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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9.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9)
작성일 : 17-07-31 04:28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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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9)

 

 

 

 

 

 

 

 “감사합니다.”

 

 가지고 있던 카드로 택시비를 계산한 서위가 서둘러 택시에서 내렸다.

 

 다시 카드를 지갑에 집어넣으며 서위는 연지에게 건네받았던 지폐와 동전들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 돈은 무슨 의미인 줄은 모르겠으나, 뭣 모르고 받았던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학교에서 볼 테니, 그 때 다시 돌려줘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연지에게서 받은 돈을 잘 추슬러서 지갑 한켠에 넣어두었다.

 

 자꾸 가슴이 뛰었다. 미뤄둘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왜 서위는 이 시간에 굳이 병원을 찾은 것일까.

 

 서위는 서둘러 이석이 있는 병동을 향해 걸었다.

 

 그러고 보면, 오늘 연지도 이상했다. 연지는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어쩐지 연지가 말했던 ‘마지막 인사’라는 것은 서위가 이석에게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석 쪽이 더 마음이 쓰여 자신은 이 곳에 온 것이다.

 

 ‘신이석은 오늘 죽을 거야.’

 

 연지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연지가 이따금 하는 예언 따위에 겁을 먹고, 연지를 따돌렸다. 그럴 때 마다 이석은 요즘 세상에 귀신이니, 뭐니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고 웃었다. 서위 역시 따라 웃었지만, 서위는 연지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불길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지만.

 

 서위는 어서 이석이 보고 싶었다.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자고 있을 이석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서위를 괴롭히는 이 복잡한 감정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석을 보고, 운이 좋으면 웃으며 인사를 나눈 후 학교에 가서 연지에게 말해 줄 것이다.

 

 연지야. 네가 걱정한 일은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남들의 죽음에 연지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그걸 예감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너무도 잔인하다. 타인의 것이라도 죽음을 느낀다는 것은 몹시 괴로운 일이 분명하다. 왜 그것을 항상 연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일까. 연지는 책임이 없다.

 

 서위는 달렸다. 이제 곧이었다. 곧 이석을 볼 수 있었다. 서위는 병동 입구로 들어서기 전,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속으로 층수를 헤아렸다. 저 층 저쯤에 이석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자신이 헤아려낸 창에 그림자 하나가 어렴풋이 드리워진 걸 알아챘다.

 

 설마, 하고 뒷걸음질을 쳤다. 주시하고 있던 창은 이내 활짝 열렸다. 순간, 진동을 느꼈다. 주머니 속 핸드폰이었다. 서위는 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그대로 핸드폰을 꺼냈다.

 

 발신처는 정호 오빠였다. 아마 아침 일찍부터 사라진 서위를 찾다 전화를 한 것일 테다.

 

 서위는 울리는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 속을 집어넣었다. 그러는 중에도 서위는 시선은 창을 향해 있었다.

 

 곧 열린 창으로 누군가가 보였다. 키가 아주 작은, 짧은 머리의 누군가였다. 그럴 리는 없어, 서위는 중얼거렸다.

 

 지금 계단을 뛰어 올라도 저기엔 닿지 못 할 것이다. 서위는 그저 그 자리에서 창을 주시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찰나였다.

 

 찰나의 순간, 활짝 열린 창으로 누군가가 몸을 내던졌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누군가가 창밖으로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열린 창에는 휠체어로 보이는 무언가가 아슬아슬한 모양새로 걸려 있었다.

 

 서위는 앞으로 발을 내딛을 수가 없었다. 50m도 떨어지지 않은 그 곳으로, 뛰면 한 달음에 도착할 수 있는 그 곳을 향해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어쩐지 기시감이 들었다. 이석이 2층에서 추락했던 그 날. 그 때의 감각이었다. 서위는 참을 수 없는 현기증을 느꼈다. 곧 시야가 가장자리부터 하얗게 바래졌다. 머리에서 피가 가시는 느낌이 들었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빨리 저 곳으로 가야해.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서위는 정신을 잃었다. 서위의 머리는 아스팔트 바닥 위로 곤두박질 쳤다.

 

 그리고 모든 것이 멈췄다. 서위는 제 머리가 가까스로 아스팔트 위에 추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공만 바라보았다. 정말 그 때와 똑같았다.

 

 대강당, 이석이 추락한 그 날.

 

 자신이 현기증에 몸의 중심을 잃었고, 쓰러져 땅에 부딪히려는 그 순간 시간은 멈췄다. 현기증은 아마도 주변 공기의 일렁임과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마치 세계가 뒤틀리는 듯한 강한 감각.

 

 그때에 이석이 추락하는 걸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아마 서위였을 것이다. 그리고…….

 

 “별이여.”

 

 그래, 이 남자. 사슬 남자. 늑산.

 

 늑산이 나타났다. 그때처럼.

 

 늑산은 그때처럼 서위의 몸을 제 팔로 감싸 안았다. 서위를 부축하여 자리에 앉혔고, 잠시간 서위를 안았다. 그때처럼 서위는 늑산의 품에 고개를 묻었다. 익숙하고 그리웠던 체취가 진하게 서위의 숨으로 들어왔다.

 

 서위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우면서도 두려웠다. 그가 어떤 남자인 줄 아주 잘 알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정말 죽었나요?”

 

 서위의 말에 늑산은 서글픈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는 이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잠시간 추락한 이석의 뒤틀려있는 육신을 바라보았다.

 

 “이 세계의 저는 이미 죽고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당신에겐 기회였겠죠.”

 

 서위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가 말해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쪽 세계에서 살면서 많은 단서를 보게 되었다.

 

 ‘이쪽 세계’로 넘어 온 ‘저쪽 세계’의 늑산. 서위가 네 살 무렵, ‘저쪽 세계’에서 이곳으로 넘어 올 때, 늑산은 함께 올 수가 없었다. 그때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이젠 알고 있다.

 

 연지의 어머니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늑산의 누이 헉산의 얼굴과 똑같이 생겼기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이 세계로 서위를 데리고 온 사람은 헉산이었다.

 

 서위가 지금까지 성장할 동안, 헉산이 다시 데리러 오지 못 한 것은 아마 그쪽 세계의 헉산 또한 죽었기 때문일 테다. 때문에 두려웠다. 이 세계의 늑산인 이석이 어쨌든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이 세계와 저쪽 세계는 밀접하게 이어져 있으니까.

 

 어쩌면, 이쪽 세계의 서위 자신도 죽어 없어졌을 거란 생각도 종종 들곤 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이쪽 세계로 올 수 있었겠지. 헉산이, 아니 태양족이 서위를 이쪽 세계로 데려오기 위해 이쪽 세계의 서위를 죽였을 지도 몰랐다. 태양은 계시를 숭배하고 지키는 종족이니까. 그런 사명감은 태양족에겐 긍지였다.

 

 “이젠 돌아가는 건가요?”

 

 서위는 늑산에게 물었다.

 

 “네.”

 

 늑산은 짧게 대답했다. 곧 멈췄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새벽 공기가 차게 느껴졌다.

 

 서위는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런다하더라도 어차피 자신은 구원될 수 없었지만, 저기 병원 화단에서 혼자 죽어버린 이석을 위해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순 없었다.

 

 문득 연지가 했던 마지막 인사라는 말이 다시금 상기되었다. 아마 연지는 이것까지도 예감했을 것이다.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서위는 핸드폰을 꺼냈다. 역시 발신처는 정호 삼촌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셔도 됩니다.”

 

 저쪽 세계에는 핸드폰이 없다. 그런 세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늑산이 이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저쪽에서 이쪽 세계를 끊임없이 지켜보았다는 뜻일 테다.

 

 “아뇨.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서위는 핸드폰을 제가 메고 있던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모든 것을 꺼내어 가방에 넣었다. 분주히 가방을 정리하곤 가방을 땅에 내려놓았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여기에 두고 갈 생각이었다.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이제 가죠.”

 

 서위는 그리 말하며 늑산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연지가 주었던 돈이 생각이 났다.

 

 “잠시만요.”

 

 머뭇거리다 서위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다. 지갑 한쪽에 넣어두었던 연지의 돈 중에서 동전 하나만 꺼내어 꼭 쥐었다.

 

 이 정도는 기념으로 가지고 있어도 될 것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세요.”

 

 늑산은 서위의 가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또한……, 그때 당신과 작별을 나누지 못 한 것이 내내 아쉬웠습니다.”

 

 늑산은 한 치 흐트러지지 않은 어조로 말했다. 서위는 그런 늑산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 보다, 져주는 양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잠시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정호 오빠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그럴 리는 없겠지만 연지도 함께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여보세요?”

 

 서위는 고민 끝에 전화를 받았다. 목이 메었다. 수화기 너머 정호 오빠의 목소리는 매우 다급하게 느껴졌다.

 

 ‘서위야!’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정호 오빠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서위께까지 건너왔다. 정호 오빠의 의심스러운 울분이, 깊은 두려움이 서위에게 단번에 전해졌다.

 

 그리고 서위는 시끄러운 소음에 고개를 돌렸다.

 

 저 도로 끝에서 이 곳 병원으로 향해 달려오는 앰뷸런스. 아까 보았던 그 차. 그 순간 불길한 상상이 서위의 머리를 스쳤다.

 

 수화기 너머에서 정호 오빠는 더듬거리며 자꾸 연지의 이름만을 거듭 외쳤다.

 

 서위 옆에 있던 늑산은 앰뷸런스와 서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윽고 늑산은 굳은 얼굴로 앰뷸런스를 한참 쳐다보았다. 곧 시간은 다시 멈췄다.

 

 늑산은 앰뷸런스를 향해 냅다 달렸다. 서위는 멈춰 버린 수화기와, 앰뷸런스, 그리고 멈춘 시간을 대항하여 달음질하는 늑산을…….

 

 다시금 무거운 현기증이 서위를 지배했다. 서위는 다시, 이번엔 잡아주는 이 하나 없는 그 시간 속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1부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종결-

 

 **현대세계(이쪽세계) 이야기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회부터는 주연들 모두 차원 이동한 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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