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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불망귀 (不忘歸)
작가 : 기정유
작품등록일 : 2017.7.22

불망귀(不忘歸) - 잊지 않고 돌아오겠다.
때론 사랑으로, 때론 충성과 의리로, 때론 원수의 사이로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운명같은 인연은 계속된다.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20화 내가 찾으러 오겠소
작성일 : 17-07-31 23:19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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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날 카이는 서둘러 청부인의 집으로 향했다. 청부인은 아침 일찍 기련에게 기별을 넣었다고 말했다.

 

 "앉아서 기다리세요. 곧 오겠지요."

 

 밤사이 수척해진 듯 보이는 청부인은 별다른 말없이 내실로 들어갔다.

 카이는 정원을 오가며 기련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태양이 머리 꼭대기에 와 있는 것을 보니 시간이 한참 지난 것 같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련은 오지 않았다. 카이는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기다림 밖에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 후 정원 안으로 뛰어 들어온 것은 기련이 아니라 설이였다.

 

 "청부인 마님, 청부인 마님"

 

 기련이 아니라 설이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놀란 것은 카이 만이 아니었다. 청부인 집에 카이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설이도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기련 아가씨는요?"

 "저기 그게, 그게."

 

 그때 내실에 있던 청부인이 밖으로 나왔다.

 

 "기련이가 온 것이냐?"

 "청부인 마님, 그것이 아니옵고, 아가씨는 아침 나절에 어르신과 함께 황궁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청부인 마님께 전갈이 온 것도 모르시고 어르신이 하도 채근하셔서. 저도 전갈이 온걸 이제야 알고 기다리실까봐 달려왔는데.."

 

 카이는 설이의 말을 듣자마자 그길로 청부인의 집을 뛰쳐 나갔다.

 그런 카이를 보며 청부인이 말했다.

 

 "우리가 한발 늦은 게로구나. 황제를 아니 환관 조고를 누가 말릴 수 있겠느냐."

 

 내실로 들어가려던 청부인은 다시 나와 집사를 불렀다.

 

 "지금 뛰어나간 서역 청년 말이다. 무사 둘을 불러 그 청년의 뒤를 보살피라 하거라. 지켜만 보되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서역 청년을 안전하게 모셔 오라고 일러라."

 "예. 마님"

 

 앞에서 안절부절 하고 있던 설이가 청부인께 물었다.

 

 "청부인 마님, 이제 우리 기련 아가씨는 어떻게 되시는 걸까요?"

 "글쎄다. 아마도 황제의 뜻에 달려 있겠지."

 

 청부인은 의외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

 

 황궁으로 들어간 기련과 그녀의 아버지 장파형은 황궁의 마당을 지나 몇 개의 문을 거쳐 길고 긴 복도를 걸어 밀실 같은 황실의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 장파형에 의해 마지못해 따라나선 기련은 황궁의 마당을 지나 밀실 같은 황궁의 안으로 걸어가는 내내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지금 내가 온 길을 따라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도망칠까? 도망친다면 아버지는 무사하실 수 있을까?"

 

 마음은 지금 이곳을 벗어나라 말하고 있었지만 기련은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한참을 걷고 걷다가 기련과 장파형이 어느 방에 이르렀다. 그들 부녀를 기다리고 있는 이는 환관 조고였다.

 

 "먼길을 오셨소이다."

 

 장파형은 환관 조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망극하옵니다. 환관 나으리. 이 크신 은혜를 어찌 갚사옵니까."

 "은혜라니요. 당치 않은 말씀이십니다. 저는 오직 황제폐하의 명만을 따를 뿐입니다."

 

 기련은 지금 자신이 서 있는 황궁 안 어딘지 모를 방안을 둘러보았다.

 

 '지하궁전 총책임자 장파형과 그의 여식 장기련은 황궁으로 들라.'

 어제 저녁 아버지가 가지고 온 황제의 전언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설마 했던 기련의 불안함은 점점 현실이 되었고 이제 자신은 황실 안까지 들어와 있었다.

 처음엔 황궁행사 때와 같은 만남이려니 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너무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서는 안 될 곳까지 들어와 버린 기분이었다.

 

 "따님께서는 저 궁인을 따라 가시지요. 아버지는 잠시 후에 만나시면 됩니다."

 

 장파형은 기련의 두 손을 잡고 긴장하지 말라는 듯 웃어보였다. 사실 기련 보다 더 긴장한 것은 장파형이었다.

 

 기련은 궁인을 따라 또다시 복도로 나섰다. 얼마 가지 않아 널따란 정원으로 안내되었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계시면 되옵니다."

 

 궁인은 기련을 정원에 남겨둔 채 자리를 떴다.

 청부인댁 정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정원이었다. 각양각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고 생전 처음 보는 식물들이 촉촉하게 물을 머금어 한껏 싱그러웠다.

 기련은 그곳에서 청부인과 카이를 생각했다. 문득 청부인에게 카이를 소개했던 그날의 그 정원 그리워졌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기련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때 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황제였다. 기련은 급히 눈물을 닦고 머리를 조아렸다.

 

 "울고 있었던 것이냐?"

 "아닙니다. 폐하."

 

 황제는 조금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다.

 

 "네가 식물을 좋아한다길래 이 정원을 보여주고 싶어 이리로 불렀더니 울고 있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폐하."

 "그럼 너무 감동해서 울었더냐?"

 

 기련은 마땅한 대답을 찾을 수 없어 머뭇거렸다.

 

 "첫 번째 만남에선 황제쯤이야 두려울 것 하나 없다는 듯 당당하였고

 두 번째 만남에선 황제인지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못하더니

 세 번째 만남에선 눈물을 보았구나."

 

 기련은 황제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왜 자신을 불렀는지 대놓고 물어보고 싶었다.

 

 "왜 울었는지 말해 줄 것이 아니라면 울지 말거라."

 "불안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불안하다니, 여기까지 오는 동안 편치를 않았느냐? 황제의 손님을 최선을 다해 모시지 않았다는 말이냐"

 "그것이 아니옵고, 제가 이 궁을 다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그랬습니다."

 

 뜻밖이었다. 황제의 얼굴빛이 순간 변하는 듯 했지만 황제는 부드러운 말투로 다시 물었다.

 

 "나가고 싶은 것이냐?"

 

 조금 망설이던 기련이 조그맣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집에 가고 싶습니다."

 

 순간 황제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이런 섭섭하구나. 내 황실에 오자마자 집에 가고 싶다는 사람은 또 처음보는구나."

 

 기련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서 말한 것인데 황제가 웃어 버리자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무튼 재미있는 아이가 분명하다. 참으로 재미있어."

 

 한참을 소리내 웃던 황제가 기련에게 말했다.

 

 "모처럼 크게 웃었더니 나는 배가 고프구나.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 너는 어찌 하겠느냐. 여기서 정원 구경을 더 하다 가겠느냐, 나와 뭐라도 좀 먹고 가겠느냐."

 

 황제의 웃음에 긴장이 풀린 기련도 그제서야 배고픔을 느꼈다. 실은 어제부터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터였다.

 

 "제가 먹을 것도 있습니까?"

 

 황제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이 나라 황실을 아주 우습게 아는구나.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곳이 황실이다. 자 이리로 오려무나."

 

 황제가 앞장 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뒤를 기련이 따라갔다. 황제는 걸어가면서도 연신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맞은 편 복도에서 환관 조고가 지켜보고 있었다.

 

 환관 조고는 장파형이 기다리고 있던 방으로 돌아와 장파형 앞에 금화가 든 주머니를 내놓았다.

 

 "이걸로 황비 가례식을 준비하도록 하게나."

 "황비 가례식을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환관 어르신"

 "아마도 가례식 보다는 합방이 먼저일 것 같기는 하네만. 그 집에서도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하지 않겠나. 잔치도 벌여야 할 것이고."

 "예, 어르신."

 "합방이 치러지면 기별하겠네. 그럼 이만 돌아가게."

 "저만 먼저 돌아가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럼, 이미 황제 품 안에 든 여식을 데리고 가려는가? 또 보세."

 

 환관 조고는 방을 나섰다. 방문을 닫기 전 환관 조고는 장파형이 하는 말을 놓치지 않고 들었다.

 

 "황후가 아니라 황비였어?"

 

 장파형은 분명 그렇게 말했다. 순간 환관 조고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길고 긴 황실의 복도를 지나 여러 개의 문을 거쳐 황궁 앞마당을 나선 장파형은 황후가 아니래도 우선 황비에 만족하자 마음을 달랬다.

 

 "우선 황비가 되고나서 그 다음에 황후가 되도 되니까, 이제부턴 기련이가 하기 나름인게지.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올 걸 그랬나? 아니지 곧 다시 볼 날이 올테니 그때 보면 되지. 잘 해야 할텐데."

 

 장파형은 황궁 앞마당에 서서 거대한 황궁을 올려다 보았다.

 

 "이제 이 황궁이 내 딸의 것이 되는 구나. 그러면 나는 황궁 안주인의 아비인 것이고."

 

 장파형은 당장에 진나라 황궁이 자신의 것이라도 된 양 양팔을 벌리고 호기롭게 웃었다.

 

 황궁 밖으로 나온 장파형의 눈 앞에는 딱하디 딱한 서역 장인 나부랭이가 황궁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며 통사정을 하고 있었다.

 

 "닭 쫒던 개가 저기 하나 있었네."

 

 카이는 장파형을 보자마자 그 앞으로 달려왔다.

 

 "어르신, 기련님은 어디 있습니까. 기련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렇게 포기가 안되던가? 내가 그리 알아듣게 일렀거늘."

 

 장파형은 황궁 안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이젠 부모도 마음대로 볼 수 없다네. 우리 기련이."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습니까. 본인이 원하지도 않는 것을."

 

 카이가 장파형에게 소리치자 장파형이 카이를 밀치며 말했다.

 

 "네가 뭔데 남의 딸 앞길을 막으려는 거냐고. 도대체 네가 뭔데."

 

 카이는 속절없이 주저 앉았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니 이쯤에서 그만 둔다. 다시는 우리 앞에 얼쩡거리지 말거라."

 

 장파형은 금화 주머니를 열더니 금화 한잎을 카이 앞에 던지며 말했다.

 

 "지난 번 내가 매다 꽂은 값이다. 이것으로 계산 끝. 서로가 빚진 거 없는 거다. 알겠느냐?"

 

 그렇게 장파형은 떠나갔고 카이는 자기 앞에 떨어져 있는 금화를 있는 힘껏 움켜쥐며 분을 삼켰다. 카이는

  금화를 그대로 놓아둔 채 일어섰다. 잠시 후 황궁 문지기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금화는 안가지고 가시오? 이보시오. 거기 서역 청년."

 "안 가지고 가는 거면 우리가 갖겠소.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오는 일 없기요."

 

 황궁 문지기들은 서로 금화를 줬다 뺐었다 하며 한바탕 신이 난 모습이었다.

 

 황궁을 뒤로 하고 걸어가던 카이는 잠시 멈춰 서 황궁을 돌아 보았다.

 그러다 다시 돌아선 카이는 뚜벅 뚜벅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내가 꼭 찾으러 오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오. 기련."

 

 카이는 황궁 안에 있는 기련을 두고 하늘에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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