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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절대천왕
작가 : 장담
작품등록일 : 2017.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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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신궁에서 군사직을 맡고 있는 아버지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리고 천외천가의 끈질긴 추격에 어머니마저 잃은 소년 좌소천.

그는 아버지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조사하는 한편
어머니를 죽인 천외천가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데…….

 
16 화
작성일 : 17-09-12 10:42     조회 : 557     추천 : 1     분량 : 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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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촤아앙! 쩌적!

 대기를 사선으로 가른 벼락은 곧바로 부드럽게 휘어지며 날아드는 흑의인들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따다당!

 찰나간에 네 자루의 도검이 부러지며 허공으로 솟구친다.

 날아들었던 자들 중 네 명이 사방으로 튕겨진다.

 선우궁현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는지 다시 한 번 철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

 바람이 일 검에 쪼개지며 비명을 내지른다.

 두 명의 흑의인은 참담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선우궁현의 검을 막았다.

 쩌정!

 대기가 얼어붙었다 깨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두 흑의인의 몸이 그대로 무너지고, 중동이 부러진 검을 든 그들은 입에서 뒤늦게 피를 토하며 앞으로 꼬꾸라졌다.

 "커억!"

 그때 튕겨졌던 네 명의 흑의인이 비칠거리며 일어서더니 다시 선우궁현을 둘러쌌다. 그들은 덤벼들 생각도 못한 채 손에 들린 무기만 힘껏 쥐었다.

 칠기 중 하나, 만패철검 선우궁현.

 그의 강함에 지나가던 바람도 숨을 죽였다.

 "정말 굉장해! 만패철검이 오제에 못지않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눈으로 보니 더하구먼."

 한 사람이 숨죽인 바람을 몰아내며 둔덕 위에 모습을 보였다.

 단정하니 땋은 머리가 등을 타고 허리까지 내려온 중년인이었다.

 나이는 오십대 중반 정도로 보였는데, 눈가의 주름만 아니라면 사십대처럼 보일 정도로 홍안이었다.

 그런데 나타난 자는 그만이 아니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그의 좌우로 황의인 다섯과 십칠팔 명에 이르는 흑의인이 나타났다.

 "천외천가요?"

 묵묵히 그들을 바라보던 선우궁현이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홍안의 중년인이 코끝을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며 대답했다.

 "알고 있다니 말하기가 편하겠군."

 "내 조카 때문에 왔다면 그냥 돌아갔으면 싶소만."

 "나도 그러고 싶은데, 위에서 저 꼬마를 원하니 어쩔 수가 없네."

 "천외천가 같은 곳이 이런 조그마한 아이가 두려워서 미리 손을 쓰겠다는 말이오?"

 "작은 불씨가 온 산을 태우는 법이네."

 "천외천가라면 천비삼역 중 하나, 하거늘 아이의 도전을 받아들일 아량도 없을 줄은 몰랐구려."

 "어렵게 살아갈 일이 뭐 있겠나? 미리 제거하면 되는데."

 "그럼 더 말할 필요도 없겠군."

 선우궁현은 짧게 말을 맺고 철검을 늘어뜨렸다.

 그의 철검이 천천히 전면으로 향하자 그의 주위로 바람이 휘돌기 시작했다.

 한편, 좌소천은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경탄과 동시에 이를 악물었다.

 놈들이다. 천외천가! 어머니의 원수들!

 그런데, 그런데 자신은 지금 뭐 하고 있는가?

 기껏해야 백부 뒤에 숨어서 도를 움켜쥔 채 이를 갈며 한을 씹고 있다.

 그게 전부다.

 전력을 다한다면 흑의인 하나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이 뛰쳐나가면 놈들이 집중적으로 노릴 터. 백부가 싸우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남의 싸움에 방해만 되는 존재. 그게 지금의 자신이었다.

 "함부로 나서지 마라, 소천. 저들은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참을 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백부가 싸우는 것을 봐라. 얼마나 멋지게 싸우는지!"

 그 와중에도 자신의 마음을 알고 농담을 할 정도로 태연한 선우궁현이다.

 등이 한없이 크게 보인다.

 자신이 앞에 거산처럼 서 있는 선우궁현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최선을 다해 방해가 되지 않는 것.

 비참했지만 현실이 그랬다.

 숨을 크게 들이쉰 좌소천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래, 능력이 안 된다면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일단 도를 뽑아 들었다.

 무진도가 소리없이 뽑혀 나왔다. 도를 들자 마음이 더욱 차분하니 가라앉았다.

 무진도(無嗔刀). 그 이름처럼.

 "뒤로 다가오는 자는 제가 막을 테니 백부님께선 걱정 마시고 적을 상대하십시오."

 어느새 차분해진 목소리가 좌소천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선우궁현은 희미한 미소를 베어 물고 홍안의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들었소? 나더러 걱정 말라고 하는구려. 당신들은 참 재수가 없소. 왜 하필 내 조카 같은 아이를 적으로 삼았단 말이오?"

 홍안의 중년인, 천외천가의 십이장로 중 한 사람인 교초온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꼭 죽이려는 거라네."

 동시였다. 황의인 중 얼굴이 통통한 중년인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네 명의 황의인과 십여 명의 흑의인이 선우궁현을 향해 몸을 날렸다.

 찰나, 선우궁현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철검을 휘둘렀다.

 "글쎄, 쉽지 않을걸!"

 또다시 바람이 비명을 토하며 갈라지고, 시퍼런 검기가 갈라진 바람에 실려 사방으로 밀려갔다.

 고오오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선우궁현이 자신들의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안 그들은 정면 대결을 피하며 선우궁현의 좌우를 노렸다.

 게다가 황의인들은 흑의인들보다 배는 더 강했다. 황의인 넷이 흑의인들과 한꺼번에 달려들자 선우궁현도 수비에 급급했다.

 혼자라면 적진을 누비며 공격했을 것이다. 단숨에 놈들의 목을 잘라 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좌소천이 뒤에 있는 이상 그리할 수가 없었다.

 쩌저정!

 콰과광!

 선우궁현의 검풍에 휘말린 자들은 충격이 전해지기 전에 재빨리 물러섰다. 그러면 다른 자들이 선우궁현을 공격했다.

 그렇다고 해서 선우궁현이 마냥 불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적들도 쉽게 선우궁현을 공략하지 못했다. 비록 충격을 완화시키며 물러선다고는 하지만, 그들이 받은 충격은 가볍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충격이 반복되자 그들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와중에 흑의인 셋이 다시 선우궁현의 철검에 목숨을 잃었다.

 그때였다. 서너 명이 빈틈을 노리고 선우궁현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소천아, 조심해라!"

 선우궁현이 대경해 소리쳤다.

 좌소천은 선우궁현을 우회한 흑의인들의 공격을 무진도로 막아냈다.

 쩌저정!

 "나는 할 수 있어! 이까짓 거, 충분히 할 수 있어!"

 다행히 그들의 공력은 좌소천과 많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무진도의 무거움이 적을 상대하는 데 생각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오래 막지는 못해도 두어 번 정도 막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자신으로선 처음으로 하는 실전인데도 그리 떨리지 않았다. 하긴 내공을 쓰지 않은 비무였지만, 절정고수인 운추양의 사심이 깃든 도를 삼 년이나 상대하지 않았던가.

 가끔은 원망도 했는데, 지금은 운추양이 고맙게 생각될 정도였다.

 그렇게 칠팔 초가 흐르자 적의 투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붙었다.

 "백부님! 뒤는 너무 걱정 말고 앞을 먼저 처리하세요!"

 좌소천은 대뜸 소리치고는 날아드는 검을 옆으로 비껴 쳤다.

 그것이 짧은 시간이라 해도 선우궁현에게는 더없이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좋아! 잘한다, 소천아!"

 교초온이 움직인 것은 바로 그때였다.

 "하앗!"

 검신이 두 자 정도의 짧고 넓은 검을 든 교초온은 십 장을 단숨에 날아서 선우궁현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좌우에서 흑의인들이 달려들고, 전면에서 황의인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상황. 그런 와중에 행해진 교초온의 공격은 선우궁현의 얼굴을 굳히게 하고도 남았다.

 “차아아앗!”

 선우궁현은 철검을 휘둘러서 전면의 황의인들을 밀어냈다. 그러고는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는 교초온을 향해 철검을 치켜들었다.

 순간이었다. 치켜든 선우궁현의 철검에서 시퍼런 빛이 번쩍이며 교초온의 검과 부딪쳤다.

 쾅!

 선우궁현이 주춤거리며 한 걸음을 물러섰다.

 반면에 교초온은 뒤로 훌쩍 몸을 날리더니 세 걸음을 물러서서 몸을 세웠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가 두 눈을 부릅떴다. 목소리가 경악으로 떨려 나왔다.

 "검… 강?"

 그때 통통한 얼굴의 중년인이 두 개의 륜(輪)을 꺼내 들고는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모두 함께 쳐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충돌의 여파에 뒤로 물러섰던 자들이 일제히 선우궁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교초온도 다시 검을 움켜쥐고 신중하게 선우궁현을 향해 뻗었다.

 쾅!

 쩌저저정!

 삼 초의 공방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적들 중 흑의인 둘과 황의인 하나가 선우궁현의 공격권을 벗어나서 좌소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처음보다 훨씬 신랄한 검초. 얕보는 표정도 아니었다.

 그들은 좌소천을 자신들의 상대로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서 도검을 펼쳤다.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

 좌소천은 이를 악물고 무진도를 휘둘렀다.

 따다당!

 선우궁현과의 거리는 이 장. 적들의 연환공격에 자신을 도와줄 수가 없는 상태다. 그나마 더 이상의 적이 자신 쪽으로 오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좋아! 결코 방해물이 되지는 않겠어!"

 좌소천의 눈빛이 반짝였다.

 도를 휘두르는 손이 더욱 빨라졌다.

 초식의 순서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손이 가는 대로 휘둘렀다.

 올려치고, 흘리고, 비껴 치고, 내려치고…….

 조금의 거침도 없는 도식이 좌소천의 손에서 쏟아졌다.

 땅! 쩌저정!

 황의인의 검이 옆으로 밀려난다.

 그 사이를 흑의인의 도가 파고든다.

 눈코 뜰 새도 없이 적들의 공격이 이어진다.

 "타앗!"

 좌소천의 무진도가 크게 원을 그리며 흑의인의 도를 감아 옆으로 튕겼다.

 천만다행으로 내력에서는 그다지 밀리지 않는다.

 황의인의 공력이 자신보다 강한 것 같지만, 그것 역시 무진도의 뛰어남으로 어느 정도 상쇄되고 있다.

 뜻밖의 강한 반발에 황의인이 검을 고쳐 쥐며 소리쳤다.

 "어린놈이 제법이구나!"

 순간, 좌소천이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아가며 적을 먼저 쳤다.

 "조심해라! 앞으로 나아가지 마!"

 그때 뒤에서 선우궁현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흠칫한 좌소천이 다시 물러서려 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황의인과 흑의인이 동시에 공격했다.

 좌소천은 이를 악문 채 무진도를 다섯 번 휘둘러 세 사람의 검과 도를 쳐냈다.

 찰나, 검이 팔을 스치고, 도가 옆구리를 훑고 지나갔다.

 "흡!"

 순간적으로 팔과 옆구리에서 전해지는 싸늘한 느낌.

 좌소천은 혼신을 다해 무진도를 휘두르며 뒤로 물러섰다.

 다행히 깊게 베이지는 않은 듯했다. 도를 휘두르며 물러서는데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순간적인 충격으로 호흡이 흐트러져서인지 숨이 거칠어졌을 뿐.

 하지만 생사를 가르는 격전에서는 그 작은 차이가 곧 삶과 죽음인 것.

 힐끔 고개를 돌려 그 모습을 본 선우궁현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아앗!"

 그는 대뜸 검강으로 인해 두 자가 길어진 철검을 연속으로 휘둘러 적과의 거리를 벌리고는, 두 걸음을 물러서서 좌소천과의 거리를 좁혔다.

 적을 물리칠 수 있는 길은 계속 검강을 써서 상대하는 것뿐. 그러나 공력의 소모가 막대해서 언제까지 계속 검강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자신조차 확신할 수가 없다.

 거기다 두 명의 절정고수가 합세한 상황.

 혼자라면 거칠 것이 없다. 이십 초 정도면 전면에 있는 자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듯했다.

 그런데 그동안 좌소천이 견딜 수 있을까?

 좌소천의 능력은 흑의인 둘을 상대할 수 있는 정도. 황의인이 합류한 이상 지금 좌소천의 능력으로는 이십 초를 막아낼 수가 없다. 게다가 다른 자들이 가세한다면 그 시간은 더욱 단축될 것이 분명한 터.

 자존심을 생각해서 위기를 자초할 수는 없었다.

 번개처럼 판단을 마친 선우궁현은 좌소천과의 거리가 좁혀지자 슬쩍 고개를 돌리고 전음을 보냈다.

 <내가 검을 펼치고 적들이 뒤로 물러서거든 내 손을 잡아라!>

 그러고는 좌소천의 대답을 들을 생각도 않고 전면을 향해 나아갔다.

 갑자기 이 장을 나아간 선우궁현이 철검을 휘둘러 허공을 가로로 가르며 소리쳤다.

 "이놈들!"

 허공이 갈라지며 쩍!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

 대경한 천외천가의 무사들이 메뚜기처럼 뛰어 뒤로 물러났다. 와중에 두어 명은 미처 물러설 틈도 없이 검강에 몸이 갈라졌다.

 "크억!"

 "흐악!"

 그걸 본 교초온과 손자기가 이를 악물고 선우궁현에 대항했다.

 쩌어엉!

 항아리 깨지는 소리가 울렸다.

 교초온과 손자기가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선우궁현은 때를 놓치지 않고 상대의 힘을 역이용해서 뒤로 주욱 물러났다. 그러자 대경한 두 명의 황의인이 좌소천을 공격하려다 말고 대경해서 몸을 뺐다.

 그때 선우궁현이 소리쳤다.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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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seohee 17-09-16 15:35
 
검강이라...
왜 우리 해동검도 관장님은 나한테 이런 무술은 가르쳐주지 않는 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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