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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불망귀 (不忘歸)
작가 : 기정유
작품등록일 : 2017.7.22

불망귀(不忘歸) - 잊지 않고 돌아오겠다.
때론 사랑으로, 때론 충성과 의리로, 때론 원수의 사이로
끊길 듯 끊어지지 않는 운명같은 인연은 계속된다.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그와 그녀의 이야기.

 
18화 허세 혹은 욕망
작성일 : 17-07-31 16:49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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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에서 하루 밤새 꼬박 벌을 선 설이는 다음 날 아침 주인 나으리 장파형으로부터 호된 채찍과 달콤한 당근 두 가지를 모두 받았다. 한번 더 기련 아가씨가 외간 남자를 만나는 모습을 장파형의 눈에 띄는 날에는 햇빛도 들지 않는 곳에서 평생 돌만 나르다 죽게 될 것이라는 채찍과 기련 아가씨에게 들어온 함양 제일의 혼사가 성사가 된다면 남은 평생 좋은 옷과 좋은 음식만 먹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당근이었다.

 그 후로 설이는 기련 아가씨의 곁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어야 했다. 장파형은 수시로 집으로 사람을 보냈고 설이는 기련 아가씨의 일거수 일투족을 장파형에게 보고해야만 했다.

 

 청부인 댁에서 나온 후 기련이 카이를 만나러 가겠다고 나서자 설이는 안절부절 하기 시작했다.

 

 “아가씨, 제발요. 혹시라도 주인 나리께 알려지면 저는 죽습니다.”

 “설아 안심하거라. 알려지긴 어떻게 알려진다고 우리 둘 밖에 모르는 일 아니냐.”

 “나리께서 사람을 붙이셨을지 또 어떻게 압니까. 아가씨, 제발요 집으로 돌아가세요.”

 

 설이의 말이 주변을 휙 돌아보던 기련이 설이를 보며 말했다.

 

 “있긴 누가 있다고 그래. 따라오는 사람 같은 건 없어. 그리고 아버지가 설마 사람까지 붙이셨을라고.”

 “설마라니요. 나리께서 제게 아침부터 밤까지, 주무시는 동안에도 아가씨를 지켜보라고 하셨단 말입니다. 제가 계속 보고를 해야 하고요.”

 

 기련은 그런 설이가 안쓰러웠다.

 

 “설이 네가 나 때문에 괜한 고생이구나.”

 

 기련은 설이 때문에라도 카이에게 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만일에라도 설이가 자기 때문에 몽둥이 찜질을 당하거라 음식도 못 먹은 채 창고에 갇히는 일이 벌어진다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기련은 힘없이 돌아섰고 그런 기련에게 설이가 말했다.

 

 “아가씨, 딱 한번만 입니다. 지난 번에 그렇게 헤어지시고 못보셨으니 아가씨 마음이 오죽하시겠어요. 마지막 인사는 하셔야지요.”

 

 설이는 기련의 모습이 측은했다. 자기 때문에 카이에게 향하던 발걸음을 돌리는 기련의 착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설이였다.

 

 “설아. 고맙다. 정말 고마워.”

 “진짜 마지막입니다. 아가씨.”

 

 기련과 설이는 지하궁전에서 가능한 멀리 돌아 카이가 있는 병사용 공사현장으로 갔다.

 

 기련이 왔다는 소식에 뛰어나온 카이는 기련을 보자마자 그녀를 품에 안았다.

 

 “와 주었군요. 나를 찾아 와주었어. 고맙소. 정말 고맙소”

 “괜찮으신 겁니까? 그날 제 아버지의 무례를 용서하세요.”

 “아닙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되었습니다.”

 

 행여나 누가 볼까 망을 보고 있던 설이는 두 사람의 애절한 상봉 장면을 보고는 눈두덩이가 뜨끈해져 왔다.

 

 “눈물 없인 못 볼 장면이네. 나 좀 봐. 왜 이러니.”

 

 설이는 소맷단으로 자신의 눈가를 훔쳤다.

 

 “저렇게 좋다는데. 어쩌면 좋아. 도대체 어디서 혼처가 들어왔길래 나으리는 그러신담. 어떡해 정말.”

 

 눈물의 상봉 중이던 기련과 카이는 애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련이 먼저 말을 건넸다.

 

 “한동안은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나셔서 저 때문에 설이가 힘든 일을 겪게 될지도 몰라서요. 종종 소식은 전하겠습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고요.”

 “제가 장파형 어르신을 다시 만나겠습니다. 만나서 어떻게 하든 허락을 구할게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허락을 받겠습니다.”

 

 기련은 카이의 진심이 담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고 카이는 그런 기련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예. 카이님. 우리 곧 다시 만나요.”

 

 두 손을 맞잡은 기련과 카이는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기련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카이는 그 자리에 선 채로 기련을 배웅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기련은 카이를 처음 보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카이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매순간이 또렷하게 방금 전에 일어났던 일들처럼 선명했다. 기련은 어떻게 하든 아버지를 설득해 카이를 다시 만나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일과를 마친 카이는 다시 장파형을 만나러 지하궁전으로 갔다. 장파형은 카이를 보자마자 외면했다. 카이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장파형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어르신, 부디 허락해 주십시오."

 

 장파형은 깜짝 놀라며 카이에게 말했다.

 

 “왜 이러시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상한 소문이라도 퍼지면 어쩌려고 이러냔 말이오. 당장 일어나시오.”

 “기련님과의 만남을 허락해 주십시오. 따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장파형은 카이의 입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듣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그 입 다물지 못해! 어디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누구 인생을 망치려고, 누구 인생을 망치려고 네가 작정을 했어.”

 

 한 덩치 하는 장파형이 더는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카이의 멱살을 잡아 일으켜 냅다 땅바닥에 매다 꽂았다. 너무 갑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카이는 그대로 땅바닥에 패대기쳐졌다.

 

 “다신 내 눈 앞에 얼씬도 하지 마라. 알겠느냐? 서역 장인 나부랭이 주제에 어디서 감히 내 딸을 넘봐. 네 주제를 알아야지. 주제를. 내 딸은 이 나라 최고의 자리에 오를 분이란 말이다. 알겠느냐? 썩 꺼지거라. 당장 꺼져!”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고의 자리? 혼사가 들어왔나?”

 “저 서역 장인 하고는 무슨 사이래?”

 “뭘 어쨌길래 무릎을 꿇어.”

 “뭔가 큰 잘못을 했나보지.”

 “그렇다고 저렇게 사람을 매다 꽂아? 진짜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야.”

 “저 서역장인 저래가지고 남자 구실은 하겠어? 많이 다친 거 아니야?”

 “서역장인하고 어르신하고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거야?”

 “딸을 넘봤다잖아. 딸을.”

 “딸? 그 함양 제일 미녀라는 딸을?”

 

 흥분한 장파형이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못하고 되는 대로 내뱉은 걸 깨닫고는 급히 주변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무슨 구경이라도 난게냐. 뭣들 하는 것이냐. 얼른 얼른 작업을 계속해라.”

 

 장파형이 소리를 치자 모여있던 인부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날 지하궁전 작업장 안에서 벌어진 소동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 시작했다.

 

 ***

 

 카이는 몇몇 인부들에 의해 숙소로 옮겨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부딪친 어깨에 통증이 상당했다. 쿠처는 카이의 어깨에 약을 발라주며 말했다.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 장파형이 어떤 사람인데.”

 

 쿠처는 장파형을 찾아가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 허락을 받으라 했던 자신의 말이 카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나 싶어 마음이 쓰였다.

 

 “미안하네. 내가 괜히 찾아가보라고 해가지고. 장파형의 성질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아닙니다. 찾아가 무릎이라도 꿇는 거 말고는 달리 방법도 없었습니다.”

 “그 정도면 할 만큼 했네. 어쩌겠는가. 저렇게 강경하니. 딸 가진 유세 한번 제대로 부리는 구만.”

 

 뭔가 생각을 하던 카이가 쿠처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더러 주제를 알라고 하더란 말입니다.”

 “그거야 마음에 안차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니 신경쓰지 말게.”

 “그 다음 말이요. 분명히 이 나라 최고의 자리에 오를 분이라고 했습니다.”

 “최고의 자리? 무슨 최고의 자리?”

 “이 나라 최고의 자리에 있는 분이 누굽니까?”

 “그야 황제 폐하가 최고의 지존이시지.”

 “황제 말구요. 여자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 말입니다.”

 “여자면 황후겠네. 황후.”

 

 ‘황후’ 라는 말을 들은 카이는 깜짝 놀라 쿠처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는가?”

 

 카이는 그 전날 기련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제가 알기에도 한 번도 황후마마가 계신 적이 없었습니다.’

 

 기련의 말을 떠올리며 카이는 쿠처에게 되물었다.

 

 “이 나라엔 황후의 자리가 비어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진시황제는 한 번도 황후를 둔 적이 없어. 모두 황비들 뿐이라네.”

 

 카이는 낭패를 본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 뜻이었군요. 그래서 그렇게 불같이 화를 냈던 거였어요.”

 “뜻이란. 무슨 뜻 말인가?”

 

 카이는 쿠처에게 다시 물었다.

 

 “황제는 왜 한번도 황후를 맞지 않았던 걸까요?”

 “그건 여러 가지 설이 있다네. 하나는 황제의 모후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결벽증이 생겨서 아예 여인을 멀리하게 됐다는 설이 있는데 그건 황비가 수두룩 빽빽 많은 걸 보면 사실이 아닌 것도 같고, 다른 또 하나는 진짜로 사랑하는 이가 있었는데 과부에 무녀라서 황후의 자격이 안되어 그렇다는 설도 있지.”

 “과부에 무녀요?”

 

 카이의 말소리에 오히려 깜짝 놀란 쿠처가 목소리를 낮추라는 듯이 손짓을 하더니 카이에게 속삭이듯 말하기 시작했다.

 

 “그래. 근데 그 과부에 무녀가 청부인이라는 얘기가 있네.”

 

 카이는 놀라지 않았다. 청부인이 무녀였다는 말이 새롭기는 했지만 그것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다.

 

 “별로 놀라지도 않는구만. 하긴 지금 자네한테 무슨 말을 한들 놀랍겠는가.”

 

 쿠처는 약상자를 닫으며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좀 쉬게나. 어깨가 나아야 작업을 하지.”

 

 카이는 생각보다 너무 커다란 시련이 자신과 기련에게 닥쳐왔음을 실감했다.

 

 ‘기련님을 황후의 자리에 올리려는 거였어. 어떻게 이런 일이...’

 

 카이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황제의 뜻인가? 물론 그렇겠지. 아무리 딸이 귀해도 아비 혼자서 그런 과대망상을 꿈꿀 수는 없을테니.’

 ‘황제는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청부인을 황제보다 더 높고 귀한 분이라고 했다 하지 않았나.’

 ‘청부인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만약 알고 있다면 청부인은 알고도 막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청부인은 모르고 있는 거야. 아무 것도 모르니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겠지.’

 ‘청부인이 이 사실을 안다면 황제에 대한 배신감이 얼마나 클까. 기련님을 정말 아껴주신 분인데.’

 

 카이는 생각할수록 황제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천하를 다 가진 사내가 뭐가 부족해서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도 다른 여인을 황후에 맞으려 하는 걸까. 카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천하를 다 가졌으니 못 가질게 없다는 것인가?

 

 “청부인에게 알려야 한다. 청부인에게 도움을 청하자.”

 

 카이는 날이 밝는 대로 청부인을 찾아가리라 마음 먹었다.

 

 ***

 

 카이를 땅바닥에 매다 꽂은 것으로도 분이 풀리지 않은 장파형은 그날 밤 집으로 갔다.

 장파형은 우선 설이를 불러 오늘 하루 기련의 일과를 물었다.

 

 “아가씨께서는 오늘 청부인의 부름을 받고 청부인댁에 다녀오셨습니다.”

 “그래? 청부인이 부르셨다는 말이지? 다른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고?”

 “예. 황제 폐하께서 납시어 계셔서 저는 정원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순간 장파형의 눈이 번쩍 뜨였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테니 기다리라던 환관 조고의 말이 떠올랐다.

 

 “뭐라, 황제 폐하가 납시어 계셨다고?”

 “예. 나으리.”

 

 설이는 기련 아가씨가 청부인댁에 갔었다는 것으로 낮에 몰래 카이를 만난 일을 덮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파형은 설이에게 황제 폐하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몹시 흥분하며 달뜬 표정이 되는 것이 아닌가.

 

 “수고했다. 가서 기련이를 내 방으로 오라 하거라.”

 “예. 나으리.”

 

 장파형의 방에서 나온 설이는 의아했다.

 

 ‘수고했다? 지금 나한테 수고했다고 했어? 장파형 나으리의 입에서 수고했다는 칭찬을 다 듣다니. 정말 별일이네.“

 

 아버지 방으로 건너 온 기련은 하루 사이에 수척해져 있었다. 장파형은 그런 기련을 측은한 듯 바라보았다.

 

 “하루 사이에 얼굴이 이게 뭐냔 말이다. 이 아비 마음 아프게.”

 

 기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낮에 청부인 댁엘 갔었다고?”

 “예.”

 “거기서 황제 폐하를 만났다고?”

 “예.”

 “황제께서 너를 알아보시더냐?”

 “예. 알아보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그것이.. 계신 줄 모르고 갔었기에 무례를 용서하시라 인사 여쭈었습니다.”

 

 장파형이 깜짝 놀라며 기련에게 되물었다.

 

 “너더러 무례하다고 하시더냐?”

 “그것이 아니고, 제가 그렇게 인사를 여쭈었고 황제께서는 그저 웃으셨습니다.”

 “웃으셨어? 너를 보고? 하하하”

 

 장파형은 기분이 좋아졌다. 낮에 카이를 땅에 패대기치고도 풀리지 않던 분이 이제야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이제야 내 마음이 개운해 지는구나. 그래 또 어떤 말씀을 하셨느냐?”

 “단사 목걸이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청부인과 저의 인연에 대하여. 청부인께서 총명하다 과분한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오 그래그래. 청부인께서 이렇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구나.”

 

 기련은 황제에 대하여 꼬치꼬치 묻는 아버지 장파형이 못마땅했다.

 

 “아버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무슨 생각이라니?”

 “제게 묻지도 않으시고 청부인께 무례한 청을 드렸던 것으로 모자라 이제 황제 폐하께라도 청을 넣으시고 싶으신 것입니까?”

 

 장파형은 뜨끔했지만 이내 정색을 하며 말했다.

 

 “무례한 청이라니. 청부인이 너를 얼마나 예뻐하시느냐. 결과가 이러한데 어째서 무례하고 무리한 청이라 하는 것이냐.”

 “아버지, 저는 아버지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기련은 진심으로 아버지 장파형의 허세와 욕심이 걱정스러웠다. 그동안은 단순히 딸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사람들에게 딸 자랑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딸을 내세워 청부인을 만나게 하고 황궁 행사에 딸을 데리고 가 황제에게 진상품을 바치게 하는 것을 보고 나서는 딸을 앞세우는 아버지의 행동이 딸에 대한 사랑 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집 대문 앞에서 카이에게 하는 행동을 본 후로는 아버지의 허세와 욕심을 위해 딸을 이용한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더욱이 오늘은 청부인 보다 황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아버지를 보고 기련은 불안해졌다. 기련이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관심 조차 없는 장파형이 기련을 보며 말했다.

 

 “기련아, 너는 이 아비가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된다. 또 아느냐. 네가 이 나라에 귀하신 분이 될지. 그러니 몸가짐에 각별히 조심하고 마음을 정갈히 하도록 하여라.”

 

 장파형은 기련에게 하지 못한 말들을 속으로 생각했다.

 

 ‘기련이 너는 이 나라 최고의 지존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여인이 될 거야. 꼭 그렇게 될 것이야. 너라면 그럴 자격이 있지. 암, 그렇고 말고.

 

 “그만 물러가 쉬거라. 이 아비도 오랜만에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있겠구나.”

 

 기련은 아버지에게 카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이르다 생각하여 그대로 일어나 아버지 장파형의 방에서 물러 나왔다.

 

 기련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설이가 마당 한켠에 서 있었다. 기련은 설이를 보자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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