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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혀 진 자들의 나라
작가 : 시란
작품등록일 : 2017.7.17

벌꿀처럼 달디 단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잊더라도 그를...

망각된 기억 속에서 잊혀 진 것들은... 기억해내려 애쓰고, 또 기억되려 애쓴다.
하나하나가 모두 잊혀 진 자들이다.
자신처럼 망각의 길로 빠져들어 모든 것을 잊어가는 이들이 파괴되어 가는 것을 보며,
그들을 돕기위해 나선 그녀가 달빛에 희게 빛나는 밤이슬처럼 깨어난다.

 
9장. 모든 것들의 마을. [3]
작성일 : 17-07-31 16:15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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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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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내 이름이 만약... 가짜, 라면...”

 “그렇다면, 숨겨진 자라던가....끄윽끄윽”

 “....숨겨진...?”

 “그래, 이 잊혀 진 마을에서 조차 숨겨진 자. 그런 자들이 있지.”

 

 어쩐지 항상 웃던 낫일 것 같던 부엉이의 얼굴이 엉망으로 일그러져 가고 있었다.

 

 “아... 내... 내가? ...그리고, 알렌이?”

 

 미자는 당황하며, 부엉이에게 물었지만 그것은 사실 그녀 자신에게 묻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생각해 내려는 그녀의 머릿속이 바삐 움직였다. 미자의 상태가 그렇다는 것을 알았을까? 웃는 부엉이는 미자에게 아무런 답변도 들려주지 않은 채, 커다란 날개로 푸덕푸덕 날갯짓을 몇 번 하더니, 그대로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

 

 미자는 넋 나간 얼굴로 멀뚱멀뚱 그런 부엉이의 뒷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아... 이게... 대체....”

 

 미자는 갑작스레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어서 인지,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여긴 대체 어디야!?”

 

 미자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번쩍 올려, 하늘에 대고 외쳤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답을 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미자는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어서 알렌을 찾아야 했다.

 

 “알렌.... 어디 있어....”

 

 여기 저기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알렌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만해도 마을 구경이 아주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걷다보니 가을이었고, 걷다보니 봄이었으며, 또 걷다보니 여름이었고, 또 다시 걷다보니 겨울이었다.

 

 “길을.... 잃었어....”

 

 조금 전에 여름에서 사막까지 만나는 바람에 쪄 죽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겨울에 접어들어 눈 속에 파묻혀 얼어 죽을 뻔했었다.

 

 “혹시, 날 죽이려고?”

 

 이상했다. 이곳에서 생기는 모든 일들이 가볍지가 않았다. 모두 미자의 목숨에 영향이 갈 정도의 커다란 일들. 커다란 사건, 커다란 사실.

 

 “........”

 

 미자는 넋 나간 얼굴로 멀뚱멀뚱 길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정신이 바닥에 뒹굴기라도 하는 듯 맥없이 내려다보는 땅바닥 거칠었다.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자갈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

 

 미자가 바라보던 땅바닥의 흙과 돌멩이가 움찔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넋을 놓고 있느라 초점이 맞지 않던 그녀의 눈동자가 당황스런 상황에 얼른 초점 맞추며 움직이는 바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지만 날카로운 비명소리.

 

 “꺄악! 도망가!”

 “모감비다!”

 “모감비가 미쳐 날뛴다!”

 

 미자의 등 뒤 사방에서 비명소리와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뭐...지?”

 

 사람들과 동물들 물체들 늙은것과 젊은 것, 어린것 그 모든 것들이 두려움에 들썩이고 있었다. 미자는 그 소란스러움에 더 이상 깊은 생각에 잠기지 못하고 점점 몰려드는 그들에 의해 썰물처럼 같이 떠밀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옆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모감비가 왜 갑자기!?”

 “몰라! 도망가야 돼! 이리로 오고 있다고!”

 “전속력으로 말이야!”

 

 미자의 옆에서 늑대와 비슷하게 생긴 커다란 동물이 큰 소리로 컹컹 거리며 외치는 대화 소리였다. 사나워 보이는 그 늑대 떼들은 흥분했는지 침을 질질 흘리며 여기저기서 무섭게 짖어대고 있었다. 미자는 그 테즈메니아 늑대 떼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게 함께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던 미자는 그만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유독, 붉은 빛의 테즈메니아 늑대에게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비켜!”

 “꺄악!”

 

 넘어지는 순간, 미자의 머릿속에 매머드와 비슷하게 긴 코를 가진 덩치가 생각났다. 매머드의 상아보다 더 큰 6쌍의 기다란 뿔이, 두개골을 따라 이어져 내려가는 위압적인 모습. 날카로운 발톱과 날카로운 이를 가진, 매머드 크기의 동물, 그 모습이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허억!?”

 

 알 지 못하는 동물이다. 알 지 못하는 동물인데, 마치 잘 알고 지내던 친구라도 되는 듯 그녀의 기억 속에 생생했다. 그래서 그 덩치가 그녀를 밟고 지나가면 자신은 끝이라는 생각도 해내고 말았다.

 

 “꺄아악!”

 

 미자는 밀쳐져 넘어지면서 속도에 못 이겨 몇 번을 구르고 말았다.

 

 “비켜! 비켜! 비키라고!”

 “아악!”

 

 하지만 그 뿐이었다. 미자를 밀치고 지나간 테즈메니아 늑대 떼들이 그녀를 피하려고 했지만, 그것들도 달리던 속도를 못 이겨 그녀를 제대로 피하지 못해 밟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아악!”

 

 그 뿐인가? 그렇게 넘어져있는 미자에게 걸려 덩달아 넘어지게 된 동물들이 미자 위로 엎어지고, 구르고, 깔고 뭉개고, 밞고 지나가는 것이 뼈가 부서지는 고통과 함께 찢어지게 느껴졌다.

 

 “꺄아악! 모감비다!”

 

 두두두두 짓밟히는 고통과 함께 귓가로 이명이 들려온다. 윙윙. 그때 어디선가 아련하게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미자는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몸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웅크렸다.

 

 “으윽....!”

 

 쿵!쿵!쿵!

 묵직한 발소리다. 미자를 지나쳐 가는 동물들의 발소리와 다른 그것은, 미자의 모든 것을 쥐고 흔들었다.

 

 “흐으윽!”

 

 미자의 입에서 절로 앓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눈물이 흐리고, 콧물이 흐르고, 한순간도 다물지 못한 입에서는 신음과 비명이 흘러나오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다. 그렇게 바닥에 누워있던 미자의 몸이 쿵쿵 거리는 발소리에 맞춰 크게 들썩들썩 움직였고, 모감비가 그녀 쪽으로 미친 듯이 돌격해 오고 있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미자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면서도 모감비의 발소리에, 온몸으로 소름이 돋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질끈 감겨져 버티고 있던 두 눈이 흐르는 눈물과 함께 떠지며 미자는 그녀의 눈앞으로 돌격해 오는 모감비를 바라보았다. 기억속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공포에 절은 전율이 미자의 온몸으로 흐른다.

 

 “조심해!”

 “꺄악!”

 

 주위에서 외쳐대는 공포의 외침.

 

 “아....”

 

 그때였다.

 

 “아.... 레...."

 

 모감비와 대각선 방향으로 달리는 모감비를 바라보는 알렌의 모습이 보인다. 그다.

 

 “아레...”

 

 미자의 눈에 띄었다. 그다. 미자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그야! 힘겨움에 작게 쳐져있던 두 눈이 또렷하게 뜨이며 그를 확인한다. 그다. 나의 그.

 미자는 짜낼 수 있는 한, 최대한의 힘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레! 아아레!”

 

 온몸이 애원을 한다. 무서워! 살려줘! 온몸이 전율을 한다. 끔찍해! 죽고 싶지 않아! 소름이 돋아 오르며 그녀의 온몸은 공포에 질려 급격하게 경련한다. 물론 모감비가 돌격해오는 무게에 타의로 말이다.

 

 “알레!”

 

 발이 굳었는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손가락이 굳었는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눈동자가 굳었는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알렌을 응시하는 두 눈동자가 굳어버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모감비를 바라보지도 못하고 있다. 그를 보며 구해달라고, 살려달라고,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고 싶어 버둥거리지만, 그녀의 몸은 그에게 가까워지지 않고 그대로 땅바닥에 쳐 박혀 있다.

 

 “알렌!”

 

 미자는 굳은 표정으로 모감비를 바라보고 있는 알렌을 처절하게 불러댔다.

 

 “아아악!”

 

 ‘나 미자야! 미자라고! 당신의 여자!’

 

 미자의 찢어지는 비명이 그렇게 외치고 있는듯했다.

 

 “........”

 

 하지만 그런 미자를 알지 못한 채 알렌은 모감비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레....!”

 

 미자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움찔거리며,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죽음의 향기에 전율했다.

 

 ‘죽는...구나...’

 

 눈앞이 아찔해 지면서 순식간에 깜깜해 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집채만 한 모감비의 다리가 순식간에 덜컥 꺾이더니, 달려오던 속도를 감당 못해 넘어지며, 미끄러져 온다. 쿠콰콱! 괴상한 소리가 땅에서 들려오고, 사방으로 흙과 먼지가 피어나며, 돌이 이리저리 튀어 오른다. 그렇게 미끄러져 오는 모감비의 무릎이, 서서히 정말 서서히 멈추더니 미자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기적처럼 멈춰 섰다.

 흙먼지를 뒤집어썼다. 입안으로 온갖 흙먼지와 돌 부스러기가 튀어 들어와 있다. 그래도 눈앞에 일어난 기적에 미자의 입이 다물리지 않는다. 입안의 이물질을 뱉어 내지도 못한 채, 덜덜 떨기 시작했다. 눈앞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부와아아악!”

 

 그리고 모감비가 특유의 뿔 나팔 소리를 지르며 덜덜 떨리는 몸뚱이로 피맺힌 비명을 질러댔다.

 

 “싫어! 살려줘!”

 

 뿔 나팔 소리는 죽음의 공포에 놓인 모감비의 처절함이 담겨, 미자의 비명과 공포를 덮어 버렸다.

 

 *태즈메니아늑대 (1936)년경 사라진(멸종 된) 늑대와 흡사한 동물의 이름이다. (태즈메니아섬에 서식했었음) [자연의 빈자리] 발췌.

 *모감비 (작가의 상상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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