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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8장
작성일 : 16-05-11 17:37     조회 : 471     추천 : 0     분량 : 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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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장석의 그림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태산을 오르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도장석과 그림을 살폈다.

 그림 속에서 태산의 기암절벽과 흰 구름이 환상적인 자태를 뽐냈다. 사실적이면서 몽환적인 그림을 본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순식간에 서른여 명의 사람들이 도장석을 빙 둘러쌌다.

 “이름이 있는 화공이 틀림없어.”

 “저 그림 내가 꼭 사고 만다.”

 “웃기지 마! 내가 점찍어뒀어.”

 사람들이 저마다 시끄럽게 말했다. 주위에 몰려있는 사람들이 서른여 명이나 되자, 순식간에 시장바닥처럼 요란해졌다.

 “쉿! 조용히들 하게.”

 “화공의 화사에 방해를 하면 안 되는 일이지.”

 집중하여서 붓을 움직이고 있는 도장석의 정신을 흐트러뜨릴 걸 염려한 몇몇 사람들이 떠드는 사람들을 말렸다.

 “아!”

 몰입하여 그림을 그리던 도장석이 안타까운 탄성을 터트렸다. 주변의 시끄러운 잡음이 그의 청정을 깨뜨렸기 때문이었다.

 삐긋!

 순간적으로 붓이 잘못 움직였다.

 잘 그려지던 그림의 구도와 분위기가 잘못 움직인 붓의 궤적에 의해 완전히 깨어졌다. 이번 작품은 미완성에다가 실패로 남았다.

 “자네 이름이 무엇인가?”

 커다란 등짐을 지고 있는 키가 작은 중년인이 다짜고짜 물어왔다.

 중년인의 몹시 다부지고 사나운 성격이 말투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

 도장석이 망가진 그림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마음을 담은 그림은 그의 자식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 자식이 못 쓰게 되었기에 지금 그는 무척이나 심란했다.

 그렇기에 중년인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 했다.

 “이름이 무엇이라 묻지 않았나?”

 중년인이 사납게 외쳤다.

 “알아서 뭐하려고요?”

 도장석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오는 말이 곱지 않으니 가는 말도 자연스럽게 곱지 않았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어른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그의 신념에 어울리지 않았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야 대접과 공경을 받는 것이었다.

 천지석공소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도장석은 나이가 많은 다른 석공들에게 하대를 받지 않았다. 가장 나이가 많은 왕천삼도 그에게 반존대를 하였다.

 그런데 생판 모르는 사람이 기분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하대를 하니 도장석도 불쾌했다.

 “그림을 팔아라.”

 사내가 요구했다.

 그는 저렴한 지역에서 물건을 사다가 다른 곳에서 비싸게 파는 보따리 상인이었다. 태산을 넘어 태안으로 가는 와중에 도장석의 그림에 꽂힌 것이었다. 어린 도장석에게 상술을 발휘하면 저렴한 가격에 사서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다고 여겼다.

 “파는 그림이 아니오.”

 도장석이 말하며 두툼한 차산수도첩을 접었다.

 차산수도첩의 그림들은 그가 산수의 아름다움을 기록해놓은 간이밑그림들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간이밑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본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에 새겨 넣을 심산이었다.

 “헛소리하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팔아라.”

 중년인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남루한 도장석에게 거들먹거렸다. 강하게 압박하면 왜소한 도장석이 그림을 넘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의 건방진 태도가 도장석의 심기를 건드렸다.

 “귀가 막혔나 보오? 팔지 않는다고 했소.”

 도장석이 비아냥거렸다.

 “뭐라?”

 중년인의 얼굴이 붉어졌다.

 가시 돋친 대답에 그가 주먹을 움켜쥐고 도장석에게로 걸어갔다.

 “쯧쯧쯧!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이오? 이처럼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 어린 나에게 주먹을 휘두르겠다고 하는 것이오?”

 도장석이 말했다.

 “미친 거 아냐?”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로군.”

 “주먹만 휘둘렀다 봐라. 당장에 요절을 내주고야 말겠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중년인을 노려보았다.

 싸늘한 시선과 험악한 분위기에 도장석에게 주먹을 휘두르려고 했던 중년인이 깜짝 놀랐다. 만약 도장석을 때렸다가는 졸지에 몰매를 맞을 형편이었다.

 주춤주춤!

 중년인이 고개를 들지 못 하고 물러났다. 뒷걸음질을 치던 그가 거리를 벌리자 꽁지에 불이 붙은 것처럼 황급히 도망갔다.

 “이름을 물어봐도 괜찮은가?”

 유생복을 입은 학사 정재륜이 정중하게 물어왔다.

 “도장석이라고 합니다.”

 도장석이 정중하게 답했다.

 “놀라운 그림솜씨였다.”

 “감사합니다.”

 “그림을 팔지는 않는가?”

 “차산수도첩의 그림은 공부를 위한 것이지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허어! 안타깝구나.”

 정재륜이 안타까워했다.

 풍류남아인 그는 금기서화에 대한 공부를 했고, 그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가 볼 때 도장석의 그림은 어설프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호방한 표현과 섬세한 담묵 표현이 훌륭했기에 구매할 가치가 충분했다.

 무엇보다 보면 볼수록 끌리는 묘한 무언가가 그림에 있었다. 뭐라고 말로 꼬집어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좋은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렇기에 정재륜은 도장석의 그림을 꼭 구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팔지 않는다는데 어쩌겠는가?

 그의 얼굴에 안타까움만이 가득했다.

 “그림은 팔지 않지만 작은 조각품들은 팔 수 있어요.”

 도장석이 말했다.

 “화공이 아닌가?”

 “저는 석공이에요. 그림은 조각을 위해 배웠어요.”

 “주가 그림이 아니라 조각이란 말인가?”

 정재륜이 깜짝 놀랐다.

 조각이 주고, 그림이 보조란 이야기였다.

 그림보다 더욱 잘하는 것이 조각이란 말과 똑같았다.

 “보여주게.”

 “여기 있어요.”

 도장석이 봇짐에서 십여 개의 돌조각품들을 꺼내놓았다. 국화, 대나무, 난초, 소나무, 문인석, 무인석 등 사람과 식물 그리고 꽃 등의 조각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화가 살아있는 것 같아.”

 “난초가 금방이라도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하고 있어.”

 “문인석을 봐! 저 사람의 얼굴표정이 너무나도 생생해.”

 “무인석의 갑옷을 봐. 어떻게 갑옷의 바늘을 저렇게 멋지게 구현한 것이지.”

 손바닥 크기의 아담한 조각품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이 커졌다. 작은 돌조각들은 섬세하면서 아담한 가운데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돌조각품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탄을 금치 못 하게 만들었다.

 “살펴봐도 될까?”

 “사려면 살펴봐야지요.”

 “국화조각상은 얼마인가?”

 정재륜이 손에 들고 살피며 물었다.

 사군자는 선비들의 벗으로 불린다. 그 중에 국화는 오상고절이라고 하여 절개의 상징이다. 정재륜은 사군자 가운데 국화를 가장 좋아한다.

 표면이 거친 가운데 뒤틀린 돌에서 국화가 고고하게 피어 있었다. 국화조각상에서 금방이라도 그윽한 향기하 일어날 것만 같았다.

 정재륜은 평생 시들지 않는 뜻밖의 국화를 발견한 셈이었다.

 “향기만을 제외하고는 완벽하구나.”

 정재륜이 국화조각상을 보며 연신 감탄했다.

 ‘향기? 묵필학사는 장신구에 향기를 넣을 수 있었다고 했지? 나도 꽃들을 조각할 때 향기를 부여해주고 싶어.’

 도장석이 속으로 욕심냈다.

 그건 임학후에 대한 부러움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물건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그의 마음을 담고 있는 조각품들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건 부모의 입장에서 당연했다.

 “돈으로 조각상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조각상에 대한 마음이라고 여길 테니 알아서 주세요.”

 도장석이 말했다.

 특별히 돈을 받고 팔 생각으로 만든 조각품들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푼돈을 받고도 조각품을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가 만들어낸 조각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될 수 있으면 많은 금액을 받고 싶었다.

 “열 냥이면 되겠는가?”

 추호도 주저하지 않고 정재륜이 과감하게 질렀다. 그것이 그의 수중에 있는 은자의 전부였다. 은자를 제외하면 구리동전 몇 개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는 돈이 더 있다면 더욱 지불할 생각도 있었다.

 “팔게요.”

 은자 열 냥이면 커다란 문인석 하나를 완성하고서 받는 금액이었다. 작은 크기의 일반적인 국화조각에게 부족함이 없는 돈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국화조각에는 신묘함이 흘렀다.

 국화조각은 은자 열 냥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고맙네.”

 정재륜이 은자 열 냥을 넘기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수중에 들어온 국화조각을 바라보면서 그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대나무를 사겠네. 은자 열 냥 여기있네.”

 “난초조각 값이네.”

 “문인석과 무인석을 사겠소.”

 사람들이 은자 열냥을 지불하며 앞 다퉈 조각품들을 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꺼내놓은 십여 개의 돌조각품들이 모두 팔렸다.

 “더 없는가?”

 물건을 사지 못 한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며 물었다.

 “방금 보여드렸던 것이 전부에요.”

 도장석이 봇짐을 챙긴 뒤에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타박! 타박!

 거침없이 걸음을 내딛는 그가 사람들을 뒤로 하고 태산을 올랐다. 빠르게 움직이는 그가 이내 사람들과 헤어졌다.

 그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태산에 감탄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의 눈에 오층 누각의 만선루가 들어왔다.

 만선루를 향해가는 그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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