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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스타가 사랑한 파파라치
작가 : 몽지나11
작품등록일 : 2017.7.31

6세기 대가야 왕녀 연과 신라 진흥왕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이들의 사랑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채 비극으로 끝나고...21세기 한류스타 양욱과 시골처녀 귀은으로 다시 태어난 두 사람. 의문의 죽음을 당한 귀은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파파라치 기자 진마리의 몸을 빌어 양욱과 의도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전생에서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의 로맨스가 대가야 2왕녀 수가 깨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삼진그룹의 음모 속에서 다시금 애틋하게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21. 양혁
작성일 : 17-07-31 04:45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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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서울에서 가장 화려한 마리에릿 호텔은 희영이 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호텔 지배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희영은 부리나케 그곳으로 향했다. 시크한 단발스타일에 아름답고 농염한 몸매가 돋보이는 진주색 드레스를 걸쳐 입은 그녀의 모습은 럭셔리함 그 자체였다. 그 어떤 화려한 스타보다도 더 빛이 나는 희영은 결혼 전부터 많은 남자들의 구애를 받았다. 하지만 그녀를 설레게 하는 사람은 딱 한명 뿐이었다.

 

 그녀가 마리에릿에서도 가장 화려한 특실의 문을 벌컥 열어제꼈다. 운동장처럼 탁 트인 응접실을 거쳐 침실로 들어간 그녀는 낯익은 여자와 밤을 보내고 침대에서 잠에 빠져든 양혁의 벗은 몸을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남자의 품에 고개를 박고 곯아떨어져 있던 여자는 고양이처럼 눈을 뜨더니 당황함은커녕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사모님, 매너가 너무 없으시네.”

 

 여자는 드러난 몸도 가리지 않은 채 젊고 아름다운 몸매를 더욱 곧추세웠다. 그녀는 떠오르는 스타 서정아였다. 희영은 남편의 여성편력에 지겹도록 시달렸지만 서정아와의 관계는 의외로 오래끌었다.

 

  “여보. 어서 일어나요.”

 

 희영이 낮고 근엄한 어조로 말했다. 그제야 양혁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45살의 양혁은 어떤 여자라도 뒤돌아보고 싶을 만큼 핸섬한 꽃중년의 모습이었다. 구릿빛 피부와 입가에 미묘하게 접힌 잔주름은 더욱 차갑고 섹시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탄탄한 잔근육과 떡 벌어진 어깨는 한번쯤 안겨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할만큼 듬직해보였다.

 

  “비위하난 타고 났군. 삼진의 여왕님이 여기까지 납시고.”

 

 양혁의 비아냥에 희영은 애써 눈을 돌리고 말했다.

 

  “어서 옷 갈아입고 일어나요. 할아버지 기일인걸 잊은건 아니죠? 가족들이 다 참석하는 추모식이니 캐주얼 보다는 격식에 맞춰 입도록 해요.”

 

 “쇼윈도 부부답게 멋지게 입어주지.”

 

 “...시간이 없어요.”

 

 “참 우리 정아, 아침 뭐 먹을래? 촬영가야하니까 배든든히 채우고 가야지.”

 

 양혁이 보란 듯이 서정아를 챙겼다. 서정아는 득의만만한 미소를 짓고는 풍성한 머리칼을 뒤로 묶었다. 젊고 아름다운 서정아의 모습은 짙은 장미와도 같이 요염하고 싱싱했다.

 

  “음~다이어트 해야하지만 자기가 그렇게 말하면 먹을래. 정아는 베이컨이 든 토스트 먹고 싶어용.”

 

 서정아의 애교에 양혁이 귀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희영은 그가 하는 행동을 그저 담담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씻고오지. 잠시만 기다려.”

 

 양혁이 침대에서 벗어나 욕실로 향했다. 그제야 서정아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

 

  “사모님은 참 비위도 좋으시네, 또 머리끄덩이라도 잡으시지 그러세요?”

 

 서정아의 비아냥에 희영은 양욱이 들어간 욕실을 잠깐 바라보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희영은 서정아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네년의 몸뚱아리는 내 남편이 노리갯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수많은 장난감 중의 하나인데 내가 왜 하찮은 장난감에 화를 내겠니.”

 

  "못말리겠네. 그 자존심...그런데 말이에요. 그 아이 양혁 부회장님 아이 정말 아니에요?"

 

 서정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이라니...”

 

  “사모님이 죽이고 싶어하는 그 아이...혜나란 애 말이에요.”

 

 희영은 비식 살벌한 미소를 베어물었다.

 

  “ 왜...나까지 끌어들여서 그애를 죽이려고 하는거에요?”

 

 “말했잖아. 그 애는 악마의 아이라고...태어나선 안되는 아이라니까.”

 

 서정아는 희영의 눈 속에 갇힌 살벌한 살기를 눈치채고는 입을 다물었다. 남편인 양혁의 여자인 자신보다 그녀를 살벌하게 만드는 소녀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이번에 제가 할 일은 뭔가요. 여기까지 온데엔 이유가 있겠죠. 사모님?”

 

  “그래 남편도 챙기고 네게 볼일도 있지...이제 좀 머리가 돌아가는군.”

 

 희영이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어린 호랑이를 잡을 덫을 놓아야겠어. 더 강해져서 우리를 잡아먹기전에 말이지.”

 

 

 

 양혁은 희영과 함께 삼진그룹 오상정 창업주의 20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오상정의 비밀의 별장의 별채에선 가족들과 지인들이 참석한 파티가 이어졌다. 겉으로 보기에 양혁과 희영은 누구라도 감탄할 만한 완벽한 한쌍이었다. 검은 양복에 타이를 맨 양혁은 더욱 핸섬한 모습으로 추모식에 참석한 여성들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백발의 작은할아버지 오덕정이 양혁과 희영을 반갑게 맞았다.

 

 이미 여든을 넘긴 오덕정은 큰형인 오상정을 따라 역사를 연구한 대학자로 지금은 사학계의 거두로 군림하고 있었다.양혁은 삼진그룹 사람들과는 차갑게 거리를 두었지만 오덕정만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랐다.

 

 “희영이가 뾰루퉁해있는 것을 보니 또 이 사람이 사고를 쳤구먼. 사내가 여자를 너무 좋아하면 뼈가 삭는다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아직 뼈에 바람이 들 나이는 아니니까요.”

 

 양혁은 그의 직설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다.

 

  “참,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 희영아.”

 

  “전 안들을래요. 작은할아버지. ”

 

  “들으면 너도 놀랄게다. 내가 일본에서 뭘 손에 넣었는지 아느냐.”

 

  “지금 연구비 늘려달라고 수 쓰시는 거죠? 이젠 안 속아요.”

 

  “지소태후!”

 

  그 말에 희영의 심드렁했던 표정이 확 바뀌었다.

 

  “바로 신라 지소태후가 연인에게 보낸 서신이란다. 이게 일본의 오래된 신사에서 고문서 뭉치속에 함께 들어있었다구.”

 

  “할아버지도 참...지소태후에게 연인이 한둘이었나요.”

 

  “...아니다. 이건 지소태후가 대가야를 멸망시키기 위해 비밀 공작을 폈다는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수 있다. ”

 

 대가야란 말에 희영의 눈이 다시 번득였다. 덕정이 그제야 개구쟁이 같은 미소를 짓고는 입을 다물었다.

 

  “이래도 안들을테냐.”

 

  “...지소태후가 대가야를 멸망시키려 했던 이유가 그 속에 있다구요?”

 

  “그래...내가 지금 이 문서를 해독하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구절이 있는데 너도 들어볼테냐?”

 

 양혁을 힐끔 쳐다 본 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가야 무녀의 혈통을 이어받은 희영은 과거 신라와 대가야의 관계를 밝혀줄 작은할아버지의 연구에 가슴이 뛰었다. 어쩌면 ‘수’를 막을 수 있는 단서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녀는 애써 담담한 척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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