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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19. 기억의 저편
작성일 : 17-07-30 18:35     조회 : 290     추천 : 2     분량 : 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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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담이 샨 왕자라는 것을 안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율도국의 첩자로 아라가 지원을 하고 훈련을 받기 시작하자 '그분'이라는 사람이 아라를 불렀다. 아라는 행수를 따라간 방에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발이 쳐져 있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차만 마시는 듯했다. 아라는 자잘한 틈 사이로 '그분'을 보려 아무리 노력해도 보이지 않아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였다.

 

 "맡은 소임을 충실히 이행할 자신이 있느냐?"

 "네."

 

 '그분'이 여자인가? 아라는 그때부터 '그분'이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대답을 한 아라가 나간 후 장막 뒤에서 안현왕후가 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류혼이 나왔다.

 

 "저 아이가 과연 왕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저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습니다."

 "하신 적이 있으신 걸로 아는데요?"

 "그땐 그랬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이문이 남았지요."

 "상단의 규모를 보아하니 그래 보입니다. 그때 빼돌린 자금을 크게 불리셨습니다?"

 "이제 제일 왕후도 되셨다고 들었는데 만족이 안되십니까?"

 "같은 이유 아니겠습니까? 많은 이문이 남아도, 제일 왕후가 되어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랄까요?"

 

 류혼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권력욕으로 빛나는 시선이 안현왕후와 류혼 사이에 오고 갔다. 하지만 그들은 동상이몽 중이었다. 결국은 최고의 권력을 갖기 위해 언제든 둘도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하나의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손을 잡았다. 먼저 류혼을 찾아낸 것도 안현왕후였다. 처음에는 길동을 도와 폐주의 비자금을 빼돌린 환관을 쫓았다. 하지만 이내 다른 마음이 생겼다. 비록 둘째 부인이긴 했지만 원하던 길동의 부인이 되었어도 그건 무늬뿐이었다. 길동은 지현왕후와만 부부의 연을 맺고 안현왕후에게는 틈을 내주지 않았다. 언니가 죽고 나서 제1 왕후가 되었어도 그건 여전했다. 그토록 사랑한다 믿었던 길동이 점점 더 미워졌다. 게다가 평등을 논하면서 결국에는 하나뿐인 아들 무열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길동이 사랑하는 두 사람을 제거하고 나면 자신만 바라봐 줄줄 알았는데 길동은 점점 더 멀어져 갈 뿐이었다. 안현왕후는 점점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에 시달렸다. 그리고 알았다. 자신 스스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거머쥐지 않는 한 이 목마름의 끝은 없다는 것을. 그런데 고작 저 작은 여자아이에게 모든 걸 걸어야 한다는 것이 찜찜했다. 정말 저 아이 괜찮을까?

 

 "왕자에게도 같은 독을 쓰면 될 텐데 굳이 저 아이를 붙일 필요가 있겠습니까?"

 "죽이기 전에 재미있는 놀이 좀 해보려 합니다."

 

 류혼은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했다. 류혼은 처음부터 아라가 무열을 죽일 거라 믿지 않았다. 그저 도담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도담이 아라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너무나 잘 아는 류혼은 아라가 도담을 흑화 시키는데 적격이라 생각했다. 아라로 인해 도담과 무열은 류혼이 손 안 대고 죽고 죽일 것이다. 폐주의 아들을 율도국 백성들이 반길리 없다. 도담, 무열, 안현왕후의 진흙탕 싸움에 율도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류혼은 그저 그것을 즐겁게 바라보다가 율도국을 장악할 계획이었다.

 

 ***

 

 안현왕후는 대전을 나가면서 아라를 보았다. 목례를 하느라 아라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경직되어 있는 모습이 무열과의 대화를 엿들은 것이 분명해 보였다.

 

 "윤직관. 부디 맡은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길 바라네."

 

 안현왕후는 아라에게 그 말을 남기고 대전을 나갔다. 아라는 대전 안으로 들어가 창밖을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무열을 보자 고민이 됐다. 정확하지 않은 기억의 저편 속 어딘가 묻혀있던 목소리. 그것이 안현왕후였다고 무열에게 섣불리 말하여 더욱 혼란을 주는 게 과연 옳은 것일지 아라는 판단이 되지 않았다. 무열은 아라가 아무 말없이 멀리서 자신을 바라만 보고 있자 가까이 오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 아라는 무열의 곁으로 다가갔다. 무열은 여전히 손을 내밀고 잡아달라는 듯 손짓했다. 아라가 무열의 손을 잡자 무열은 잡아당겨 아라를 품에 안았다.

 

 "왕자님?"

 "잠시만 안아주시오."

 

 아라는 무열의 등으로 팔을 둘러 꼭 안아주었다. 무열은 아라의 목과 어깨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마치 아라의 향에 취하려는 듯 한참 안겨있었다.

 

 "송구하오나 문 밖에서 들었습니다."

 "그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 적이 있소?"

 "네."

 

 아라는 삼년 전, 자신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조선 사람을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도담이 떠올랐다. 어쩐지 도담을 망친 것이 자신 같아서 도담만 보면 죄책감에 시달렸다. 안현왕후는 과연 무엇 때문에 역모를 모의하는 것일까? 정말 안현왕후가 '그분'이란 말인가?

 

 "알고 있겠지만 지금의 왕비님은 내 어머니와 친자매요."

 "네."

 "어려서는 그게 왜 이상한지 몰랐지만 크고 보니 이상하더이다. 왜 자매가 같은 사내와 혼인했을까?"

 

 아라도 궁금하여 무열이 뒷이야기를 해주길 안겨서 기다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버지를 먼저 좋아한 것이 지금의 왕비님이라 하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를 더 깊이 사랑하시어 어머니와 혼인을 하셨소. 아버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모가 상사병으로 생사를 오가자 여동생을 살리려 어머니께서 아버지를 설득하여 부인으로 삼으셨다 하오."

 

 아라는 무열의 이야기를 듣고 점차 여인의 직감으로 확신이 들었다. 안현왕후는 길동에게 사랑받지 못한 상처로 언니인 지현왕후를 투기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이제는 길동까지 독살하려 했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아니, 그게 과연 사랑일까? 아라는 고개를 들어 무열을 올려다보았다.

 

 "제 기억 저편에 안현왕후님 목소리가 있습니다."

 

 무열은 아라의 말을 이해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첩자로 오기 전 나리상단의 실세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장막 뒤에 가려진 안현왕후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이오?"

 "그동안 왜 눈치채지 못했는지 통탄스럽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문밖에서 듣고 알았습니다. 그때 제게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는 걸 듣고서요."

 "그럼 안현왕후가 나리상단의 실세란 말이오? 그건 앞뒤가 맞지 않는데."

 "저도 그리 의심했으나 나리상단의 실세는 폐주와 가까운 사이라 들었습니다. 그러니 나리상단의 실세는 따로 있고, 아마도 그때 안현왕후가 나리상단과 손을 잡기 위해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능소화파가 안현왕후?"

 

 무열은 가슴이 먹먹했다. 안현왕후가 배후였다니. 자신의 어머니를 암살하고, 대왕을 독살하려 한 것이 백성에게 칭송받고 있는 안현왕후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막막했다. 아라도 그런 무열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다시 무열을 꼭 안아주었다.

 

 ***

 

 도담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기 어려워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다. 창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은인이라 생각했던 류혼이 사실은 진짜 원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창이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야 무열을 무너트리고 아라를 차지할 수 있을 테니까.

 

 "샨왕자가 집에만 있다?"

 "네."

 "안현왕후가 이 사실을 알고 했나?"

 "네. 안현왕후가 소왕에게 수군 통제권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제 나를 견제하시겠다? 그래. 홍길동이 쓰러졌으니 제 세상이 된 거 같겠지."

 

 홍길동의 도력을 두려워한 안현왕후와 류혼은 오랜 시간 동안 긴밀히 협력하여 홍길동의 도력을 차츰 약화시키는 독을 써왔다. 기미에도 걸리지 않는 독은 류혼이 공수했고 궁 반입은 안현왕후가 담당했다. 그리고 드디어 홍길동이 쓰러졌다. 공공의 적이 무너졌으니 이제 공조는 끝났다.

 

 "사병을 총동원하여 율도국으로 갈 것이다."

 

 다시 율도국을 장악하기 위한 발걸음을 옮겼다.

 

 ***

 

 "제가 수군이 되겠습니다."

 "아니 되오."

 

 몇 시진째 아라와 무열은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라는 수군 통제권을 요구한 안현왕후를 견제하기 위해, 그리고 못 다 이룬 부모님의 복수를 위해 언젠가는 들어가려 했던 수군 입소를 청했다. 첩자가 되기 위해 율도국에 오기 전 체력 훈련도 받았기에 자신 있었다.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무조건 안 된다는 것이 아니오. 역당들을 제거한 후 나라의 안정을 되찾으면 그때 나와 함께 수군에 입소합시다."

 "왜 저 때문에 왕자님까지 수군에 입소하시겠다는 겁니까?"

 "어찌 낭자 혼자만 사내들이 득실득실한 수군에 입소한다는 말이오. 절대 아니 되오."

 "지금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흠흠."

 

 보다 못한 창이가 기침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열되었던 아라와 무열의 논쟁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말다툼이 소강상태를 가졌다.

 

 "전 윤직관 의견에 동의합니다."

 "사부!"

 "호위대장입니다."

 "고맙습니다. 호위대장님."

 

 아라는 창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의 미소를 띠었다. 무열은 그것이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윤직관을 그저 벗으로만 여기셨다면 오히려 기특하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격려해주셨을 겁니다."

 

 창이의 말이 옳았다. 남녀가 평등한 세상은 무열도 추구하는 이상향이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이상향마저 맥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자신도 결국은 못난 사내에 불과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실감했다. 하지만 아라를 잃을 뻔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에 무열은 또다시 아라가 위험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조선에 무사를 늦게 보내 아라를 한 번 잃었다. 삼 년 만에 재회하자마자 또 자객에 의해 잃을 뻔했다. 그리고 불과 얼마나 자신의 치료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아라를 또다시 사지로 몰고 싶지는 않았다.

 

 "왕자님 마음 잘 압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저를 위해, 제가 하고 싶어서 수군이 되려 하는 것입니다. 이건 율도국에 올 때부터 마음먹었던 일이었습니다. 제 손으로 왜구를 소탕하여 부모님 원수도 갚고 율도국 백성들을 지키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무열도 알고 있었다. 아라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은 내우외환에 휩싸여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했다.

 

 "대왕께서도 자리를 비우시고, 낭자마저 수군에 입소하여 곁에 없다면 내 어찌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소."

 

 아라는 무열의 손을 꼭 잡았다.

 

 "혼자 버틸 필요 없으십니다. 제가 수군이 되어 돕고, 호위대장님이 왕자님의 손과 발이 되어 드릴 것입니다. 부위정경이라 하였습니다.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울 기회로 여기십시오. 왕자님께서 백성을 얼마나 아끼시는지 보여주시고, 왕자님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무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라는 무열을 설득하여 율도국 수군 입소 시험을 정식으로 치르게 되었다. 하지만 아라가 수군에 입소하는 것을 방해하는 이가 또 있었다.

 

 "처음부터 저 아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기어이 맡은 소임을 하지 않는구나. 사람은 자신이 맡은 소임을 다 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지. 가치 없는 잡초들은 하루빨리 제거해야 질 좋은 토양을 만드는 법. 윤아라, 저 아이를 제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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