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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를 만나러 가는 시간
작가 : 차캐
작품등록일 : 2017.7.31

호텔 '블루 온' 사장인 주혁은 어느 순간부터 같은 꿈을 꾼다.

고운 한복을 입은 소녀. 그리고 '오라버니!'하고 부르는 소녀의 목소리.

주혁은 소녀에 의해 매일 밤 잠을 설친다.

어느날 친구의 생일 파티로 인해 클럽에 갔다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9화.울리지 않는 휴대폰
작성일 : 17-07-31 23:20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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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화창한 아침.

 찬호 맞은편에서 넋이 나간 얼굴을 한 주혁을 입을 허 벌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의 젓가락에서 밥 덩어리가 힘없이 다시 밥그릇 안으로 툭 떨어졌다. 그럼에도 주혁의 움직임은 여전히 정지상태였다.

 “찬호야.”

 “응? 힉, 너 다크서클 좀 봐라. 저승사자세요?”

 주혁의 물음에 그를 본 찬호는 주혁의 얼굴을 보곤 제자리에서 몸을 들썩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판다같이 진한 다크서클이 식겁할 정도로 괴상망측하다.

 찬호의 말에 주혁은 입술을 씰룩이며 잇새를 보였다. 저런 걸 친구라고.

 하지만 친구의 말에 상대할 기운이 지금은 없다 . 찬호를 째리던 그의 눈이 다시 유순해졌다. 주혁은 다시 한 번 찬호를 불렀다.

 “찬호야.”

 “어, 그래. 말해봐.”

 “너 전에 나한테 꿈 얘기해 준 적 있지.”

 “응. 그렇지.”

 찬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주혁이 그때 꿈을 안 꿔서 온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였다. 그리고 드디어 그 꿈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자신이 겪은 일 처럼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내가 정확히 언제부터 그 꿈을 꿨지?”

 “글쎄. 한.... 두 달 전?”

 젓가락 든 손을 빙빙 돌리며 눈을 사선으로 뜬 찬호는 이내 주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두 달 전부터였다면 자신이 소녀가 나오는 꿈에 이렇게 놀랄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젯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항상 똑같은 내용이었어. 그 소녀가 오라버니, 오라버니하고 부르는.”

 주혁이 꾸는 꿈은 항상 같은 장면만 반복하기에 찬호는 그가 꾸는 꿈 내용을 완벽히 기억했다.

 “그래? 그렇군.”

 “왜. 너 혹시 어제 그 꿈 또 꾸기 시작한 거야?”

 찬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주혁을 보며 물었다. 인제야 벗어나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주혁이 또 그 꿈을 꾸면 주혁도, 자신도 피곤할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꾸긴 꿨는데, 이번엔 좀 달랐어.”

 “왜. 뭐가 달라졌는데.”

 “.....행복하래.”

 행복하라는 소녀의 말.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소년을 보는 소녀의 얼굴.

 “누구한테? 너한테?”

 “아니. 그 오라버니한테.”

 주혁은 찬호를 보았다. 눈물이 맺힌 소녀의 얼굴에 마음이 저렸다.

 

 * * *

 회사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내린 나은은 회사로 향했다.

 깨끗한 하늘이 그녀의 출근길을 밝혔다. 나은은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기분 좋은 길을 걸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그녀는 복도를 걸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다른 일은 없었다.

 나은은 사무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닥 위로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는 종이, 꼬꾸라진 책상과 컴퓨터, 통화하며 짜증을 내거나 울부짖는 사람들. 태풍이 휩쓸고 간 듯 사무실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나은은 땅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미진에게 달려갔다.

 “미진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언니, 언니 저희 어떡해요? 저희 이제 어떡해요.”

 연신 ‘언니’, ‘언니 저희 어떡해요’라고 외치는 미진은 추위에 떠는 강아지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나은은 눈물범벅이 된 미진의 어깨를 부여잡고는 진정하라며 흔들었다.

 “미진아, 정신 차려봐. 응? 미진아.”

 미진이 우니 나은은 속상한 마음에 자신 또한 울고 싶어 졌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나은은 눈물이 나오는 걸 꾹 참았다.

 “언니, 사장님이...”

 “사장님이 왜.”

 “끅. 사장님이 도망가셨대요. 돈 때문에 회사가 망해서 사장님이 회삿돈 들고 도망갔대요.”

 사장님이 도망가셨다니. 미진의 말에 나은은 누군가 망치로 자신의 머리를 세게 내려친 듯 멍해졌다. 그리고 나은은 사장님이 누군가와 통화한 기억을 떠올려냈다.

 “언니, 우리 이제 망했어요. 우리 회사도, 우리 인생도 전부 다 망했어요.”

 미진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나은의 품에 안겼다. 처음으로 가진 직장을 허무하게 잃은 미진이었으니 그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었다.

 “아니야, 미진아. 우리가 왜 망해. 괜찮아.”

 나은은 미진의 등을 토닥여주며 미진을 달랬다.

 “사장님 그러실 분 아니라는 거 알잖아. 사장님이 우릴 두고 왜 도망가.”

 말수는 적으셔도 직원들 말에 일일이 귀 기울여 주시고, 임신이나 결혼 등 경사가 생기면 작은 선물도 챙겨주시고 집에 일찍 들어가라고 배려까지 해주시는 사장님이었다.

 ‘사장님이 우릴 두고 떠날 리가 없어. 금방 돌아오실 거야.’

 나은은 자신에게도 그렇게 말하며 미진을 안심시켰다. 나은의 말에 미진은 조금씩 진정이 되는지 들썩이던 어깨가 점점 가라앉았다.

 “그럴까요....? 사장님, 돌아오실까요....?”

 “내가 사장님께 전화해 볼게. 그러니까 울지 마. 응?”

 나은은 미진의 볼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다. 나은의 포근한 미소에 미진은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이, 너희 뭐야?!”

 갑자기 문이 쾅 열리면서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이 사무실을 들이닥쳤다. 얼굴에 상처를 하나씩 달고 삐딱한 자세로 껄렁거리는 사내들은 한눈에 봐도 험악한 인상을 가졌다.

 “네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그 사장 놈이 직원들한테도 배신을 깟구먼.”

 제일 앞에 서 있는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는 엄지와 검지를 비비며 비릿하게 웃었다.

 나은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사장님이 저희를 배신했다니요.”

 “넌 뭐야? 아, 이 회사 직원이구나.”

 나은을 본 남자는 한쪽 입꼬리를 비틀며 피식 웃었다.

 “딱 보면 볼라? 그 새끼가 네들하고 우리 돈 떼먹고 토켰잖아. 야, 돈 되는 거 있으면 싹 다 가져와.”

 남자는 부하들한테 지시를 내렸다. 부하들은 사람들을 위협하며 사무실을 마구잡이로 뒤적거렸고, 겁에 질린 사람들은 그저 몸만 움츠리며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뭐하는 짓이에요? 저희 사장님은 그러실 분이 아니에요. 당장 나가주세요.”

 나은은 남자를 똑바로 쏘아보며 말했다.

 “하, 사장은 좋겠네. 이렇게 눈물겨운 직원분이 다 있고. 넌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 되나봐?”

 남자는 나은을 향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나은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남자를 똑부러지게 쳐다보았다.

 “야, 너 눈 안 깔아? 너 내가 만만해?”

 남자는 나은의 어깨를 툭툭 밀치며 나은을 위협했다.

 “경찰 부르기 전에 어서 나가세요. 안 그럼 저도 책임 못 집니다.”

 나은은 강경하게 대응했다. 나은은 휴대폰을 쥔 손을 꽉 그러쥐었다.

 “와, 이것 봐라. 요고 완전 대박이네?”

 당돌한 그녀의 행동에 남자는 감탄을 하며 손뼉을 쳤다. 하지만 진짜 대단하다는 게 아닌 정확히 비아냥이 서린 말투였다.

 “그럼 어디 한번 해봐. 나도 네가 어디까지 가나 보고 싶네.”

 남자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 앞에 바짝 가져다대며 말했다.

 나은은 남자의 눈을 뚫어지게 보고는 이내 휴대폰에 112를 눌렀다. 그리고 나은이 전화를 걸려던 그 순간.

 “아!”

 남자가 나은의 목을 움켜쥐더니 나은을 책상 쪽으로 밀어붙였다. 책상과 부딪친 나은의 입술에서 짧은 비명이 새나왔다.

 “왜 안 해? 해 보라니까? 무서워서 그래?”

 남자는 나은의 목을 움켜진 손에 힘을 주고는 나은을 압박했다. 숨이 조여오는 고통에 나은은 캑캑거리며 발버둥 쳤다.

 “솔직히 말해봐. 너 사장하고 한패지. 사장 어딨어. 사장 어딨냐고!”

 남자는 큰 소리로 호통치며 나은을 더 몰아붙였다.

 나은은 정신이 희미해짐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안절부절못하기만 할 뿐 아무도 그녀를 돕는 사람은 없었다.

 “전, 몰라...”

 “뭐?”

 “전, 모른다, 고요.”

 나은은 한 자, 한 자 힘겹게 끊어내며 말했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위잉ㅡ 삐뽀 삐뽀ㅡ

 그때 밖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경찰을 부른 것이었다.

 “젠장!”

 짧은 욕설을 내뱉곤 사내는 나은은 패대기쳤다. 그러면서 나은의 손에 든 휴대폰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전원이 꺼졌고, 그 힘에 나은은 책상에 이마를 부딪치곤 맥없이 쓰러졌다.

 “야, 당장 철수해. 어서!”

 남자는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서둘러 사무실을 나갔다.

 “언니!”

 미진은 나은에게 달려와 나은을 일으켰다. 이마에서 피가 나는 나은은 기절했는지 의식이 없었다.

 “언니! 눈 좀 떠봐요!”

 “구급차를 불러야 해. 누가 119에 전화 좀 해주세요!”

 “나은 씨! 나은 씨!”

 나은에게로 몰려온 사람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나은을 불렀다. 하지만 이미 의식을 잃은 나은에게 그 소리가 들릴 린 없었다.

 *

 서류 위에서 만년필을 휘적거리던 주혁은 이내 긴 한숨과 함께 만년필을 내려놓았다.

 주혁은 마른세수를 했다. 진득한 피곤함이 뼛속까지 침투했다.

 똑똑.

 “사장님, 호텔 돌 시간입니다.”

 “알았어. 지금 나가.”

 호재의 말에 주혁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의자에 걸쳐진 정장 재킷을 챙겨 입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주혁은 유리창을 보았다.

 청량한 하늘 아래 빽빽한 건물들이 마치 숲을 이루었다. 주혁은 굳은 얼굴로 그 전경을 바라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블루 온. 이름만 들어도 전 국민이 다 아는 호텔 ‘블루 온’은 높이만 해도 그 위상을 자랑할 정도이다.

 최대 규모의 호텔답게 블루 온엔 없는 게 없다 할 정도로 각종 서비스와 환경 부문에서 1등을 자랑했다.

 투숙객들이 편안한 숙박을 이룰 수 있도록 방 하나하나에 세밀한 신경을 썼으며, 꼭 투숙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수영장, 게임 방, 영화관 등이 배치돼 있었다.

 식당에는 직송으로 가져온 신선한 재료와 각 나라에서 온 유명한 셰프들이 요리해 주기 때문에 고객들의 입맛 또한 사로잡았고. 마사지 관리사, 피부 미용사, 헤어디자니어 등 고객들의 미용까지도 신경 써주어 마치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이라고 한다.

 덕분에 세계 각 보도에도 블루 온의 명성이 알려져 블루 온을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이 늘었으며, 매출도 올라 블루 온은 그야말로 나날이 성장하게 되었다.

 주혁은 호재와 한 명의 여비서, 또 그 뒤를 따르는 직원들과 함께 매끄럽게 깔린 대리석을 걸으며 호텔을 체크했다.

 “인위적으로 설치해 놓은 조형물들이 많아. 아름다운 건 좋지만 너무 많은 조형물은 오히려 정신도 사납고 부담스러워. 호텔 분위기에 맞게 적당한 선에서 배치해.”

 아름다움도 너무 많으면 탈이 된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야 말로 가장 빛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일본 관람객분들이 우리 호텔에 머무시니까 그분들 입맛에 맞는 음식들 *풀 보드(호텔에 투숙하는 내내 식사를 제공해주는 것)로 준비하도록.”

 “네, 사장님.”

 “장 비서, 객실 안에 *어메니티(호텔 객실 안에 기본적으로 배치되어 있는 생활 편의 용품)하고 *컴플리트 멘터리(호텔 투숙객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물품)잘 돼 있나?”

 “네. 직원들 시켜서 미리 준비 끝마쳤습니다.”

 호재의 말에 주혁은 호재를 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잘했어.

 “강 사장.”

 주혁을 부르며 맞은편에서 중겸이 걸어왔다. 뒷짐을 진 채 그를 향해 다가오는 중겸의 걸음은 걸음만 봐도 위풍이 있었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주혁뿐 아니라 그를 본 직원들도 깍듯하게 허리를 숙이며 중겸에게 인사했다.

 “어때. 오늘 중국 관광객분들이 온다던데, 준비는 잘 돼 가나?”

 “네. 직원들이 철저하게 일을 해주어서 잘 돼 갑니다.”

 “그렇담 다행이군. 언제 시간이 되면 그 아가씨하고도 함께 식사하고 싶은데. 한번 물어봐 줄 수 있나?”

 어제는 두 사람이 데이트 때문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중겸은 아쉬운 마음에 나은과 나중에 꼭 식사를 같이하고 싶었다.

 “네. 나은 씨도 회장님을 마음에 들어 해서 아마 흔쾌히 허락할 겁니다.”

 “그 아가씨, 정말 마음에 들어. 주혁이 네가 좋은 여자와 사랑해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중겸은 그리 말하며 허허 웃었다. 나은이 어지간히도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나는 또 다른 호텔도 둘러봐야 해서 이만 가봐야겠네. 그럼 수고하게.”

 “네, 감사합니다. 회장님.”

 중겸은 주혁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겨주고는 비서들과 함께 호텔을 나갔다.

 주혁은 멀어져가는 중겸의 뒷모습을 보았다.

 이 호텔이 여기까지 끌어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중겸의 위임이 컸다. 직원들에게는 편의를, 고객들에게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고객들도 서로서로 만족할 수 있었다.

 ‘난 우리 고객들도 소중하지만, 여기서 일하는 우리 직원들도 소중해. 직원들이 있기에 고객이 있고, 고객들이 있기에 이 호텔이 있어.’

 중겸은 언제나 주혁에게 이 말을 가르쳤다. 호텔 직원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이 호텔은 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호텔에서 일하는 모두가 그에게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주혁은 그런 할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을 항상 새겨듣고 직원들이, 그리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힘썼다.

 언젠가 자신도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었다. 그것이 그의 꿈이자 목표이다.

 사장실로 돌아온 주혁은 검은색 가죽 의자에 등을 기대곤 눈을 감았다. 1층부터 헬리콥터가 다니는 헬기장까지 완벽하게 체크하느라 몸에 힘을 다 썼다.

 하지만 뿌듯한 전율이 느껴졌기에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피곤하긴 해도 마음속에서 깊은 열정이 불끈 샘솟았다.

 주혁은 눈을 떴다. 아직도 해야 할 업무는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휴대폰을 들었다. 전원 버튼을 껐다 켰다 하는 것이 꽤 고심하는 듯 보였다.

 주혁은 어둑해져 가는 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쯤 그 여자는 뭐하고 있을까?

 “아니지, 아니야. 내가 그 애 생각을 왜 해.”

 주혁은 고개를 가로젓곤 펜을 들었다. 잡생각이나 할 바엔 일을 하는 것이 나았다 .

 “....”

 하지만 시선은 계속 휴대폰으로 향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주혁은 다시 휴대폰을 집었다.

 “이건 그냥 확인 차 전화 걸어보는 것뿐이야. 진짜 그 애 휴대번호가 맞긴 한 건지.”

 나은이 번호를 보여줬지만, 주혁은 보지 못했던 것처럼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하지만 신호음만 갈 뿐 들려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뭐야, 잘못 걸었나?”

 주혁은 다시 한 번 나은의 번호를 누르곤 통화를 걸었다.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뭐야, 전화가 꺼져 있잖아.”

 주혁은 애꿎은 휴대폰을 보며 화를 내었다. 전화가 갑자기 왜 꺼져버린 거지?

 “언니....”

 미진은 병실에 누워있는 나은의 손을 잡곤 울먹거렸다. 서랍장 위에 올려져 있는 그녀의 휴대폰엔 아무런 소식도 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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