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반반한연애
작가 : 인시아
작품등록일 : 2016.8.22

박희연. 감추고 사는 게 익숙한 도도한 그녀,
생애 첫 남자친구 민철에게 보기 좋게 차였다.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는 그녀는 '평생 연애 못 할' '비정상' 인간일까?

민지애,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희연의 절친
박민철, 열등감덩어리 희연의 첫 남친
또라이라고 소문난 선배 vs 기분 좋은 달콤한 남자
혹시 다시 연애한다면 누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

"나는 반쪽짜리 인간이다."
콤플렉스 감추느라 살기 힘든 대한민국 이십대.
결핍이 키워드인 이 세대, 연애는 발견이 필요하다.
온전한 연애를 위한 현실을 담은 청춘 로맨스


표지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3. 내기 한 번 더 하자고
작성일 : 16-08-23 21:31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734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애는 신경이 쓰여 죽을 지경이었다.

 이번 학기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지만 어째서인지 개강파티에 와 있다.

 이게 다 내 성격이 좋은 탓이려니...하며

 애써 웃으며 앉아있는데 저 멀리 앉아있는 민철과 패거리가 자꾸 거슬렸다.

 

 "민찌! 와줘서 고맙다 진짜."

 

 자신을 친근하게 부르며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거는 예쁜 과대표 지수에게 지애는 애써 웃어 보였다

 

 '이 놈의 학교. 학생 뽑을 때 외모만 보나...

 아 내가 있지. 똥똥돼지 민지애.'

 

 그래도 지애는 속마음을 숨기며 인사를 했다.

 

 "아휴 과대표님이 날 불러주시는데 어디든 가죠, 암요 암요. 이 놈의 인기란."

 "흐흐 그래, 너 인기 많아서 불렀다. 근데 박희연은 안 와?"

 "희연이? 응 개강 첫 주 잖아... 자체 휴강인가 보지 뭐."

 "그 박희연이? 수업 한 번 빠지는 꼴을 못 봤는데 허. 별일이네?"

 

 괜히 입술을 삐죽거리더니 이상한 표정을 짓고

 새침하게 휙 돌아서 다른 테이블로 가 버린다.

 

 그래, 내 친구 박희연은 이렇게 모든 여자들의 경쟁상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한 번씩 찾는 사람.

 

 "야, 민지애! 박희연 안 왔냐? 박희연, 민철이랑 드디어 깨졌다던데?"

 "아 맞다, 지애 선배~ 희연 선배는 안 와요?

 오늘 지애 선배 온다길래 희연 선배도 올 줄 알았는데~?"

 

 그 사이를 치고 들어오는 이 놈의 남자들.

 말꼬리를 늘이며 애교 부리는 1학년은 특히 더 밉상이다. 내가 박희연 시녀냐?

 

 "응~ 희연이 안와. 편히들 마셔, 자 마~셔~."

 "으아, 술 흘러요, 선배 별명 술지애라더니 진짜네."

 

 희연을 찾는 늑대들의 입막음도 할 겸,

 자신의 씁쓸한 기분도 달랠 겸 지애는 술을 푸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민철이 뭐라고 하는 건지 흥분한 남자'애'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야말로 애였다.

 

 **

 

 "야, 박민철. 진짜야? 너 진짜 헤어졌어?"

 "아니아니, 헤어진 건 둘째치고 박희연이 널 쳤다고? 찬 게 아니라 쳤다고?"

 

 현민과 진수는 흥분 상태였다.

 

 다리를 꼬고 앉아 맥주잔을 쥔 채 상기된 남자 동기들에게 둘러싸인 민철. 민철은 웃고 있었고 매우 의기양양했다. 누가 봐도 일주일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다.

 

 "와 이 자식 실실 쪼개는 거 봐라, 너 단물 다 빼먹고 네가 찬 거지?"

 "아니야~ 무슨 소리야. 내가 말 했잖아. 걔 완전 또라이였다니까?"

 "야 그 말을 어떻게 믿냐? 누가 봐도 박희연이 도도한 아가씨 타입이지, 그런 또라이 타입은 아닌데?"

 "나도 몰랐으니까 사귀었지, 아 진짜 답답하네."

 

 -탕

 

 민철은 정말 답답한 듯 맥주잔을 내려 놨고, 주변 동기들의 시선이 민철에게 쏠렸다.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에 먼 테이블에 앉아있던 여자 동기들도 관심을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민철이 어깨를 으쓱 거리더니 희연의 만행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진짜야. 커피잔 깨고, 소리 지르고,

 테이블까지 밀어서 내가 깔렸다니까?"

 "와... 그게 진짜면 박희연. 진짜 미쳤는데?"

 "가방도 나한테 집어 던지고, 나 뺨 맞을 뻔 했는데 그걸 내가 간신히 막았잖아."

 "우리 그런 애 두고 내기 한거냐? 기가 찬다 진짜."

 

 '내기' 이야기가 나오자

 민철을 비롯한 현민과 남자애들이 킥킥대기 시작했다.

 지애가 인상을 찌푸리며 옆 자리 남자 동기를 쿡 찌르며 물었다.

 

 "..내기?"

 "아...어? 지애야, 그게."

 "너, 지금 똑바로 설명하는 게 좋을거다?

 나 지금 술. 술 많이 마신 거 알지?"

 

 취기가 올라 양 볼이 빨개진 채

 아랫 입술을 깨문 지애의 표정에,

 멱살을 잡힌 남자 동기가 어쩔 줄 몰라하다가 입을 열었다.

 

 **

 

 민철이 이렇게 변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1학년 1학기,

 신입생들 중 가장 말이 없던 두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나 박민철, 박희연을 꼽았을 것이다.

 이 두 명의 박씨가 커플이 되어 투박 커플로 불릴 줄은 더더욱 누구다 예상치 못했다.

 이 커플의 운명적인 만남은 민철의 찌질함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야, 쟤. 진짜 쩔지 않냐? 몸매 봐."

 "몸매만 쩌는 게 아니야 얼굴 봤어? 피부도 하얗고 완전 내 스타일."

 "에이, 키가 너무 크잖아."

 "병신, 키가 무슨 상관이야. 예쁘면 장땡이지."

 

 남자가 둘만 모여도 여자 얘긴데, 삼삼오오 모여 그룹을 짓기 시작한 학기 초니까 당연히 여학생 얘기가 큰 화제였다. 어느 그룹에 가도 박희연, 큰 키에 몸매 쩌는 애로 통하는 박희연 이야기 뿐이었다.

 

 그 이야기에 끼지 못하는 단 한 사람. 그게 바로 박민철이었다.

 민철은 어느 그룹에도 끼지 못했다. 숫기가 없는 것과 더불어 소심한 성격이 한 몫했다. 몇몇 남자애들이 말을 걸었다가 이내 흥미를 잃고 민철 곁을 어색하게 떠났다.

 이대로 가다간 아웃사이더가 될 거란 생각에 민철은 불안해졌다. 고등학교 내내 소심하게 살아왔는데 대학생활까지 그렇게 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하이톤으로 재잘거리는 화사한 여자애들에게 말을 거는 건 더 어려운 일이었다.

 

 그 때 민철의 눈에 들어온 건 누가 봐도 가장 활달하고 외모가 준수한 그룹, 고등학교 때 좀 놀았을 것 같은 그런 그룹이었다. 그 그룹을 발견한 순간 민철의 마음 속에는 고등학교 때 늘 혼자 였던 점심시간이 생각났다. 주먹을 꾹 쥐고, 그 그룹에 다가갔다.

 

 "아 진짜 한 번 해봐."

 "야 쟤가 눈길이나 주겠냐?"

 "저기 누구 얘기하는거야?"

 

 불쑥 끼어든 불청객의 질문의 남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민철은 입술을 세게 다물고 그들을 바라봤다.

 

 "...어? 아, 우리? 쟤 있잖아. 쟤. 저기 키크고 하얀 애."

 "쟤?"

 

 그 중 한 명이 얼떨결에 누구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대답해 줬다. 민철인 그가 가리키는 곳에 서 있는 여자애를 봤다. 그게 박민철이 박희연을 의식한 첫 순간이다.

 

 "너.. 이름이, 박민철?"

 "응.. 너는..."

 

 한 명이 벤치에 걸터앉아 고개를 빼고 민철의 이름표를 확인했다.

 그의 목에는 이름표가 없었다.

 주머니를 뒤져 명찰을 꺼내더니 민철의 코 앞에 들이밀었다.

 

 "지현민.."

 "어, 우리 쟤 얘기 하고 있었어.

 쟤 쩔지 않냐고 누구랑 사귀게 될까 뭐 이런 얘기 하는 중.

 너도 신입생이지? 이름 뭐냐?"

 "나 박민철. 저 여자앤 이름이 뭐야?"

 "쟤? 아까 출석 부를 때 들으니 박희연? 뭐 그런 이름이었네."

 "그래서, 누가 쟤한테 먼저 고백하나 이런 얘기하던 중이었던 거?"

 

 -큭

 

 민철의 말에 남자 동기들의 웃음이 터졌다.

 살짝 당황한 민철이 안절부절 못 하자 현민이 장난을 친다.

 

 "뭐.. 그런 비슷한 거겠지? 너도 낄래?"

 "뭐에? 너네한테?"

 

 이 그룹에 껴주겠다는 이야긴 줄 알고 민철은 반가웠다.

 잘 나가는 아이들에게 괴롭힘만 당해 봤지, 함께 놀아본 적은 없었다.

 

 "응? 우리? 뭐... 그래, 내기나 하자 우리. 말 나온 김에."

 "무슨 내기?"

 "쟤, 박희연. 누가 쟤랑 먼저 사귀나."

 "야, 무슨 그런 걸 갖고 내기를 해 미쳤냐?"

 

 민철을 뺀 나머지가 내기를 하네 마네 하며 언쟁을 했다.

 

 "야, 그냥 내기 하면 재미없잖아."

 "뭐야, 내기는 그냥 하기로 한 거?"

 "뭔가 보상이 있어야지. 내기는 게임 아니냐?"

 "뭘로 하냐? 돈?"

 "와... 여자 갖고 내기하면서 돈 얘기까지 하냐?"

 

 대화에 끼지도 빠지지도 못한 채

 가만히 있던 민철은 희연 쪽을 한 번 바라봤다.

 아까는 혼자 서 있더니 이제는 옆에 작은 여자애가 붙어서 이야기를 나눈다.

 쟤도 신입생인가보다.

 확실히,

 확실히 다른 여자애랑 있는 걸 보니 훨씬 예쁘다.

 

 그래, 쟤랑 사귀면, 모두가 부러워 하겠지.

 

 "나는 찬성, 재밌겠는데?"

 

 갑자기 돌변한 민철의 태도와 큰 목소리에 대화가 멈췄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무리 중 한 명이 걸터 앉았던 벤치에서 일어나 민철에게 다가왔다.

 

 "그래, 뭐 재밌겠네. 한 번 해 보자. 누가 먼저 꼬시나 보자고. 근데 니가 할 수 있겠어?"

 "그냥 내기라길래.."

 "내기? 그래 내기면.. 이기는 사람한테 뭐 주는 거냐?"

 "나는 뭐 필요 없어."

 "뭐?"

 

 민철은 생각했다.

 모두가 부러워 하고,

 그리고 이런 새끼들도 날 함부로 하지 못할 거야.

 

 "그냥 나도 너네랑 다니게 해줘."

 "와, 이새끼 뭐라냐?"

 

 어처구니 없다는 현민의 표정에 다들 동조했다.

 민철은 당당했다.

 

 "그렇게 하는 거지?"

 

 씨익 웃는 민철의 표정에 다들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돌아서서 희연에게 직진했다.

 

 "저기, 너도 신입생이야?"

 

 돌아선 희연은 생각보다 경계심이 없었다.

 웃지도 않았지만 싫어하지도 않아서 일단 안심했다.

 

 "응."

 

 희연이 목에 건 명찰을 들어 민철에게 보여줬다.

 딱히 귀찮아하지도 않았고 반기지도 않는 기색이었다.

 침을 꿀꺽 삼킨 민철은 용기를 냈다.

 

 "난 박민철. 그거 무거워 보인다, 들어줄까?"

 "아니 괜찮...어?"

 

 -휙

 

 "내가 들어줄게. 괜찮지?"

 "... 그래."

 

 민철은 희연의 옷가방을 뺏어 들었다.

 희연은 살짝 놀랐지만 이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민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자애들은 그냥 황당할 뿐이었다.

 

 "야, 박민철? 쟤 뭐냐?"

 "... 저 새끼가 이딴 식으로 선수를 치네? 아 됐어. 저 얼굴에 저 소심함에 저런다고 넘어가겠어?"

 

 그러나

 그렇게 시작된 어처구니 없는 <박희연 공략 내기>의 승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박민철로 결정났다.

 그리고 박민철은 내기를 한 그룹을 포함한 모든 남자 동기들의 부러움을 샀다.

 

 

 **

 

 

 "이 미친 새끼들이.. 와, 저 박민철 새끼가."

 

 이야기를 다 들은 지애는 울화통이 터졌다.

 내 친구가 예쁘면 예뻤지, 니네가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냐?

 크게 소리치고 화 내고 싶었지만 희연에게 피해가 갈까봐 화를 꾹꾹 눌러 담았다.

 

 그 때였다. 통째로 빌린 작은 술집 문이 열리면서 한 남자가 들어왔다.

 큰 키에 밝은 머리, 넓은 어깨가 인상적인 남자였다.

 

 "여기야? 국문과 개강파티?"

 "야!! 차호민! 너 복학했냐?"

 

 그나마 반색을 하는 건 고학년 선배들이 앉아있던 테이블이었다.

 그의 이름을 들은 1, 2학년 중 몇몇은 이미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뭐야? 저 선배가 누군데?"

 "야, 지애 너 몰라? 방금 차호민이라고 하지 않았냐?"

 "차호민? 처음 듣는데? 잘생겼네~ 아 잘생겨..읍 읍!!"

 "야, 다 내가 널 위해서 이러는 거야 가만히 있어."

 

 소리지르려는 지애의 입을 옆 자리 동기가 필사적으로 틀어막았다.

 잠시 지애 쪽을 본 호민은 다시 고개를 돌려 후배들을 바라봤다.

 

 "와, 귀여운 애들 많네? 근데 난 오늘 개강파티인지 뭔지도 몰랐거든.

 ..과대 누구야?"

 

 씨익 웃는 호민의 얼굴에 넋이 나가 있던 과대표가 벌떡 일어났다.

 호민의 긴 눈꼬리가 살살 눈웃음 치기 시작한다.

 

 "안녕하십니까? 2학년 과대표 김수진입니다"

 "아, 과대표세요?"

 

 수진에게 다가온 호민이 웃는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수진은 턱이 날렵한 호민의 얼굴형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예쁘네. 니가 과대표인 건 알겠는데, 왜 나한테는 공지 안 해?"

 "아 정말요... 하하. 네?"

 

 예쁘다는 칭찬에 헤벌쭉했던 수진이 호민의 말에 가시가 있음을 느꼈다.

 불편함을 느끼고 슬쩍 몸을 뒤로 빼자

 호민이 더 가까이 다가선다.

 

 "시간, 장소.. 뭐 그런거 있잖아. 개강파티 공지 말이야. 응?"

 "아, 저는 선배님들께 연락 다 돌렸다고 생각했.."

 "야, 얘한테 연락처 줄 때 내 연락처 빼먹은 새끼 누구야?"

 

 호민이 고개를 돌려 3학년 테이블을 바라봤다.

 3학년 동기들을 응징하려는 듯 그 테이블로 다가가더니 테이블 위 맥주잔을 손에 쥐었다.

 

 "나 빼고 다 있네 너네?"

 "아, 호민아 그게.."

 "재밌냐? 왜들 이래? 난 후배들 보면 안돼?"

 "아니야, 뭔가 실수로 빠진 걸거야 니 연락처."

 "..실수이길 바란다. 응?"

 

 호민은 쥐었던 맥주를 마음대로 벌컥벌컥 마시더니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눈웃음을 지었다.

 물론 그 눈빛을 받은 동기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술이 다 깬 표정으로 할 말을 잃었다.

 남들이야 표정이 어떻든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하던 얘기들 해, 나 신경쓰지마. 차호민이다. 반갑다."

 

 조용해진 술자리 분위기,

 강제로 다시 띄우라는 말을 저렇게 돌려서 한다.

 

 과대표의 손짓 발짓에 따라 1, 2학년들은 애써 차호민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며 다시 화기애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여기 개념 상실한 박민철 테이블은 다시 시끄러워지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야 근데 진짜 못 믿겠다 박희연 또라인거."

 "진짜라니까? 와 이걸 어떻게 증명하지."

 

 답답해 하는 민철의 옆자리에 누군가 털썩 앉는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복학생 선배다.

 

 "누가 또라이야?"

 "허... 선배님"

 

 늘 여자에게만 관심이 많은 호민이었다.

 드물게 호민이 남자 후배들한테 관심을 보이자 3학년들은 불안하게 쳐다봤다.

 

 "박희연 또라이? 그게 누군데? 국문과 또라이는 나 하난 줄 알았는데?"

 "아 물론 선배님보단 못하겠..... 아 이게 아니고."

 "뭐 인마?"

 

 호민이 화를 낼 듯 하더니 살짝 웃었다.

 안도의 한숨을 쉰 현민은 민철을 가리키며 대답을 이어갔다.

 

 "아뇨, 저기, 쟤 박민철이 저희랑 내기한다고 사귀었던 2학년 여자앤데요."

 "내기? 예뻐?"

 "네?"

 "예쁘냐고."

 "아, 네... 예쁜데. 야 박민철 니가 대답해라 야."

 

 호민의 시선이 바로 옆자리의 민철에게 꽂혔다.

 민철은 묘한 분위기와 처음 보는 이상한 선배의 접근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네, 네! 선배님. 제가.. 걔랑 사귀다 헤어졌는데, 보기랑 다르게 또라이더라고요."

 "뭘 어쨌길래? 남자라도 밝혀?"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럼 별 거 없네 뭐."

 

 -탕

 

 호민이 테이블 위로 발을 올렸다.

 현민은 뜨악한 표정으로 민철을 바라봤다.

 민철은 어떻게든 호민의 비위를 맞춰보려고 횡설수설 대답을 이어갔다.

 

 "물건 집어 던지고 테이블도 던지고,

 걔 엄청 얌전한 애거든요. 근데 갑자기 미친년처럼 화내는데 주변 사람들 다 쳐다보고 막."

 "그래?"

 "크게 싸운 것도 아닌데 갑자기 눈이 확 뒤집혀서... 아무튼 정상 아니에요, 아 내가 영상이라도 찍었어야 했는데."

 "궁금한데?"

 

 호민이 민철을 빤히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그리고 갑자기 민철의 귓가에 얼굴을 들이댔다.

 기겁한 민철이 엉덩이를 뒤로 뺐지만 소용 없었다.

 호민은 민철의 목을 잡고 조용히 말했다.

 

 "찍자, 그거"

 "네? 뭘요? 뭘요 형?"

 "형? 내가 왜 니 형이야?"

 

 호민의 귓속말에 화들짝 놀란 민철이 엉덩이를 한 번 더 뒤로 내뺐다.

 형이라는 부름에 잠시 싸해 졌던 호민이

 다시 빙글빙글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다시 속삭여준다.

 

 "내기 한 번 더 하자고 나도 껴서."

 "네??"

 "걔, 박희연? 미치는 거 한 번 찍어서 돌리자고."

 

 다들 호민과 민철의 뜨거운 장면을 보며

 드디어 저 또라이가 남자 후배까지 건드리는구나 싶었다.

 

 **

 

 "야, 왜 입을 막고 그래.

 차호민? 저 선배가 왜? 군대갔다 복학한거 아니야?"

 

 지애는 시큰둥했다. 박민철 개새끼 때문에 심란해 죽겠는데

 복학생이고 나발이고 알바야 쓰레빠야.

 

 "어 맞는데... 조심해라."

 "뭘 조심해?"

 "그게... 너 못 들어봤어? 개또망이라고..."

 "뭐? 개또망? 뭐냐, 나 요즘 인터넷 덜 했더니 뒤쳐졌어. 신종 욕이냐?"

 "아니 저 선배 별명"

 "힉 별명? 개또망이 뭐냐 진짜 웃긴다 야 아! 줄임말?! 걔 또 망했어요~ 뭐 이런 거?"

 "아니... 자, 잘 들어라."

 "응 뭔데."

 

 지애가 몸을 기울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동기는 귓가에 속삭여 준다.

 

 "개. 또라이. 망나니. 줄여서 개또망."

 "뭐..? 개 망...나니도 아니가 또라이도 추가야?"

 

 지애의 턱이 쩍 벌어졌고, 민철과 대화 중인 호민이 불안해졌다.

 호민의 별명을 설명해 준 동기는 지애의 어깨를 토닥 거리며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시작. 2016 / 8 / 22 982 0 -
9 9. 그 날 잘 들어갔어? 2016 / 9 / 11 397 0 4909   
8 8. 오늘은 좀 달라보이시네요. 2016 / 9 / 3 455 0 5196   
7 7. 잊지마, 나 또라이! 전화하면 받아라. 2016 / 8 / 30 422 0 5274   
6 6. 뒷골에 빡이 치고 올라옴을 느꼈다. 2016 / 8 / 28 378 0 5040   
5 5. 예쁘면 다 용서된다 이거지? 2016 / 8 / 27 352 0 5491   
4 4. 철벽녀, 메이크오버 2016 / 8 / 25 376 0 5495   
3 3. 내기 한 번 더 하자고 2016 / 8 / 23 374 0 7346   
2 2. 너도 내가 비정상 같아? 2016 / 8 / 23 411 0 5122   
1 1. 그냥 헤어져 주면 안될까? 2016 / 8 / 22 802 0 587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