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사 옥선생
작가 : 연지주자
작품등록일 : 2017.7.28

동물병원에서 일하게 된 27살 설희. 그 곳에는 염라대왕 보다 더 무서운 수의사 옥 선생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수없는 이 남자, 근데 자꾸만 이 남자한테 눈이 간다.

 
16화 : 술주정 입니까.
작성일 : 17-07-30 16:56     조회 : 345     추천 : 0     분량 : 457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순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키스.

  그의 얼굴이 다가올 때 혹시, 이건 그가 입맞춤일 지도 모른다 생각하긴 했지만. 설마, 설마 이럴 줄이야.

  그러나 그녀의 잡념은 그의 촉촉한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탐하면서 다 사라졌다.

  말캉거리는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맛있다는 듯 몇 번인가 물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설희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벌리자, 그 사이로 그의 부드러운 혀가 들어왔다. 천천히, 그러나 강렬하게 들어온 혀는 그녀의 여린 입 속 안을 헤집어 놨다. 그렇게 키스하면서도 옥 선생의 손가락은 안타깝다는 듯, 그녀의 뺨을 만졌다. 그와 그녀의 키 차이가 너무 커서, 그가 수그려도 완벽히 혀가 안쪽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더, 더, 더.

  설희는 무의식 중에 발꿈치를 들었다. 그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그가 더 그녀의 안쪽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그의 혀와 자신의 혀가 얽히고 그의 또 다른 손이 설희의 머리 속을 헤집자, 설희는 두 손을 들어 그의 팔에 매달렸다. 떨어 질 수 없었다. 강렬했다. 숨을 언제 쉬어야 할 지 몰라 눈 앞이 몽롱 해졌지만, 그에게서 떨어 질 수가 없었다. 이런 키스를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지? 기억도 나질 않았다. 허벅지 사이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자신도 모르게 바짝 그의 몸에 자신을 붙였다.

 

  “ 흐으응…. “

 

  자신의 귀에도 낯선 자신의 신음소리에 놀라 설희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

  지금 뭐하는 거지? 옥 선생이랑 내가 키스를 하고 있어!

  그의 팔에 매달렸던 두 손으로 그를 밀어냈다. 자신의 볼 안쪽을 헤매고 있던 그의 혀가 아쉽다는 듯 천천히 입안을 빠져나갔다. 입술도 천천히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얼마나 진한 키스였는지, 타액으로 반짝이는 그의 입술이 너무나도 섹시해보였다.

  다시 한번 하고싶어…

  다시 한번 그에게 다가가려던 설희가 고개를 흔들었다.

  안돼! 유설희! 정신차려.

  한줌 남아있는 그녀의 이성이 다시 그에게 다가가려는 그녀를 붙들었다. 안돼, 옥 선생이잖아. 잊었어? 일 하는 곳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칠 사람, 그리고 집주인이라고!

 

  “ 하아, 하아. “

 

  숨이 찼다. 숨을 몰아 쉬며 아예 그가 보이지 않도록 고개를 숙였다. 볼에 닿아있던 손가락이 서서히 내려와 그녀의 목을 간지럽혔다. 짜릿한 느낌이 목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녀의 목을 아래 위로 쓰다듬던 손가락은, 그녀의 어깨에 안착했다. 어깨를 사랑스럽다는 듯 꼭 쥐었다. 그럴 때마다 하반신이 달아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안돼, 이러다가는 옥 선생에게 다시 매달릴 게 분명했다. 우리는 술을 마셨어. 제 정신이 아닌 상태지. 사귀지도 않은 상태와 키스를 하면 안 되는 거야. 좋아하지도 않는데!

  설희는 고개를 흔들며 그에게서 한발자국 멀어졌다.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의 잘생긴 얼굴을 보면, 그의 달아오른 붉은 입술을 보면 또 어떤 실수를 저지를 지 몰랐다.

 

  “ 들어가.. 가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

  “ 설희씨. “

 

  흥분 때문인지, 쾌락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탁해진 목소리의 옥 선생이 그녀를 불렀지만, 설희는 끝내 고개를 들지 않고 꾸벅, 인사를 하고 뒤를 돌아 뛰어갔다.

  차가운 밤바람이 뜨거워진 몸을 식혀주길 기대하며 그렇게 뛰어갔다.

 

 *

 

 저 인간 술주정은 사람에게 다정하게 하는 건 가봐.

  설희는 진료를 보는 옥 선생을 흘깃흘깃 쳐다보며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갑자기 가진 술자리에서 키스한 어젯밤, 설희는 잠을 이루질 못했다.

  옥 선생은 왜 나한테 키스한 걸까? 날 좋아하나? 아니, 술 때문인가? 술주정이 키스하는 건가? 아니야, 그 전에도 묘하게 친절했잖아. 날 좋아하는 거 아니야? 뫼비우스의 띠처럼 복잡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내일 병원 가면 뭐라고 하지? 하루 종일 같이 있는 데 무슨 말을 하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그의 생각을 하다가 그의 얼굴을 떠올리자, 그녀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반짝이는 그의 눈동자, 키스 때문에 흥분해 붉게 달아오른 입술, 자신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곡선으로 휘던 눈꼬리. 맨날 떽떽 거려서 연애 못할 줄 알았는데, 키스를 왜 이렇게 잘한담. 사람 간 떨리게.

  그렇게 한숨도 자지 못하고, 숙취와 수면부족 때문에 퀭한 얼굴로 병원에 와 보니 옥 선생은 누구보다도 밝은 얼굴로 병원에 나와있었다.

 어제의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고, 기억도 나지 않는 다는 듯, 너무나 평온하게 보이는 옥 선생을 보고 이를 갈았다. 설희는 그의 얼굴을 민망해서, 그리고 가슴 뛰어서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하는데 저 인간은 너무 멀쩡해 보여.

  화가 났다.

 

 “ 설희씨, 유설희씨! “

  “ 네? “

  “ 눈 뜨고 잠자요? 혈액검사 결과 나왔는지 기계 가서 확인 해달라고 했잖아요! “

 

  어제의 술자리에서 부드러웠던 목소리와 달리 오늘 병원에서는 떽떽거리는 소리였다. 어제 밤 술자리에 나왔던 남자는 혹시 숨겨둔 일란성 쌍둥이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다를 수 있지?

  혈액검사 결과를 옥 선생에게 전해 줄 때, 손끝이 잠깐 그의 손에 닿았다. 평소 같으면 아무 생각 안 들었을 텐데, 오늘은 깜짝 놀라 손을 떼었다. 일하면서 수 십 번을 스쳤을 피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전과는 매우 달랐다. 따끔할 정도로 짜릿한 전기가 손끝에서 피어 올랐다.

 그런 설희의 반응에 옥 선생이 그녀를 뚫어지게 봤다.

 왜, 손 끝 닿은 거 가지고 왜 난리냐고 그러려고? 아니면, 키스 가지고 왜 그렇게 민감하게 구냐고 그러는 거 아니야? 술 취하면 사람들한테 뽀뽀하는 게 자기 습관인데, 설희씨처럼 구는 사람 처음 봤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아직 옥 선생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설희는 괜히 화가 났다. 설희가 분을 못 이겨, 입술을 삐죽 대고 날카로운 눈길로 옥 선생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옥 선생이 입을 열었다.

 

 “ 어제는… “

 

 그 순간, 진찰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둘만 있던 진찰실에 들어온 것은 매니저였다.

 

 “ 설희씨. “

  “ 네? “

  “ 손님 오셨는데. “

 

 손님? 고개를 갸웃했다. 올 사람이 없는데. 인경인가?

 

 “ 누구요? “

  “ 설희씨 남자친구라는데? “

 

 남자친구? 설희가 놀라 되 물으려는데 뒤에서 옥 선생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 남자친구요? 설희씨? “

 

 매니저가 옥 선생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 아… 그, 그럴리가… “

 

  없는데. 애초에 남자친구가 없는데 어떻게 병원에 남자친구가 찾아오나? 말도 안돼. 그러나 손님이 왔다는 소리에 서둘러 대기실로 나갔다. 어쩌면 설희가 아니라 채린이나 진영의 남자친구일 수도 있었다.그러나 대기실에 서 있는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 찬정이었다.

 

 

  *

 

 찬정. 설희와 5년을 사귄 남자. 대학에서 선후배로 만나 캠퍼스 커플로 5년을 만났다. 설희에게 있어서는 첫 남자친구이자,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람이었다. 한때는 그녀의 세상의 전부 였던 사람. 그러나 다 과거형이다. 헤어진 지 벌써 두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근데 뭔 얼어 죽을 남자친구?

  찬정은 진찰실에서 나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설희를 발견했다. 부드럽게 웃으며 설희에게 물었다.

 

 “ 잘 있었어? “

 

  잘 있었냐고?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말할 수 있지? 5년을 사귀고 딱 3달, 딱 3달 직장 없다고 자신을 찼던 남자다. 왜 여길 찾아와서 이렇게 뻔뻔하게 굴지. 욕지기가 올라왔지만, 꾹 삼켰다. 그에게 화 내 봤자 얻을 이익이 없었다. 무엇보다 여긴 병원이다.

  참아, 참자, 설희야.

 

 “ 여긴 왜 왔어? “

 

  도대체 여긴 왜 와서 내 속을 뒤집어 놓는 거지? 궁금해서 그렇게 물은 설희는 주변의 환자들과 매니저의 시선에 고개를 저었다. 여기는 직장이다. 여기서 사생활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고, 괜히 했다가는 모두의 입방아에 오르락 거릴 수도 있었다.

 

 " 매니저님, 저 잠깐 나갔다 와도 될까요? "

 

  설희의 말에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였다.

 

  " 다녀오세요. 옥 선생님한테는 내가 말해 놓을 게. "

  " 감사합니다, 금방 들어올게요. 우선 나가서 이야기해. “

 

  찬정의 팔을 질질 끌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곳 까지 그를 데리고 나와, 팔을 놓고 그를 쏘아보았다.

 

  “ 여긴 왜 왔어? 아니, 여긴 어떻게 왔어? “

 

  그와 헤어진 것은 병원에서 일하기 한참 전의 일이었다. sns도 잘 안하는 설희였으니, 자신이 여기서 일하는 것을 그가 알리 없었다. 지난 번 길에서 그를 발견 했을 때, 분명히 옥 선생덕분에 그가 자신을 발견 못하고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옥 선생한테 안긴 적도 있구나. 나란 인간은 정말…

  순간 얼굴이 붉게 달아 올랐다. 그 당시엔 또 아무 생각도 안 했는데. 그렇게 순간 옥 선생 생각을 하던 설희의 망상을 찬정의 대답이 깼다.

 

 “ 인경이 한테 물어봤지. “

 

 인경이 요것이... 가만 안놔두겠어.

 설희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인경이 입을 단속 했어야 했는데. 설마 찬정이 여길 찾아 올 일이 있을 지 몰랐고, 인경이 말해 줄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인경과 찬정, 그리고 설희는 모두 다 같은 과 출신이었다. 원래 찬정과 인경도 썩 친한 사이이긴 했지만, 찬정에게 얼마나 비참하게 차인 지 아는 인경이 왜 그에게 말해줬을까.

  설희의 속도 모르고, 찬정이 손을 뻗어 그녀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

 

 “ 인경이 한테 화내지마. 내가 오랫동안 졸랐거든. 나 반성했어. 인경이한테도 이런 내 마음을 다 전했어. 설희야, 그러니까 이제 화 풀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전체 내용이 수정되었습니다. 2017 / 9 / 5 558 0 -
27 27화 : 같이하는 아침식사 2017 / 9 / 5 374 0 4077   
26 26화 : 자나깨나 술조심 2017 / 9 / 5 318 0 4356   
25 25화 : 살려줘 2017 / 9 / 5 357 0 4378   
24 24화 : 콩, 콩, 콩 2017 / 9 / 5 313 0 4390   
23 23화 : 작은 오해 2017 / 9 / 5 305 0 3633   
22 22화 : 데이트? 2017 / 8 / 29 345 1 4709   
21 21화 : 이사가는 날 2017 / 8 / 29 337 0 5434   
20 20화 : 만나지 마요. (1) 2017 / 7 / 30 370 0 3934   
19 19화 : 전 남친. 2017 / 7 / 30 336 0 5888   
18 18화 : 콘서트 2017 / 7 / 30 336 0 4405   
17 17화 : 남자친구 2017 / 7 / 30 340 0 6874   
16 16화 : 술주정 입니까. 2017 / 7 / 30 346 0 4574   
15 15화 : 전봇대 밑에서 2017 / 7 / 30 315 0 4591   
14 14화 : 비가 오는 날 2017 / 7 / 30 315 0 6000   
13 13화 : 새 집 구하기 2017 / 7 / 30 308 0 5427   
12 12화 : 그의 취향 (1) 2017 / 7 / 30 342 1 4729   
11 11화 : 정말 중요한 물건일지도. 2017 / 7 / 30 323 1 3772   
10 10화 : 들켰다. 2017 / 7 / 30 315 1 4659   
9 9회 : 귀여워. 2017 / 7 / 30 313 1 5906   
8 8화 : 두 얼굴의 옥 선생 2017 / 7 / 30 300 1 7099   
7 7화 : 버려지다. (1) 2017 / 7 / 30 376 1 4178   
6 6화 : 퍼그 곰곰이 2017 / 7 / 30 330 1 4138   
5 5화 : 상종 못할 인간 2017 / 7 / 30 335 1 8053   
4 4화 : 나, 괜찮을까? 2017 / 7 / 30 343 2 4292   
3 3화 : 돌마래 동물병원 2017 / 7 / 30 331 3 6954   
2 2화 : 연애의 끝 (1) 2017 / 7 / 30 383 1 4203   
1 1화 : 동물의사 옥 선생 (8) 2017 / 7 / 30 614 3 438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