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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왕자
작가 : 이윤
작품등록일 : 2017.7.20

조선시대 이상국인 율도국에서 펼쳐지는 율도국 왕자 홍무열과 조선 여인 윤아라의 로맨스판타지.

 
18. 목소리
작성일 : 17-07-30 18:33     조회 : 335     추천 : 2     분량 :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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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를 조심하되, 단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살 거라.'

 

 무열은 왜 안현왕후를 보자 어머니의 유언이 생각났는지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어머니와 친자매인 안현왕후를 보면 절로 어머니가 떠오르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무열과 아라를 보고 인자한 미소를 짓는 안현왕후에게 무열과 아라는 목례를 했다.

 

 "조금 전 그게 다 무슨 소리입니까?"

 "별거 아닙니다. 간밤 무탈하셨는지요? 아침 문후를 못 들려 송구합니다."

 

 무열이 나서서 화제를 돌렸다.

 

 "밤새 해소왕후의 간호를 하셨다 들었습니다. 장하십니다. 오히려 내가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하지요. 해소왕후는 좀 어떤가요?"

 "잠깐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아하. 이런. 조금만 더 일찍 올 걸 그랬습니다. 그럼 다음에 다시 와야겠군요."

 "저희도 물러가겠습니다."

 "윤직관은 궁 생활이 좀 어떠한 가요?"

 

 안현왕후를 지나쳐 가려는 무열과 아라를 안현왕후의 안부가 붙잡았다.

 

 '이 목소리 낯설지 않은데...'

 

 아라는 안현왕후의 목소리가 왜 낯설지 않은지 생각하느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라가 재빨리 답하지 않자 무열이 먼저 입을 뗐다.

 

 "아주 잘 하고 있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왕자는 자기 사람들을 참 잘 챙겨서 궁 안에서도 왕자의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자들이 많은데 윤직관은 복을 타고났나 봅니다."

 

 왕자의 사람이라는 말에 궁녀 몇몇이 웃음을 참는 모습이 보였다. 아라는 혹시 그 사이 하연이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닌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어떻습니까? 우리 왕자, 모시기 힘들지 않습니까?"

 "네. 잘 해주십니다."

 "우리 잘 하면 가족이 될 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아니면 다시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송구합니다."

 "하하하. 우리 왕자가 얼른 국혼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주책을 부렸습니다."

 

 안현왕후는 소탈하게 웃으며 무열과 아라를 지나쳐 먼저 앞장섰다. 무열은 안현왕후의 뒷모습을 보며 왜 해소왕후가 친자매인 안현왕후에게는 어머니의 암살 이야기를 안 하고 대왕께만 말씀드렸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대왕께 가봐야겠소."

 

 무열과 아라는 대왕 길동에게 발길을 돌렸다.

 

 ***

 

 도담은 한적한 숲길에서 돌연 멈춰 섰다.

 

 "나오시오."

 

 도담은 언젠가부터 창이가 늘 자신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소왕후를 만나고 나와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여 누군가라도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지만 할 사람이 없었다. 해소왕후에 대해 알려준 창이라면 어쩐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만 같아 도담은 창이를 불렀다. 그리고 역시나 창이가 자신의 뒤를 쫓고 있었다. 창이는 도담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담은 어이가 없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여 웃음이 피식 흘러나왔다.

 

 "이미 나에 대해 알고 있으리라 믿소."

 

 창이는 도담의 이야기를 들을 뿐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도담은 그조차도 상관없었다. 그저 앞뒤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의 이야기를 알아들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궁금한 것을 알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할 만한 사람은 지금 창이밖에 없었다.

 

 "그대는 가족이 있소?"

 "없소."

 "언제부터?"

 "내 나이 열세 살, 폐주가 다 죽였소."

 

 도담은 놀란 눈으로 창이를 보았다. 창이의 이야기는 도담에게 또다시 가슴의 통증을 안겨주었다. 창이의 아버지는 율도국 수군 장군이었다. 섬나라인 율도국은 외세의 잦은 침략을 받았다. 폐주를 위해 온갖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워 공을 세울수록 백성들은 폐주보다 창이의 아버지를 칭송하고 따랐다. 창이도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백성들의 칭송을 받던 창이의 아버지를 질투한 폐주와 그 마음을 읽은 환관이 모의하여 창이의 아버지를 역모죄로 처형했고, 창이의 가족들도 몰살 당했다. 창이는 그 당시 아버지 같은 장군이 되고자 일본으로 무예 수련을 떠나있어 화를 면했지만 돌아왔을 땐 아무도 없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창이는 복수를 다짐했다.

 

 "복수를 실행에 옮기려 궁으로 잠입하려던 날 막은 것이 지금의 대왕이오."

 "막았다고?"

 "그렇소. 왕을 설득 중이니 기다려 줄 수 없겠냐고."

 "설득?"

 "나도 그리 물었었소. 대왕께서는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니 좋은 능력을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써달라며 그런 날이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하셨고, 약조를 지키셨소."

 "그래서 복수를 접었다?"

 "아니, 내가 복수를 하기도 전에 내 아버지를 그리 만든 환관 손에 폐주도 당하셨소."

 "정녕 내 아버지를 죽인 것이 홍길동이 아니란 말이오."

 "그렇소. 내 아버지도 당신 아버지도 같은 자의 농간에 목숨을 잃었소. 나는 지금도 그 자를 찾고 있소."

 "그 환관이 누구요?"

 "류혼."

 

 ***

 

 "류혼이라 하옵니다."

 

 도담이 정신을 차리고 제일 먼저 본 사람은 아라가 아닌 류혼이었다. 류혼은 정기적으로 의원에게 검진을 받는데 그날따라 도담이 의식불명 상태로 잠꼬대하는 소리를 듣고 도담을 챙기기 시작했다. 일본어와 비슷하지만 명백히 다른 율도어로 잠꼬대를 하는 도담의 몸을 살피던 류혼은 허벅지 안쪽에 용 문신을 보고 도담이 샨 왕자라는 것을 확신했다.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류혼은 도담이 무엇을 기억하는지 매일같이 확인했다. 그리고 오로지 절벽까지 쫓기던 기억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후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홍길동입니다. 홍길동 그 자가 전하를 죽이고 왕자님까지 죽이려 했지요."

 "홍길동?"

 "저는 필사적으로 왕자님을 지키려 했지만 전하의 충신이었던 저까지 홍길동은 죽이려 하여 간신히 율도국을 빠져나와 일본에 정착하였습니다."

 "내가 율도국의 왕자였다고요?"

 "그렇습니다. 그동안 왕자님을 얼마나 찾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기억을 잃고 조선에 계셨다니. 통탄할 따름이옵니다. 소인을 죽여주시옵서소."

 

 류혼은 도담에게 죽음도 불사할 것처럼 충성을 맹세했다. 도담은 류혼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류혼의 말들이 진리인양 받아들이는 도담을 보며 류혼은 천우신조라 여겼다. 철부지 왕자를 앞세워 율도국을 다시 자신의 발아래에 둘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얻게 된 것이다.

 

 "홍길동의 아들을 알고 있습니다."

 "네? 어떻게 말입니까?"

 "조선에 왔을 때 내 누이와 연이 닿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 참 잘 되었군요. 혹시 남녀 간의 정도 있습니까?"

 

 류혼의 말에 도담은 불쾌한 듯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류혼은 보았다. 도담의 숨길 수 없는 질투심을. 필시 도담의 누이, 아라와 홍길동 아들 사이에 무언가 있었고 도담은 그 사이를 질투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확신을 가진 류혼은 이들을 이용하여 손쉽게 율도국을 손아귀에 넣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다. 류혼은 의원에게 검진을 받으러 오니 문득 도담을 재회한 날이 떠올랐다. 율도어로 자신이 뭐라고 잠꼬대하는지도 모르던 모습을.

 

 "살려줘."

 

 도담은 십일 년 전에도 절벽에서 류혼에게 똑같은 말을 했었다. 살려달라고. 도담의 아버지 쇼왕을 죽이고 왕자까지 죽여 홍길동의 마음을 사로잡아 영원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려 했지만 홍길동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쇼왕을 죽이고 무혈입성하게 해준 자신을 매도하고 처형하려 했다. 용서하지 않으리라.

 

 "이제 머지않았다. 홍길동."

 

 류혼은 다 식은 차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유유히 나리상단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무열은 긴장된 마음으로 대전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무열의 긴장한 모습을 보고 아라는 조용히 손을 잡아주었다. 아라의 따뜻한 손길이 닿자 무열도 미소를 지으며 평정심을 되찾은 듯 보였다.

 

 "들거라."

 

 길동의 음성이 들리고 대전 문이 열렸다. 무열은 아라와 함께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아라는 길동을 보고 놀랐다. 불과 며칠 만에 길동이 많이 야윈 듯했다. 무열도 같은 마음으로 길동의 건강부터 챙겼다.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해소왕후는 어떠하냐?"

 "의원 말이 경담이라 합니다."

 "경담이라 하면 놀라서 생긴 것인데 해소왕후가 무엇에 그리 놀랐단 말이냐?"

 "실은 해소왕후의 조카이자 폐주의 아들이 찾아왔습니다."

 

 길동은 벌떡 일어나 무열에게 다가왔다.

 

 "그 아이를 찾았단 말이냐?"

 "찾은 것이 아니고 제 발로 찾아와 해소왕후를 만났다 합니다."

 "그래서 해소가 많이 놀랐구나."

 "네."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느냐?"

 

 무열은 뒤에 서 있던 아라를 한 번 돌아보았다. 아라는 무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아는 곳에 있습니다."

 "왕자가 아는 곳?"

 "네. 하온데 폐주의 아들 문제보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어째서 저에게까지 어머니가 암살 당하신 것을 숨기신 것입니까? 또 친자매인 안현왕후에게도 숨기신 것인지요?"

 

 무열은 대답 없는 길동의 눈빛이 예전처럼 명료하지 않아 보였다. 태산 같은 분이었다. 절대 넘을 수 없는 산 같은 존재였는데 어머니의 죽음 이후 기력도 도력도 눈에 띄게 점차 쇠약해지는 걸 보는 것이 가슴 아팠다.

 

 "그것은... 콜록콜록..."

 "아버지!"

 

 길동의 입에서 피가 흐르자 무열은 놀라서 길동에게 달려갔다.

 

 "괜찮으십니까?"

 "괜찮... 콜록콜록..."

 "의원을 불러오겠습니다."

 

 격렬하게 기침을 하며 쓰러지는 길동을 안아 든 무열에게 아라가 말했다. 아라가 의원을 불러오는 찰나의 시간들이 무열에게는 영겁의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의원이 다급하게 달려와 길동을 살펴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독입니다."

 

 무열은 예상했다는 듯 대전의 모든 궁인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고 당분간 길동이 수행을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고 공표하였다. 길동이 도력을 유지하려 자주 수행을 위해 산으로 갔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무열은 길동의 위장 수행기간 동안 다시 대리청정을 맡았다.

 

 "대왕도 너무 하십니다. 왕자에게 자꾸 이런 짐을 안기시다니요."

 

 안현왕후가 대전으로 무열을 찾아왔다. 무열은 안현왕후와 마주 앉아 차를 마셨다.

 

 "짐이라니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소왕의 짐을 제가 좀 덜어드리는 건 어떻겠습니까?"

 "네?"

 "다 알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지금 어떤 상태이신지."

 

 무열은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무열은 태연한 척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한테까지 속이려 마세요. 제가 누굽니까?"

 "이모님."

 "왕비님! 이라고 하셔야지요."

 

 무열은 여느 때와 다른 안현왕후의 모습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벌써 소문이 무성해요. 제가 입단속은 시켜놨으니 걱정 마시고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예."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돕는 김에 수군 통제권을 제가 갖도록 하겠습니다."

 "수군 통제권을요? 왕비님께서 왜 수군 통제권을."

 "왕비는 수군 통제권을 가지면 안 됩니까? 여인이라 차별하는 겁니까?"

 "차별이 아니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수군 전력에 능통한 수군통제사에게 전적으로 위임한 통제권을 어찌 취하려 하시는지요?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반발만 잠재우면 제가 가져도 된다는 말로 알아듣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왕비님, 합당한 자가 합당한 자리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 할 때 비로소 이로운 세상이 된다는 대왕과 제 뜻을 잊지는 않으시겠지요?"

 "네. 전 맡은 소임을 충실히 이행할 자신이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무열과 안현왕후 사이에 예전에 없던 다른 공기가 흘렀다. 허공에서 서로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긴장된 눈빛이 얽혔다.

 대전 밖에서 둘의 대화 소리를 듣던 아라는 머릿속에 번개가 친 거 같이 기억 저편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왜 그동안 몰랐지. 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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