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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두 명의 이야기를 하죠.
작가 : 윤명주
작품등록일 : 2017.7.31

특이하신 분이시네요. 이야기를 들으러 굳이 여기까지 찾아오시고. 뭐 괜찮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청중이 있으면, 이야기꾼인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음료수도 하나 시키고요. 됐나요? 그럼 얘기해보죠.
아, 먼저 무슨 이야기인지 말해야 겠군요. 별 거 아닙니다. 그냥 여자와 남자 두 명이 만나서 모험을 해 나가는 평범한 이야기이죠. 이야기에 철학을 넣기에는 제가 힘들어서 말이죠.
그럼 시작 해볼까요? 두 명의 이야기를 말이죠.

 
1-16
작성일 : 17-07-31 12:35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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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배우신 거예요?”

 “뭘?”

 워르덴이 계단을 내려가다가 몸을 뒤로 돌려 베라를 바라봤다. 베라는 고갯짓으로 워르덴의 오른손에 있던 빛이 나는 단검을 가리켰다.

 “그 빛이 나게 하는 마술이요.”

 “이거? 마술이라고 하긴 뭐하고, 야매야 야매.”

 “야매요?”

 “마력감지 잘 한다며? 한번 살펴보던지.”

 워르덴이 베라에게 빛이 나는 단검을 넘겨줬다. 베라는 단검을 넘겨받아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려가면서 살펴.”

 워르덴이 몸을 앞으로 돌려 계단을 내려가자 베라가 그 뒤를 따랐다. 베라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한참 동안 단검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워르덴씨.”

 “왜?”

 워르덴이 걸음을 멈추고 베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거 설마, 그냥 마력을 집어넣었을 뿐 인 건가요?”

 “잘 알아챘네.”

 베라는 싱글벙글 웃으며 워르덴에게 단검을 넘겨줬다. 워르덴은 오른손으로 단검을 받았다.

 “뭐야 그 표정은.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드냐?”

 워르덴은 단검을 위로 휙휙 던지며 말했다.

 “마술이 아니라 마력 운용을 잘 해서 나온 결과물이잖아요? 그렇다는 얘기는….”

 베라는 허리가방에서 곰 인형을 꺼내 양손으로 쥐었다. 양손에 푸른빛이 아른거리더니 곰 인형이 푸른빛을 내기 시작했다.

 “어때요?”

 워르덴은 고개를 앞으로 돌려 계단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워르덴씨!? 같이 가요!”

 “시꺼! 빛도 만들 줄 알겠다, 알아서 걸어오면 되겠네!”

 “삐치신 거예요!?”

 “삐쳐!? 내가!? 너 같으면 며칠씩이나 고생해서 겨우 완성시킨 기술을, 남이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따라하면 기분이 좋겠냐!? 원작자를 존중해서라도 한 시간 정도는 고생하라고!”

 “그…그렇게 말하셔도….”

 “듣기 싫어! 먼저 간다!”

 베라는 앞서 가는 베라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뭐 저런….”

 베라는 빛이 사라진 곰 인형을 허리가방에 넣고 워르덴을 따라 계단을 빠르게 내려갔다.

 “것보다 워르덴씨.”

 “뭐.”

 “왜 따라오시는 거예요?”

 “따라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

 “아뇨.”

 “그럼 얘긴 끝났네.”

 “전 그런 대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에요.”

 워르덴은 걸음을 멈추고 베라를 향해 몸을 뒤로 돌렸다. 베라가 걸음을 멈추고 워르덴을 바라봤다.

 “무슨 대답을 원하는데?”

 “말했잖아요. 절 따라오시는 이유.”

 “내가 어떻게 말하면 납득할 거냐?”

 “네?”

 “내가 어떻게 말하면, 네가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냐고.”

 “어….”

 베라는 왼손으로 턱을 감싸며 고개와 눈길을 약간 위로 올렸다. 몇 초 뒤 고개를 내린 뒤 좌우로 저었다.

 “잘 모르겠네요.”

 “그러냐?”

 “예.”

 “그럼 나도 그걸로 할래.”

 “…예?”

 “네 질문에 대한 답, 그걸로 한다고.”

 “그거라는 게?”

 “나도 잘 모르겠다고.”

 워르덴은 왼손으로 투구를 벗었다. 워르덴의 적안과 적발이 단검의 빛에 반사되어 어둠 속에서 빛이 났다.

 “이유라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어. 너한테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서라든지, 마왕봉인에 힘을 보탠다던 지, 그냥 모험을 즐기고 싶다던 지. 근데 뭔 이유를 갖다 붙여도 후련하지 않다, 이 말이지.”

 “그래서, 잘 모르시겠다고 말하시는 겁니까?”

 워르덴은 눈동자를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셈이지.”

 “단순하네요.”

 “복잡한 건 생각 못하는 체질이라서.”

 워르덴은 투구를 왼손으로 뒤집어썼다.

 “너야말로 왜 날 데리고 가냐?”

 “저요?”

 “처음엔 반대했잖아. 근데 뭔 바람이 불어 갑자기 나하고 같이 가기로 했냐.”

 베라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워르덴씨하고 똑같이 답할 것 같네요.”

 “어이 앵무새양반, 남의 말 함부로 따라 하지 마라고.”

 “시작은 워르덴씨 아닌가요?”

 “그랬던가?”

 워르덴은 몸을 왼쪽으로 살짝 튼 뒤 왼손으로 투구를 쓰다듬었다.

 “어디서 모른 척입니까. 전 아직 19세라서 기억력은 좋다고요?”

 “뭐야, 23세의 기억력을 무시하는 거냐?”

 “기억력을 무시하는 게 아니에요. 모른 척 하시는 걸 지적하는 거죠.”

 “야, 잘 생각해봐. 내 몸을 보고 잘 생각해보라고.”

 베라는 워르덴의 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봤다.

 “나한테 앵무새라는 단어가 어울리겠냐?”

 “…마력을 전신에서 조금씩 내보시겠어요?”

 “그건 왜?”

 “못하시는 거예요?”

 “할 수 있거든?”

 “그럼 해보세요.”

 워르덴은 자리에 가만히 섰다. 잠시 후 워르덴의 전신에서 붉은빛이 아른거렸다.

 “이제야 앵무새답네요.”

 “뭐?”

 워르덴의 전신에서 붉은빛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앵무새는 깃털이 화려하잖아요? 워르덴씨가 전신에서 마력을 조금씩 내뿜어서 붉은빛이 아른거리니깐 굉장히 화려하게 보이네요.”

 워르덴은 베라의 말을 들은 뒤 고개를 살짝 내리고 자신의 몸을 살펴봤다.

 “…워르덴씨?”

 “지금 화려하다고 말했냐?”

 “예, 뭐….”

 워르덴의 전신에서 붉은빛이 아른거렸다. 워르덴은 자신의 몸을 살펴보다가 베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박! 존나 화려해!”

 “화려하긴 하죠.”

 “게다가 빛도 나오잖아!?”

 “그거야 뭐, 마력이 빛을 내뿜으니깐요.”

 “끝내준다! 나 이러고 다닐래!”

 “어…제가 예상한 건 이게 아닌데 말이죠.”

 “그럼 네가 예상한 건 뭔데?”

 “그거야 뭐, 워르덴씨가 화를 내실 줄 알았죠.”

 “화? 야! 내 몸을 한 번 봐봐!”

 워르덴은 양팔을 들어 올리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았다. 워르덴이 한 바퀴를 돌자 몸에서 붉은빛이 빠져 나와 워르덴의 주변을 화려하게 비췄다.

 “존나 화려하지!?”

 “아까부터 ‘예.’라고 답했습니다.”

 “너 같으면 이렇게 화려한데 화를 내겠냐!?”

 베라는 입을 열었다고 곧바로 입을 닫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뭐냐? 그 마음에 안 든다는 태도는.”

 “아뇨…뭐랄까…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곰 인형 덕후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닌데 말이지.”

 “저는 그냥 곰 인형을 좋아할 뿐이지만, 워르덴씨는 그냥 감정 기복 자체가 극심하시잖아요.”

 “적어도 앞에 한정판 곰 인형에 눈 돌아가서 써야 할 곳이 있는 돈을 갖다 바치진 않아.”

 “그건…죄송하게 생각해요.”

 “당연히 그래야지.”

 워르덴은 몸을 돌려 계단을 내려가다가 멈칫했다.

 “야.”

 “네?”

 “만약 네가 그 곰 인형을 사지 않았다면…”

 워르덴은 고개를 돌려 베라를 바라봤다.

 “지금쯤 이 계단을 너 혼자 내려가고 있었을까?”

 “아마 그러겠죠.”

 워르덴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꺾었다.

 “뭐하세요?”

 “아니, 뭐랄까…마음에 안 드네.”

 “뭐가요?”

 “너 혼자 이 계단을 내려가는 상황. 묘하게 마음에 안 든다고.”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네가 곰 인형한테 1만 디나르를 쓴 건 굉장히 빡 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나름 마음에 든단 말이지. 근데 네가 나한테 1만 디나르를 줬다고 생각하면 빡은 안치지만 묘하게 마음에 안 든다고.”

 워르덴은 잠시 동안 팔짱을 끼고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렸다. 팔짱을 풀고 베라를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에라 모르겠다. 언젠간 알게 되겠지.”

 워르덴은 몸을 앞으로 돌렸다. 전신에서 빛을 조금씩 내뿜으며 계단을 비췄다. 계단을 내려갔다. 베라가 그 뒤를 따랐다.

 “…저, 워르덴씨.”

 “또 왜?”

 “그…전신에서 빛을 내는 거 말입니다.”

 “엉.”

 “계속 하실 생각입니까?”

 

 베라는 거대한 철로 만든 틀로 싸여진 나무문에 왼 손바닥을 댔다. 나무문의 너비는 12m, 높이는 20m 정도 되 보였다.

 “문이 코앞인데….”

 베라는 문에서 손을 떼고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투구를 벗고 계단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워르덴이 있었다.

 “마력을 너무 소모한 나머지 힘이 빠졌다는 게 말이 됩니까?”

 워르덴은 고개를 들고 오른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멋있는 척 하지 마세요. 하나도 안 멋있어요.”

 베라는 터덜터덜 걸으며 워르덴의 곁에 앉았다. 워르덴의 왼손에 있던 단검에서 나오는 빛이 주위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얼마나 더 쉬어야 해요?”

 “잠깐만.”

 워르덴은 오른손바닥이 위로 보이게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오른손을 세 번 쥐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10분? 20분? 그 정도면 회복 될 거야.”

 “워르덴씨 덕분에 한두 시간은 여기에 가만히 앉아 있었던 거 같네요.”

 “조금은 느긋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아. 슬로우 라이프 알지? 그런 거라고.”

 “아니, 이건 그냥 시간을 낭비하는 거잖아요. 워르덴씨가 전신에서 마력을 내뿜지만 않았어도…”

 “화려하잖아!? 멋있잖아!? 그걸 누가 안 하겠냐고!”

 “적어도 힘이 다 빠질 때까지 하진 않겠죠!”

 워르덴은 베라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쪼잔 한 녀석….”

 “쪼잔….”

 베라는 고개를 숙이며 오른손으로 이마를 감쌌다. 입에서 한숨이 튀어나왔다.

 “전투 때는 꽤나 듬직하신데 말이죠.”

 베라는 고개를 잠깐 위로 올렸다가 워르덴을 바라봤다.

 “워르덴씨.”

 “뭐.”

 “율리아씨하고 무슨 관계이세요?”

 “그건 왜?”

 “율리아씨하고 면식이 있으신 것 같아서요.”

 “면식?”

 “어…아는 관계처럼 보여서요.”

 “알아서 뭐하게?”

 “그냥요. 별 이유는 없어요.”

 “…다른 건 아니고, 그냥, 그 뭐냐…같이 훈련을 받은 사이야.”

 “훈련? 어디서요?”

 “기사인 얘가 훈련을 받았다면 어디서 받았겠냐?”

 “…기사단에서 검술을 배우셨어요?”

 “기사단에서 배운 것도 있고, 실전에서 배운 것도 있고, 양아버지….”

 워르덴의 입이 닫혔다.

 “양아버지?”

 워르덴은 베라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이왕 말한 거 어쩔 수 없지. 양아버지한테도 검술을 배웠어. 시기로만 따지면 양아버지한테서 처음으로 검술을 배웠지.”

 “저, 양아버지라면….”

 “뭐야? 양아버지가 뭔지 모르는 거야?”

 “아뇨. 단지…그…양아버지가 있었다는 말은 곧….”

 베라가 워르덴을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

 “…깊이 파고 들었나요?”

 “조금은. 듣고 싶냐?”

 워르덴이 베라를 바라봤다.

 “괜찮겠어요?”

 “뭐, 이미 지난 일이기도 하고. 애초에 얘기를 꺼낸 건 나고.”

 베라는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워르덴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별거 아니야. 뭐…내 친가 쪽은 다 죽었어.”

 “어쩌다가요?”

 “몰라. 기억나는 건 그냥 어떤 놈들한테 싹 다 죽었다는 사실하고, 그 난리 통에서 난 생존했다는 사실, 그리고 양아버지가 그 난리 통에서 날 데리고 왔다는 사실, 그 세 개 밖에 없어.”

 워르덴은 왼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왼손으로 위로 튕기며 공중제비를 돌렸다.

 “양아버지는 기사였어. 정확히는 은퇴한 양반이지만. 그 양반은 나한테 검술을 가르쳐주기 싫어했어. 여자는 검술을 배우는 게 아니라나 뭐라나.”

 “근데 배우셨잖아요?”

 “야매로 배웠지. 가끔 양아버지가 수련하는 걸 눈으로 익혀서 흉내를 냈거든.”

 “검술을요?”

 워르덴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엔 양아버지가 눈치를 까더라고. 그러더니 배운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 검술을 지도하기 시작했지. 그때 내 나이가 아마…8살? 9살? 그 쯤 될 걸?”

 워르덴이 오른손으로 땋은 머리를 베라에게 보여줬다.

 “이 머리 모양이 수련에 들어가기 전에 양아버지가 항상 묶어줬던 머리 모양이야.”

 “그런가요?”

 “엉. 사실 다른 머리모양으로 묶으려고 했는데, 죄다 실패하고 땋은 머리만 성공해서 말이지. 검술은 나름 괜찮은 양반인데 손재주가 영…”

 워르덴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무튼 그렇게 검술지도를 받다가 내가 13살 때 양아버지가 지병에 걸려 돌아가셨지.”

 “지병이요?”

 “뭐…대 전쟁 때 얻은 병이라나 뭐라나.”

 “대 전쟁이 그….”

 “네가 생각하는 그게 맞을 거야. 마왕이 이끌던 병사들의 잔당들을 상대로 제국군이 대규모 토벌을 벌인 전쟁.”

 “정확히 무슨 병이셨어요?”

 “나도 몰라. 그냥 어느 날 피 토하고 침대에 누우시더니 돌아가셨어.”

 베라는 워르덴을 말없이 바라봤다. 워르덴은 베라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왜?”

 “굉장히 쉽게 말씀하시네요.”

 “지난 일이기도 하고, 사람은 누구나 죽으니깐.”

 “저라면….”

 “꽤 슬펐을 거라고? 난 안 슬펐을 것 같아?”

 “아니, 그런 의미로 한 게 아니에요.”

 “그러겠지. 나도 슬프긴 슬펐어. 단지…슬퍼해봤자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을 뿐이야.”

 워르덴은 잠시 천장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머리를 오른손으로 긁적였다.

 “몇 살 때 돌아가셨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나네.”

 “그래요?”

 “보통은 기억하는데 말이지. 이상하구만. 아무튼 그렇게 양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워르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기사단에 들어가서 기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지. 뭐, 결과적으론 기사단에서 뛰쳐나왔지만.”

 “어쩌다가요?”

 “기회가 되면 나중에 얘기하자고.”

 워르덴은 왼손에 빛이 나는 단검을 쥔 채로 문을 향해 걸어갔다. 베라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워르덴을 쫓았다.

 “떠들다 보니 휴식을 거의 다 한 모양이야.”

 워르덴이 베라에게 오른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여줬다. 워르덴의 오른손은 아까보다 확연히 빠르게 쥐었다가 펴졌다.

 “그래 보이네요.”

 워르덴은 단검을 입에 물고 양손을 문에 대고 밀었다. 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여는 게 아니에요, 워르덴씨.”

 베라는 워르덴을 재치고 문 앞에 서서 문에 오른손을 댔다. 오른손에 푸른빛이 아른거렸다. 푸른빛은 베라의 오른손을 타고 문에 다다랐다. 문에 다다른 푸른빛은 문 전체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뻗어나간 푸른빛은 문 전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문에서 끼이익 거리는 소리가 났다. 복도 전체가 울릴 정도의 큰 소리였다.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연거야?”

 “기회가 되면 얘기할게요.”

 “하! 누가 앵무새 아니랄까 봐.”

 “워르덴씨도 마찬가지이시면서.”

 “이걸 노리고 한 말이라면, 난 고맙게 받아들이겠어.”

 워르덴의 전신에서 붉은 빛이 반짝였다.

 “부탁인데 그런 짓 하다가 또 뻗지 마세요.”

 “헹! 남이사.”

 문은 천천히 열리다가 반쯤 열렸을 때 멈췄다.

 “더 이상 안 열리네.”

 “저 정도로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어요. 먼저 들어가실래요?”

 워르덴의 오른손에 붉은 빛과 함께 투구가 나타났다. 워르덴은 투구를 뒤집어 쓴 뒤 베라를 바라봤다.

 “레이디, 퍼스트.”

 말을 마치고 곧바로 반쯤 열린 문 틈 사이를 통해 통과했다.

 “레이디퍼스트?”

 베라는 피식 웃으며 워르덴의 뒤를 따랐다. 워르덴과 베라가 문을 통과하자 문은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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