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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hopeness
작가 : 아웃
작품등록일 : 2017.7.1

느닷없이 찾아온 죽음.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 아득해져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게 된 이자룡, 그가 다시 눈을 떴다.
처음 보는 사람들. 처음 보는 환경. 처음 보는 세계. 모든 것을 이세계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한 그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삶을 살게, 되야 하는데...
“하인이면 하인답게 처신하라고. 알겠어?”
“예…. 명심하겠습니다.”
“됐고, 이름은?”
“이자룡입니다.”
“뭐가 그리 어려워? 바꿔.”
“부모님이 주신 이름인데 함부로 바꾸는 건 좀 그렇습니다.”
“뭐래? 내가 이름을 바꾸래? 호칭을 바꾸라고.”
“….”
시작부터 영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새로워진 자신과 반드시 지켜야할 것들이 있다. 이제 그는 남은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다.

 
10-2 되돌아가다
작성일 : 17-07-31 02:31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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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흠….”

 알파치노의 목소리가 고요한 공동 안에 퍼졌다.

 그의 눈앞엔 죽은 듯 전신이 축 처진 채로 바닥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앉아있는 드레이크가 있었다. 유리병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고, 황금빛 영혼은 모습을 감췄다.

 “반응이 없군.”

 드레이크를 내려다보는 알파치노의 시선엔 흥미는 일절 없었다. 개미 한 마리에게 갖는 작은 호기심도 없었다. 단지 길가에 굴러다니는 10원짜리 동전을 보는 듯한 눈이었다. 가치는 있지만, 흥미는 가지 않는. 알파치노에게 지금의 드레이크는 딱 그 수준이었다.

 “조금은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결과는 그리 다르지 않는군.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건만.”

 알파치노가 로브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여기도 이제 구실을 다하긴 글렀군. 자료도 회수했으니 마무리를 해야겠군.”

 알포치노가 꺼낸 것은 아기 주먹 크기 정도의 붉은색 유리구슬이었다.

 “이거면 충분하겠지.”

 그 말을 시작으로 알파치노의 손, 유리구슬을 쥐고 있는 손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흡사 오오라 같았다. 알파치노의 손에서 파란 빛깔만 갖춘 오로라가 마치 그의 손을 행성으로 삼은 듯 푸른 띠가 형성됐다.

 어린 아이가 선을 그리는 것처럼 굴곡진 띠는 물결처럼 일렁이며 알차피노의 손에 들린 유리구슬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마나는 이 정도면 되겠지.”

 푸른 띠, 마나의 띠가 사라지자 붉은색을 띠던 유리구슬이 파랗게 빛나기 시작했다. 파란빛으로 빛나는 유리구슬을 가만히 지켜보던 알파치노는 조심스레 그걸 바닥에 내려놨다.

 “실패자의 말로는 이거면 충분하겠지.”

 고개를 푹 숙인 채 꼼짝도 안 하는 드레이크를 흘겨본 알파치노, 이내 관심을 끊고 드레이크로부터 돌아섰다.

 ‘이러나저러나 출혈이 심하군. 오늘 잃은 병력 수만 해도 복구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어.’

 드레이크와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그가 의도해준 대로 방관했다. 달콤한 제의로 꼬드겼다. 물론 알파치노는 드레이크에게 제의했던 조건을 모두 들어줄 생각이었고, 또 자신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 길러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참으로 안타깝군. 어리석은 선택만 하지 않았어도 좀 더 대의에 가까워질 수 있었을 텐데.’

 알파치노에겐 드레이크의 선택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이상에 부합되는, 심지어 자신과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내가 드레이크였다. 그런 그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그에겐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아무리 같은 테두리 안에 살고 있다고 해도 추구하는 게 다르니 앞으로의 자신의 계획에 드레이크는 방해일 뿐이었다.

 “어쩌면 지금에 만나서 처리했던 게 다행일 수도 있겠군.”

 전쟁을 주도하는 것은 쇳내 나는 무기들도, 피비린내 나는 광기도 아니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골머리로 흘린 땀으로 축축해진 지도였다. 그리고 그 지도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사람들에게 무기를 쥐어주고 전쟁터로 내몰며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적을 죽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 즉 자기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직 새싹에 불과했지만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불화의 씨앗은 조짐이 보일 때 짓밟는 것이 상책이라고 알파치노는 판단한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대의를 위한 길을 더욱 견고히 다졌다고….”

 말을 잇던 알파치노가 말을 끊었다.

 ‘설마….’

 알파치노가 문뜩 느껴지는 인기척에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허, 이거 참 놀랍군.”

 알파치노의 눈에 흥미가 일었다. 방금 전까지 죽어있던 흥미가 다시 살아났다.

 그는 고개만 돌렸던 자세 그대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분명 말씀드렸죠? 제대로 싸워보자고?”

 서있었다. 굳건히 서있었다. 먼지투성이의 몸이 일어서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드레이크가 있었다.

 “하하하! 놀랍군, 놀라워!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이야! 설마 강제빙의를 당하고도 이성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제정신을 차린 드레이크의 모습에 알파치노가 좀 전까지의 점잖음을 잃고 미친 듯이 웃었다. 막혔던 체증이 뚫린 듯,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엔 상쾌함마저 느껴졌다.

 “역시 아까운 인재야! 자넨 정말 신선해! 내게 신선한 충격을 준단 말일세! 몇 십 년의 연구결과를 뒤엎는 자네, 정말 재밌는 사람이야!”

 “뭐, 칭찬으로 알아듣죠.”

 알파치노의 광기서린 웃음소리에 비웃음 같은 미소로 대답한 드레이크가 왼손을 치켜들었다.

 “소환, 「파하스의 도래」.”

 드레이크가 주문을 주창하자 천장으로 치켜든 그의 손에 십자창의 형태를 갖춘 빛이 발했다. 하얀 빛으로 둘러싸인 창을 쥐자, 무채색의 창은 창대는 붉은색으로, 창날은 예리하게 빛났다.

 드레이크가 손에 들린 창을 허공에 그으며 십자창을 바로잡았다. 비록 외팔에 온몸은 먼지로 뒤덮여있었지만, 지금의 모습만큼은 백전노장도 저리가라 할 정도의 기백이 넘쳐흘렀다.

 “자, 그럼 시작해보죠. 만반의 준비가 끝났습니다.”

 

 

 

 ★★★★★

 

 

 

 온몸에 힘이 샘솟는 기분이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 생전 이 정도로 힘이 샘솟았던 적이 없던지라, 어떻게 비유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동생, 느낌이 어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에요. 온몸에 힘이 샘솟다 못해 터질 지경이에요.”

 이게 강제빙의가 아닌 영혼융합의 진가인가? 지금이라면 못할 게 없을 것 같아. 느낌만으론 킨은 물론이고 리프렌이랑 싸워도 이길 것 같은 파워가 느껴져.

 [하하! 내 마나가 흐르고 있으니 당연하지! 몇 년이나 갈고 닦은 마나연공법으로 축적한 농도 높은 마나라고!]

 “아주 좋네요. 그럼 이제 저 사람을 쓰러뜨려보자고요.”

 지금이라면 알파치노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좀 전에는 집어던졌겠지만, 이제 그대로 되돌려주마.

 [그런 자세 아주 좋아! 남자로 태어났으면 패기가 있어야지! 자, 그럼 한 번 놀아볼까?]

 “잘 부탁드립니다.”

 이길 수 있어. 돌아갈 수 있어. 다시 만날 수 있어.

 지킬 수 있어.

 “아~, 정말이지 자네는 내 실험욕구를 자극시키네. 더 이상 진전 없는 앞길에 빛을 본 기분이야.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정말이지, 지금만큼 자네를 잃는다는 것이 안타까워본 적이 없군.”

 “말 참 많으시네. 후딱 끝냅시다. 한 시라도 여길 뜨고 싶다고요.”

 “좋네. 시간은 귀한 법이지. 그럼 나도 지금의 소중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볼까?”

 알파치노가 손가락을 튕겼다.

 뭐지, 마법을 안 쓰는 건가?

 “나와라, 실패작들아. 활용될 시간이다.”

 알파치노의 명령이 떨어졌다. 누구에게 한 건지….

 “끼웨에에엑!!!”

 “오우, 미친….”

 알파치노의 발밑에서 괴상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쇠를 긁는 것 같은 목소리에 눈이 찌푸려졌고, 목소리의 진원지를 살피고는 속이 울렁거렸다.

 “저게 대체 뭐야…?”

 [끔찍하네….]

 머릿속으로 울리는 루시우스의 중얼거림이 시야에 들어온 것에 대한 한 치의 오차도 설명이었다.

 어느 새인가 알파치노의 발밑엔 검은색 소용돌이를 닳은 입구가 블랙홀처럼 빙빙 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차원의 입구라고 설명해주듯, 새빨간 무언가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형상은 분명 과거에 인간인 건 확실했다. 하지만 피부조직은 염산에 녹아내려 반쯤 녹은 듯 근육조직과 군데군데 근육조직이 뜯겨나간 자리로 뼈가 드러났다. 말 그래도 형태만 겨우 남은 녹다 말은 시체였다.

 “폐기물들이긴 하지만, 재사용하기엔 충분한 가치가 있지. 우선 이 폐기물들로 적당히 테스트를 해보자고.”

 [인간으로서 말종이네, 저 양반]

 루시우스의 말에 십분 동의한다. 내가 살다 살다 사람 등쳐먹는 개자식들은 많이 봤지만 사람을 실험재료로 쓰고 그거로도 모자라 실패작으로 판명된 사람을 재사용한다는 희대의 사이코는 처음이다.

 “완전히 미쳤군.”

 “완전이란 건 없네. 난 일개의 인간에 불과하네. 그렇기에 희생이 필요한 법이네. 난 완전하지 못하니까, 대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필요한 법이네. 자네가 직접 이야기한 것처럼 말이네.”

 “동급화는 사양이라고.”

 [심각하구만. 중증이야, 중증.]

 “그러니까 얼른 해치우자고요.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역이니까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흐느적거리는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그러면 안 된다는 앎에도 구역질이 나려 했다. 너무 처참한 몰골이 비위를 상하게 했다.

 [그래. 얼른 편하게 해주고 저 미친놈을 처리하자. 우선 초식부터 시작하자.]

 초식, 분명 루시우스의 영혼이 융합됐을 때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온 단어다. 그리고 그 초식이 어떤 것들로 구성돼있는지도 한꺼번에 들어왔다.

 [마음 같아선 큰 기술로 단칼에 끝내고 싶지만, 아직 네 몸은 기술들을 버티기엔 무리니까 하나씩 천천히 하자. 내가 서포트해주고는 있다지만 몸의 제어권은 너한테 있다는 걸 명심해. 절대 무리해선 안 돼.]

 “예.”

 처음 잡아보는 무기, 외팔, 수많은 적과 강력한 보스.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감당하기엔 난 아직 경험도, 실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걸 감당해야만 한다. 이해하고, 습득해, 헤쳐 나가야 한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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