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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제물 : 너에게 나를 바친다 (가제)
작가 : 조은산
작품등록일 : 2017.7.26

어린 시절 무당 할아버지에게 애기 무당 일을 강요 당하며 학대 받아온 소녀, 연지. 어느 날 연지앞에 나타난 서위.
서위는 연지의 지긋지긋한 세상을 깨부수어 주었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 연지는 서위와 자신 앞에 나타난 이상한 차림의 남자를 보게 되고. 그 남자가 다시 자기의 세계에서 서위를 데려갈 것이라 예감한다.

"나의 빛. 나의 선. 나를 구하러 이 추잡한 세계 밖에서 온 나의 서위. 너는 나의 추잡한 세계를 부숴주었고,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일상을 선사해 주었어. 서위, 나는 너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로맨스 판타지, 현대 판타지(1부), 차원이동물, 미스터리 로맨스

 
8.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8)
작성일 : 17-07-31 02:35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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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나를 데리러 온 구원자 (8)

 

 

 

 

 

 

 “연지야, 연지야.”

 

 이른 새벽이다. 서위가 잠든 연지를 흔들어 깨운다. 어제 줄곧 멍하게 있던 서위는 이제 평상심을 찾은 듯 보인다.

 

 “응.”

 

 연지가 자리에서 느긋하게 일어나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답한다. 평소와 다를 것 없던 서위의 목소리이지만, 어쩐지 다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아.”

 

 학교에 간단 소리인가. 연지는 반사 적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하지만 학교에 가기엔 많이 이른 시간이었다.

 

 “이 새벽에? 왜? 훈련 있어?”

 “아니, 병원에 좀 가려고.”

 

 서위는 교복 차림이었다. 아마도 이석을 보러 갔다가 바로 학교에 갈 생각인 것 같았다. 연지는 빈정이 상했다. 어제 이석에게 찾아간 이유는 더 이상 서위가 그를 만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왜?”

 

 연지가 예민한 투로 묻자 서위는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냥……. 느낌이 너무 안 좋아서.”

 “왜? 어제 꾼 꿈 때문이야?”

 

 연지의 말에 서위는 당황하는 듯 보였다. 아마도 간밤에 자신이 꿈 이야기를 했단 걸 기억하지 못 하는 것 같았다.

 

 확실히 심상치 않은 꿈이었다. 연지는 다시금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요새 자꾸 이런 기분이 든다. 사슬 남자가 나타났을 때부터 꼭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만 같았다. 할아버지 손에 억지로 이끌려 가서 사나운 화장을 하고 눈을 까뒤집었던 그 때로.

 

 연지는 정말 신들린 아이일까.

 

 “잠깐만 기다려봐. 줄게 있어.”

 

 그리고 연지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서위는 제 빈방에서 가만히 서서 연지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곧 연지는 서위에게로 돌아 왔고,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이게 뭐야?”

 “뭐긴 돈이지.”

 

 어처구니가 없었다. 연지가 서위에게 건넨 것은 지폐 몇 장과 동전 몇 닢이었다. 그리 큰돈도 아니었다. 제 지갑에 있던 돈을 모두 털어 온 것 같았다.

 

 “돈인 건 나도 알지.”

 

 서위가 가벼운 투로 되물었다. 연지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쩐지 그 표정이 서글퍼 보였다.

 

 “어젯밤에 너 잠꼬대 하더라. 기억 안 나지?”

 “내가 뭐라고 했는데?”

 

 장난스러운 연지의 말투에 서위가 되물었다. 연지의 눈이 붉게 충혈 되어 있다는 걸 서위는 눈치 채지 못 했다.

 

 “재수 없다 생각하지 말고 들어.”

 

 연지는 낮은 어조로 말했다. 그 말투가 마치 TV에서 나오는 배우들이 흉내 내는 무당 말투 같이 느껴졌지만, 서위는 감히 지적할 수 없었다.

 

 “내 생각에 아마……. 신이석은 오늘 죽을 거야.”

 “…….”

 

 서위는 대답 없이 미간을 좁혔다. 그런 불길하고 불손한 말을 너무도 진지하게, 또 너무도 확고하게 말 하고 있는 연지의 모습에 조금 화가 났다. 그러나 연지의 표정을 보니, 평소마냥 질투에 눈이 멀어 치기어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서위야. 내가 지금 널 보내주는 건 마지막 인사 때문이야.”

 “……그게 뭔데.”

 

 서위의 물음에 연지는 말없이 서위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안았다. 그리고 잠시간 가만히 있었다. 서위는 연지의 행동에 당황해, 뿌리칠까 싶었지만 그만 두었다.

 

 “잘 가.”

 

 잠시 동안 서위를 안고 숨을 쌕쌕 고르던 연지가 서위에게서 떨어진 뒤 말했다. 서위는 그런 연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책상 의자 위에 있던 책가방을 메고 제 방을 나서며 연지에게 말했다.

 

 “이따 학교에서 봐.”

 

 연지는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곤 서위가 방문을 열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연지는 제 눈가를 손으로 문질렀다.

 

 창가로 가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아직 서위가 보이진 않았다.

 

 연지 등 뒤로 서위가 현관문에 달린 도어 록을 해제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다시 문이 닫히는 소리, 대리석으로 된 2층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는 소리가 차례로 들렸다. 이제 곧 대문을 나서는 서위가 보일 차례다.

 

 이따금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꿈꾸곤 한다. 그러나 꿈은 언제나 명징하지 못 하다. 여러 상징으로 뒤덮여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일을 예기하는지 좀처럼 알 순 없다.

 

 신이 들렸다는 사람들은 종종 그런 꿈을 해몽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주의할 것을 알려 주고, 해야 하는 일을 조언해주기도 한다. 그런 이들을 아마도 무당이라고 하겠지.

 

 하지만 무당이라도 꿈 꾼 이의 미래를 바꾸어 줄 순 없다. 그것을 운명이라 부를 것이다. 참으로 우습긴 하지만. 믿는 것은 각자의 선택일 것이다.

 

 그리하여 연지는 그 꿈을 사기로 한 것이다. 연지는 종종 신과 같은 존재를 경험했고, 그것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믿는 부류니까. 이것이 제발 빗나간 예언이며, 해몽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이제 상관없겠지. 서위가 꾼 꿈은 연지가 지폐 몇 장과 동전 몇 닢으로 사버렸으니까.

 

 창문 아래로 서위가 보인다. 서위는 슬쩍 연지가 있는 곳을 올려다본다. 연지는 손을 흔들어 보인다. 서위 역시 손을 흔들어 화답한다.

 

 “…서위?”

 

 등 뒤로 인기척이다. 누군지 알고 있다. 연지는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 정호 삼촌이었다. 어쩌면 정호 삼촌은 매일 새벽 이렇게 서위 방을 찾아 왔을 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연지는 치가 떨렸다.

 

 “서위는 갔어요.”

 “이 새벽에?”

 

 연지의 말에 정호 삼촌은 재빠르게 반문했다. 말투는 신경질적이었다.

 

 “어디로 갔니? 학교에 간 거야?”

 

 연지가 활짝 열어젖혀 놓은 창문으로 새벽 기운이 방으로 넘어 오고 있었다. 정호 삼촌은 서위라 하면 항상 걱정이다. 서위가 나이를 먹을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궁금하다. 정호 삼촌은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는 것일까.

 

 서위의 안위 따위는 아닐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정호 삼촌은 연지와 다를 바 없다. 서위가 떠날까봐서겠지.

 

 다만, 연지처럼 서위가 막연히 어딘가로 떠날 것 같은 그런 기분은 아닐 것이다. 서위가 여자로 성장하여 평범한 또래 남자 아이를 만나는 것을, 올바르게 성장해 자신을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일 테다.

 

 “더러워.”

 “…뭐라고 했니, 방금?”

 

 연지는 자신의 모든 예감과 상상이 모두 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석이 죽는 것도, 서위가 끔찍한 미래를 꿈꾼 것도, 사슬 남자의 존재 그 자체도, 정호 삼촌이 서위를 여자로 갈망하는 것도, 또 연지 자신이 그 아무에게도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것도. 모두 다 거짓이었으면, 자신의 피해망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소원했다.

 

 그러나 늘 그렇듯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호 삼촌. 왜 저를 거둬 키웠어요?”

 

 서위만 키워도 됐잖아요. 아무도 몰랐을 텐데. 나 같은 거 어디다 버려놔도. 그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을 텐데. 그 아무도 정호 삼촌을 비난하지 않았을 텐데.

 

 “무슨 소리야, 아까부터. 서위 방금 나간 거니?”

 “서위는 이석에게로 갔어요.”

 

 연지의 대답에 정호 삼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정호 삼촌 역시 예전부터 이석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정호 삼촌은 늘 이석의 어린 나이를, 이석의 위치를 시기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석은 자신을 자랑스러워했을까. 아니, 그러고 있을까. 정말 서위가 자신의 것이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을까.

 

 우리는 어쩌다가 서위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서위가 없었던 과거와 현재는 꿈꿀 수가 없다. 물론 서위 없는 미래 또한 마찬가지다.

 

 결코 시험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연지는 문득 궁금해졌다.

 

 그저 이석에게로 간 서위, 이대로 2층 창밖으로 추락하는 연지. 정호 삼촌은 둘 중 어떤 사건을 더 크게 받아들일까.

 

 “삼촌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계속 되는 연지의 질문에 정호 삼촌은 지겨운 듯 보였다. 연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옅게 웃으며 창틀을 밟고 올랐다.

 

 “뭐하는 거니?”

 

 창틀을 밟고 올라선 연지를 보고, 그제야 정호 삼촌의 관심이 연지에게로 쏠렸다. 그러나 정호 삼촌은 이 소동만 끝나면 서위에게로 곧 떠날 사람처럼 보였다.

 

 “어쨌든 그 동안 고마웠어요.”

 

 그 말을 끝으로 연지는 두 발을 가볍게 밖으로 내딛었다. 곧 몸이 붕 뜨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지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과연, 정호 삼촌은 어디로 가는 것을 선택하게 될까. 이윽고 저 아래로, 중력이 이끄는 대로, 그대로 곧 추락이었다.

 

 

 **

 

 

 택시를 잡아 탄 서위는 차창 바깥 풍경만을 바라보았다. 승용차 뒷좌석에 앉는 일은 서위에겐 낯선 일이었다. 갑자기 연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호 오빠가 서위 자신을 여자로써 사랑하고 있다는 말.

 

 “학생은 이 새벽에 무슨 병원엘 가. 무슨 일 있어?”

 

 운전석에 앉은 택시 기사는 권태로운 목소리로 서위에게 물었다. 별로 궁금해서 묻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친구가 입원해 있어서요.”

 “어이고. 그래도 착하네, 이 새벽에.”

 

 택시 기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듯 말하고는 때 맞춰 걸린 신호에 작게 욕지기를 뱉었다.

 

 “또 무슨 사고가 났나 보네.”

 

 택시 기사의 말에 서위는 네? 하고 되물었고, 택시 기사는 맞은편에서 이쪽을 향해 오고 있는 앰뷸런스 차 쪽을 턱짓했다.

 

 “그런가 봐요.”

 

 서위는 시끄럽게 소음을 내는 구급차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불현 듯 기분 나쁜 감각이 서위를 휩쓸었다.

 

 “기사님, 조금만 더 빨리 가주시겠어요?”

 

 서위는 보채듯 말했고, 기사는 불평하듯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그에 서위는 대꾸하지 않고, 분주히 움직이는 애먼 구급차만 눈으로 좇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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