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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거울의 도시
작가 : 홀로가는길
작품등록일 : 2017.7.27

에펜슐렌 대륙 중부에 위치하는 국가 브리티아에서는 에드워드 왕태자가 그의 아버지인 클레이안 왕을 시해함으로써 반역자로 간주되어 실각하였다. 그에 따라 빈 왕좌와 주인을 잃은 왕관은 자연스럽게 왕의 둘째 아들이자 왕태자의 이복동생 에렌 왕자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이는 상징적인 것 일뿐, 에렌 왕자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의 모후가 되는 헤스데아가 섭정후로 등극하였고, 브리티아는 그녀의 통치 아래 놓이게 된다.

에렌은 자신의 의지 하에 선택을 해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그의 인생을 재단하는 것은 늘 그의 어머니 헤스데아 섭정후였다. 거짓 왕의 자리에 앉아 어머니와 그에 관련된 신하들 사이에서 놀아나는 것에 분노를 느끼던 나날 중, 우연히 카드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 카드는 이복형이자 실각한 에드워드 왕태자에게 자신이 그려줬던 카드였다. 이 카드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왕태자와 자신뿐이었다.
평소 시해 사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던 에렌은 이 카드의 끝에 닿으면 왕태자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뒤를 쫓는다. 하지만 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일에만 자꾸 휘말리는데…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있는 것인가?

 
#19
작성일 : 17-07-31 23:34     조회 : 272     추천 : 2     분량 : 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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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봄이 다가오고 있는 중이라 만개한 꽃들을 보기 어려운데 이곳에 있는 꽃들은 벌써 꽃을 피워 푸르고 쪽빛 나뭇잎 가득한 배경에 채색을 칠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원 가운데에 있는 분수대가 물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 분수대 근처 테이블에 소녀는 혼자 앉아 찻잔을 들었다가 내렸다. 그런 행동이 그림 같은 배경 아래 사물이 아님을 보였다. 소녀의 주위로 서 있는 몇 명의 그 나이 대 소녀들로 보아 저 혼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소녀가 지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녀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인지 아님 원래 별로 표정이 없는 것인지 묵묵히 차만을 마시고 있었다. 주위에 있는 소녀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현재 저 혼자 차를 마시고 있는 소녀로부터 나오는 기류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때 소녀가 찻잔을 ‘챙’하고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내려놓았다. 소리와 함께 소녀들은 어깨를 들썩일 정도로 놀랐지만 다행히도 육성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찻잔을 세게 내려놓은 소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 차. 차라고. 내가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는 것이냐.”

 

 주위의 소녀들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죄..죄송합니다. 공주님.”

 

 소녀, 카야 공주는 지금 상당히 짜증이 나 있는 상태였다.

 공주가 이 땅에서 그나마 마음이 맞는 친구라면 미망인인 디아나 백작 부인이다. 오늘은 그녀와 오랜만에 약속이었지만 아침에 급사가 전해준 편지에는 백작 부인이 독한 감기로 앓아 누워 갈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친애하는 카야 에델리아 일로이드 공주님으로 시작한 그 편지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디아나 백작 부인, 자신은 어떤 병이 걸리던 간에 공주님을 뵈러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병이 공주님께 옮는 것은 엄청난 대죄이므로 오늘의 약속은 다음으로 기약해야 할 거 같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오랜만에 백작 부인을 만나 그 동안 쌓였던 이야기들이나 정보들을 교환할 생각에 설렜던 카야 공주는 갑자기 취소된 약속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주가 자기 내키는 대로 아픈 사람한테 당장 오라고 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기도 하고 유일한 친구를 잃을 수도 있어 속으로 삭히고 있는 중이었다.

 

 게다가 저번에 상업 지구를 나갔다가 눈에 봐 두었다가 시녀 앤에게 부탁한 물건이 이미 누군가에게 팔렸다는 얘기를 마찬가지로 아침에 들었다. 듣고 분개했지만 이미 팔린 물건을 찾을 길이 없어 이도 속으로 삭히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이 생기는 것은 특히 카야 공주에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이런 분위기를 공주의 주변에 서 있던 궁인들도 느꼈는지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사실 공주가 기분이 어떻든 간에 궁인들에게 모시기 쉬운 인물은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더 기분이 나빠 보이는 것이 공주의 얼굴에 써 있었다. 궁인들은 그저 이 시간이 무사히 흘러가기만을 바라고 있을 때였다.

 

 카야 공주의 목소리가 궁인들의 귀에 들렸다.

 “너.”

 

 소녀들은 공주가 가리키는 이가 정확히 누구인지 몰라 서로 얼굴만을 마주볼 뿐이었다. 카야 공주는 짜증난다는 듯이 다시 말했다.

 

 “너, 거기 빨강머리.”

 

 빨강머리 소녀, 에밀은 자신의 주위를 급하게 둘러보며 확인했다. 속으로 저 기분이 썩 좋지 않은 공주에게 제대로 걸린 것이 제발 아니길 확인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궁인들은 굳은 얼굴로 에밀을 안타깝게 쳐다볼 뿐 자신의 생각을 부인해 주지 않았다. 에밀은 침을 꿀꺽 삼키고 카야 공주 앞으로 갔다.

 

 에밀은 구부정한 허리로 공주에게 다가가 허리 깊숙이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

 “예, 공주님.”

 

 카야는 에밀의 인사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내려 보았다. 그리고 소녀를 꽤 자세히 보다가 말했다.

 “못 보던 아이구나.”

 

 에밀은 떨리는 음색으로 말했다.

 “…예. 공주님, 저는 여기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카야는 소녀의 말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를 무심하게 쳐다볼 뿐이었다. 에밀은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공주의 시선이 느껴졌다.

 

 카야 공주는 뭔가 생각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말이 튀어나왔다.

 “붉은 머리…?”

 

 “앤, 전에 에렌의 방에 들어갔다던 궁인이 붉은 머리라고 하지 않았나…?”

 공주의 말에 에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예, 폐하. 제가 듣기로 적갈색의 머리라고 들었습니다.”

 

 “흠…”

 공주는 에밀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움켜잡고 올렸다가 내렸다.

 

 “적갈색의 머리는 흔치 않지. 너. 여기로 오기 전에 어디 소속이었지?”

 

 에밀은 공주의 물음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케이라와 그렇게 감정이 상한 후에 케이라는 에밀을 가만 두지 않으면 못 살 것처럼 굴었다. 결국 케이라는 일손이 부족해 늘 추가 인원을 요청하는 공고 명단에 에밀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그래서 늘 일손이 부족한 공주의 탑으로 에밀은 배치되었다. 그건 아주 재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곳이 늘 일손이 모자란 것은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궁인들이 이곳을 지원하기를 꺼려하고 발령 받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바로 공주의 성정 때문에.

 

 짝

 

 그 때 살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에밀의 고개가 돌아갔다. 에밀은 얼얼한 뺨을 느끼고 나서야 공주에게 맞은 것을 알았다.

 

 “내가 묻지 않았느냐. 너. 여기로 오기 전에 어디 소속이었느냐? 내가 적갈색 머리에 예배당까지는 알았지만, 그 궁인이 일손이 모자라 보충 인원 공고문에 명단에 이름을 적어서 예배당에서는 더 이상 일을 안 한다고 들었다. 거기에 명단을 올리면 일손이 모자라는 부서에 무작위로 배치되기 때문에 찾으려면 여기저기 몇 개의 부서를 뒤져야 한다고 하길래 손을 놓고 있었는데…”

 

 에밀은 말을 하려 했지만 공주의 손이 더 빨리 올라갔다. 다시 한 번 살과 부딪치는 짝 소리가 울렸다. 그 때였다.

 

 “꺄아아아악!”

 

 유난히 장미가 많은 이 실내 정원을 일로이드 궁전에 있던 자신의 정원 같다며 섭정후에게 웃으며 말한 후, 섭정후가 이 장미 정원을 공주에게 주다시피 한 공간에서 공주 이외에 큰 소리를 간 큰 자가 지금 여기 같이 있었다. 공주를 포함하여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그 소리는 그들로부터 조금 멀리 떨어진 여자아이에게 난 것이었다. 소녀라고 칭하기엔 10대 중‧후반의 나이로 보이지 않았고, 10세 이하의 어린 여자 아이 라고 하기엔 나이가 있어보였다. 많아봐야 10대 초반의 여자아이.

 

 여자 아이는 궁에서 일하는 복장이 아닌 잿빛 수도복을 입은 것으로 보아 신을 섬기는 아이인 듯싶었다. 시녀들은 낮게 한숨을 쉬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주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든다고 패악 질을 부린다 해도 신의 도시 레테나퀴스 소속인 사제를 건드리지는 않을 테니. 까다롭고 날카로운 공주가 위‧아래 모르고 날뛰는 망나니는 아니었으니. 저 꼬마 사제는 무사히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카야는 잿빛 수도복을 입은 여자 아이를 보고 처음에 의아해 했지만 이내 예상할 수 있었다. 오늘 레테나퀴스에서 다가오는 왕의 탄신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다던 사제들 중 하나일 것이다. 카야는 좀 나이가 있는 사제들이 방문할 줄 알았는데, 자신의 예상과 달리 어린 여자 아이도 함께 온 의아함에 저도 모르게 한 쪽 눈썹이 들렸다.

 하지만 이내 카야는 얼굴에 덧씌운 가면을 바꿔 쓰듯 웃는 낯의 얼굴로 바꿔 썼다. 그리고 꼬마 사제에게 다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사제님, 길을 잃으신 거 같군요. 제 시녀가 사제님이 원래 가려던 곳으로 안내해 드릴 것입니다.”

 

 카야는 어린 사제가 아까 전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언급할까 싶어 얼른 이 상황을 결정 지어 말하며 제 시녀를 가리켰다. 사제는 눈물이 맺혀 흔들리는 눈동자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물이 떨어질까 입술을 굳게 다물어 보지만 일부러 힘을 주어서 그런지 미세하게 흔들리는 안면 근육들이 눈물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카야는 사제의 얼굴을 보며 이 상황을 빠르게 종결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카야는 얕은 한숨을 쉬며 사제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사제의 작은 손을 잡고 말했다.

 

 “사제님, 무엇 때문에 이렇게 놀라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시녀가 사제님을…”

 카야는 갑자기 소나기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사제의 눈물에 놀라 말을 하려다 멈췄다. 사제의 얼굴에서는 비가 내리듯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카야는 생각보다 많은 눈물의 양을 보고 시녀에게 손짓하여 손수건을 가져오게 했다. 눈치 빠른 시녀는 잽싸게 손수건을 가져와 카야에게 내밀었다. 손수건을 건네받은 카야가 사제의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들을 닦아주려 손을 들었을 때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사제가 갑자기 서럽게 우는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카야는 깜짝 놀라 들었던 손을 내리고 저도 모르게 사제에게서 떨어졌다.

 사제는 뭐가 그리 서러운 지 꺽꺽 거리면서 울었다. 카야는 제 나이보다 어린 아이를 달래본 적이 없어 당황하여 잠시 사제로부터 떨어져 멍하니 있었다.

 

 카야는 저도 모르게 우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 문득 정신이 들었다.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하면 자신의 평판에 흠이 간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특히 파혼을 벼르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흠이라는 것.

 

 일단 카야는 큰 소리로 우는 입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큰 소리는 이목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언제 누가 들어와서 이걸 볼 지도 모르니까. 카야는 손에 들고 있던 손수건을 다시 잡고 여전히 서럽게 울고 있는 사제에게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계속 울어서 그런지 지치고 갈라진 목소리가 카야의 귀를 때렸고, 그녀는 그 불협화음에 얼굴을 찌푸렸다.

 

 빨리 이 시끄럽고 불편하고 불안한 상황을 종결시키고 싶은 카야는 아까의 경험으로 말로 타협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느꼈다. 사제가 저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이가 더 어리기 때문에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 새로운 환경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무서워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이 누군가에게 들키면 카야는 실로 불편해지기 때문에 사제가 입을 다물 필요가 있었다.

 

 아까와 비슷한 간격으로 가깝게 다가간 카야는 계속 울부짖어 빨갛게 된 눈과 볼 위로 하염없이 내린 눈물로 매끈해진 볼을 슥 보고 사제와 눈을 다시 마주쳤다. 사제는 카야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고 진정되기보다는 더 발작하듯이 울었다.

 

 카야는 사제의 모습에서 세상에서는 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일로이드 궁전에서 지낼 때, 아버지와 신하들의 관계처럼. 그 때에도 제 3자로 보는 저 자신이 답답하여 새처럼 쪼아대는 저 신하들의 입을 찢고 지지고 싶었던 제 마음을.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자신을.

 

 카야는 그 때를 떠올리자 눈에서 불꽃이 튀는 듯했다. 부셔버리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의 증오스런 존재들은 늘 말이 통하지 않았었지. 내 앞에서 울어대는 이 사제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쓰는 수밖에. 좀 더 표현력이 강한 강압적인 것으로. 그리고 카야는 결심한 듯 달려들어 사제의 입을 손수건으로 막아버렸다.

 

 사제는 카야의 행동에 놀라 눈이 커졌고, 잠시 작아지는 울음이 멈춘 듯 했다. 카야는 사제의 작아진 울음소리에 드디어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

 

 “사제님, 제가 부탁드렸지 않습니까. 제 시녀가 사제님을 모실 거라고. 그 때 말씀을 들으셨다면 이렇게 서로 불편할 필요가 없지 않았습니까.”

 

 카야의 말에 사제의 표정은 약간 굳어지는 듯했다. 공주의 협박 아닌 협박에 겁이 질린 표정인 듯 했지만 그 표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사제는 무언가 다짐을 한 듯 카야를 한 번 흘겨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입을 더 크게 벌려 입에 담겨 있는 손수건과 카야의 손을 물었다.

 

 “악!”

 카야는 사제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며 손수건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시녀들은 사제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카야에게 펄쩍 뛰어오르듯 다가갔다.

 

 “공주님!”

 시녀들이 공주에게 한꺼번에 달려든 바람에 공주의 주변으로는 자연스럽게 벽이 만들어져 일단 사제와는 분리되었다. 카야는 시녀들이 만든 벽 사이로 보이는 사제를 노려보았다. 사제는 아까의 두려워하는 듯한 표정과는 달리 카야에게 달려들 것 같은 얼굴로 그녀를 치켜떠 보고 있었다. 시녀들의 관심이 모두 자신에게 향해서 보지 못했지만, 카야는 똑똑히 보았다.

 

 카야는 저 사제가 일부러 크게 울어 젖힌 것이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 머리에 스쳤다. 단순히 겉보기에 나이가 어리기에 작고 여린 마음에서 나온 행동으로 치부했던 자신의 착각이었다.

 비틀린 그릇 안의 사제. 상대방의 약점을 알고 있는 사제. 하지만 필요할 때는 담대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제.(상대가 공주이던 누구이던 간에)

 레테나퀴스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낸 사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다랐을 즈음, 카야의 눈에 사제 뒤로 익숙한 모습의 상이 들어오면서 그 크기가 커졌다.

 

 유리로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반짝이는 누구보다도 부드러운 백금발을 가진 미래에 자신의 옆자리에 있게 될,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어줄, 하지만 아직은 작은 여우 왕. 그가 사제의 뒤로 다가와 시녀들에게 둘러싸인 자신과 눈을 마주쳤다.

 언제부턴가 자신을 볼 때마다 굳어버린 그의 표정,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쁘다는 얼굴, 가끔씩 비치는 그녀가 미워죽겠다는 얼굴. 그녀 앞에서 잘 열리지 않는 입술이 열리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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