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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석공무림
작가 : 봉황송
작품등록일 : 2016.3.28

석공(조각가)의 무림행 이야기.

 
석공무림 1권 8장
작성일 : 16-05-11 17:36     조회 : 604     추천 : 0     분량 : 4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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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장. 태산

 

 

 

 

 

 

 

 

 

 

 거대한 비석에 적힌 글귀가 선명했다.

 <朋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꾀죄죄한 옷차림을 한 청년이 비석의 글을 읽으면서 중얼거렸다. 숲속을 지나쳐왔는지 머리카락에는 나뭇잎까지 매달려 있었다.

 그는 바로 도장석이었다.

 그가 옥함산을 지나 사람들이 주로 다니지 않는 길을 따라 태산에 도착했다. 험난한 길이었지만 얻은 것이 적지 않았다. 산수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에게 값진 가르침을 안겨줬다.

 마음에 드는 돌멩이들에 조각을 많이 했고, 두툼한 차산수도첩도 거의 절반 가까이 채웠다.

 제대로 씻지 못 해 꾀죄죄한 모습이지만 도장석의 눈빛이 가을햇볕에 반짝거렸다.

 그는 지금 공자등림처에 와있었다.

 공자등림처의 앞에는 근엄한 표정의 공자의 석상이 서있었다. 누가 석공 아니라고 할까 봐 도장석이 공자의 석상을 뚫어져라 예의주시하였다.

 그는 좋은 석상이 보이면 절로 시선이 갔다.

 “멋지구나.”

 도장석이 감탄했다.

 조각을 하는 석공이라면 공자의 석상이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돌의 본성을 잘 살린 공자의 얼굴이 근엄한 가운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유생복의 옷자락이 금방이라도 바람에 펄럭거릴 것처럼 느껴졌다.

 “최고다.”

 도장석이 지금껏 보아왔던 석상 가운데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었다. 사람이 만든 석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위대한 작품을 접한 도장석의 마음에 설렘이 가득 넘쳤다.

 타박! 타박!

 그가 공자 석상의 주위를 돌면서 요모조모를 살폈다.

 그가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터득하려고 노력하였다. 공자 석상을 만든 석공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패도로 조각한 것이로구나.”

 도장석은 석상을 조각한 것이 망치와 정이 아니라 패도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석상에 새겨져 있는 미묘한 선이 패도를 사용해야지만 만들어진다. 망치와 정으로 때려서 조각한 것이 아니라 패도로 돌을 깎아낸 것이었다.

 “송광 사부님과 같다.”

 송광이 선보였던 선이 공자의 석상에 남아있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했던 것이기에 도장석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

 도장석은 이제야 송광의 실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거 그가 삼개월의 시간동안 보고 느꼈던 것은 송광의 백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 했다.

 “석상을 조각한 석공도 사부님처럼 마음이 일면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금석이나 돌도 그분들의 앞에서는 그저 무른 존재에 지나지 않아.”

 도장석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자부심이 가득 넘쳤다.

 송광이 석상을 조각한 석공에 비해 부족함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절로 마음이 뿌듯했다.

 그는 바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송광의 제자였다.

 “후후후!”

 훌륭한 석상을 살피면서 도장석이 아주 흐뭇해했다.

 석상 구경을 마친 도장석이 공자와 관련된 유물들을 살폈다. 비문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공자의 업적을 칭송하는 것들이었다.

 “정말로 잘 새겼다.”

 도장석이 비문에 각자되어 있는 글귀를 살폈다.

 남다른 솜씨를 가진 석공의 작품이었다.

 비문에는 도덕과 충성은 만고의 역사에 이어지니, 태산같은 높은 공자 공이로다라는 뜻의 열네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문인이나 유학자들이 비문의 글귀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도장석은 용처럼 꿈틀거리게 새겨진 각자에 매달렸다.

 글씨를 새긴 각수, 석공의 솜씨를 보면서 도장석이 고개를 절로 끄덕거렸다.

 하지만 모든 비문의 각자가 훌륭한 것은 아니었다.

 “이건 각자가 다소 뾰족하고 약하구나.”

 비바람에 풍화되어 있는 비문들에 비해 매끄러운 비문의 각자는 다소 약해 보였다.

 비문의 아래에는 새롭게 비문을 만든 이유가 작은 글씨로 새겨져 있었다.

 도장석이 글귀를 읽었다.

 원래 있던 비문이 부서지자, 근래 들어 새롭게 설치가 된 것이었다. 고풍스런 비문들과 달리 매끄러운 비문은 공자등림처에 어울리지 않았다.

 “안타깝구나. 비문이 부서지면 다시 수리하면 되는 일인데…….”

 도장석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기술자의 정교한 솜씨가 필요하지만 돌은 나무와 달리 접착제를 사용해서 붙이면 다시금 멀쩡해진다.

 천지석공소에서 일해온 그는 부서진 벼루를 붙이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부서진 결을 따라 아교를 사용하여 붙이면 벼루를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그가 그렇게 망가진 벼루를 복원한 것이 수십 개였다.

 비문도 벼루와 다를 것이 없었다.

 힐끔! 힐끔!

 공자등림처를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거지처럼 남루한 도장석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석상과 비문을 빙빙 멤도는 도장석의 행동에 눈질이 절로 간 것이었다.

 “뭐하는 사람인데 석상과 비문을 저렇게 살피는 거지?”

 “석공인 모양이오.”

 “아하! 그렇구나. 석공이라서 글귀가 아니라 석상과 비문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었구나.”

 사람들이 중얼거렸다.

 저벅! 저벅!

 도장석이 공자등림처를 떠나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걷지 않으면 오늘 밤도 태산 한쪽에서 노숙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었다.

 “오늘은 만선루에서 하루 머물고 가자.”

 도장석이 말했다.

 만선루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목욕을 하고, 옷가지 빨래를 부탁할 셈이었다.

 태산에는 주점과 주루, 간이찻집이 많았지만 가장 뛰어는 곳은 바로 만선루였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장점이 단점을 메우고도 남았다. 그리고 만선루에는 임학후가 한때 머물러서 식사를 했던 곳이기도 했다.

 태산은 오악 가운데 독존으로서 중원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태산은 산동성 중부 평원지대에 우뚝 솟아 있었는데 옥황정 주봉을 중심으로 112개의 이름있는 산봉우리가 있으며, 유명한 절벽은 98곳, 계곡은 102곳에 널려있다.

 태산에 오르는 길은 동로, 서로, 도화욕로, 천촉봉로 네 갈래가 있었는데 다른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서로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도장석은 네 갈래 길을 모두 올라갈 수 없다는 사실이 심히 유감이었다. 하지만 모두 둘러보려고 했다가는 황보세가의 시험날에 맞춰 도착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오자.”

 도장석이 말했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태산이었기에 다른 계절에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남달랐다.

 그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중로라고도 하는 동로였다.

 동로는 비록 가파롭기는 하지만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 직선거리로서 예로부터 황제나 문인, 묵객들이 오르던 길이고, 그 길에는 수많은 명승고적이 집중되어 있다.

 천하제일산 태산답게 수많은 유람객들과 산을 넘어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타박! 타박!

 삼궁묘를 지나치자 오르막길이 슬슬 가팔라졌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도장석이 땀을 흘렸다. 부지런히 걸으면서 땀에 젖은 옷과 머리카락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환상적인 경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세 그루의 아름드리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하게 서있었다. 축축 늘어진 나뭇가지가 무겁게 보였다. 삼의백이었다.

 천하제일명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도장석의 눈에 들어왔다. 기이하게 용틀임하는 소나무,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바위, 태산의 봉우리에 펼쳐진 하얀 구름바다 등이 저마다 환상적인 자태를 뽐냈다. 환상적인 것들이 모여서 더욱 황홀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태산의 경치에 푹 빠져들었다.

 그는 멋진 절경을 보고서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슥!

 그가 봇짐에서 문방사우와 차산수도첩을 꺼냈다.

 그가 먹물을 만들고, 붓에 먹물을 듬뿍 묻혔다.

 스윽! 스윽!

 산과 봉우리, 구름과 나무를 그리는 필치가 창울했다. 붓끝에서 모든 존재가 태어나고 있었다. 그것들은 자연의 풍경에서 비롯되었지만 도장석의 마음이 깃들어서 차산수도첩에 만들어졌다.

 “호오! 어린 화공이 그림을 그리고 있구나.”

 “흥이 오르면 태산을 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

 “얼마나 잘 그리는지 한 번 볼까?”

 사람들이 한적한 길 한쪽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도장석에게 흥미를 드러냈다.

 문인들 가운데에 그림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많았다. 선비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문아의 측면은 말할 것도 없고, 금기서화(거문고, 바둑, 글씨, 그림) 등의 다양한 기예에 골고루 빼어난 재능을 소유하고 있어야 했다. 단지 글만 안다고 해서 선비가 아니었다.

 “호오!”

 유생복을 걸치고 있던 사람이 그림을 들여다보다 찬탄했다. 어깨 너머로 보이고 있는 그림이 참으로 출중했기 때문이었다. 아직 채 완성이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림에는 생동감이 넘쳤다.

 “어린 화공이 대단하군.”

 “훌륭한 솜씨야.”

 그림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 도장석의 그림을 치켜세웠다. 도장석의 그림을 본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도장석이 그리는 그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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