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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숲의 레이디
작가 : 커피새
작품등록일 : 2017.7.24

19살 생일이 되던 날, 마수의 먹이로 낙점받았다.

[릴.리.안. 너를 먹어 완전해 지겠다.]
릴리안이 누굽니까?
돌아가신 제 모친입니다.
이사벨라양을 노리는 마수는 모계를 따라 왔군요.

"전, 꿈이 있으니 살고 봐야겠어요." 싹싹한 여주와 '주먹을 휘두르는 레이디라니!' 사업가 귀족의 모습 아래 숨긴 본업을 가진 마수 사냥꾼 남주의 모험 로맨스

 
4. 두 번째 단서 (1)
작성일 : 17-07-30 22:20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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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한발 내딛던 승무원의 발이 멈췄다.

 

  “벌써 승객 사이 섞였을 거네. 대기하던 일행이 뒤처리를 도왔을 거고.”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승무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카트를 밀고 있던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의 마디가 변형되어 있더군. 연필을 많이 쥔 자의 손이었네. 아마, 기자일테지.”

 

  레스로마의 성년제가 코앞이라 승객 중 기자가 많았다.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도 않는 특등객차가 갑자기 정기열차 앞머리에 달렸다.

  어느 나라 왕족이나 대귀족이 소문 없이 행차하시나. 기삿거리에 목마른 이들에게 얼마나 신나는 건수인가.

 

  “자네는 웨이터 중 옷을 빌려주거나 탈취당한 사람이 있는 지 알아봐주게. 아, 그보다 먼저 이 음식 서빙부터 부탁하지.”

 

  칼의 말에 승무원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겠습니까? 뭔가 타 넣었을지도 모릅니다.”

 

  “음식에 이상한 걸 넣지는 않았을 걸세.”

 

  칼의 예상은 맞았다, 음식은 멀쩡했다.

  그리고 칼은 승무원으로부터 웨이터 한명이 전날 밤 늦게 돈을 받고 자신의 여벌옷을 빌려주었다는 정보를 들었다.

 

 * * *

 

  열흘 만에 레스로마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철길이 지나는 마을과 도시는 문양이나 그림이 그려진 색색의 깃발로 물결치고 있었다.

 

  ‘씨족이나 길드 엠블럼이로군.’

 

  칼은 감탄했다. 척박한 자연환경 때문에 레스로마는 공동체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다. 출신지와 재능에 따라 가입하는 각종 길드는 이런 유대가 여전하다는 걸 알려준다.

  기차가 서는 역마다 성년제에 참가하려는 젊은이들이 바글거렸다.

  레스로마는 도시를 중심으로 기차가 하루에 두 번 운행된다.

  그리고 이틀에 한 번 국내용보다 객차 수가 많은 대륙횡단열차가 지난다. 행사 전날이어서 그러리라. 칼과 이사벨라가 탄 횡단열차는 입석표에 무임 승객까지 섞여 혼돈의 도가니였다.

 

  “특등칸을 대여할 때만 해도 오버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현명한 방법이었어.”

 

  일등칸조차 입석 손님을 받았다는 소식에 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등칸은 룸형 좌석이라 다 앉아 가는 것 아닌가요?”

 

  이사벨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좌석과 침대가 딸린 일등석은 객차 안에 붙은 독립된 방이다. 일등석 객차는 스무 개 가량의 작은 방들이 차량 한쪽에 다다닥 붙은 모양이다. 이동통로인 반대쪽은 사람 두 명이 나란히 서기엔 좁은 폭이었다.

 

  “원래 그렇습니다. 레이디, 하지만 내일부터 레스로마의 성년제가 시작입니다. 성년제 개막 전 티로마에 도착하는 열차는 이게 마지막이랍니다.”

 

  식사를 가져왔다가 상황 설명을 하던 승무원이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그러니까 이번이 예외라는 말이었다.

  이사벨라는 두근대던 심장박동이 더 빨라지는 걸 느꼈다.

 

  ‘와, 꼭 모험가가 된 기분이야.’

 

  여성 최초로 탐사대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이사벨라다. 목적이 있긴 해도 갑작스런 외국 나들이는 그런 그녀의 소망을 어느 정도 충족 시켰다.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미래는 모험의 냄새를 풍겼다.

 

  ‘친하진 않아도 믿음직한 보호자까지 있지.’

 

  너무 잘생겨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매너를 보면 칼은 완벽한 보호자였다.

 

 * * *

 

  기차는 오전 7시에 종착지인 레로마역에 도착했다. 프렌시아를 떠난 지 하루 반 만이었다. 항구도시이자 레스로마의 수도인 레로마는 열기와 깃발에 싸여 있었다.

  왕실과 귀족, 수도의 모든 길드 깃발이 레로마에 몰려든 것 같았다.

 

  “칼 데 뮈레 자작님이십니까?”

 

  기차에서 내린 칼과 이사벨라에게 젊은 남자가 외치며 다가왔다. 특등칸 승객인 두 사람이 내린 곳은 직원 전용 구역이었다. 철도청 직원 차림이 아닌 사람은 두 사람뿐이었다.

  체격 좋은 철도 직원들이 플랫폼과 직원 구역 사이 서 있어 일반 승객은 한걸음도 디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열차에서 끝없이 나오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리는 역의 모든 공간을 점령했다.

  그래서 남자는 소리치며 두 사람에게 걸어온 것이었다.

 

  “그렇소만.”

 

  칼의 대답에 남자가 허리를 숙였다.

 

  “프렌시아 대사관에서 나왔습니다.”

 

  “전보가 제 때 들어갔군.”

 

  칼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원사 조엘 빌리가 우체국에서 보낸 전보가 제대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마차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말에 칼이 옆을 돌아보며 왼 손을 내밀었다.

 

  “가지요. 이사벨라양.”

 

  고개를 살짝 끄덕인 이사벨라가 손을 얹었다.

 

  ‘당당하고 우아하게.’

 

  철도청 소속 버틀러들이 들고 내린 두 사람의 짐을 확인해 볼 법도 하건만 이사벨라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기차에서 내리기 전 칼이 주의를 줬다.

 

  [승객들에게 얼굴을 보이지 마십시오. 기자들이 섞여 있습니다.]

 

  갑자기 객차를 대여한 귀빈은 좋은 기삿거리가 되기 충분하다. 뒷말을 생략한 칼의 말뜻을 이사벨라는 알아들었다.

  기자라는 말 때문일까. 그녀는 승객 플랫폼에서 자신들의 뒷모습을 보는 시선을 느꼈다. 가벼운 호기심과 부러움, 그리고 뒤통수가 따끔 거릴 만큼 집요한 시선까지.

 

 * * *

 

  “반갑소. 칼 데 뮈레경.”

 

  “잘 지내셨습니까. 듀겔린 데 체스터 대사님.”

 

  프렌시아 대사 듀겔린은 머리가 한창 벗겨지고 있는 40대 후반의 신사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칼을 맞이하며 짧은 악수를 나누고는 가볍게 포옹했다.

 

  “며칠 만에 다시 보니 좋구나.”

 

  “제 부친보다 대사님을 먼저 다시 뵙게 될 줄 저도 몰랐습니다.”

 

  메그님 공작의 장례식에서 안부를 나눴던 두 사람이었다.

 

  “나도 마찬가질세. 클럽 일이라고 했지? 옆의 아름다운 레이디가 의뢰인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사가 이사벨라를 보았다. 칼이 그녀를 대사에게 소개했다.

 

  “네. 대사님. 이사벨라 칼파르양입니다.”

 

  “이사벨라 칼파르입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듀겔린 데 체스터 대사님.”

 

  가볍게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그녀를 보는 대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마! 칼파르 위스키의 그 칼파르?”

 

  “어머나, 저희 집안을 아시는군요.”

 

  그녀의 반색에 대사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빌리 칼파르 47년 위스키 덕에 알고 있다오. 칼파르가의 의뢰라니! 이거, 레스로마의 검은고래 전사가 알면 모두 발 벗고 돕는다고 뛰쳐 오겠군!”

 

  빌리 칼파르 47년 위스키, 메그님 공작 장레식에 칼이 들고 간 데빌헌터클럽의 공식 조의품이었다.

 

  “그럼, 대사로서의 내가 도울 일이 뭔지 내막을 자세히 듣도록 해볼까요?”

 

  듀겔린 대사가 윙크를 하며 두 사람을 의자로 안내했다.

 

 * * *

 

  “흠, 그러니까 가한제국의 운비해랑 부대사를 만나려는 거군.”

 

  칼과 이사벨라의 설명을 들은 듀겔린 대사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는 경청하는 내내 자신의 풍성한 콧수염을 쓰다듬었는데, 덕분에 이사벨라는 대사가 끼고 있는 사파이어 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사님은 데빌헌터클럽의 준회원이구나.’

 

  듀겔린 데 레비크의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반지 링은 은이었다.

 

  “칼 데 뮈레경. 방문신청 요청을 하겠지만, 지금 바로 갈 수 있다고 보장은 못 하겠네. 대사관은 10시에 업무를 시작하니까. 게다가 외교관 일정은 언제나 빡빡하니 당일 약속 잡기가 쉽지 않지.”

 

  이사벨라는 접견실 난로 위의 탁상시계를 보았다. 오전 9시가 되기에도 일렀다.

  프렌시아 대사가 그들을 쉽게 맞은 건 대사 업무 시간 전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두 사람의 빨리 도착하기는 했다. 대사관 마차를 타고 50분 만에 프렌시아 대사관저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오늘 가한제국 대사관에 못 갈수도 있겠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 그녀의 걱정을 눈치 챈 듯 칼이 툴툴거렸다.

 

  “대사님, 황룡의 맹약은 국가간협약보다 우선시되는 신의입니다. 실리주의 시대가 되었어도 만남이 늦어지진 않겠지요?”

 

  “어지간해선 미뤄지지 않을 걸세. 문제는.”

 

  잠시 말을 끊었던 듀겔린 대사가 칼과 이사벨라를 보았다.

 

  “혹시 운비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

 

  “없습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두 사람의 대답에 대사가 낮은 탄식을 뱉었다. 그렇단 말이지. 들릴 듯 말듯 중얼거린 그는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운비가는 낮에 거의 활동하지 않네. 현 부대사는 대사관 업무도 늦은 오후에만 잠시 보지. 메그님 공작 장례식에는 첫날밤에 방문했으니 칼 자네와 엇갈린 게 당연했고.”

 

  “어둠의 감시자라는 운비가 별명이 괜한 게 아니군요.”

 

  칼의 표정은 여전히 불만스러웠다. 그 모습이 매력적이라 이사벨라는 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지금 남자 외모에 헤벌레할 때가 아니야!’

 

  간신히 무표정을 유지한 이사벨라와 불만 가득한 칼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듀겔린 대사가 말했다.

 

  “어쨌든 최대한 빨리 만나달라고 전화 요청은 하겠네.”

 

  성년식 때문에 길이 통제되기 전에 만나면 좋겠는데. 전화기로 걸어가는 듀겔린 대사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가한대사관과 통화를 마친 듀겔린 대사의 표정은 밝았다.

 

  “한시에 약속을 잡았네. 생각보다 빠르군.”

 

  “다행이군요. 가한대사관 위치는 가깝습니까?”

 

  칼의 질문에 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관저에서 마차로 40분 거리지. 보통 때라면 12시에 출발해도 넉넉하지만, 오늘은 서두르는 걸 추천하네. 그래도 다행히 이른 조찬을 들 시간은 되는군.”

 * * * * *

  뜨거운 홍차와 커피, 우유, 담백한 머핀, 벌꿀을 곁들인 마멀레이드에 에그 베네딕트가 나온 이른 아침은 맛있었다.

  여기에 대사의 찰진 입담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자리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이른 시간 찾아왔는데도 이렇게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타국에서 방황하는 자국민이 없도록 신경 쓰는 게 대사관 일이 아니겠소이까.”

 

  대사는 이사벨라의 감사에 호탕하게 답했다.

 

  “귀한 분들이 오셨군요.”

 

  디저트인 아몬드 쿠키와 코코아를 먹을 때 대사 부인이 합석했다. 그녀는 가벼운 드레스 차림이었다.

 

  “부인, 아침부터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오?”

 

  귀부인이 활동하기 이른 시각이긴 했다. 대사의 걱정에 대사 부인이 가볍게 미소 지었다.

 

  “괜찮아요. 귀빈이 오셨는데 같이 맞이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입니다.”

 

  손님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을 그녀는 칼과 듀겔린 대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사벨라를 손님방으로 안내했다.

 

  “가한에 머무시는 동안 이 방을 쓰도록 해요.”

 

  “감사합니다. 부인.”

 

  이사벨라의 감사에 대사 부인이 고개를 저었다.

 

  “당연한 일이예요.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같은 국적 사람만 봐도 반가운 법이죠. 더군다나.”

 

  잠시 말을 멈춘 대사 부인이 이사벨라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옆머리를 가볍게 매만졌다.

 

  “프렌시아를 마수로부터 지키는 데빌헌터클럽 일은 최대의 협력이 기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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