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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금주령 : 사건의 시작
작성일 : 16-08-24 22:12     조회 : 559     추천 : 0     분량 : 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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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포도청으로 잡혀 온 심청과 뺑덕어멈이 포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복사골에 사는 심청이라....”

 

 종사관 최원은 조서를 읽다가 청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나라에서 효녀상까지 받은 처자가, 어찌 지엄한 국법을 가벼이 여길 수 있단 말이오!”

 

 “대체 내 죄가 무어란 말입니까?”

 

 심청은 종사관의 호통을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정면으로 되받아쳤다.

 

 “그걸 정녕 모른단 말인가!”

 

 “모르니 묻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원은 한숨을 내쉬고는 훈계를 시작했다.

 

 “그럼 내 일러 주리다. 일찍이 세종께서는 계주윤음에서 이리 이르셨소. 첫째, 술은 곡식과 재물을 허비한다. 둘째, 술은 속으로는 의지를 잃게 하고, 겉으로는 위엄과 예의를 잃게 한다. 셋째, 부모에 불효하게 된다. 넷째....”

 

 “부모를 굶겨 죽이는 것도 또한 불효입니다. 국법을 어긴 것만이 중요하고, 왜 국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는지는 전혀 안중에도 없으신 겁니까?”

 

 심청이 종사관의 말을 겁 없이 자르자, 뺑덕어멈은 그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봐 화들짝 놀랐다.

 

 “미쳤어? 잘못 했다고 싹싹 빌어도 모자랄 판에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나으리,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이 년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죄인 줄 알면서도 그리 했습니다.”

 

 “어찌 네 살길만을 도모한단 말이냐? 술을 만드는데 곡식이 많이 들기에 금주령을 내린 것이다. 수많은 백성이 배를 곯고 있다는 걸 진정 모르고 한 일이란 말이냐.”

 

 최원의 말을 듣던 심청이 피식 웃더니, 비아냥거렸다.

 

 “백성들을 그리 생각하시는 분이라, 담장 높은 집 청주는 잡을 생각하지 않고, 불쌍한 백성들의 노곤함을 풀어주는 약주인 탁주만 잡는 것입니까?”

 

 뭔가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 부장 포교가 흥분해서 고함쳤다.

 

 “저, 저, 저, 뚫린 입이라고... 그만 닥치지 못할까!”

 

 그러자 최원이 부장 포교에게 질책의 눈길을 주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심청에게 말했다.

 

 “그런 일은 없소. 국법을 어긴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에 합당한 벌을 받을 것이오.”

 

 그런데 그의 말을 들은 심청이 실성이라도 한 듯 웃었다.

 

 “방에서 너무 서책만 읽으셨나 봅니다. 세상 공부도 좀 하시는 게 어떠신지요.”

 

 순간, 최원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생겼다.

 

 이에 부장 포교가 정작 능욕당한 최원보다 더 화를 냈다.

 

 “나으리, 저런 말 같지도 않는 소리를 어찌하여 계속 듣고 계시는 겁니까? 여봐라! 이년들을 당장 곤장대에 묶어라!”

 

 “예!”

 

 명을 받은 포도청 군졸들이 심청과 뺑덕어멈을 일으켜 세워 곤장대로 끌고 갔다.

 

 “이거 놔라!”

 

 심청은 군졸들에게 소리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래도 별 소용이 없자, 최원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년의 죄를 묻기 전에, 관아에 있는 주고(酒庫)부터 헐어야 할 것입니다!!”

 

 그 말에 최원은 무어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비록 금주령이 내려졌지만, 고위 관리의 영접이나 환송 연회 때 사용하기 위한 관아의 술 창고인 주고에는 항상 술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얼 하느냐! 당장 곤장을 내리쳐라.”

 

 부장 포교의 명에 따라 심청과 뺑덕어멈에게 매질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최원은 무거운 얼굴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

 

 그 시각, 심청의 집에서는 심학규가 마당을 서성이며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고, 배고파라.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또 늦네, 또 늦어.”

 

 그러다 문득 딸이 집을 나서기 전, 자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내가 안 꼰질러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야!’

 

 심학규는 불길한 예감에, 서둘러 사립문 밖으로 나갔다.

 

 “이 놈의 입이 방정이지, 방정이야.”

 

 그렇게 심학규가 자신을 원망하며 더듬더듬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가는데, 그 때 누군가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배씨 부인 집 청지기였다.

 

 그는 심학규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조용히 그 뒤를 밟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심학규가 개울가에 있는 다리 앞에 다다랐다.

 

 그가 지팡이를 짚고 더듬더듬 다리 위를 건너는데, 그 뒤편에서 배씨 부인 집 청지기와 화주승이 쑥덕거리며 심학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화주승이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청지기가 심학규 뒤로 바짝 쫓아갔다.

 

 “거, 빨리 빨리 좀 갑시다. 다리 건너다 밤새겠네.”

 

 “댁도 나처럼 앞이 안 보이오? 내가 장님인 거 딱 보면 알지 않소? 거, 성질머리도 참...”

 

 “급하니까 비키쇼!”

 

 갑자기 청지기가 심학규를 툭 치고 앞질러갔다.

 

 그 바람에 심학규는 개울물에 떨어지고 말았다.

 

 “사..람.. 살려...”

 

 심학규가 물을 연거푸 먹으며 허우적거렸다.

 

 그런데도 화주승은 심학규가 가라앉았다 떠올랐다를 반복하는 동안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

 

 “괜찮습니까? 정신 좀 차려보십시오.”

 

 화주승이 심학규의 몸을 흔들어 깨웠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이번에는 양쪽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심학규가 신음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뉘시오? 여기는 어디요? 이승이요? 저승이요?”

 

 “처사님 댁입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모셔왔습니다.”

 

 “우리 집? 그럼 내가 안 죽었단 말이오?”

 

 화주승은 사람 좋게 느껴지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뿐이니.”

 

 “그런데 뉘신지...”

 

 “저는 몽운사 화주승인데, 개울을 건너다가 때마침 물에 빠진 처사님을 보고 건져 낸 것입니다.”

 

 심학규는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화주승에게 예를 갖추려 했다.

 

 “아이고, 평소 시주 한번 못했는데, 이렇게 목숨까지 구해주시고. 나무관세음보살...”

 

 “그게 다 부처님의 뜻이 아니겠습니까. 헌데 처사님은 앞을 못 보시나봅니다.”

 

 “예. 이십 년 전에 그만 눈을 잃었습니다.”

 

 “아이고, 이런... 나무관세음보살... 앞만 보였으면 오늘 같은 일은 없었을 터인데요.”

 

 “다 팔자 소관인 게지요.”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긴 한데....”

 

 화주승은 심학규를 살짝 떠보며 말을 흐렸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제가 눈을 뜰 수 있다는 겁니까?”

 

 화주승의 얼굴에 간계한 미소가 번졌다.

 

 “허나 듣고 나면 속만 상하시지 않을는지...”

 

 심학규는 더듬더듬 화주승의 손을 찾아 붙잡고는 간절히 부탁했다.

 

 “제발 부탁입니다. 눈이 이러 하니 하나 밖에 없는 딸년한테 짐만 되고, 자식 앞길을 막는 것만 같아 하루하루가 지옥 같습니다. 그러니 제발 방도를 알려주십시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알려드리지 않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잘 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리 원하시니 방도는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게....”

 

 *****

 

 관아 옥사.

 

 군졸 둘이 뺑덕어멈과 심청을 옥사 안으로 밀치듯 거칠게 밀어 넣었다.

 

 그 바람에 심청이 옥사 바닥으로 밀려 넘어지는데, 은장도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심청이 급히 은장도를 집어 드는데, 최원의 명이 떨어졌다.

 

 “여봐라! 저 은장도를 이리 가져오너라.”

 

 “예.”

 

 군졸 하나가 심청의 손에서 억지로 은장도를 빼앗아 최원에게 건넸다.

 

 “돌려주십시오. 제 것입니다. 제 몸을 지키기 위한 아녀자들의 은장도도 국법에 어긋나는 일입니까?”

 

 “그렇소.”

 

 ‘??’

 

 “죄인이 흉기가 될 만한 날카로운 물건을 지니게 할 수는 없소. 풀려날 때 돌려줄 것이니, 걱정 마시오.”

 

 말을 마친 최원이 옥사를 빠져 나갔다.

 

 심청은 약이 바짝 올라, 악을 써댔다.

 

 “돌려달란 말이야. 내꺼야. 내 꺼 라고!!!”

 

 심청이 계속 무어라 말하려 하는데, 뺑덕어멈이 황급히 심청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는 끌어 앉혔다.

 

 “미쳤어? 종사관 나리께 바락바락 대들지 않나, 게다가 반말까지. 일 더 키우지 말고 그냥 조용히 디비져 자기나 하셔.”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치는 심청과 이를 말리는 뺑덕어멈이 계속 투덕거렸다.

 

 한편, 옥사 밖으로 나온 최원은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관아 마당에서 검을 사정없이 휘두르며 검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마치 잡념을 떨쳐내기라도 하듯.

 

 그렇게 검이 허공을 무섭게 가르기를 한참.

 

 갑자기 허공을 가른 그 자세 그대로 최원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대체 내 죄가 무어란 말입니까?’

 

 ‘부모를 굶겨 죽이는 것 또한 불효입니다. 국법을 어긴 것만 중요하고, 왜 국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는지는 전혀 안중에도 없으신 겁니까.’

 

 ‘백성들을 그리 생각하시는 분이라 담장 높은 집 청주는 잡을 생각 않고, 불쌍한 백성들의 노곤함을 풀어주는 약주인 탁주만 잡는 것입니까?’

 

 ‘이 년의 죄를 묻기 전에, 관아에 있는 주고부터 헐어야 할 것입니다!!’

 

 최원의 귓가에 심청의 말이 계속해서 윙윙거리는 듯 맴돌았다.

 

 그리고 청의 얘기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다.

 

 다음날 아침.

 

 심청과 뺑덕어멈은 곤장을 맞아 불편한 다리를 어기적거리며 포도청 관아 문을 나섰다.

 

 “우리 다시는 이 짓 하지 말자. 정말 두 번 당할 일은 못 돼.”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나요? 그럼 주모는 빠지세요. 난 다른 주막을 알아보면 되니.”

 

 “아니, 뭐, 그냥 속상해서 해 본 말이지, 누가 장사 안 한 대? 청이, 같이 가!”

 

 다리를 절면서도 청은 빠른 걸음으로 관아에서 멀어져 갔다.

 

 마당 한 쪽에서 그 모습을 편치 않는 눈으로 지켜보고 있던 최원.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서서 집무실로 향했다.

 

 한편, 배씨 부인의 방에서는 청지기가 배씨 부인과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느냐?”

 

 “이제 나서면 되십니다. 마님.”

 

 청지기의 말에 배씨 부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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