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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난 온라인
작가 : 쿸크다스
작품등록일 : 2017.7.8

지구가 부서지는 오늘. 그렇게 가고싶었던 곳에서 초대장이 왔내요.
[너, 세계2 '아난'에 초대되었다. 승낙하겠는가?]
[Yes / Yes]
음...선택지가 하나뿐이지만 초대장 맞겠죠?

 
천년의 천사(2)
작성일 : 17-07-31 23:20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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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설마, 설마! 벌써 천년도 전에 전부 뒈졌다고 알려진 희대의 ‘호구종’이 아닙니까?”

 목소리가 들린 방향, 위쪽으로 서둘러 고개를 올리자 미의 여신이 현현한 것과도 같은 아름다운 여인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을 그대로 들어내며 나무위에서 날고 있었다.

 ‘저 개울에서부터 여기까지 40m는 넘을 탠데!!’

 나는 경악했다. 지금 저 여인은 40m정도 되는 거리를 3초도 안돼서 도달한 거다.

 툭- 나는 커서 움직이는데 방해되는 가방을 내려놓고 나이프를 손에 쥔 채 자세를…….

 “이런~ 너무 경계하는 거 아닌가요? 전 당신에 흥미가 아~주 많다고요?”

 시야에서 갑자기 ‘사라진’ 여인이 내 오른쪽 옆에서 말을 걸었다.

 “히익-!”

 난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고 여인에게 나이프를 겨누었다. 여인은 그런 나를 보고 귀엽다는 듯이 싱긋 웃었다. 사냥감을 몰아넣은 맹수가 사냥감의 마지막 발악을 보고 비웃는 듯한 미소였다.

 여인은 눈앞에서 내가 벌린 2m의 간격을 10cm로 순식간에 줄이고선 내 왼쪽 귓가에 속삭였다.

 “--까꿍~”

 지독한 장난이었다. 내가 만약 ‘평소 상태’였다면 겁에 질려 몸이 굳어버렸을 거다.

 

 하지만 지금 나는 ‘평소 상태’가 아니다.

 -사악!

 이번에 나는 동요하지 않고 여인의 접근을 인식하자마자 뇌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 왼쪽으로 나이프를 가로로 그었다.

 그리고 여인은 자신에게 쇄도하는 나이프의 검면을 정확하게 집게손가락으로 붙잡았다. 고작 손가락 힘뿐인데도 내가 몸을 틀어서 ‘평소’ 전력으로 휘두른 나이프가 힘을 잃었다.

 “어머~ 사나워라~”

 여인은 자신의 무력을 과시하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건 내 노림수다.

 서걱--!

 내가 ‘최대로’나이프에 힘을 주자 여인의 집게손가락의 힘을 이기고 소름끼치게 번득이는 나이프의 날이 여인의 손목을 잘라냈다!

 촤아아-!!

 여인의 손목에서 새빨간 피가 뿜어져 나왔다. 처음으로 여인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여렸다.

 콰앙!

 굉음을 내며 나는 폭발적인 힘으로 그 자리에서 벋어나 전력으로 내달렸다!

 “……의외네?”

 그 자리에 남겨진 여인은 자신에게 도망친 소녀를 쫒지 않고 깔끔하게 잘려나간 자신의 손목을 보았다. 손목에서는 여전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나이프…그냥 좋은 칼 정도로 알았는데 설마 본질이 개화(開化)된 건가?”

 본질이 개화(開化)된 무기. 그것은 초월적인 경지에 도달한 ‘트탄[Teutan](드워프)’강화사가 자신들의 신들에게 바치기 위해 500백년 이상 제련해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기에는 하나의 ‘개념’이 일부 깃들고 그 위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여인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손을 주워 잘린 단면을 손목의 단면에 갖다 댔다. 그러자 10초 정도 지나자 잘린 손목은 깔끔하게 붙었다.

 “쿡...쿡...쿡...크하--! 꺄하하핫--!!”

 여인은 미친 듯이 웃었다. 오늘은 정말 좋은날이다. 오랜만에 온 몸이 짜릿하고 흥분으로 감정이 고조되었다.

 ‘천년도 전에 멸종했다 알려진 ‘최강의 종족’과 일류의 트탄 강화사가 벼룬 개화(開化)된 무기라니!! 어쩜 이리 운이 좋을 수가!! 아이민 그년과 싸워서 엿 같았는데 설마 그게 이런 결과를 부를 줄이야!’

 그녀는 계곡으로 점멸(點滅)하여 옷 옆에 놓인 자신의 무기. 창을 집었다.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옷을 입을 시간조차 아까운 여인은 피로 뒤범벅된 나체 그대로 하늘위로 날아올랐다.

 시간이 정오에 가까워지면서 섬은 천공대륙의 그림자에 가려져 어두워 지고 있었다.

 “어디니~? 어디 숨었니 아이야~?”

 어둠속에 깃털이 물든 여인은 마치 아름답고 우아한 악마와도 같았다.

 

 ***

 

 “하아-! 하아-! 하아-!”

 한걸음 한걸음이 수십 미터씩 되는 도약으로 쉬지 않고 뛰었다. ‘육체 강화회로’로 초인적인 경지에 오른 육체가 심장은 터질 듯 쿵쾅거렸고 입에서는 단내가 폐는 찢어질 듯 아팠다. 여인으로부터 도망 친지 고작 2분 남짓. 그 사이에 처음 그 자리로부터 벌써 수십km는 떨어졌다. 하지만 난 여전히 뛰었다.

 ‘괴물이야 괴물이야 괴물이야!!’

 그 여인은 한손으로 가볍게 던진 돌조차 포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갖게 할 만큼의 힘과 거의 제로에 가까운, 어쩌면 진짜 제로일지도 모르는 이동속도를 지녔다. 지금 동굴로 돌아가는건 아르벨이랑 같이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3시간! 3시간을 어떻게든 버텨야 해!’

 아르벨의 수리는 3시간정도 걸린다. 아르벨 자신의 위치와 감정 상태를 떨어져 있어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지금쯤이라면 나의 이변을 알아차렸을 거다. 아르벨의 수리가 끝나면 그와 함께 여인으로부터 어떻게든 도망치는 것. 그게 나의 목표다. 저런걸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하다.

 ‘아르벨한테 회로를 배워둬서 다행이야.’

 만약 내가 회로를 배워두지 않았다면……. 그걸 몸에 새겨두지 않았다면…….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아르벨이 알려준 회로는 4종류다.

 육체 강화계열 회로.

 공격계열 회로.

 방어계열 회로.

 아공간 접속회로.

 육체 강화계열 회로는 지금 나처럼 신체를 초인적인 상태로 만들어준다. 공격계열 회로는 공격에 특화된 이능을, 방어계열 회로는 방어에 특화된 이능을 발현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아공간 접속회로는 내 종족이 또 다른 차원에 만들어둔 창고에 접속하는 건데 이곳에 메거라인의 수많은 유산이 있다고 아르벨이 알려줬다. 그리고 시간나면 최대한 빨리 몸에 새기라고 한 회로이기도 했다.

 ‘좀 번거롭더라고 알려줄 때 그 자리에서 할 걸…….’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깊은 숲 속이었다. 이전에 왔을 때보다 더 깊숙이 들어왔다. 주변에 수백 년의 세월을 견딘 거목들이 가득했다.

 “하아-! 하아-!……‘야간시’”

 숲이 어두워져 스킬 ‘야간시’를 섰다. 이 섬은 천공대륙의 밑에 있어 정오가 가까워지면 태양이 천공대륙에 가려져 4~5시간 정도 어두워 졌다 잠시 노을빛이 비추어 지고 다시 밤이 온다.

 나는 거목 중에서도 가장 큰 나무의 뿌리 틈을 찾아냈다.

 쉬이이익--!

 이곳에 몸을 숨기려 했으나 전에 봤던 것보다 2배는 더 거대한 뱀이 먼저 있었다.

 “……미안.”

 나는 짧게 사과하고 나를향해 달려드는 뱀의 머리를 몸을 돌려 옆으로 피한다음 바로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사아아아!!! 뱀이 고통을 호소하며 몸부림 쳤다. 하지만 박혀 들어간 나이프는 뱀의 가죽과 근육을 우습게 절단하고 결국 뱀의 머리와 몸통을 잇던 뼈조차 잘라냈다. 나는 어깨까지 찔러넣은 나이프를 뺐다. 뱀은 아직 숨이 붙어있고 발버둥 쳤다. 하지만 처음과 달리 지금은 머리와 몸이 따로따로 움직였다. 뇌의 신호가 몸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 거다.

 서걱-! 서걱-! 서걱-!

 나이프의 날은 밤을 절단하기에는 너무 짧아서 여러 번 그어야만 했다. 뱀의 피가 온 몸을 적셨다. 따뜻하면서 불쾌했다. 뱀의 발버둥은 점점 둔해졌다.

 “하아…….하아…….하아…….”

 계속 전신을 써서 나이프로 뱀의 머리와 몸통의 경계부분을 긋다가 문득 두개골 안의 뇌를 부수는 게 뱀을 더 빠르고 쉽게 죽일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나이프로 뱀의 머리를 찔러 넣어 뇌로 생각되는 살덩이를 휘저었다.

 “......!.......!”

 뱀은 비명을 내지르고 싶은 듯 아가리를 뻐끔거렸지만 기도가 끊어졌는지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미안해…….미안해…….’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울면서 뱀에게 죄책감을 가졌다. 생명을 이렇게 잔혹하게 죽인 내가 역겨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빨리 숨어서 ‘아공간 접속회로’를 몸에 새기고 공격회로와 방어회로를 준비해야 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여인에게 죽을 것이다.

 얼굴과 몸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내렸다. 이것이 내 눈물인지 땀인지 뱀의 피인지 뇌수인지 모르겠다. 아마 전부일 거라 생각한다.

 몸은 아직 그럭저럭 괜찮았다. 육체강화회로는 대단했다. 그러나 정신이 너무나도 피로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쉴 수는 없다.

 “흐윽! 으으윽--!”

 나는 억지로 기합을 넣으며 뱀의 시체를 거목의 뿌리 틈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뿌리 틈 안쪽에는 본래 뱀이 있던 넓은 공간이 있었다. 뱀의 시체로 입구를 막으면 여기서 회로를 새길 때 발생하는 빛을 막을 수 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더 들킬 확률이 줄어든다.

 “‘마도……회로제작’”

 굳이 스킬명을 안 불러도 스킬은 쓸 수 있지만 스킬명을 말해서 스킬을 스면 어째선지 정신적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키이잉 –키이이잉

 뱀의 피로 붉게 물든 내 전신을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이 화려하며 기학적이고 복잡한 금빛 회로가 덮더니 이내 몸 안으로 스며들 듯이 사라졌다.

 우웅-! 우웅-! 우웅-!

 스마트 워치가 격렬하게 울렸다.

 [마도회로-아공간 접속 회로가 신체에 새겨졌다.]

 [퀘스트 발생!]

 -선조들의 유산을 일깨워라!

 -메거라인의 아공간 창고 [서버]에 접속하라!

 -성공보상:[서버] 관리권한 {최상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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