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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기억에 접속
작가 : 연화랑
작품등록일 : 2017.6.1

타인의 기억을 볼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누구의 기억을 들여다 보실래요?

능력자 오수민과 과거의 사고로 인해 알수 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던 오피스걸 차도희의

치유와 사랑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 여러분을 몽환적이고 달콤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들만의 세계 -1
작성일 : 17-08-01 00:19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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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눈을 뜬 다음 순간 도희는 익숙한 곳에 와있었다. 그 곳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따뜻한 아빠의 미소와 날 학교끝나고 집에 데려가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엄마의 손이 아직 존재하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아직 세상의 나쁜거라곤 모르는 천진하고 귀여운 마냥 즐거운게 좋은 소녀였다.

 

  그 날도 여느때와 같이 엄마손을 잡고 즐겁게 하교중이었다.

 

  엄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재잘 떠들다가 문득 집에가는 골목전 놀이터를 바라보니 또 소년이 혼자 놀고 있는게 보였다. 도희는 엄마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엄마, 나 잠깐만 놀이터에서 놀다 가도 되요?”

 

  “응, 그래. 그럼 딱 한시간만이다. 숙제하고 밥먹어야하니까. 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어떻게 하라고?”

 

  “이거! 핸드폰 1번 누르기!!”

 

  “맞았어! 엄마한테 바로 전화하는거야! 엄마가 한시간후에 데리러 올게!”

 

  “응! 엄마.”

 

  도희는 엄마에게 밝게 웃으주고 놀이터로 달려갔다.

 

  “안녕! 또 혼자 놀고 있구나!”

 

  놀이터 모래밭에서 혼자 뒤적이며 놀던 남자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이는 전에 봤던 적이 있어 그런지 피하지는 않고 다시 하던걸 계속했다.

 

  도희는 아무렇지 않게 옆으로 다가가 주머니에 있던 사탕을 꺼내 내밀었다. 아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사탕을 받아들어 입속에 넣었다. 도희가 빙그레 웃어보이자 아이도 웃었다.

 

  사탕을 입에문 두 아이는 모레밭에서 놀다가 함께 도희가 그네를 타고 싶어하자 아이가 뒤에서 밀어주었다. 둘이 즐겁게 놀고 있는데 도희의 전화가 울렸다.

 

  “도희야. 엄마가 한시간만 놀고 오라고 했었지. 지금 데리러 갈테니 친구랑 인사해.”

 

  “벌써? 30분만 더 놀면 안되요?”

 

  “안되. 좀있음 어두워질거야. 엄마 지금 간다.”

 

  “알았어요! 엄마!”

 

  도희는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아이에게 인사를 했다.

 

  “엄마가 이제 그만 놀라셔. 너도 이제 집에 가. 너희집은 어디니?”

 

  아이가 그제야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구고 다시 모레밭으로 갔다.

 

  잠시후 도희 엄마가 왔고 도희는 아이와 좀 더 놀고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엄마손에 이끌려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자꾸만 돌아다 보며 아이를 살폈다. 엄마손에 메달린 도희가 물었다.

 

  “엄마! 저 아이 혹시 어디 사는지 알아요?”

 

  엄마는 그제야 아이를 살펴보더니 약간 어두워진 표정으로 도희손을 잡아 끌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야 도희에게 말해 주었다.

 

  “도희야. 저 아이랑 이야기 많이 했니”

 

  “아니요. 말이 별로 없는 아이라서 잘 몰라요.”

 

  “그래. 앞으로도 특별히 말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

 

  “왜요?”

 

  “신들린 아이라고 가까이가면 좋을게 없데. 너도 그만 놀아.”

 

  “신들린게 뭔데?”

 

  “엉뚱한 소리도 하고 그러는가 보더라. 도희너도 그냥 봐도 지나와.”

 

  “알았어. 그래도 좋은 아이인데”

 

  도희는 대답은 했지만 속으로는 그 아이와 계속 놀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음에는 아이의 이름을 꼭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희네 집이 이사를 가게 되었고 그리고 그 아이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이름을 물어볼 기회를 놓쳐버린 도희는 그렇게 헤어졌고 그래서 머리속에 이미지만 남아있게 되었던 것이다.

 

  도희는 어린 자신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라 그립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해서 저도모르게 울컥하다가 문득 자신의 손을 잡은 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거기에 수민이 있었다. 수민에게도 그 영상이 보였던듯 살며시 미소지었다.

 

  그제야 정신이 든 도희는 수민에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에요? 왜 이런게 보이는거죠?”

 

  “도희씨. 이건 도희씨의 기억영상이에요. 이게 보이는 건 제 능력때문입니다. ”

 

  “수민씨 능력이요? 그럼 다른이의 기억을 볼수 있단 건가요?”

 

  “네. 하지만 그건 파장이 맞아야하고 조건이 있어요.”

 

  “그렇군요. 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함께 보는 건가요?”

 

  “아니요. 아마 도희씨가 저하고 특별하게 잘 맞는가봐요. 그리고 이렇게 같이 보는 경우는 저도 당신이 처음이에요.”

 

  “아. 제가 처음이라니. 근데 저 영상속 아이가 혹시 누군지 아시나요? 계속 궁금했던건데.”

 

  “그 부분을 지금 보여드리려고요. 지금부터 보는건 저의 기억영상 입니다. 따라오세요”

 

  수민은 도희의 손을 살며시 잡아끌며 도희의 영상을 밀고 옆으로 보이는 기억장막을 건너갔다.

 

  처음하는 경험에 도희는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 두렵기도 했지만 수민의 손이 따뜻해서 그냥 이끌리는데로 따라갔다.

 

  잠시 후 수민의 영상이 영화처럼 되감기며 보여지기 시작했다.

 

 

 #######################################

 

 

 

  “저 집 아이가 그랬데요?”

 

  “그렇다니까요. 저애가 남의 과거를 얼굴만 보고 줄줄 내뱉는데요. 그러니 신내린게 아님 뭐겠어요.”

 

  “세상에나, 아직 저리 어린데. 어쩐데요.”

 

  “그래서 다른 집들도 다 저애는 피한데요. 아이들끼리도 못놀게 하고요. 찝찝하잖아요. 남의 과거를 절도 읽어낸다는게.”

 

  “그러게요. 저도 우리 아이한테 주의를 줘야겠어요.”

 

  아이는 구석에서 노는 듯 보였지만 어른들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었다. 아이는 이해할수 없었다.

 

  신내리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저 어른들이 왜 자신을 피하는지 왜 자기와 놀지 못하게 하는지 그게 궁금했고 그게 속이 상했을 뿐.

 

  엄마에게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니가 이상한 말해서 그런거라고. 하지만 아이는 늘 정직했다.

 

  실제로 본걸 말했을 뿐이었다. 왜 엄마는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지 아이는 불만이었고, 아무리 말해도 혼만 나자 말을 하지 않게되었다. 그리고 점점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날이 늘어났다.

 

  그렇게 아이는 점점 혼자놀게 되었고 그 날도 혼자 모래장난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나 돌아다 보았다.

 

  그 곳에는 여자아이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너는 왜 혼자 놀아? 잼있니?”

 

  아이는 깜짝 놀랐다. 근래들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아이는 없었으니까 더구나 저렇게 천진하게 자신을 바라보면서 묻는 아이는 처음이었다.

 

  “같이 놀자”

 

  그 말에 아이는 안심하고 여자아이에게 곁을 주었고, 둘은 종종 함께 놀게 되었다. 이상하게 여자아이와 놀때만은 아무것도 안떠오르고 즐거운 느낌만 있었다. 다른 아이들 처럼 편하게 놀 수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던 남자아이는 여자아이가 엄마가 와서 데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보지 못할수도 있겠다는 걸 느꼈도 다시 만나면 반드시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리라 생각했다.

 

  소년은 소녀의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엄마가 자주 데려가면서 불러주던 이름 “도희”.

 

  아쉽게 돌아보던 소녀는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소년은 매일같이 거기 모래밭에서 기다렸지만 소녀는 다시 볼 수 없었고. 후에 소녀가 이사를 갔다는 사실을 안건 아주 나중 일이었다.

 

 

 

 ##################################################

 

 

 

  다음 순간 도희는 그 영상에서 벗어났고 더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훌쩍 커버린 영상속 소년이 바로 옆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민이 미소지으며 도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민이 손을 저어 영상을 치우자 문이 나타났다.

 

  “지금 본 저게 수민씨 영상인가요? 그럼 저기 저랑 놀던 아이가 정말 수민씨였군요!”

 

  “맞습니다.”

 

  “그 후에는요! 사실 며칠 후에 한번 더 갔었어요. 그건 못봤나봐요.”

 

  “아. 그랬군요. 사실 저때만 해도 어려서 3일동안 안보이자 포기했어요. 그리고 하루는 그냥 안나갔었죠. 아마 그날인가보네요.”

 

  “영상을 보니 어려서부터 능력이 있었나본데. 그 뒤로는 어찌 되신거에요? 상담소는 나중에 차린거라 들었는데요.”

 

  “사실은 그부분이 모호해요. 줄곧 그 다음 기억을 찾고 있는데 잘 찾아지질 않는군요. 그리고 도희씨와 접속해 있는 동안은 우리가 공유했던 기억만을 볼 수 있어요. 그러니 다른 곳에서 찾아봐야겠죠. 이제 현실로 나가볼까요?”

 

  앞에 있던 문을 여니 눈앞이 환해졌고, 둘은 아까 있던 그자리에서 서로의 손을 잡은 그 자세 그대로인게 눈에 들어왔다.

 

  서로의 기억을 공유했지만 아직은 어색했던 둘은 급이 떨어져 서로 웃었다.

 

  하고 싶은 말도 서로 많았고 궁금한 것도 많았지만 너무 새로운 감정과 경험을 겪은 뒤라 둘다 서로 정리가 필요함에 동의하고 다음날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와 수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바래다 줄게요.”

 

  “아니요. 오늘은 그냥 좀 옛날 생각에 취하고 싶어요. 혼자 갈게요.”

 

  “그래요 그럼. 현실로 돌아오면 바로 알려줘요. ”

 

  수민의 말에 미소지으며 도희가 환하게 웃어보이고는 손을 휘져으며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힘껏 뛰어갔다.

 

  뒷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보이는 도희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 수민.

 

  그는 일단 다시 상담실로 가서 마음을 정리하기로 했다. 도희가 물어보면 답해줄 말도 머리속에 뒤엉켜 정리가 안되어 있었으므로.

 

  그렇게 잠시 걷고 있는데 전화에 문자음이 울렸다.

 

  [ 오늘 즐거웠어요. 추억선물 고마워요. 이 밤만큼은 행복하게 잘 수 있을듯 하네요. 조심해서 들어가고 내일봐요. 소꿉친구씨 ^_^ ]

 

  소꿉친구라는 단어 정말 정감가고 예쁜 말이었다. 수민은 문자에 어떤 답변을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안하는거 보단 낫겠지 하고 한마디 날렸다.

 

 [ 들어가서 푹 쉬어요. 힘든 하루였을텐데. 잘자고 좋은 꿈 꿔요. 도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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