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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17. 해멸단 (6)
작성일 : 17-07-31 11:56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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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해멸단 (6)

 

 

 

 

 

 예상보다 일찍 당도했다. 멀리, 마을의 불빛이 보였다.

 

 “오늘은 여기서 묵는다.”

 

 늑산의 말에 태양족 전사들은 분히 움직여 천막을 쳤다. 일시아가 쉴 곳이 우선이었다.

 

 연지가 가마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 이후, 정말 쉼 없이 왔다. 종종 가마에서 연지는 눈을 떴지만, 불편해도 꾹 참았다. 어서 서위를 만나고 싶기 때문이었다.

 

 “왜 여기서 묵는 거죠? 마을이 바로 코앞이라던데.”

 

 전사에게 자신의 임시 숙소를 배정 받은 연지가 늑산에게 찾아가 물었다. 늑산은 태양이 떠오르는 시기에 맞춰 마을 찾아가는 것이 태양족의 관례 아닌, 관례라는 답을 했다. 연지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따져 묻기엔 기운이 없었다.

 

 “그럼, 내일 동트자마자 가요.”

 

 그렇게 말하곤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갔다.

 

 

 **

 

 

 늑산에게도 이번 여행길은 피곤한 일이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기도 했고, 일시아를 신경 쓰느라 더욱 지쳤다.

 

 말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은 몹시 지겨운 일이었다. 늑산뿐만 아니라 다른 전사들 모두 그랬을 것이다.

 

 하여, 이 태양이 뜨는 시각에 이방의 마을에 행차한다는 관례는 허례 뿐은 아니었다. 사실, 태양족은 이방인들에게 신비로운 존재, 그리고 신과 가까운 존재다.

 

 때문에 그들에게 지쳐 있는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하긴, 이것 역시도 허례라면 허례일 테다.

 

 “어디 가십니까, 족장이여.”

 “저쪽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호위하겠나이다.”

 “괜찮다. 대신 아산을 보필해 다오.”

 

 씻기 위해 길을 나선 늑산을 호위를 위해 따라오려던 전사 하나를 물리치고 늑산은 근 처 호수로 향했다.

 

 아마 이렇게 물리쳤어도 호위 하나는 붙을 것이었다. 전사들이 항상 촉이 곤두서있다. 그들은 신력이 없는 대신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늑산 역시 그렇게 훈련받아 왔다. 족장의 신분인 지금, 늑산이 가장 어색하게 여기는 일이기도 했다. 또한, 전사 중 그 누구보다 강한 늑산이었다. 누가 누굴 지킨단 말인가.

 

 물론 호위란 호위 당하는 자가 강하고 약하고 그 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을 알고 있다. 그저 이건 늑산에게 어색하고 불편한 일이란 것이다.

 

 이젠 혼자선 마음대로 목욕도 못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수발을 든다며 따라오는 여성 동족들이 없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희미한 물소리를 듣고 길을 찾던 늑산 곧 호수를 찾을 수 있었다. 인적이 하나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사실, 자신의 임시 숙소와 많이 떨어진 곳이긴 했다. 마을이 정말 코앞에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밤중에 호수까지 마을 사람이 나올 리는 없을 터였다. 멀리서 어렴풋이 호수가 보일 즘, 늑산이 메고 있던 망토 단추를 끌러내었다.

 

 한 결 몸이 가뿐해진 것 같았다. 피로가 많이 쌓인 덕이었다.

 

 늑산은 점점 호수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얼른 호수로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늑산의 발은 점점 속도를 내었다. 하지만, 호수가 완전히 가까워졌을 때, 늑산은 그 자리에 우뚝 설 수밖에 없었다.

 

 서위였다.

 

 눈을 의심했다. 정말, 이 곳에 서위가 있다니.

 

 마지막으로 보았던 때와 달리 머리가 길었고 이곳의 복식을 갖춘 차림이었지만, 서위가 분명했다. 늑산이 어찌 서위 너를 몰라 볼 수가 있을까.

 

 서위는 호숫가에 주저앉아 발을 담그고 있었다. 소매를 걷은 손으로 수면을 몇 번 휘젓더니, 들어갈 것을 결심한 양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위는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입고 있던 외투 하나를 벗어 땅에 내려놓았다.

 

 그래도 야외라는 생각에 민망한지, 때때로 주변을 둘러보곤 했지만 늑산이 있는 쪽은 보지 못 했다.

 

 서위가 치마저고리를 풀어내는 순간, 늑산은 땅을 향해 힘껏 발질했다. 그리고 한 달음에 서위 앞까지 닿았다.

 

 순식간에 서위의 가는 팔목을 낚아챘다. 서위는 화들짝 놀라 자신의 팔목을 휘어잡은 늑산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가 늑산인 것을 알아보고 식겁한 듯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어두운 밤이었지만, 늑산 눈엔 서위의 표정 하나하나가, 안색 조금의 변화라도 다 보였다. 볼 수 있었다.

 

 “……별이여.”

 

 그리고 불러보았다. 서위, 늑산의 아우 아산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이름을 불러 보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 했다. 그대는 나의 별. 나의 신이 낳아 선사해준 태양의 한 조각. 나는 태양의 개. 당신의 개.

 

 “늑산…….”

 

 서위는 놀란 얼굴로 늑산의 이름을 불렀다. 서위의 그 조심스러운 음성에 늑산은 몸을 작게 떨었다. 그러나 이것을 서위는 알고 있을까. 그대가 나의 이름을 부르고, 알아 볼 때마다 자신이 이렇게 떨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

 

 

 작전은 종료다.

 

 별 의미는 없다. 패배도 승리도 없었다. 그저 얻을 것을 얻었으니, 부락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

 

 서위가 돌아온 것은 아직 술판이 한창이었을 때였다. 해멸단 사람은 지치는 줄을 몰랐다. 특히 벌어진 술판 앞에선 더더욱.

 

 이미 술판에 참여 했던 마을 사람들은 다 나가떨어지고 없었다. 이것이 주량으로 뽑은 정예인지, 실력으로 뽑은 정예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주막으로 돌아온 서위를 보고 해멸단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들을 따라가는 거야?”

 

 서위 뒤에서 샐쭉이 얼굴을 내밀고 저 물음을 던진 것은 연지였다. 연지는 술 냄새가 난다며 자꾸 투덜거렸다.

 

 연지를 확보했으니, 해멸단 사람들도 마을에 더 이상 볼 일은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말을 묶어놓은 쪽으로 가는 동안 수차례 야도가 물었지만 서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서위의 표정은 묘했다. 마치 달에 홀린 사람과 같은 얼굴이었다. 이상한 꿈을 꾸다 잠에서 깬 아이 같은 표정이었다.

 

 “됐어. 나는 서위 뒤에 탈거야.”

 

 게다가 서위를 위해 해멸단 사람들이 목숨을 바쳐 구하겠다고 했던 연지란 녀석은 영 싹수가 노랗다.

 

 작고 귀여운 여자라며, 해멸단 남자들 몇몇은 그것도 귀엽다 하는 눈치였지만 야도는 싹수 노란 연지가 영 마음에 걸렸다.

 

 일시아니 뭐니, 태양족이 받드는 이기도 하고 서위의 친구이기 하다기에 기대를 했건만 영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아무리 봐도 비실비실하니, 힘도 쪽도 하나 못 쓸 것 같아 노동력으로 쓰기엔 영 글렀다. 딱 보기에 귀한 집의 싸가지 없는 여식의 전형이다.

 

 뭐, 서위가 두 명 분은 충분히 해낼 것 같으니 그는 넘어간다 하더라도 말 하는 싸가지가 영 글러먹어 부락민들과 잘 지낼 수 있을 지도 걱정이다.

 

 게다가 아까부터 어쩜 그렇게 아합을 경계하는지 모르겠다. 무던한 성격의 아합은 눈치도 못 채는 것 같지만.

 

 그건 그렇고 이렇게 빨리 될 줄 알았다면, 아니, 이 밤에 끝날 일이라 말을 타고 야행을 할 줄 알았더라면 반주는 생략할 걸 그랬다. 야도는 그런 생각에 서위 뒤에 매달려 세상 기쁜 표정을 짓고 있는 연지라는 계집애를 그만 노려 볼 수가 없었다.

 

 

 **

 

 

 밤을 지새운 야행을 마치고, 부락에 돌아온 야도는 단장의 방에 바로 아합을 불렀다. 서위와 연지를 포함한 해멸단 일당은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후였다.

 

 “말해봐. 너 뭐 알고 있지.”

 

 평소 항상 무덤덤한 아합이긴 했으나 이번엔 정도가 심했다. 느닷없이 연지를 데리고 돌아온 서위를 보고도 아합은 한 치 흐트러짐이 없었다. 무덤덤하게 부락으로 돌아가지, 하고 운을 뗀 것도 아합이었다.

 

 그리고 태양족의 추적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 듯 했다. 태양족 전사 출신의 아합이 그런 경계를 늦추는 것은 처음 본 일이었다.

 

 “뭐, 이렇게 될 수 있다곤 생각했어.”

 “뭐야. 예진지 뭔지 너도 신력이 있는 거야?”

 

 야도의 말에 아합은 피식 웃음을 뱉었다.

 

 “뭐냐고.”

 

 아합의 반응에 야도는 빈정까지 다 상할 지경이었다.

 

 “그 시절의 늑산을 봤다면, 태양족 사람들 그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

 

 게다가 아합은 헉산의 측근이었다. 헉산의 동생을 보필하는 것도 아합의 임무였을 테다.

 

 “늑산은 혼란에 빠져 있어.”

 “그게 뭔데,”

 “뭐긴. 태양족으로써의 사명과 한 남자로써의 연심이지.”

 “뭐?”

 “황당하지. 나도 그런데. 사실 이렇게까지 쉽게 일이 풀리진 몰랐어. 그래도 대적까진 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야도는 얼이 빠진 얼굴이었다. 그런 야도의 얼굴을 보고 아합은 또 피식 웃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합 저도 기가 막힌데.

 

 “그나저나 태양족에선 이제 난리가 나겠구만. 늙은이들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아합은 기지개를 펴듯 뻐근한 어깨를 쭉 피었다. 두둑, 관절이 맞는 소리가 났고, 아합은 괜히 엄살을 피우며 단장의 방을 나섰다.

 

 “좀 자둬. 그래도 한 숨 돌리자고,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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