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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18장. 함께 [2]
작성일 : 17-07-31 23:25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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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래요. 저리 갑시다. 위험하지 않으니까.”

 알렌과 미자가 다가가자, 촛불들이 손님이 왔음에 반가워 미친 듯이 불을 펄럭거리기 시작했다. 꺼질듯 줄었다가 주먹만하게 커졌다가 반가움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반가운가 봐요. 춤을 춰요.”

 “아....”

 내 말에 알렌의 표정이 살짝 곤란하다는 듯 변했다. 그러나 이내 달콤한 미소를 흘리며 미자의 비어있는 다른 손마저 두 손으로 꽉 잡아 쥐었다.

 “에?”

 “사실, 우리가 반가운 게 아니라 무서워서 위협하고 있는 거예요.”

 “무서워요?”

 “네, 조그마한 바람에도 꺼져 버릴 수 있으니까.”

 “아....”

 “무서워서 움츠러들었다 갑자기 확 커져서 위협하기도 하고, 그런데 미자 말처럼 반가워서 춤추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미자는 입을 벌리고 멍하니 알렌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촛불...이요?”

 “그래요. 안으로 더 들어가면, 성냥개비 무리도 볼 수 있어요.”

 “성냥개비?”

 미자의 입이 또 다시 쩍 벌어졌다. 알렌은 그런 미자가 귀여운지 쿡쿡 웃으며 미자의 머리칼을 귀 뒤로 살짝 넘겨주었다. 그러자 불이라도 붙은 듯 화르륵 달아오르는 볼을 어쩔 줄 모르며 멍하니 알렌의 매력적인 웃음을 바라보다, 미자가 가만히 알렌의 손길을 음미 한다.

 “......”

 미자는 평소와 다른 알렌의 모습을 풍경이라도 감상하듯 넋을 놓고 감상하고 있다. 알렌이 그런 미자를 보며 또 다시 달콤한 미소를 흘리자 촛불들의 씰룩이는 불빛이 은은하게 비춰져 더욱 신비롭게만 보였다. 미자는 침이라도 흘릴 것 같았다.

 “우리 성냥개비의 길도 가 볼래요?”

 “........”

 “미자, 성냥개비의 길로 지나가 볼 겁니까?”

 “아... 네, 네.”

 어렵게 대답하는 미자를 보며 또 다시 싱긋 웃는 알렌의 미소는 정말 돈 주고도 못 볼 황홀함 이었다.

 “우리, 어서 가봐요.”

 미자는 자신의 손을 잡고 이끄는 알렌의 힘을 기대어, 천천히 성냥개비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자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 네모난 성냥상자에서 성냥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와아....”

 수많은 성냥상자들과 성냥들에 미자의 입에서 감탄성이 절로 흘러 나왔다. 그런데 그때 성냥들이 상자에 성냥머리를 긁고는 하나씩, 하나씩, 불을 켜 나가는 것이다.

 “너무 멋있다.”

 그러나 불이 켜지기도 잠깐, 멋들어지게 타올랐던 성냥개비는 순식간에 불이 꺼져가며 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어머, 알렌, 왜 저러는 건가요?”

 미자는 쓰러져가는 성냥들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왠지 얼마 전 바로 미자 곁에서 터져 무(無)로 돌아간 어떤 이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바닥에 쓰러져 가는 것이 죽는 것 같아 보였다. 마치,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 같았다.

 “음...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그만 돌아갑시다.”

 “네? 왜요?”

 “우리가 여기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나 봅니다. 빨리 지나갔어야 했는데, 저 들이 자진하기 시작했어요.”

 “.....자진이요?”

 “선두에서 불꽃을 피우며 먼저 죽어가기 시작한 겁니다. 더 있다간 이제 곧 모든 성냥무리가 불을 피우고 이곳을 다 태우려 들 겁니다. 어서 돌아가도록 해요.”

 “아.... 우리가 적인거군요...”

 “네.”

 미자의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져 갔다. 그녀는 이일을 그저 산책정도로, 그저 재미있는 모험 정도로 여겼을 뿐인데,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건 투쟁이었던 것이다.

 “아....”

 미자, 그녀도 자신의 죽음을 아직까지 받아들이지 못하고 외면하고 만 있는데 눈앞에 있는 성냥들은 싸우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 미자는 성냥들의 죽음을 건 화려한 불꽃에 자신도 모르게 넋 놓은 얼굴로 한숨 섞인 안타까운 웃음을 흘리며 바라보고만 있었다.

 “미자.”

 알렌은 그런 미자를 보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미자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아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 당겼다.

 “뜁니다.”

 귓가에 울리는 알렌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미자의 허리를 두르고 배에 닿아있는, 알렌의 손이 강하게 미자의 배를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다.

 “아... 내... 뱃살...”

 그 순간 어이없게도 미자의 뇌리 속에 맴돈 것은 알렌이 자신의 넉넉한 뱃살을 알아채면 어떻게 하나, 알아챘으면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따위였다. 지금 눈앞에서는 생명들이 목숨을 내 놓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하..하...”

 헛웃음이 흘러나온다. 알렌의 손에 안겨 미친 듯이 그곳을 달려 벗어나고 있지만, 미자의 머릿속은 뱃살을 움켜쥐고 있는 알렌의 생각과 눈앞의 성냥들에 대한 죄책감에 빙글빙글 어지러울 뿐이다. 그렇게 또 다시 위협하는 촛불무리를 지나, 들어왔던 입구로 튀어 나갔다.

 미자와 알렌에 의해 타들어 가듯 활활 타오르던 촛불의 길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지더니 은은한 빛을 내 뿜으며 따스함을 빛내기 시작했다.

 “하아...”

 “이제 괜찮아요.”

 “그... 그런데 촛불이랑 성...냥개비가 왜 이 마을에 있는 건가요?”

 “이 마을 이름이 뭔지 알아요?”

 “..........”

 미자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질문에 아는 대답 따위 가지고 있고 싶지 않았다. 모르고 싶었다.

 “잊혀진... 자들의 마을이예요.”

 “....음... 뭐....”

 “촛불도 성냥개비도 잊힌 물체 중 하나일 뿐이예요. 저곳의 이들이 점점... 더 이상, 이들을 찾지 않는단 말입니다.”

 “아... 아.... 그렇군요.”

 

 *[수없이 많던 성냥공장이 전부 사라지고 우리나라에도 마지막 성냥공장(성광서양공업사) 하나만이 남아있다.]

 

 알렌은 미자의 어두워진 안색을 살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그때 멀리 보이는 초록숲을 보더니, 알렌은 한층 밝아진 얼굴로 미자의 손을 다정히 잡아끌었다.

 “응? 이번엔 어디로 가는 거예요?”

 “이번에는 우리 뭘 좀 먹읍시다.”

 “네?”

 미자는 이곳에서 무언가 입안으로 섭취한 적이 없었기에 알렌의 말이 무척 당황스러웠다.

 “저기 숲으로 가면 정말 맛있는 과일이 있어요.”

 “과일?”

 “네, 정말 맛있어요. 미자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네요.”

 “머, 먹는.... 거예요? 저기... 난 아무것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미자가 더듬더듬 당황하며 주절주절 떠들어대자, 그런 미자를 보며 알렌은 그녀의 발갛게 상기된 말간 두 볼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톡 건드려 보았다.

 “어? 아...알렌?”

 미자의 두 볼이 즉시, 더 발갛게 불타올랐다.

 “같이 가봐요.”

 물론 알렌 본인도 무언가를 먹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미자를 보고 있자니, 무엇이라도 저 작은 입에 넣어주고 싶어졌다.

 “으음....”

 “갈래요?”

 “아? 아... 네!”

 “나도 먹어 본적은 없어요. 그런데 몇몇 네발짐승들이 그러더라구요. 정말 맛있는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다고.”

 알렌의 말을 들은 미자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가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그 네발달린 짐승들은 우리를 싫어하지 않나요?”

 “.....맞아요. 두발짐승들을 싫어하고 있어요.”

 알렌의 얼굴이 안타깝다는 듯이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음...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요?”

 “소문이란 건, 좋든 싫든 어떻게라도 퍼지게 마련이니까요.”

 “.....아.....”

 알렌이 미자를 자신에게로 잡아끌며 다시금 달콤한 미소로 홀리듯 속삭였다.

 “우리 사이도... 좀 소문났으면...”

 “........”

 미자의 얼굴에 순식간에 불꽃이 내려앉았다. 알렌은 그런 미자를 끌어안을 듯 가까이 잡아당겨 귓가에 마저 속삭였다.

 “좋겠네요.”

 미자는 불꽃으로 닳아 오른 얼굴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자신의 얼굴이지만 너무나도 뜨거웠다. 얼굴로 열이 오르는 것이 느껴지자, 더 더욱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입가는 연신 헤실헤실 웃음이 지워지지가 않는다.

 “우아.....”

 절로 입에서 감탄성이 흐르고, 여태껏 있는지도 없는지도 몰랐던 심장이란 물건이 지금 이 순간 제 존재감을 확연히 알려오고 있었다. 두근. 두근.

 “으음....”

 미자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더듬거리자, 달콤하던 순간이 애석하게도 알렌이 미자에게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부드러운 벌꿀 같은 미소로 미자에게 확인 사살을 날렸다.

 “헉!”

 미자를 홀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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