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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린
작가 : 우숙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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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좌를 노리십니까?”
“어떤 권좌를 꿈꾸십니까?”

파(破) 련(聯).

“이것이 제 뜻입니다.”

서로 어려울 때 의지하고 돕기 위한 북도련을 꿈꾸는
위지천린의 거대한 발걸음!!!

 
3 화
작성일 : 16-08-24 10:15     조회 : 504     추천 : 0     분량 : 6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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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모두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폭포를 바라보던 천린을 향해 계골추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그래, 이제 속 시원하십니까?”

 “뭐…….”

 제 속을 꿰뚫어 보는 계골추의 말에 천린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굳이 그렇게 시험해 보지 않으셔도 되었지 않습니까?”

 “원했던 것 아닌가?”

 “그렇기야 하지만 상황이…….”

 “사람은 극한에 처했을 때 진실 된 모습이 나오지. 그래, 어떠한 것 같아?”

 “눈빛은 슬퍼 죽겠다 하고 있는데 일부러 들키지 않으려 애를 쓰더군요. 더욱이 장주님의 빈정거림에 화가 날 만도 한데 시비들 때문에 참는 듯하는 모습이 제법이었습니다. 마치 그때의 장주님처럼요.”

 “후후, 내가 저랬나? 어쨌든 금 장주께서 괜히 자랑을 한 게 아니었어.”

 계골추가 금소혜 등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좋은 여인인 듯합니다.”

 천린이 난간에 올린 팔에 턱을 괴고 히죽 웃었다.

 “확실히 얼굴은 예쁘군. 아찔할 정도야.”

 “여인에게도 관심이 있으셨습니까?”

 “이건 관심이 아니라 순수한 감탄이야.”

 천진난만할 정도로 맑은 그의 웃음에 계골추가 따라 웃다 무언가 중요한 사실이 생각난 듯이 정색했다.

 “아참!”

 “응?”

 갑자기 왠지 모를 한기가 느껴진다는 생각을 한 천린이 계골추를 돌아보았다.

 “금 소저가 오는 길에 짐승의 습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주판을 꺼내 쥔 그의 모습은 지옥의 문턱을 지키는 야차처럼 보였다.

 “이 천자산에 짐승이라고 불릴 만한 놈들은 장주님께서 애완용으로 기르고 계시는 그놈들뿐인 것으로 아는데요? 어디 있지요? 이 사료나 축내는 것들은?”

 계골추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온화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정자 주위를 살폈다.

 마른침을 꿀꺽 소리가 나게 삼킨 천린이 불안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에게만큼은 언제나 예를 다하는 그였지만, 그 외의 사람에게는 나이 고하를 불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집어엎는 그였다. 하물며 짐승이야…….

 “하하, 총관. 설마하니 그 녀석들 짓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생각이요?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천린이 뒷걸음질 치며 계골추의 시선을 가리듯이 가로막았다. 계골추는 고개를 빼꼼하게 좌우로 빼서 천린의 어깨너머를 살폈다.

 그 순간 계골추는 수풀 아래로 삐져나온 검고 하얀 줄무늬를 발견했다.

 시선을 따라갔던 천린이 계골추가 움직이기 전에 다급히 외쳤다.

 “텨!”

 순간 정자의 주위 수풀이 흔들리고 무언가 세차게 튀어나갔다.

 “놓칠까 보냐! 이 처먹기만 하고 사고나 치는 짐승 새끼들! 뼉따구 추려내고, 가죽은 장식! 발톱 빼서 팔아 묵고, 고기는 다져 주마!”

 계골추가 학사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정자 난간을 밟고 몸을 솟구치며 날았다. 그의 손에는 주판이 들려 있었다.

 

 ***

 

 기거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욕탕에 몸을 담근 금소혜는 모처럼만에 피로가 풀어지는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다.

 “정말 나쁜 것 같아요, 이곳 주인이라는 사람.”

 금소혜의 팔을 닦아주던 점례가 입을 삐죽거렸다.

 “맞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아가씨를 두고 그런 실례되는 말을 하다니.”

 “암, 아무리 눈이 삐어도 그렇지.”

 삼이 어미와 주령도 맞장구를 쳤다.

 “우리 그냥 내려가요, 아가씨.”

 “맞아요. 차라리 저희가 일을 해서 모실게요.”

 “식모살이라도 하면서 작은 초옥이라도 얻으면 우리 넷이 같이 살 수 있을 거예요.”

 시비들은 재잘거리듯이 쉬지 않고 떠들었고 대부분이 선운장주 천린에 대한 험담이었다.

 “시끄러워!”

 가만히 듣고만 있던 금소혜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

 시비들이 행동을 멈추고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조잘조잘 말들이 많아. 내가 이곳에 있기로 결정했으니까 다들 그렇게 알아.”

 “하지만, 그가 아가씨를 대놓고 무시하는…….”

 “괜찮아.”

 금소혜가 당차게 대답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이곳에서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지 찾아봐.”

 “예?”

 “아가씨?”

 “그만! 주령이와 점례는 나가서 잠자리나 준비해 둬.”

 쌀쌀맞은 말에 주령과 점례가 입을 삐죽이며 밖으로 나간 뒤 금소혜는 한숨을 내쉬며 욕탕 깊숙이 몸을 담갔다.

 “아가씨.”

 유모인 삼이 어미가 등을 밀며 따스하게 불렀다.

 “왜!”

 “그냥요.”

 쌀쌀맞은 대답에 삼이 어미가 희미하게 웃었다. 조롱을 당하고도 참은 것은 자신과 두 시비를 생각해서였으리라.

 겉으로는 강한 척, 쌀쌀맞은 척해도 금소혜가 누구보다 따스하고 여린 성격이라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보아온 삼이 어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짐승이 없다고 하더니 울음소리가 아까부터 들리네요.”

 “응?”

 삼이 어미의 말에 금소혜가 귀를 기울였다.

 어흐흥.

 크와앙.

 “곰이랑 범이네?”

 “그러게요, 들어보지 못했지만 왠지 다람쥐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은…….”

 낮에 쫓기던 생각 때문인지 금소혜가 몸을 움츠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울음소리가 구슬퍼 보이네요.”

 “응, 왠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은 소리네.”

 “예?”

 “그냥… 느낌에…….”

 말도 안 된다는 듯이 표정을 지은 삼이 어미를 향해 금소혜가 어색하게 웃었다.

 범과 곰의 울음소리는 금소혜의 목욕이 끝나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간간이 다람쥐의 울음소리도 함께.

 

 

 3.

 

 쾅! 꽈꽝! 우지끈! 와장창!

 문이 부서지고 탁자와 의자가 날아다녔다.

 벼루며 먹은 부서져 땅바닥에 뒹군 지 오래였고 찢어진 족자와 종이, 서책들은 문밖으로 던져 졌다.

 “으아악!”

 산발이 된 머리로 괴성을 질러대며 씩씩대는 것은 평소 용모 단정하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선운곡의 총관 계골추였다.

 한참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댄 계골추는 양손으로 탁자를 잡고 핏발이 선 눈으로 종이 뭉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햐, 향유… 여자들이 목욕할 때 몸에 냄새나게 하려고, 매끈거리게 하려고, 처바르는, 비싸기만 할 뿐, 암짝에 쓸모없는 기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의 시선이 첫 번째 종이에 적힌 글자에 닿았다.

 

 -다미향(多美香) 향유 열두 병 청구 금액 은 열두 냥.

 

 의미인즉슨 ‘다미향이라는 가게에서 향유 열두 병을 구매하셨으니 은 열두 냥을 내놓으라’고 적혀 있는 영수증이자 확인증이었다.

 계골추가 혼미한 정신을 다잡고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넘겼다.

 

 -옥토끼공방 노리개 등 장신구 다(多) 청구금액 은 서른여덟 냥.

 

 “옷에 걸치고 다니면 거치적거리고 무겁기만 할 뿐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는 노, 노리개를 서, 서른여덟 냥씩이나.”

 그의 입이 떡 벌어졌다.

 손이 조금씩 빠르게 종이 뭉치를 넘겼다.

 “좋은 신 화(靴)에서 비단신 열두 켤레, 가죽신 다섯 켤레, 합이 은 스무 냥! 포목점에 의복류 열다섯 냥! 모자 다섯 냥! 객잔 스물다섯 냥! 주점 열네 냥! 꼬지 두 냥까지 도합…….”

 마른침이 넘어갔다.

 “배, 백삼십한 냥… 으, 은으로… 선운곡의 한 달 운영비가 은자 오십 냥이 조금 넘으니 두 달하고 달포를 더 운영할 수 있는 금액이 백삼십한 냥이라는 돈인데… 백삼십한 냥을 고작 스무날 만에… 하루에 여섯 냥 닷 푼, 밖으로 나들이 간 날이 스무날 중에 네 번이니 서른두 냥 일곱 푼! 씩!”

 

 정확히 스무 일 전이었다.

 천린에게 조롱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인지, 가족을 잃어 상심이 큰 것인지 정해준 숙소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금소혜를 찾아갔다.

 마음이라도 좀 풀어줄 요량이었다.

 품을 뒤졌더니 은 두 냥이 있었다. 꽤 큰돈이라 손이 벌벌 떨려왔지만 모처럼 기분을 풀어주는 것인데, 선심 쓰자고 생각했던 계골추였다.

 “걸어서 조금만 나가면 상식(桑植)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모처럼 옷이랑 신발도 좀 사고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오십시오.”

 금소혜는 계골추가 내민 은 두 냥을 받아 들고 감동한 듯한 표정을 했다.

 여하튼 선심을 쓴답시고 한마디 더 한 것이 뼈아픈 실수가 되었다.

 “혹 모자라거든 선운곡의 이름을 대고 외상으로 거래하십시오. 말일이 되면 청구해 오니까요.”

 계골추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제법 멋졌다고 생각하며 금소혜의 처소를 나왔다.

 

 그리고 정확히 스무 일 후,

 “이, 이, 망할 년들이!”

 계골추는 끓어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뒷목을 잡으며 넘어갔고, 입에서는 허연 게거품을 뿜어내었다.

 

 ***

 

 “오늘이랬지?”

 “예, 아씨.”

 금소혜의 물음에 점례가 단언하듯 가슴을 쳤다.

 “좋아! 시골 동네라 쓸 만한 물건이 없었는데 잘되었다. 포목점 주인이 걱정을 말라기에 반신반의했더니 정말로 세류비단에서 물건을 떼올 줄이야.”

 금소혜는 기분이 좋아졌다.

 중원에서 이름난 의복 점의 물건이 아랫마을로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그럼 가자. 의복을 모두 바꿔야겠다. 질 낮은 천으로 만든 옷들을 입었더니 피부가 다 상하는 것 같았어.”

 금소혜가 동경에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비춰보며 울상을 지었다.

 “그나저나 아씨, 괜찮을까요? 이렇게 마구 돈을 써도?”

 삼이 어미가 심히 걱정되는 듯이 말했다.

 “왜?”

 “새 신에 새 옷에… 저희야 좋지만…….”

 “걱정 마. 무슨 문제가 있었으면 벌써 무슨 말을 했겠지. 아무 문제도 되지 않으니까 조용한 거 아니겠어?”

 금소혜가 가슴을 치며 장담하듯이 말했다.

 지난 스무날 동안 그녀가 쓴 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금가장에 있을 때도 이 정도의 사치를 부리지는 않았다. 한데 남의 돈을 가지고 물 쓰듯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될 만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을 위해 쓴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고작 옷 두어 벌과 신발이 전부였고 나머진 두 시비와 삼이 어미의 것이었다.

 “노리개 같은 장신구들은 잊어버리지 말고 잘 모아둬, 나중에 다 돈이 되니까. 그리고 품삯도 틈틈이 모아둬. 필요한 게 있으면 내가 어떻게든 구해줄 테니까, 알았지?”

 금소혜는 다짐을 받듯이 말했다.

 선운곡에 오른 지 스무 날이 지나갔다. 선운장주 천린과 첫 만남이 유쾌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금소혜를 제외한 여인들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삼이 어미는 부엌일을 도맡아 했고 주령과 점례는 빨래며 청소까지 잡다한 일을 시작했다.

 무조건 열심히 하라는 금소혜의 엄포가 있기도 했지만 그녀들로서는 늘상 해오던 일들 중 하나라 그리 어려울 것도 없었다.

 가비랑과 한수가 해오던 일이 여인들의 손길을 타니 선운곡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밥은 맛있어졌고 의복에서는 향기가 났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녀들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이나 친근해졌다.

 이제 그녀들에게 어디든 가서 정착할 수 있을 만큼의 돈만 마련해 주면 될 일이었다.

 어차피 천린과는 감정이 좋지 않았던 터라 돈을 마구 쓰며 사치가 심한 여인으로 여겨진다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어? 그러고 보니 유모 옷이 많이 낡았네.”

 “예? 괜찮아요, 아가씨. 전 그냥 지금 입는 옷들로 충분해요. 지난번에 몇 벌 사둔 것도 있고…….”

 “무슨 소리야! 안 돼! 원래 시비를 보면 주인을 알 수 있다고 했어. 주인이 최고급이니 시비는 최고급은 아니어도 그 아래 단계 정도는 입어줘야 한다고.”

 “암요, 아가씨는 중원 최고의 미인이시니까요.”

 “중원이 아니라 고금 최고일 거예요. 서시나 양귀비 따윈 발톱 밑의 때만도 못 할 거예요.”

 점례와 주령이 추켜세우자 금소혜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니들이 사람 볼 줄 아는구나? 기분이다, 오늘은 지난번에 니들이 예쁘다고 했던 가락지도 사자!”

 “어맛! 정말요? 고마워요, 아가씨!”

 둘이 동시에 금소혜의 팔에 매달렸다.

 “자, 그럼 출발!”

 호기 좋게 방문을 열고나선 금소혜 등이 막 두 번째 전각을 지나는데 선운곡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있었고 그 사이로 계골추에게 의원 백리하가 맥을 짚으며 침을 꽂아대고 있었다.

 백리하는 선운곡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으로 백발에 가까운 머리에 흰 건을 쓰고 있었기에 언뜻 산신령으로 보이기도 했다.

 “계 총관님이네. 무슨 일이지?”

 다른 사람에겐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에게 안락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준 계골추인지라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한수가 금소혜를 보고 인사를 했다.

 “무슨 일이에요?”

 “우웁! 우우웁!”

 그녀의 목소리에 갑자기 계골추가 발작이라도 일으키듯 몸을 떨었다.

 “못 움직이게 잡아! 맥이 불안해!”

 백리하가 다급하게 외치며 계골추의 몸을 눌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계골추의 얼굴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

 “저런, 간질인 거예요? 불쌍하게…….”

 금소혜가 안쓰러워하는 표정으로 계골추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계골추가 손에 힘을 주며 그녀의 손을 꽉 붙잡았고 핏발이 선 눈으로 금소혜를 노려보았다.

 “희한한 일이네. 계 총관이 금 소저를 저리 아끼셨나? 여태껏 눈을 감고 있더니 번쩍 뜨셨네.”

 한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게. 거참, 역시 미인은 다르구만그래. 평소 여인에겐 관심도 없는 줄 알았더니.”

 가비랑이 동조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금소혜는 계골추의 손 위에 손 하나를 더 포개어 그를 위로했다.

 “어서 쾌차하세요. 소녀도 산신님께 기원할게요.”

 그녀의 진심 어린 위로에 선운곡의 사람들이 다 감동을 받은 듯했다.

 “그만 비켜주시죠, 소저. 서둘러 약당으로 모셔야겠습니다.”

 백리하가 그녀를 물리는데도 계속해서 질문이 이어졌다.

 “지병이 있으셨나요? 건강해 보였는데?”

 걱정스러운 그녀의 말에 가비랑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아프긴요. 월말이면 항상 있는 일입니다. 오늘은 정도가 더 심하긴 하지만… 그나저나 어딜 가시는 모양입니다? 다들 채비를 하고 나오신 걸 보니.”

 “네, 포목점에 질 좋은 비단이 들어왔다고 해서요.”

 “아, 옷을 사러 가는군요?”

 “네. 옷은 여인의 필수품 중 하나 아니겠어요?”

 “암요. 그럼 잘 다녀오십시오.”

 “네.”

 가비랑의 인사에 금소혜가 미소 띤 얼굴로 다소곳이 화답했다.

 “끄윽, 끄르륵…….”

 막 안정되어 가던 계골추가 벌떡 일어나 부릅뜬 눈으로 손가락질하더니 눈을 뒤집고 혼절해 버렸다.

 “이런! 맥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서둘러라! 어서! 생명이 위독해!”

 백리하가 다급하게 외치며 계골추의 몸에 서너 개의 금침을 꽂아 넣었다.

 막 장원의 문을 빠져나가려던 금소혜가 들것에 실려 약방으로 사라지는 계골추를 보며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안됐어, 저리 속병이 깊을 줄이야. 역시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를 일이야.”

 “그러게요. 올 때 남자들 몸에 좋은 음식들 좀 사올까요?”

 주령의 말에 금소혜가 손뼉을 쳤다.

 “그래! 내가 왜 그 생각을 왜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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