “지금은 별로 생각이 없어요”

 -끙...아! 전에 도움을 받았던 분하고는 다시는 안 만난다고 소리치더니 역시 그 분을 만나고 싶은거구나?-

 “아니거든요?! 벌써 2년 전 일이라서 이젠 생각도 안나는데요??!”

 

 얼굴에 홍조를 띄며 당황한 듯 부정하는 네레미를 본 루미네아는 뭔가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네레미를 바라보았다

 

 -아니라고 하면서도 얼굴에 다 드러나네~ 2년전 일인지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고 말이야 그 분을 만나러 가도 상관없단다. 난 사랑하는 딸의 선택을 믿을거야-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사실 2년 전부터 인어액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서 왕자님이 이해해준다고 해도 제가 스스로를 인정할 수 없다고요”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그 분을 만나는 수밖에 없겠네 만나게 되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루미네아의 말을 들은 네레미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결심이 선 듯 루미네아를 향해 말했다

 

 “직접 찾아서 만나봐야 겠어요”

 -엄마도 같이 갈까? 아니면 다른 호위 인어들을 고용해볼까-

 “아니요 혼자 가는게 편해요 엄마는 물 밖으로 나오면 약해지잖아요 호위 인어들도 모두 마찬가지일 테고요”

 -그렇지...이제 네레미도 다 컸구나...위험하진 않겠니?-

 

 루미네아가 떠오른 곳에 가까이 다가간 네레미는 양손을 들어 펴고 주문을 외웠고 곧 호수의 물이 네레미의 몸에 날아들었고 회오리치듯 네레미의 몸을 적신 물입자들은 얼어붙듯이 단단한 육각구조를 이루어 네레미의 온몸에 갑옷처럼 입혀졌다. 루미네아는 네레미의 모습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네레미는 루미네아를 바라보았다

 

 “괜찮을거에요 전 물 밖으로 나와도 약해지지 않으니까요”

 -물을 그렇게나 다룰 수 있다니...그...그렇지만...그래도 걱정된다고~!-

 “일단 그 남자를 만나서 인어액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게요”

 -문제를 해결하고 그 분하고 같이 오는 건...?!-

 “그런거 아니라니까요!”

 -호호 그럼 만나본 후에 어땠는지 얘기해줘 결혼은 그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까-

 “끄응...”

 

 

 히이잉-.

 “으음..? 그런 부드러운 머릿결로 절 유혹하려고 하셔도...음음..”

 히이이잉-!!

 “응?! 왔!! 살려줘!! 털이!!”

 

 혼드레스가 눈을 떴을 땐 말의 입 주변에 듬성듬성 자라있는 털이 콧잔등을 간지럼피우고 있었고 혼드레스가 기겁을 하며 잠에서 깨어나자 동시에 말도 놀라 뒷걸음질 쳤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잔디밭에 누워 자던 혼드레스를 죽은 건지 확인하려는 말의 적극적인 행동으로 혼드레스의 기분은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밥 먹을 시간이 지나서 내가 계속 자니까 죽은 줄 알았던 건가...’

 히이잉!

 “알았어 배고픈거지?”

 

 혼드레스는 옆자리에 놓여있던 큰 주머니의 묶여있던 끈을 풀어 안에 들어있던 당근을 꺼내 말에게 주었고 말은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말이 식사를 하는 동안 혼드레스는 말이 움직일 수 있도록 줄을 풀어주고는 가벼운 산책을 하 듯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이제 곧 계곡에 도착할 때도 됐는데 숲이 끝없이 이어져 있자 길을 잘못 찾은 건지 계곡을 지나온 건지 여기가 어딘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나무 위로 올라가야 하나..’

 

 혼드레스가 주변을 둘러보니 주변에 있는 나무보다 훨씬 크게 자란 나무가 한그루 있어 그 나무에 다가가 올라타기 시작했다. 한참을 낑낑거리며 타고 올라가던 혼드레스는 나무의 정상에 도착하기 직전 귓가에 울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살려주세요-!!”

 ‘잠깐만...여기는 이미 상당한 높이 인데...다시 내려가야하나’

 “살려주세요!!”

 

 혼드레스는 다급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나무의 꼭대기에 있어 천천히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면 늦을 것 같은데 아! 그 방법이 있었지’

 

 혼드레스는 휘파람을 한번 불고는 잠시 기다렸고 곧 말발굽 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왔다

 

 “말아! 일단 니가 먼저 가서 저쪽에서 도움을 요청하시는 여자 분을 구해줘! 금방 갈테니까”

 “히이잉!”

 

 말을 식사도 막 끝낸 만큼 기운차게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달려갔고 묘한 분위기가 풍기는 절박한 목소리는 반복해서 들려왔다. 혼드레스는 목소리에서 묘한 매력을 느꼈고 서둘러서 나무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런 목소리를 가진 여자분은 분명....’

 “히이이이이!!!이잉!!!!”

 “!”

 

 혼드레스가 목소리에 심취해 나무를 내려가는 도중에 먼저 보냈던 말의 격렬한 소리가 들렸고 말발굽소리가 혼드레스가 있는 나무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말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히이이잉!!”

 “오호? 인간이 있었네?”

 

 혼드레스는 나무에 거의 다 내려왔을 때 즈음 말이 급하게 다가온 걸 보았고 말의 뒤쪽에서 하반신은 뱀의 형상이고 상반신은 여성의 모습을 한 거대한 생명체가 다가오는걸 보게 되었다

 

 “악 귀신이다!!”

 “귀신? 어떻게 이 고귀한 서펜트님을 몰라보고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혼드레스는 말이 나무를 타고 올라올 듯한 기세로 거친 소리를 내자 조금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말에 바로 올라탔다.

 

 “그..아무래도 서펜트님이라고 하셔도 제가 이곳에는 처음 와서 말이죠 하하 그럼 이만”

 “잠깐! 거기서!”

 

 혼드레스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서펜트가 빠르게 다가오자 말에 온힘을 다해 전력을 다해 박차를 가했고 말도 지금 이 상황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아는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기본 체력 이상의 능력을 끌어낸 말이 꼬랑지를 휘날리며 도망갔지만 서펜트도 속도를 내며 쫓았고 서펜트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말의 옆까지 따라갔다

 

 “나에게 도망칠 수는 없다고?”

 “말아! 전투다!”

 “히잉!”

 

 말은 잠시 속도를 줄인 후 혼드레스가 내리자 어디론가 달려갔고 혼드레스는 서펜트를 앞에 두고 등에 있던 방패를 팔로 이동시켜 착용했다.

 

 “오호 강한 모험자인가? 두렵지 않아?”

 “순순히 죽을 수는 없거든요”

 

 서펜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혼드레스의 주위를 돌았는데 혼드레스의 흔들림 없이 기회를 노리는 견고한 자세를 보고는 서펜트는 공격해 들어가기가 망설여진 듯 입을 열었다.

 

 “혹시 투트란 계곡으로 가는 길이었어?”

 “네 길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쩌지 이미 투트란 계곡을 지나온 것 같은데?“

 “네? 그러면 여기는...?”

 “여긴 투트란 계곡에서 동쪽으로 가면 나오는 안식의 숲이라고! 이곳에 들어온 이상 계속 헤매다가 죽게 될 거야! 호호호”

 “그러면 길 좀 알려주시죠”

 

 서펜트는 태연한 자세로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는 혼드레스를 보고 흠칫 놀라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너와 너의 말은 곧 이곳에서 헤매다가 죽게 될 테니 차라리 나한테 먹히는게 더 좋지 않겠어?”

 “그건 사양하도록 하죠. 숲에서의 생활은 저도 익숙하거든요”

 

 쾅-!

 

 서펜트는 순식간에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 혼드레스를 공격했고 긴장상태로 서펜트를 보고있던 혼드레스는 몸을 기울여 날아드는 꼬리를 피하면서 방패로 꼬리를 쳐냈다. 서펜트는 무식하게 단단한 방패에 꼬리를 맞았는데 바위에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껴 고통에 괴성을 질렀다.

 서펜트가 다시 통증을 참고 공격태세를 취하려고 할 때 혼드레스가 이미 방패를 휘두르며 서펜트의 머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길은 알아서 찾도록 하죠 그럼..!”

 “잠..잠깐만..!!”

 “잠깐만! 자네 그만 두게!!!”

 “?”

 

 혼드레스는 방패를 서펜트의 머리에 휘두르기 직전 낮선 목소리에 몸을 멈추고는 고개를 돌렸고 서펜트도 자포자기 한 듯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혼드레스는 무기를 든 한 무리를 볼 수 있었는데 무리의 옆에 아까 달려갔던 말이 기대감에 가득 찬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자네 그 분을 놔주시게 내가 이렇게 부탁하겠네”

 “이 분은 우리의 신이시네”

 “신?”

 

 서펜트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혼드레스를 팔을 뻗어 밀치고는 깊은 숲으로 몸을 숨기며 달아났다. 혼드레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멍하니 서있자 노인이 다가와 혼드레스의 어깨를 잡고는 마을로 같이 가자고 말하며 혼드레스를 이끌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숲에서 빠져나와 언덕 아래로 낡고 작은 마을이 보였다.

 

 ‘아까 서펜트는 영원히 숲에서 헤맬거라고 거짓말을 했었던 건가’

 “좀 작은 마을이지? 그래도 신이 도우셔서 마을이 아직도 건재하게 유지되고 있다네”

 “신이라면 아까 그..?”

 “그렇다네 서펜트님이 우릴 지켜주셨기 때문에 이곳에서 마을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거라네”

 “신인데 형태가 있네요? 소리도 지르고? 고통도 느끼고?”

 “사실 우리가 신을 배신했기 때문이야”

 “배신했다고요?”

 “그렇다네 배신의 결과 우리는 모든 걸 잃고 있는 거라네”

 

 노인과 혼드레스는 마을안으로 들어와 거리를 걷다가 낡은 집에 들어갔고 노인은 혼드레스가 방안에 들어가 자리에 앉자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이전에는 서펜트님을 믿으면서 함께 살았었다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서펜트에게 속았다네”

 “또 다른 서펜트라고요? 가족같은 건가요?”

 “그렇다네 우리와 함께 지냈던 서펜트님은 라미안이시고 우릴 속인 서펜트는 라미안님의 여동생인 노미안이라네 노미안은 우리에게 라미안님의 무구들을 훔치게 만들어 무구들을 모두 가져가 버렸고 노미안은 무구가 없는 라미안님을 공격해 상처를 입히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네”

 “여동생이 어지간히도 언니를 싫어했던 모양이군요”

 “노미안은 아마 우리 마을 사람들과 잘 지내는 라미안님이 부러웠던거겠지 우리가 라미안님을 배신하게 된 건 노미안의 능력 때문이라네 그녀는 사람을 현혹시켜서 마음대로 조종하는 능력이 있거든 우리는 이 능력 때문에 배신을 하게 된 거라네”

 “의도한건 아니지만 배신이 맞긴 하죠”

 “그래서 자네에게 하고 싶은 부탁은...?!”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전 이만 가볼게요”

 

 노인이 뭔가 부탁하려는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하자 재빠르게 대답하고 문밖으로 나가려는 혼드레스의 팔을 잡은 노인은 온몸의 체중을 싣고 버티며 계속 말을 했다 혼드레스는 쉽게 문밖에 나가지 못하고 끙끙거렸다

 

 “부탁을 하나 하고 싶은데...”

 “저를 붙잡고 있는 이 힘을 그 부탁에 사용하시는게 어떠신지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난 잘 모르겠네 자네만이 우릴 도와줄 수 있다네”

 “세계에서 이 마을을 도와줄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어르신 이제 팔 좀 놓으시죠”

 

 혼드레스는 방문 앞에서 노인과 점잖은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고 혼드레스는 엄청난 힘으로 늘어지는 노인의 행동에 서서히 지쳐갔다.

 

 “어르신 노미안이 가져간 무구를 가져오라는 부탁이나 노미안을 처치해달라는 부탁이면 다른 사람을 찾아보시죠 전 다른 의뢰를 수행해야 해서요 시간이 없네요”

 “아니..그러지말고...”

 

 노인이 혼드레스와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밖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가 들려왔다

 

 “란테르~ 이 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갈까? 여기 주변이 너무 예뻐”

 “안나 니가 원하면 난 그렇게 하겠어”

 “란테르...”

 “안나...”

 

 혼드레스는 두 남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노인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속삭이듯 말했다

 

 “어르신 지금 들린 목소리의 연인은 상당히 강한 분들이라구요 저분들에게 도와달라고 말씀하시는게 더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요?”

 “내가 자네 말을 믿을 것 같은가?”

 “!”

 

 혼드레스는 노인이 더 강하게 팔을 잡고 늘어지자 문을 발로 박차고 지나가는 남녀를 불렀다

 

 “거기 선남선녀분”

 “네? 무슨일이시죠?”

 

 등에 붉은 대검을 찬 남자가 당연히 자기에게 말한 거라고 생각해 즉시 대답하자 혼드레스는 팔에 매달리듯 붙어있는 노인을 앞으로 끌어 연인에게 보여주면서 말했다

 

 “이분이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시네요”

 “무슨일이시죠? 할아버지?”

 “아..그게...그..”

 

 노인은 안나의 얼굴을 보더니 뭔가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는데 순간 혼드레스는 팔을 붙잡고 있던 노인의 힘이 빠지는 걸 느끼고는 순식간에 노인의 팔에서 벗어나 몇걸음 물러났다 란테르와 안나가 혼드레스가 신속하게 몇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혼드레스는 인사했다

 

 “저는 이만 가봐야해서요 그 노인분이 부탁하실 일이 있다고 하니 저도 좀 부탁드릴께요”

 “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저희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안나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질문하자 혼드레스는 세리오 인근 숲에서 비명버섯을 채취하다가 본적이 있다고 말하려다가 괜히 귀찮아 질 것 같다고 생각하고는 초면이라는 말과 함께 마당에 묶여있는 말의 줄을 풀었다

 

 “안나 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응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내가 사람은 꽤 잘 기억하니까..”

 “뭐 시장에서 스쳐보거나 한 거겠지 할아버지 무슨 일로 저희를 부르신 건지 말씀 좀 해주세요”

 

 란테르가 노인에게 말하자 노인은 멀어지는 혼드레스를 보더니 곧 방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하며 란테르와 안나를 방으로 안내했다. 혼드레스는 말을 타고 마을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귀찮은 일을 맡을 뻔 했네 빨리 투트란계곡으로 가야지 어떤 일과도 엮이지 말아야지’

 “말아 너도 위험한 일에 엮이고 싶진 않지?”

 “히이이잉~”

 

 혼드레스는 숲으로 가지 않고 숲으로 가면 또 서펜트를 마주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크게 돌아 안전하게 돌아가기로 했다 어두운 숲을 크게 도니 아름다운 초원이 펼쳐졌고 혼드레스와 말을 아름다운 꽃들이 바람을 타고 날리는 초원을 천천히 가로 지르며 중간 중간 부탁하는 말을 입에 가득 머금은 채로 황급히 달려오는 작은 요정들을 피해 못 본 척하며 따라오지 못하게 전속력으로 달렸다.

 

 ‘휴우 위험! 위험! 저런 표정인 요정에게 잡혔으면 계곡에 가기 글렀을거야 이건 뭐 괴물보다 무서운 기세인데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런가’

 “히이잉~!”

 “좋아 빨리 이곳을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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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2017 / 7 / 8 449 0 1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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