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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비가 오는 날에는
작가 : 민아
작품등록일 : 2017.6.24

꿈은 렘(REM)수면 상태에서 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꿈을 꾸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번 같은 날 꿈을 꾼다.
점점 꿈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3. 원인(2)
작성일 : 17-09-04 00:08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5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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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 원인

 보이는 것은 온통 나무로 된 집은 한쪽 벽면이 창문으로 되어있으며 사이로 울창이 자란 나무가 보인다. 먼지 한 톨도 없을듯한 깨끗한 방엔 보이는 것은 책꽂이에 꽂힌 수백 권의 책들과 책상과 의자가 전부다.

 덜컥-

 그때 남자가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의자에 앉았다. 키가 크고 까무잡잡하며 몸이 좋은 남자다. 남자가 내리쬐는 햇살을 등지고 앉은 터라 얼굴이 더욱 어둡게 그늘이 진다. 남자는 곧이어 가벼운 한숨을 쉬며 의자를 뒤로 젖혀 앉았다.

 똑똑- 적막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마침 들어온 남자의 얼굴이 낯이 익다.

 “주의는 드렸으나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알겠어. 내일도 지켜보고 보고하도록 해.”

 무척이나 간단명료한 말로 모든 상황을 대신했다.

 

 * * *

 

 수진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녀의 앞에 앉은 사람은 대학 친구 수연이었다.

 “여기가 얼마 전에 새로 생겼다고…? 와…. 이런 곳이 있었어?”

 “야. 너는 무슨 애가 너희 집 근처인데 몰라.”

 “그러게….”

 “됐고 술이나 마셔. 소맥콜?” 수연은 메뉴판을 뒤져보며 말했다.

 “콜.”

 “올~ 웬일 이래 술은 입에도 안 대더니. 여기 소주 2병이랑 맥주 1병요!”

 “그건 그렇고 너희 아버지 얼마 전에 만났거든. 근데 뭘 생각하시는지 멍하니 걸어가시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으시더라. 요새 무슨 일 있어?” 수연이 말했다.

 “아빠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으셨다고?”

 “응…. 왜 무슨 일 있는 거야?” 수연은 수진의 눈치를 살폈다.

 “그때가 언제쯤인데?”

 “어제였지.”

 ‘이틀 전에 아빠랑 통화했었는데 괜찮으셨는데 왜 그러지 ‘

 “괜찮으실 거야. 일단 먹자 먹어.” 때마침 무거운 분위기를 바꿔줄 술과 안주가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옛날얘기, 직장 얘기 등 얘기를 하다 보니 3시간이 훌쩍 넘은 12시가 됐다.

 ‘에잇. 알게 뭐야. 뭔 10시야~ 11시도 들어가기 힘들구만’ 문득 10시까지 들어오라던 말이 떠올라 찝찝했지만 이내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그녀가 수연과 만남을 뒤로하고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 세월에~ 너를 만나서~~” 그녀가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너를 만나서…. 아주 잘 만났네.” 수진의 눈이 반짝였다….

 ‘오호라. 또 왔어~?’ 눈앞에 보이는 남자 때문이었다.

 “자꾸 이러시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녀를 보고 남자가 말했다.

 

 “나도 방법 없다 이놈아!” 그녀가 말을 끝으로 남자의 중요한 부위를 발로 찼다.

 “윽….” 남자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수진은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다음에 또 찾아오면 그땐 방법이고 뭐고 결과만 있을 줄 알아! 우웩~” 그녀가 말을 끝으로 전봇대를 붙잡고 토를 하기 시작했다. 남자의 인상이 더욱 찌푸려졌다.

 

 * * *

 

 “와. 수진씨. 내일부터 휴가시네요. 좋겠다~” 동성이 수진의 자리에 와서 커피를 놓으며 말을 붙였다.

 “네. 동성 씨는 휴가 언제세요?”

 “저야 저번 주에 다녀왔죠.”

 “아…. 네”

 “부럽다. 전 휴가 갔다 오니까 영영 놀고 싶어요.” 동성은 턱을 양손으로 받힌 채로 말했다.

 “네…. 하하.” 그녀가 어색하게 웃었다. 지나가던 진주가 동성의 허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어이. 일 안 해요?”

 “네!” 동성이 화들짝 놀라 총알처럼 제자리로 뛰어갔다. 진주가 수진을 보고 눈을 찡긋거렸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꾸 들러붙으면 말해요. 아주 일은 안 하고. 수진씨 좋아하나보다.”

 “네? 아니에요.” 그녀가 강하게 부정하는 몸짓을 취했다.

 “농담. 휴가 잘 다녀와요~” 진주가 활짝 웃으며 지나갔다. 그녀가 자리에 떠 다 놓은 찬물을 들이켰다.

 

 그녀가 경주로 가는 기차를 올라탔다. 수진의 양손엔 사람 반만 한 여행용 가방과 큰 가방이 들려있었다. 수진이 짐들을 정리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차가 출발했다.

 “아빠~ 지금 탔어.”

 “진짜? 알겠어! 빨리 와. 맛있는 거 많이 해놓고 기다릴게.”

 “응. 알겠어. 좀만 기다려~” 그녀가 전화를 끊고 가방에서 이어폰을 찾아 들었다. 노래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다 생각에 잠겼다.

 

 어릴 적은 남들과 다른 바가 없었다. 단지 어머니가 곁에 없다는 것 말고는 말이다. 정확히 언제까지 계셨던 건지 잘 모른다. 존재하는 기억 속엔 어머니가 없으셨다. 아버지께서 어머니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만큼 챙겨주셨고 아껴주셨다. 하지만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 항상 궁금했다. 아버지는 고집스럽게도 어머니에 대해 말씀을 아끼셨다. 어릴 때야 몇 밤만 지나면 오신다는 소리를 믿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왜 아저씨 하나와 애 둘만 사는 집 있잖아. 그 집은 애 아빠가 이혼한 거야?”

 “어머!

 진짜? 저기 파란 대문집이? 이혼했대?”

 “이혼했나 봐. 아저씨와 애 하나만 들락날락하는 게 이상하다 했어.”

 “사람은 참 좋아 보이는데 누가 알아. 겉과 속이 완전 딴판일지.”

 어린 나이에 이혼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건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빠의 거짓말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몇 밤만 자면 오신다던 엄마가 영원히 못 오신다는 생각은 이상하리만큼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허망했었다. 아직도 무언가가 탁하고 내려앉던 그때의 느낌은 잊히지 않는다.

 

 그날 밤 아버지께 물었다. 투정 섞인 말로 엄마는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었다. 몇 밤만 자고 나면 돌아오실 거야. 늘 똑같은 말씀뿐이셨다.

 소문은 결국 우리 집을 이사하게 했다. 그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사실 아버지는 이사하는 것에 대해 결단코 반대했었다. 하지만 그곳은 지옥이었다. 소문은 참 무서운 거였다. 발 디딜 공간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도망쳤더니 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동네, 다른 학교에 다른 친구들…. 점점 더 궁지로 몰렸지만, 또 도망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주저 앉지 않았다. 그 대신 한없이 소심해져 갔다. 그때까지도 아버지께서는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로 한 번 더 물어봤었다.

 2008년 철없던 십 대의 마지막인 19살. 고등학교 졸업식이었다. 그날은 모든 게 맘에 들지 않는 날이었다. 벌써 졸업식은 거의 마쳐가고 있었다. 모두 꽃다발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옆에는 많은 친인척과 가족이 함께였다. 늘 그렇듯 아버지께서 혼자 졸업식에 오셨다. 졸업식은 화창했는데 저 멀리서 혼다서 꽃다발을 들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아버지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했다.

 “미안해. 아직 끝난 거 아니지?”

 “방금 끝났어.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그때 울컥하며 가슴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밀려왔다. 급하게 달려오신 듯 헝클어진 머리며 번듯한 옷 하나 안 입고 왔다는 사실에 말이다. 가까이서 보니 행색이 더 초라했다.

 “왜 혼자 온 거야? “

 “……. 아니면 누구랑 와. 일하다 오느라 늦었네. 화 많이 났어?”

 “엄마는?”

 초등학교 5학년 이후 7년 만이었다. 왜 뜬금없이 엄마에 관해 물었던 건지는 모르겠다.

 “…엄마? …몇 밤만 자고 나면 와 계실 거야“

 어쩌면 미안해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더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께서 당황스러워하시며 더듬거리며 말씀하시던 엄마라는 존재가 문득 알고 싶어졌다.

 “엄마는 도대체 몇 밤을 자야 오는 건데? 돌아가신 거야? 아니면 이혼했어? 왜 말 안 해주는 건데?”

 속사포처럼 내뱉은 말에 아버지는 어찌할 줄 몰라 하시며 뒷머리를 긁적이셨다. 대답을 바란 물음이었지만 아버지께서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어물쩍한 태도를 익히 보아서 다시 물었다. 반드시 확실한 대답을 듣고자 하는 물음이었다.

 “나 이제 어린애 아니야. 아빠 이해 못 하는 거 아니니까 말해줘.”

 “이혼…. 하지 않았어. 돌아가신 것도 아니야…. 그냥 조금 지나면 돌아오실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하,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고? 언제까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건데?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소식이 없잖아. 죽은 건 아니고?”

 짝-

 얼굴이 시원스레 돌아갔다.

 아버지는 벌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았다. 그게 아버지에게 처음 맞았던 순간이었다. 볼이 얼얼해 아픈 것보다도 맞았다는 게 화가 났다. 그땐 뭘 잘못한 것인지 몰랐다. 무작정 뛰어나왔다. 아버지께서 부르시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 소리를 듣지 않으려 최대한 멀리 뛰었다. 철없던 10대의 마지막, 최악의 졸업식이었다

 

 * * *

 

 그녀와 아버지가 포옹했다.

 “영차! 아휴. 무슨 짐을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 그녀의 아버지가 여행용 가방을 트렁크에 실으며 말했다.

 “짐을 싸다 보니까 많이 싸게 됐어~” 그녀와 아버지가 차에 올라탔다.

 “잘 지냈어?” 그녀가 물었다.

 “아빠는 당연히 잘 지냈지 딸은?”

 “나야 뭐 못 지낼 게 있나 뭐.”

 “휴가 며칠까지야?”

 “이번 주까지!”

 “5일이나 쉬는 거야?”

 “응! 주말이 껴있긴 하지만 그게 어디야~”

 “그래.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쉬다가 가. 집다왔다~” 대화를 하면서 오니 금방 집에 도착했다. 그녀가 집에 들어가 방문을 열었다.

 “이 냄새. 집 냄새 너무 좋다~”

 “씻고 와! 맛있는 거 해놨어~ 온다고 해서 갈비찜도 했어~”

 “정말? 아빠가 갈비찜도 할 줄 안다고?” 수진이 놀라 부엌으로 뛰쳐나갔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갈비찜이 들어있었다.

 “저번에 왔을 때는 못한다더니….” 그녀가 중얼거리며 갈비찜을 맨손으로 하나 집더니 곧장 입으로 직행했다. 수진의 표정에서 행복함이 드러났다. 그녀의 아버지가 뒤에서 빤히 쳐다봤다.

 조금은 아픈 표정으로.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흘러가는 시간 동안 특별히 한 것은 없었다. 그저 매일 같이 집밥을 먹고 시간개념 없이 티비를 보고 그러다 잠이 오면 자고 언제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없이 지내던 중이었다.

 “수진아, 마트 가서 고기 좀 사 와줄래?” 그녀의 아버지가 말했다.

 “오늘은 뭐야?” 그녀가 양말을 신으며 물었다.

 “갈비찜 한 번 더 해 먹자”

 “정말? 웬일이래.” 수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 *

 

 “아씨. 비 온다.” 수진은 고기가 든 봉투를 들고 마트 앞에 서 있었다.

 ‘어쩌지. 뛰어갈까.’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윽고 그녀가 비를 뚫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뛰어가다 신호등 앞에 섰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눈길을 한번 줄 뿐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몸이 애처롭게 떨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는 그칠 줄 몰랐다.

 ‘다 왔다.’ 그녀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스쳤다. 그녀의 젖은 머리칼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입술은 파래져서는 낯빛이 어두웠다.

 

 “오셨습니까.” 낯선 목소리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그 남자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미쳤어요? 어디라고 여기까지 따라와요.”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가 한 발짝 다가왔다.

 “오, 오지 마요. 신고할 거에요.” 수진은 뒷걸음질 쳤다.

 “가셔야 합니다.” 그가 그녀에게로 성큼 걸어갔다.

 “악…! 아빠….” 힘없이 픽 쓰러졌다. 그가 수진을 둘러업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연신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그가 고개를 숙였다.

 

 * * *

 

 “여기가 어디야….” 수진이 화들짝 놀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푸르른 하늘에 쏟아질 것 같은 별이 보이고 비에 섞인 풀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그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수진이 눈물을 옷소매로 닦았다. 하지만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흐윽…. 윽” 그녀가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수진은 한참을 주저앉아 울었다. 벽지부터 침대까지 하얀 방에 창문도 없는 이상한 방. 주위를 둘러보다 든 생각은 ‘도망가야겠다’ 이 생각뿐이었다. 부들거리는 다리로 문 앞에 섰다.

 ‘도망가야 해…. 어떻게든!’ 그녀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수진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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