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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14장. 너와 나의 거리[1]
작성일 : 17-07-31 16:41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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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또 왜?”

 

 더군다나 언제나 자신을 기다리던 알렌의 모습이 또 보이지 않으니, 미자는 점점 더 차게 식어갈 뿐이다.

 

 “왜? 왜 없어요? 당신이 필요한데...”

 

 미자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어야 할 알렌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기대가 무너지며 한없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자꾸 없네요...”

 

 그가 항상 미자를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항상 함께해 주던 이가 연이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주지 않으니 외로움이 사무쳐 올 뿐이다.

 

 “알렌....”

 

 몸이 무겁다. 그리고 마음도 무겁다. 축축 처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무언가가 터져버린 그날처럼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목이 찢어지도록 부르짖어도 돌아봐 주지 않던 알렌의 모습.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자신이 부르짖어도 돌아보지 않던 그의 모습만은 각인되듯 머릿속에서 떠나가지를 않았다.

 

 “언제나 날 기다려줬는데.... 언제나....”

 

 정신이 싸늘해져 가고, 몸이 싸늘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

 

 “하아.... 진정하라고, 진정.”

 

 진정하기 위해, 깊게 숨을 내쉬자 퍼뜩 생각나는 것은.... 혹시, 또? 또 마을에 갔나?

 

 “잊혀 진...”

 

 미자는 그곳이 두려웠다. 그곳에 가면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난 또 죽을 고비를 넘기고, 넘기고, 또 넘기게 될까?

 

 “자들의 마을....”

 

 미자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돌아서서 마을로 향해 가기 시작했다. 마을로 가는 길은 그 전보다 빨랐다. 숨어서 몰래 따르던 걸음도 아니고, 가는 길에 알렌을 만나도 그만이라는 마음에 그녀의 발걸음은 서서히 빠른 속도로 걷다가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잊혀 진 마을은 어느새 코앞이었다.

 

 “미자!”

 “응?”

 

 미자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주위를 살폈다. 누구지? 누가 날 알까? 미자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날 만났던 사내의 모습이 보였다.

 

 “아...”

 

 은오가 맹금류 한 마리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다 하늘 높이 날려 보내고는 곧 미자에게 다가왔다.

 

 “안녕!”

 

 그는 그날과 똑 같았다. 그를 보자니 지끈거리며 아파오던 머리가 잠잠해 진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다시 만나, 놀랐나? 그래서 안 아픈가? 머리속이 잠잠하다 못해 산뜻할 지경이다.

 

 “미자.”

 

 아프던 머리통이 잠잠해져 오니, 이 사내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커져간다. 은인이라도 만난 듯 한 기쁜 마음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지며 풋풋한 설렘이 미자의 가슴속에 피어오르고 번져 나간다.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

 

 미자가 대답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는 있자, 그가 또다시 한쪽 입매를 올리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몸은 많이 좋아졌나?”

 

 그의 이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미소는 이상하게도 유혹적이어서, 미자를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런 미자를 보는 그의 미소는 점점 더 진득하게 짙어져만 갔다.

 

 “아하하, 안 그래도 마침 미자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이네.”

 “...에?”

 

 어? 근데, 나한테 계속 반말하는 건가?

 미자는 그의 미소에 헤롱거리다 퍼뜩 눈치를 챘다. 그러나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소리에 그녀도 모르게 은근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라, 얼굴을 붉히며 흠흠 헛기침을 괜스레 해 본다. 그리곤 은오의 눈을 살짝 바라보았다. 새벽처럼 시린 짙은 남색의 눈동자. 그 순간, 그 알량한 구슬이 미자를 구속하며 휘감아 왔다.

 

 “미자의 향기가 그리웠거든. 큭큭.”

 "...어...?"

 

 비웃는 건지, 장난인건지 알 수없는 웃음을 흘리며 은오가 미자의 긴 머리칼을 살짝 손안에 움켜쥐었다. 그리곤 고개를 내려 그녀의 머리칼에서 미자의 향기를 들이켰다.

 

 "흐음..."

 “아... 저...”

 

 어쩌면 좋아. 내... 내 향기래.... 미자가 놀라서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며 뒤로 물러서자, 은오는 그런 미자의 반응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니 오히려 그런 미자가 더 귀엽다는 듯 소리까지 내 가며 시원하게 웃어댔다.

 

 “아하하! 어떡하지 이렇게 귀여우면 곤란한데.”

 

 은오의 호쾌하고 매력적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세상에 내가 귀엽데!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미자의 긴장을 풀리게 만들며 이윽고, 그에 대한 미자의 설렘을 꽃봉오리 지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 남자만 만나면 도대체 정신을 못 차릴 수가 없다. 겨우 두 번째 만나는 거지만, 오늘도 역시 그에게 홀려버리는 기분이다. 그런 은오를 바라보며 미자는 정신을 차리려는 듯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어 보았다.

 

 “왜 그래?”

 

 그러자 그런 미자를 보며 또다시 귀엽다며 웃어젖히던 그가 서서히 웃음을 그치더니 언덕 너머를 응시한다.

 

 “흐음....”

 “왜... 왜요?”

 

 미자가 처음으로 더듬더듬 말을 걸자, 은오는 그런 미자가 귀엽다는 듯 피식 웃으며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곤 미자의 턱을 살짝 어루만지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다음에 또 보자고. 날 찾는 이가 있어서 그만 가봐야겠어요. 귀여운 미자. 큭큭”

 

 그렇게 웃음을 흘리며 그대로 언덕너머로 달려가 버리는 은오였다. 그런 그를 보며 미자는 심장이 터질 것 마냥 두근거려, 그 기운을 주체 못해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하아... 하아...”

 

 뭐... 저, 저런 남자가 다 있어? 정말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사내 때문에 미자는 자신을 파고드는 미칠 듯한,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가 미소를 생각하자니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다 못해, 가슴을 뚫고 튀어 나올 것 만 같아,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쥐었다.

 

 “나... 나... 이럼 안 되는데....”

 

 온몸은 긴장으로 경직되고 머릿속은 완전 텅 비어 버려 바보가 된 것만 같았다.

 

 “하아...”

 

 정말 진정 할 수도, 진정 되지도 않는 감정이다.

 

 “어... 어떻게 하지...”

 

 눈물이 나려고 한다. 너무 기쁘고, 설레고 어쩔 줄 모르겠어서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마치 그가 전부라는 듯 가슴속이 점점 은오로 가득 채워져 가고 있었다.

 

 “아....”

 

 그렇게 미자는 잔디위에 주저앉아 사라지지 않는 설렘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 스치고 지나간다. 미자의 코끝을 간질이고 미자를 휘감으며 산들바람이 미자를 살랑이게 한다.

 

 “아아... 이거야....”

 

 마치 은오의 품에 안긴 듯한, 느낌.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감싸는 바람에 몸을 맞기며 스르르 뒤로 쓰러져 갔다. 풀썩. 잔디위로 쓰러져 내리자, 그 바람에 놀라 튀어 오르는 이름 모를 작은 곤충들과 꽃잎, 흙먼지들이 미자의 얼굴 위로 날아들었지만, 미자는 그대로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을,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

 

 풀숲으로 숨어드는 풀벌레처럼, 풀숲에 푹 감싸 듯 드러누운 미자는 아른거리는 추억이 너풀너풀 그녀의 손아귀로 날아드는 듯 한 기분을 느꼈다.

 설렘. 가슴이 설렘으로 가득 찼다.

 

 “.........”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급작스런 감정은 은오라는 사내의 여유로움 때문인 것 같다. 그 여유로움이 미자의 복잡한 마음을 해방시키기라도 하는 듯 그녀를 편안하게 해 주고 있었다. 그래,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

 

 “미자.”

 

 무엇에 대한 해방일까?

 

 “........”

 

 누워 있는 미자의 머리위로 알렌의 금빛 머리칼과 금빛 눈동자가 다가온다. 미자의 붉은 두 눈이 알렌의 벌꿀처럼 달디 단 금빛 눈동자를 빤히 응시하며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어디서부터 봤을까?’

 

 알렌은 자신과 두 눈을 맞추면서도 표정하나 바뀌지 않는 미자를 바라보며, 언제나처럼 달콤한 목소리로 작게 속삭였다.

 

 “미자... 여긴 어떻게 왔어요?”

 “....당신을, 만나려고 왔어요.”

 “다행히 만났네요...”

 

 미자의 대답에 살짝 흔들리는 그의 두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표정이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렌.”

 “네?”

 “....우린.... 뭘까요?”

 

 알렌은 미자의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미자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난... 뭐예요?”

 “...미자?”

 “우린... 뭔가요? 우리 사이는... 뭐예요?”

 

 미자는 횡설수설하며 말을 꺼내 놓을수록 격정적이 되어 가고 있었다. 어느 사이엔가 몸을 일으켜 앉은 채, 알렌을 등 뒤에 두고 혼자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미칠 것 만 같았다. 못 본 걸까? 은오와 자신이 같이 있던 모습을? 봤을 텐데. 왜 안 묻지? 왜 화를 안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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