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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19화
작성일 : 17-07-31 23:20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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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밤의 거리는 조용하다.

 점점이 빛나는 가로등의 불빛이나 바쁘게 오가는 자동차의 소리, 나른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그들이 모두 제각각의 길을 따라 걷고 있기 때문에 거리는 조용했다.

 간간히 마주치는 시선이나, 가벼운 충돌, 욕지거리와 빵빵이는 경적소리 같은 것도 모두 다른 세상의 아스라한 소음에 지나지 않는다.

 차에 치일 뻔한 다음에야 나는 현실을 직시했다.

 “야, 그렇게 매달리지만 말고 좀 걸어봐.”

 세희를 부축하며 걷는 2인 3각은 실로 끔찍한 속도로 밤의 거리를 나아가고 있었다.

 다리가 아프니 부축해달라는 말에는 당연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밀착 정도는 부축이 아니라 어부바에 가까웠다. 아니 차라리 업는 게 효율적일 정도로 과하게 옆으로만 밀착한 비효율의 극치였다.

 힘들다. 가뜩이나 제대로 된 운동 하나 안 하고 살아온 인생, 이런 육체적인 노동은, 이런 육체적인 밀착은... 실로 이성을 실험당하는 기분이다.

 “아, 왜애앵? 아프단 말이...”

 “야 미친, 콧소리 내지마...!”

 살의가 담긴 내 목소리에 세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이고고, 보람도 없네. 그렇게 몇 시간을 버텼는데 돌아오는 건 이런 찬밥이라니.”

 “...그래서 지금 부축하고 있잖아.”

 “그게 다야?”

 “으음...”

 세희가 만족하는 방식으로 복수를 끝마친 후, 대충 상황은 일단락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리가 아프다는 문자가 왔을 때는 가볍게 생각했었다.

 다만 휴대폰으로 전송된 사진을 받아들었을 때에는 야근을 내팽개치고 달려올 수밖에 없었다.

 허벅지를 따라 길게 간 상흔은 얼핏 봐도 중상으로 보였던 것이다. 세희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체육복을 입고 숨겼다고 했다.

 “그 병원이라던가... 가봐야 되는 것 아냐?”

 “가서 뭐라고 하게. 갑자기 핏줄이 터지더니 상처가 생겼다고 해?”

 “...”

 칼과 도끼에 베인 것 같은 그런 자국이었지만 상처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로서도 그것을 어떻게 잘 설명할 수 있을지는 제대로 감이 잡히지 않았다.

 꿈에서 입은 상처가 현실로 나타났다, 라고 해봐야 정신 검증을 받게 될 뿐일 것이다.

 “뭐 나는 밤을 다스리는 고귀한 악마니까, 이 정도 상처야 자고 일어나면 낫는다고.”

 악마가 그것과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지금으로서는 믿을 수밖에.

 그런 것보다는 악마인 자신에게 상처가 전해진 사실 자체가 큰일이라는 모양이다.

 “원래 ‘꿈’이 현실에 영향을 끼치긴 했었지만 악마의 몸에 상처를 남길 정도면 누군지는 몰라도 상당히 강한 꿈속에 있었다고 봐야겠지.”

 뭔가 남 얘기를 하는 것 같은 말투에 위화감을 느꼈다.

 “아니... 그 내가 만들어낸 꿈 아니야?”

 “아니겠지. 아저씨는 재능이란 게 없는데 이렇게 단기간에 현실에, 그것도 나한테까지 영향을 끼치는 꿈을 만들어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야근에 지쳐서일까, 이야기에 잘 따라가지를 못하겠다.

 “그 뭐냐,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니라면 네가 만들어낸 것 아니야?”

 처음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어디까지나 세희의 부속물 같은 존재이기에 꿈을 빌려 쓰는 이미지였었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아저씨가 꿈에 빠져드는 속도를 보고 다르게 생각하게 됐어. 일단 아저씨는 재능이 없고.”

 세희는 재능이 없다는 말을 강조했다.

 “내 쪽에서도 막고 있는데 꿈에 숙련되어가는 속도도 빼어났고... 그리고 결과적으로... 으으, 아파.”

 세희가 붉게 물든 자신의 다리를 문질렀다.

 “내가 만든 꿈에 내가 피해를 입을 리가 없잖아?”

 단순히 기계적인 노가다에만 활용하던 나에게 꿈이 어쩌니 해봐야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지만... 꿈에 숙련되어 간다는 이야기에는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바가 있었다.

 꿈을 다루는 데 익숙해지고 때때로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감각, 다훈에게 현실과 맞닿은 악몽을 선사할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그 가상의 게임에서 복수하는 과정에서 아오로서 경험을 쌓고 명성을 쌓아서 처참하게 길드를 파괴했다. 나는 그 순간 분명 내가 만들어낸 그 현실 속에 있었다.

 “그렇지,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던 거야. 아저씨는 꿈을 만들어낸 적이 없어.”

 “그렇다는 건...”

 “그래,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던 꿈속에 들어갔던 거지.”

 “잠깐... 뭐라고?”

 “전부터 수상하다고는 생각했었어. 그 게임, 재미대가리도 없는데 왜 그렇게 애들이 빠져드나.”

 조용히 내리쬐는 달빛 속에서 세희의 말이 스산하게 울렸다.

 “그 게임 ‘꿈’으로 만든 거야. 어디까지 의도됐고 어디까지 알고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악마가 깃들어 있어.”

 “...”

 바로 반응할 수 없었던 것은 왠지 모르게 납득하고 있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브레이브소울은 게임성에 대한 평가도 좋지만 괴기스럽고 오싹한 세계관과 독특한 분위기도 유니크한 매력으로 호평 받는다.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에서 조금 더 들어가 사람의 이성 내면에 침전되어 있는 무언가를 간질인다.

 나는 단순히 그것이 천재성의 발로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범인이 다다를 수 없는 영역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발상, 거기서 생겨나는 고혹이야 말로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현실과 꿈의 경계에 걸쳐있는 몽환적인 무언가는 분명 세희가 다루는 ‘꿈’과 맞닿은 일면이 있었다.

 “뭐, 짐작 가는 바가 있나 보네.”

 세희가 물었다.

 “누구야, 꿈의 주인은?”

 “이고영 디렉터... 우리 회사의 사장이야.”

 “저런 큰일이네.”

 세희가 남 얘기처럼 웃었다.

 “이제 이렇게 대놓고 헤집어 놨으니 저쪽에서도 경계하거나... 아니 나라면 정체를 들켰을지도 모르니 제거하는 걸 택하겠는데.”

 문득, 자신이 버그 코드를 넣었다고 하던 사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적어도 나한테 상처를 입힐 정도의 꿈을 만들 정도면 아저씨 정도면 그냥 한 순간에 잿더미가 되지 않을까?”

 가벼운 어조는 어딘가 즐거워하는 기색을 띄고 있었다.

 “그 뭐야... 센 거야?”

 “세지. 그리고 자비가 없지.”

 악마는 그런 거니까, 세희가 낮게 웃었다.

 보통 악마는 꿈에 먹잇감을 들여서 잡아먹는 방식을 즐긴다고 한다.

 뭐 악마니 뭐니는 모르겠지만... 사장이라면 애초에 싸움이 되고 말고의 상대가 아니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나 싶었으나 여러모로 사면초가인 상황이 다가오고 있었다.

 적어도 여기서는 세희가 나를 돕지도 않을 테니... 이번에야 말로 끝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가볍게 여기던 목숨이 지금은 어찌도 위태위태한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자, 그럼 대책을 강구해보자고.”

 세희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손에 넣은 것 같은 말투로 운을 띄웠다.

 “어, 어어...?”

 뭔가 이야기의 흐름이 날 도와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

 “그런 느낌이야.”

 등 뒤에서 약간 열이 오른 것 같은 세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 물론 아저씨를 위해서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래... 이건 복수지. 복수.”

 “복수?”

 “몰라서 물어? 내 예쁜 다리에 이런 흉악한 상처를 새겼으니 갚아줘야지!”

 “아니, 그건 내가...”

 입힌 거 아니었나?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칵!”

 어두운 달밤, 아스라하게 빛나는 달빛 아래에서 세희의 촙이 내 뒤통수에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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