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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린
작가 : 우숙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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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좌를 노리십니까?”
“어떤 권좌를 꿈꾸십니까?”

파(破) 련(聯).

“이것이 제 뜻입니다.”

서로 어려울 때 의지하고 돕기 위한 북도련을 꿈꾸는
위지천린의 거대한 발걸음!!!

 
4 화
작성일 : 16-08-24 10:16     조회 : 472     추천 : 0     분량 : 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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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산의 계곡 중 하나인 선운곡의 밤은 다른 곳보다 더 빨리 찾아왔다.

 달이 떠도 산에 가려 있는 데다 의도적으로 만든 안개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어둡게 느껴졌다.

 밤이 깊어진 시각, 선운곡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안개가 바람에 일렁거리듯 흩어졌다가 다시 합쳐졌다.

 그 사이로 어둠을 닮은 검은 야행복으로 온몸을 감싼 이들이 선운곡으로 숨어들었다.

 흩어진 안개가 아니라면 그 모습을 쫓을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하고 날쌘 움직임이었다.

 

 “엣취! 망할 한수 놈이 내 욕이라도 하고 있나?”

 가비랑이 소피를 보러 나왔다가 재채기를 하며 코를 문질렀다.

 모처럼 쉬는 날이라 낮에 한수와 백주를 네 병이나 마셔 거나하게 취한 때문인지 갈지자로 비틀대며 걷는 걸음이 위태로워 보였다.

 “에이 귀찮아, 그냥 여기서 자야겠다.”

 가비랑은 반쯤 뜬 눈으로 방문에서 열 걸음은 족히 떨어진 평상에 히죽 웃으며 드러누웠다. 이내 그의 코 고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비랑이 잠들자 선운곡으로 숨어들었던 검은 야행복의 사내가 나타났다. 품에서 시퍼렇게 날이 선 비수를 꺼내 가비랑의 목에 닿을 듯 말 듯하게 대었다.

 그리곤 갑작스럽게 짙은 살기를 뿜어냈다. 마치 비수가 가비랑의 목을 파고드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호흡, 표정, 떨림. 무반응.’

 야행복의 사내는 매서운 눈으로 작은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고 살폈다. 이윽고 비수를 품에 넣은 그는 나타낼 때처럼 소리 없이 사라졌다.

 비단 가비랑 거처뿐만이 아니었다.

 가비랑과 마찬가지로 이미 곯아떨어진 한수의 집, 약초의 배합을 연구하고 있는 의원 백리하의 약방, 온몸에 침을 꽂고 누운 계골추의 병상, 서책을 팽개쳐 두고 술을 홀짝거리는 천린과 그런 그의 옆에서 안주를 집어 먹는 육소동이 있는 대전각 장주전, 일꾼들의 처소에 이르기까지 야행복을 입은 이들의 은밀한 관찰이 이루어졌다.

 반 시진(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지켜보던 야행인들은 모두 한 장소에 모여들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선운곡 장원의 대전각 지붕 위였다.

 “결과는?”

 우두머리인 듯한 자가 뒷짐을 지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묻자 그의 등 뒤에서 한쪽 무릎을 대고 고개를 숙인 야행인들이 하나씩 돌아가며 대답했다.

 “약초꾼 한수, 음주 후 취침, 이상 없습니다.”

 다섯이 자신들이 보고 느낀 바를 간략하게 보고했다.

 “좋아, 특별한 사항은 없군. 곡주께 보고를 올린다.”

 우두머리 야행인은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고 아래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금소혜들의 처소가 있는 선운곡 세 번째 전각이었다.

 창을 열어두어서 금소혜와 시비들이 모여 재잘거리는 모습이 그대로 들여다보였다.

 “우리가 받은 명은 확인. 확인이 끝났으니 일단 돌아간다.”

 야행인들은 한참 동안 금소혜를 바라보고 있다가 허공에 몸을 띄워 어둠 속에 스며들었다.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라질 때도 선운곡의 안개만 조금 흩어졌다 모였을 뿐 그들이 왔다 간 흔적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꽤나 신중한 자들이군.”

 언제 나타난 것인지 상의를 풀어헤친 천린이 야행인들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고는 우두머리가 서 있던 곳에 털썩 주저앉았다.

 “소동!”

 그가 손을 내밀자 육소동이 술병을 쥐여 주었다.

 “과음이세요.”

 “괜찮아.”

 육소동의 말은 가볍게 무시해 준 천린은 술병째로 입에 가져갔다.

 “좋군.”

 소매로 입을 ‘쓱’하고 닦아낸 천린은 턱을 괴고 금소혜의 처소를 쳐다보았다.

 “계골추.”

 그의 낮고 담담한 부름에 병석에 누워 있어야 할 총관 계골추가 별안간 옆에서 나타났다.

 “예.”

 “몸은 좀 괜찮나?”

 “예, 돌팔이 노인네가 침을 꽂아대는 통에 따가워서 쉬고 있을 수가 있었어야지요.”

 찌푸둥한 몸을 풀듯 어깨를 잡고 한 팔을 빙글빙글 돌린 계골추가 얼굴이 찡그리며 말했다.

 “기껏 살려줬더니! 뭣이 어째?”

 백리하가 조금 떨어진 전각에서 날아오듯 허공을 지나 천린이 있던 대전각 지붕 위에 도착했다.

 꽤나 먼 거리였음에도 내리밟는 걸음이 깃털처럼 가벼워 발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귀도 밝은 영감탱이. 겁은 많아서 멀리도 숨어 있었네.”

 “뭐야! 이놈아?”

 빈정거리는 계골추의 말에 백리하가 발끈했다.

 “그만해.”

 아웅다웅하던 둘은 천린의 한마디에 조용해졌다.

 “한수와 가비랑은?”

 “손님 배웅하러 보냈습니다.”

 야행인들을 쫓아갔다는 뜻이었다.

 “걱정 마십시오. 문 앞까지만 다녀오라고 했으니까요.”

 천린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놈들은 누굴까요? 팔자에도 없는 연극을 해야 하니.”

 계골추가 짜증스럽게 투덜거렸다.

 “금가장 살변의 주범이겠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저 염탐인 모양이더군.”

 “차라리 베어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감히 공자의 거처를 함부로 염탐하다니… 움직임이나 은신하는 수법을 보아하니 살수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은 것 같은데… 허접한 살수 단체인 것 같지는 않고…….”

 백리하가 계골추의 의견에 동의하며 그들의 정체를 추론하기 시작했다.

 “됐어, 괜히 싸울 필요 없잖아? 귀찮기만 할 뿐이야. 확인하고 갔으니 곧 움직임을 보이겠지. 그때 싸우면 돼. 그것보다 그녀도 불쌍하군. 목숨을 노리는 놈들이 죽일까 말까 지켜보고 있었으니.”

 천린이 피식 웃으며 금소혜들을 쳐다보았다.

 

 “어때! 괜찮지?”

 금소혜가 낮에 산 옷을 입고 동경 앞에서 빙글 돌자 유모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점례와 주령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어마, 아가씨 딱이에요. 마치 아가씨를 위해 만든 것 같아요.”

 “어머나, 선녀가 따로 없네. 혹시 이거 날개옷 아니에요?”

 침이 튀도록 칭찬하는 시비들과 그 속에서 금소혜가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해맑게 웃었다.

 딸칵.

 다른 옷을 갈아입으려는데 그녀의 목에 걸려 있던 옥패 목걸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취산이 금소혜의 스무 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직접 비취옥을 깎아 만들어준 목걸이였다.

 “이런… 목걸이가.”

 “아니, 그냥 둬. 내가 주울게. 그나저나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하네. 좀 쉬어야겠다.”

 금소혜가 하품을 하자 유모와 시비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의 손에는 낮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온 물건들이 가득 들려 있었다.

 “그럼 쉬세요, 아가씨.”

 “그래, 다들 쉬렴.”

 모두 밖으로 나가자 양손에 들고 있던 옷을 내려놓은 금소혜는 동경 앞에 주저앉아 떨어진 옥패 목걸이를 주워 품에 안았다.

 목걸이를 힘주어 안은 그녀의 눈이 초점 없이 흐려지고 물기가 차올랐다.

 “아버님…….”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숨죽여 우는 것처럼.

 이윽고 불이 꺼지고 활짝 열려 있던 처소의 창문이 닫혔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처소에도 어둠이 찾아들었다.

 

 “이 시간쯤 되면 이삼일에 한번은 저렇게 울더군. 유모라는 여인도 금소혜와 함께 있을 때는 웃다가 저렇게 홀로 되면 죽은 자들을 추억하는 듯한 모습이었어. 마치 서로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는 것처럼 각자 혼자서 슬픔을 감내하고 있어.”

 “그런가요? 제 눈엔 돈을 물 쓰듯 쓰느라 슬퍼할 시간도 없어 보였는데요.”

 계골추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

 “그래, 정말 끝도 없이 사재더군. 하지만 그 대부분의 물건은 시비와 유모의 것이었어. 아마도 슬픔을 채워주고 싶었던 모양이야. 그리고 혹여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려는 것이겠지.”

 “그 안정된 생활을 위한 자금이 모두 제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구요.”

 여전히 투덜거리는 계골추의 말에 천린이 피식 웃었다.

 “혼자가 된다는 건 슬픈 일이지, 그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닥쳤을 때는 더욱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천린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가득 배어 있었다.

 “계골추.”

 “예, 장주.”

 낮게 깔린 천린의 말에 계골추가 대답했다.

 “얼마나 되었지?”

 “이틀 후면 십오 년이 지납니다.”

 “그래, 그렇군. 그 말은 그들과 약속한 시간도 끝났다는 말이지.”

 자리에서 일어난 천린이 선운곡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이곳과도 꽤나 정이 들었는데…….”

 “이젠 가셔야 합니다.”

 “그래, 그만 떠나야지.”

 선운곡을 돌아보던 천린의 시선이 잠든 금소혜의 처소를 지그시 응시했다.

 “련으로 가야겠지?”

 “예.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런가? 하지만 내키지 않는군.”

 회의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돌아갈 곳은 그곳뿐입니다.”

 계골추는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분명 많은 이가 다칠 테고 또다시 혼란스러워질 텐데… 더구나 나에게 그런 자격이 있을지…….”

 “무슨 소립니까? 장주께서도 당연히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이 있습니다.”

 계골추가 발끈하며 외쳤다.

 “…….”

 계골추의 말에 천린의 얼굴에 어둠이 드리워졌다.

 “그래…….”

 천린이 감상에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전에 흉수는 밝혀주었으면 한다. 원한다면 복수도 해주고. 우리에게 있어서도 취산, 그는 중요한 사람이었으니까. 또한 아비가 왜 죽었는지조차 모른다면 슬픈 일 아닌가.”

 계골추는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천린의 목소리에서 아픈 기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장주님께서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래, 그럼 떠나자.”

 그 말에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어머님의 묘는…….”

 “걱정 마십시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두죠.”

 “그래, 고마워.”

 천린은 계골추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가 아는 계골추는 생각 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밖으로 나가 있는 웅패에게도 기별을 보내, 돌아오라고.”

 “예.”

 “아, 그리고, 소동.”

 “예?”

 “너는 천향각에 먼저 다녀와야겠다.”

 “동정호요?”

 소동의 물음에 천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처럼 천향각은 동정호에 있는 꽤나 유명한 술집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천향각은 그리 좋지 않은 과거와 연관된 장소였다.

 “왜요?”

 소동이 인상을 찌푸리며 퉁명스럽게 묻자 천린이 계골추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사공자께서 연락을 보냈다. 그곳에서 기다린다고… 직접 가야 하지만 잠시 들러야 할 곳이 있으니 먼저 가서 모시고 있어라.”

 소동은 더욱 가기 싫은 표정이 되었다.

 사공자 송곡은 유일하게 천린을 동생으로 대해준 형제였다.

 하지만 천린은 감히 그를 형이라 부르지 못했다.

 소동 역시 그를 싫어하지 않았다. 문제는 그와 함께 있는 사람 때문이었다.

 “헛헛, 장주. 제가 함께 다녀오지요.”

 소동의 마음을 잘 알고 있던 백리하가 나섰다.

 “제가 함께 가면 소동도 난처한 상황을 만나지는 않겠지요.”

 백리하가 빙긋이 웃자 소동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으로 수긍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백리 노야께서 함께 가세요. 아마 이삼일 후면 저희도 동정호에 도착할 터이니 모처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계십시오.”

 “그리하지요.”

 백리하의 대답을 들은 천린은 금소혜의 처소를 바라보던 눈길을 거두고 몸을 돌렸다.

 모두가 선운곡을 떠난다는 말에 울적함과 기대감에 빠져 있는 사이 계골추가 뭔가 생각난 듯이 천린을 불렀다.

 “장주님!”

 “응? 왜?”

 “그런데 아까 하신 말씀 중에 이상한 것이…….”

 “뭐가?”

 되묻는 천린의 말에 계골추가 콧수염을 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시간이면… 분명 서책을 읽고 계실 시간인데 어떻게 이삼일에 한번 금 소저가 저러고 있는지 아신 건지?”

 계골추의 말에 천린은 대답이 없었다.

 “장주?”

 의아해진 계골추가 고개를 돌렸을 때 천린은 그 자리에 없었다.

 “응? 장주님?”

 고개를 휙휙 돌려보지만 천린을 찾을 수 없자 육소동이 한숨을 내쉬며 한 곳을 가리켰다.

 “총관님?”

 “응?”

 “벌써 저기로 도망가고 계시는데요?”

 육소동의 손가락 끝으로 천린의 뒷모습이 보였다.

 “자앙- 주- 우!”

 계골추의 외침이 어둠 속에 잠든 선운곡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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