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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10. 제물로 태어난 아이 (1)
작성일 : 17-07-31 04:40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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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제물로 태어난 아이 (1)

 

 

 

 

 

 

 

 ‘어쩌다 이렇게 낫니. 내 뱃속에서 어쩌다 이런 게 나왔을까. 내 몸서 네가 이리 나왔어도 이 어미는 하나도 기쁘지가 않다. 네가 웃어도 어미는 따라 웃을 수가 없어.’

 

 어머니는 어린 늑산에게 항상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늑산만이 들어왔던 말이 아니었다.

 

 계시가 내려진 이 시대. 계시를 받드는 태양족의 족장의 부인인 어머니는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첫째 헉산 누이에게도, 신력이 하나 없이 육체만 건강하게 태어난 둘째 늑산에게도, 일시아(日示兒)로 태어나 단명할 운명의 막내 아산에게도 늘 같은 말을 해주었다.

 

 현명한 여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멍청한 여자도 아니었다. 너무도 평범했다. 그랬기에 제 자식들이 겪을 수모와 가혹한 운명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테다.

 

 이 세계, 이 대륙을 대부분을 장악한 국가 여래. 여래는 과거에도 지금에서도 가장 힘 있는 강대국이었다.

 

 시조는 태양신의 아들, 열. 열의 왕가는 금발과 황금색 안구로 그들이 신의 아들임을 증명해 왔다. 태양을 숭배하는 태양족은 열의 왕가를 따랐고 지켜왔다.

 

 그런 열의 왕가에 곧 재앙이 있을 거라는 계시가 내려진 것이다. 열의 왕가엔 붉은 머리를 한 왕자가 태어날 것이고, 붉은 머리의 왕자가 왕좌를 얻고 이 세계를 멸망케 한다는 계시.

 

 그 계시가 내려졌을 당시, 차기 족장이었던 늑산의 아버지는 서둘러 혼인식을 올렸다. 그리고 태어난 것이 첫째인 헉산.

 

 세간에선 ‘무당족’이라고도 불리는 태양족에선 남존여비의 사상이 유효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태양족의 여인들은 출산을 하고 나면 신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신과 대화할 수 있으며, 계시를 들을 수 있고, 예언을 할 수 있는 등 그 밖에 세상 모든 운명을 예측할 수 있는 태양족의 힘 ‘신력.’ 신력은 곧 태양족 내의 권력이었다.

 

 현명하고 사내들보다 더 대장부 같았던 헉산 누이는 족장에겐 쓸모없는 자식이었다. 그리고 태어난 것이 늑산. 그러나 늑산 역시 쓸모없긴 매한가지였다.

 

 강한 육체, 현명함, 사명 의식. 모든 것이 부족한 것 없었지만 늑산에겐 아쉽게도 신력이 하나 없었다. 하여, 그의 장래는 태양족 내에서 가장 무시를 받는 전사로 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임무 중 죽은 아버지의 자리를 급하게 이어 받은 열일곱 살 헉산. 그녀는 족장 수여식 이전에 금혼(禁婚) 서약과 곧 태어날 유복자 막내 동생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기고 충성하겠다는 맹세를 먼저 할 수밖에 없었다.

 

 족장이 된 헉산이 가장 먼저 했던 임무는 별(星)을 찾아 데려 오는 것. 별은 태양족이 그들이 숭배하는 태양(日)에게 기도하여 태어나게(生) 한 아이. 말 그대로 태양이 낳은 아이란 뜻이며, 그들이 다시 일시아의 힘을 빌려 태양에게 바칠 ‘제물’이었다.

 

 늑산은 기억하고 있었다. 족장이 된 열일곱 어린 누이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어린 산모를 좇던 일을. 그 산모가 숨어 다니며, 홀로 힘겹게 출산한 갓난아이를, 제 몸을 다 바쳐 지키던 그 아이를 뺏던 그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누이는 그걸 자신의 사명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며, 죽은 별의 어미를 향해 읊조렸다.

 

 그런 후 돌아온 태양족의 부락. 어머니는 막내를 낳고 얼마 있지 않아 죽었다고 했다. 아마도 약하게 태어난 아산을 보고 어머니는 또 기쁘지 않다며 말하곤, 자신의 아들을 어여삐 여기고 죽었겠지.

 

 운명의 아이. 태양을 보는 아이(日示兒) 아산. 아산은 비쩍 꼴은 모습을 태어났다. 태양족이 그토록 바라던 큰 신력을 품은 사내아이로 태어났지만 육체가 몹시 약했다.

 

 때문에 아산이 네 살이 되던 해, 앓다 그만 죽게 되었을 때에도 모든 사람들이 예기했던 일이라 했다.

 

 헉산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미 이제 막 태어난 저주받은 왕자, 붉은 머리 왕을 받드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위협 때문에 태양족은 숨어 살아야 했고, 아버지 또한 그들과의 싸움에서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제물인 별을 노리고 있었을 테다. 때문에 헉산은 이(異)세계로 별을 보내어 위탁하기로 한 것이었다. 이쪽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된 이세계에서의 헉산은 이미 죽고 없었다. 그것은 비극이긴 하나 어쩜 태양족에겐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어린 늑산은 생각했다.

 

 하지만 누이는 말했다. 이것은 운명이라고. 헉산은 별을 데리고 이세계에 넘어 갔고, 곧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별의 위탁만을 생각했던 태양족 장로들은 이세계에서의 일시아까지 찾았다는 헉산이 가져온 정보를 듣고 그녀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줄곧 전쟁이었다. 세상이 모르는 암흑 속 전쟁. 태양족은 처절하게 싸웠다. 그들은 사명감으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수없이 많은 동포들이 죽어나갔다. 결국 남은 건 반 정도 남은 사람들 뿐.

 

 헉산 역시 죽음을 피할 순 없었다. 누이는 항상 전장의 선봉에 섰으니까.

 

 죽음을 맞을 때, 헉산은 제 동생 늑산을 찾았다. 그리곤 말했다.

 

 ‘이젠 네가 선봉에 설 때구나. 불쌍한 나의 아우, 늑산.’

 

 누이가 죽고, 많은 전사들이 태양족을 등지고 떠났다. 그들은 절망했을 것이다. 세상의 핍박과 위협에 피폐해진 그들에겐 헉산이 빛이었을 테다.

 

 전장에서 절대지지 않는, 그들의 작은 태양 헉산.

 

 

 **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늑산.”

 

 임시 맡은 자리라도, 현재 족장인 늑산이다. 그럼에도 늙은 장로들은 늑산의 이름을 너무도 함부로 불렀다.

 

 “별이 우선이지요.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셨습니까.”

 

 그 말에 늑산은 화가 치밀었지만 꾹 삼켜야 했다.

 

 족장으로써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명백한 실책이었다.

 

 그러나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던 연지를 보고선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이미 아산은 죽고 없었지만, 아니, 그쪽 세계의 아산인 연지가 아니던가. 자신의 아우다, 분명 연지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늑산에겐 그랬다.

 

 신력을 조금도 부릴 수 없는 늑산이기에, 이세계에 넘어갈 때에도 태양족 다른 사람의 신력을 빌렸다. 때문에 일차적으로 별을 데려온 후, 대리 신력자가 회복하게 된 뒤에 일시아를 데려 온다는 것이 태양족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상 입은 연지를 보고 늑산이 그만 이성을 잃고 만 것이다. 순간, 헉산이 떠올랐다. 또 죽은 아산이 떠올랐다. 더는 자신의 형제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늑산, 자신이 생각해도 매우 치기어린 결정이었다.

 

 누이였다면, 헉산이었다면 그런 실책은 절대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헉산은 늘 냉정했다.

 

 “아니면, 차라리 별이라도 그 세계에 두고 왔어야지요.”

 

 원로 하나가 그렇게 말했다.

 

 상황이 복잡해졌다. 늑산은 무리해서 별과 일시아를 데리고 이쪽 세계에 넘어 오려 했고, 그 과정 중 부족한 신력 때문에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통로의 시공간이 일그러졌다.

 

 물론, 별은 여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많은 시간과 신력이 필요하단 것이었다.

 

 때문에 태양족의 부락으로 무사히 데려온 일시아가 덩달아 골칫거리가 되었다.

 

 제사가 시급한 이 시기에 일이 너무 꼬였다.

 

 “…일단, 싸움은 진행 중입니다. 그대들은 일시아의 회복에 힘써주세요.”

 

 늙은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그것 밖에 없지 않느냐는 뉘앙스였다. 늑산은 그리 말하고는 피곤한 얼굴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늑산의 등 뒤로 헉산이 살아 있어야 되었다느니, 신력 하나 없는 자가 주제도 모르고 기세등등하다느니 싫은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무시했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던 늑산은 문 앞에 서 있는 아려를 발견했다. 늑산은 쓴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녀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려는 수줍게 웃으며 늑산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고 절했다. 보통 태양족에서 족장이 받는 예우였다. 그러나 늑산에게 그런 예우를 지키는 사람들은 전사들 말곤 몇 없었다.

 

 그 때문인지 늑산은 아려의 그런 인사가 늘 어색했다.

 

 “그대에겐 미안합니다.”

 

 아려는 늑산의 대리 신력자였다. 신력이 없는 자를 대신해 신력을 부리는 이를 일컫는 대리 신력자란, 대부분 선발되곤 했다.

 

 신력이 없는 이들이 신력이 필요한 임무를 맡게 될 일이 없을뿐더러, 태양족에서 신력이 없는 비참한 이를 위해 그 누가 대리 신력자가 될 수 있을까. 또한 대리로 신력을 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대리 신력자의 휴식이 괜히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아려는 선발된 자가 아니었다. 그녀가 스스로 자원하여 나섰다.

 

 “괜찮습니다. 족장. 그리고 미안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충성할 뿐인 걸요.”

 

 아려는 그렇게 말하고 수줍게 웃었다.

 

 “그 쪽 세계의 일시아는 여인이더군요. 어렸을 때 일시아를 봤던 기억이 있어요. 아산님이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컸다면…….”

 

 아려는 말끝을 흐렸다. 늑산의 얼굴이 어두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늑산은 이내 제 표정을 찾고 웃으며 넌지시 말했다.

 

 “그렇지요. 딱 저 모습이겠지요.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많이 그리워하셨지요. 아우님을요.”

 “…네.”

 

 늑산은 민망한 듯 웃었다. 아려에겐 그럴 의도는 없었으나 이 대화는 늑산의 실책을 더욱 깊이 깨닫게 해주었다.

 

 “걱정 마십시오. 별은 곧 찾게 될 것입니다.”

 

 아려는 다시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조용히 다시 예우를 갖추어 늑산에게 절하고 그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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