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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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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16 화
작성일 : 16-08-23 14:31     조회 : 581     추천 : 0     분량 : 4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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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한 거야?’

 

 생각이 돌아간다. 생각보다 몸이 훨씬 빨리 돌아간다. 발을 세게 굴렀다. 퉁-하는 느낌과 함께 몸이 가볍게 튀어 오른다.

 탄성이 강한 매트를 밟은 기분이다. 오른발로 앞에서 알짱거리는 놈의 대가리를 사뿐히 밟았다. 발밑에서 수박 하나가 깨진 것 같다. 기분이 묘하다.

 

 그냥 무시하고 나아간다. 몸은 밟은 탄력을 받아 더욱 솟구쳐 앞으로 쇄도한다.

 

 아직 시린 눈으로 앞을 본다. 시간이 많이 모자란다. 몸을 비틀며 허리를 튕겼다. 몸은 물살을 가르는 스크류처럼 회전하며 나간다.

 동시에 오른쪽 놈을 향해 총검을 던졌다. 볼링공을 던지듯 아래에서 위로 죽 밀어 올리는 동작. 총검이 창처럼 쭉쭉 날아간다.

 대검은 놈의 뱃가죽을 그대로 뚫어버렸고, 개머리판은 놈의 몸을 통째로 달고 날아 벽 위쪽에 꽂혔다.

 

 산은 놈을 쳐다보지 않았다. 총을 던지는 동시에 왼쪽 놈에게는 주먹을 날렸다. 손등에 알핀의 등 거죽이 닿는다.

 단단하고 작은 돌기가 가시처럼 빽빽하게 박힌 가죽. 그러나 주먹은 그대로 놈의 등가죽을 손쉽게 뚫고 척추를 부수며 뱃속까지 통과해 버렸다.

 

 갑자기 뚫고 지나가버린 휑한 느낌에 산은 잠시 동작을 멈칫한다. 놈의 몸은 산의 팔목에서 어깨까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산은 그대로 팔을 휘저어 놈을 바닥으로 팽개쳐버렸다. 놈은 빙글 돌려지며 벽에 부딪히더니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이 개 싸가지 없는 새끼들은 모조리 조져서 갈아먹어야 돼.”

 

 비연은 눈을 떴다. 그녀를 향해 다가오던 위협이 거짓말 같이 사라져 있었다.

 사내가 보였다. 그리고 반가운 소리. 정말이지 눈물이 나오도록 반가운 얼굴. 비연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이 울컥하며 눈시울이 젖어간다.

 

 산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모두 정리된 것 같다. 많았던 놈들 중 이제 서서 얼쩡거리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이 다시 돈다. 잠시 멈칫했던 고통이 광란처럼 다시 미쳐 날뛴다.

 산은 소리를 질렀다. 그 자신조차 뭐라고 질렀는지 기억하지도 못할 소리들. 울음소리. 그리고 웃음소리.

 

 그러나 그도 질척하게 젖은 눈시울 사이로 비연의 모습을 흐릿하게 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토록 아픈데도 그저 웃음이 나왔다.

 

 “살아있어서… 헉헉- 다행이야… 수고했다고…하하-”

 

 산은 다시 무너졌다. 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채 이를 갈며 다시 격한 숨을 고른다. 양쪽 두 주먹을 땅바닥에 대고 몸을 지탱한다.

 또다시 온몸을 치고 격랑으로 휘몰아 나가는 몸과의 투쟁은 아직 그 끝을 보지 못했다. 기절조차 허락하지 않은 맨정신. 그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2장 / 탈각(脫却) - 10

 

 

 

 하얀 손이 움직인다. 손이 움직여가는 곳은 화면 속이다. 화면은 평면이 아니라 3차원으로 구성된 입체 화면이다. 언뜻 보면 손이 세포 속의 원형질을 헤집고 다니는 것 같다.

 여러 개의 화면이 위쪽으로 정신없이 지나간다. 마치 카드를 섞는 듯 입체 화상이 접히고 펼쳐지는 느낌이다.

 각 화면 속에서 사람과 괴수들이 싸우는 모습이 보인다.

 

 여러 개의 화면을 빠르게 넘기던 손이 멈췄다. 자살하려는 한 소환자가 보인다.

 손이 그에게 다가간다. 손 모양이 오그라들며 사내의 목을 잡아 들어올린다.

 사내는 영문을 모르는 상태로 허공에서 고통스럽게 버둥거렸다. 사내에 대한 정보가 옆으로 펼쳐진다. 다른 손끝이 허공의 뭔가를 건드리자 ‘생각 활성화(Mind mode on)’라는 메시지가 뜨며 공간에는 소환자의 음성이 울린다.

 

 “이대로 죽여줘!”

 손은 잠시 멈춰있더니 사내의 위에서 아래로 내리누른다. 사내는 비칠거리더니 벌레처럼 툭 터져버린다.

 다시 손이 움직이다가 한 화면에서 멈췄다. 화면의 이름은 27피안. 손가락을 톡톡 두드린다.

 화면의 한 점을 누르자 화면 전체가 앞쪽으로 전진하며 뒤쪽까지 모든 공간을 감싼다.

 

 “살아남은 거야? 살겠다는 의지만큼은 꽤 강한 놈들이네. 널, 이번 초기화 실험에서 몇 명이 죽었지?”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50개 실험장, 100명 중 78명이 죽었어. 그래서 사망률 78%가 되는군. 의지들이 평균적으로 강해. 사인은 대부분 독살. 알핀의 독은 꽤 쓸만하지. 심신의 훼손 정도가 가장 작거든.”

 널이라고 불린 남자의 목소리가 옆에서 울렸다.

 

 “그래, 빨리 죽어줘야 우리도 일하기 편하지. 표본 분포는 어때?”

 “313에서 16쌍, 125에서 18쌍, 278에서 10, 그리고 285에서 여섯이 왔군”

 

 “285? 거긴… 어떻게 소환했지?”

 “어쩌겠어? 마스터의 의지였으니.”

 “저 두 놈도 285 출신이지?”

 “그렇지. 아직 특별한 건 없어 보이지만 신경 좀 써야 할 거야. 285는 귀하거든.”

 “임무를 끝냈으니, 이제 넥타를 줘야지. 이번에는 농도를 높인 걸 투입한다고 들었는데?”

 

 “50%짜리부터 시작할 거야.”

 “그 정도? 흠- 이번엔 선택받은 놈들이네. 그런데, 왜 갑자기 농도를 높인 거지? 넥타 생산량이 갑자기 늘기라고 한 건가?”

 

 “아니, 고객 쪽 요구가 많아졌어. 확률을 높이려니 어쩔 수 없다는 거겠지. 그만큼 때가 가까워졌다는 의미도 될 거고.”

 

 “자! 이제 사망한 실험체의 기초 측정 자료가 들어오는군. 분류를 시작하자. 이제 소환자들 특성별로 임무의 감도를 조정하고, 넥타와 소금의 소모량을 계산해. 개체 육성단계는 신체의 물리적인 수용 능력 측정이라는 걸 명심하고. 특별한 행동을 보이는 표본은 별도로 분리하도록 해. 이제부터 실험 시작이다.”

 

 닐과 널은 자신이 해야 할 작업을 분주하게 진행하고 있다. 27피안 화면에는 하얀 날개를 가진 생물체가 아래로 활강하며 뭔가를 나르고 있었다.

 

 산은 눈을 떴다. 여전히 바닥에 엎드린 상태다. 바닥에서 콧속으로 전해지는 냄새가 이제 조금 친숙하다.

 흙냄새와 덜 마른 풀 내음이 적당하게 섞인 냄새. 산은 아직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한없이 나른하다. 이 정도면 잠이 훨씬 요긴할 텐데 정신은 오히려 더욱 또렷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익숙한 벽이 보인다. 저녁 광선에 붉게 물들어가는 문틈도 보인다. 장소는 여전히 비트 안이다.

 정갈하게 정돈된 모습이다. 꿈을 꾼 것 같다. 영원같이 지속될 것 같았던 그 고통도, 그 비장했던 감정도. 남자로서 소리를 질러가며 청승맞게 울었던 기억도…

 

 “이제 고통이 잦아들었나 봐요?”

 조용한 음성이 들렸다. 침착한 여자의 목소리다. 이제는 정말 반가워할 만한 자격이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산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물었다.

 

 “세 시간쯤 된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 그 정도라…”

 

 비연은 엷게 웃었다. 이제 정말 살아난 것 같다. 왠지 이 사람의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진다.

 비연은 산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등의 피를 닦아내며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산은 여전히 엎드린 상태에서 손을 움직여 너덜해진 군복의 어깨 주머니를 뒤졌다. 담배를 한 개비 꺼내 입에 물었다.

 그의 눈길이 자신의 손등에서 잠깐 머문다. 장갑 낀 손은 가히 가관이다. 가죽은 여기저기 뭉개진 상태로 너덜너덜하고, 그 아래 손등에는 상흔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상처는 가로 세로로 피가 범벅이 된 채 그대로 아물어 버린 상태다. 아직 아련하게 아프다.

 

 ‘찰칵’ 소리와 함께 산의 눈앞에서 라이터의 불꽃이 일었다. 그는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나 말없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러고 나서 그의 눈길이 비로소 그 불꽃을 일으킨 사람의 손을 응시한다. 하얗고도 고운 손이다. 고운 손등이지만, 아직 닦아내지 않은 자주색 피가 눈에 밟힌다.

 떠나가는 손길을 따라 손의 주인에게로 눈길이 옮겨졌다. 그 얼굴을 쳐다보는 그의 표정에는 미소가 걸려있다. 그윽하고도 믿음직한 미소다.

 

 “회복되신 것 같아 기쁩니다.”

 그녀 역시 웃는다.

 “그래, ‘빡쎄게’ 한방 먹었었는데. 김중위 덕택에 살길을 찾았던 것 같다.”

 

 비연은 말없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맙다.”

 

 짧게 용건을 마친 후, 머쓱해진 산은 눈길을 앞으로 돌렸다. 길게 들여 마신 담배연기를 천천히 내뿜었다.

 이제 현실감이 찾아온다. 무려 두 시간 동안 몸과 정신은 극한의 상황에서 짜릿한 전투를 치렀다.

 몸에 들어온 이물질과의 싸움이기도 했지만, 가속된 상태에 적응하기 위한 자신의 몸과의 가차없는 한판이기도 했다.

 모험이었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 절박함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

 

 산은 담배를 다시 깊게 들이마신다. 아쉬움이 없었던 전쟁이었다. 스스로는 만족한다.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막다른 골목에 몰렸었다. ‘가속’을 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결국 ’가속’의 끝을 보게 했다.

 ‘특히 마지막 과정은 압권이었지.’

 

 “몸은 어떠신가요?”

 

 비연이 조용하게 물었다. 비연은 그의 표정을 유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독침을 뽑아낸 그의 등은 이미 아물고 있었다. 지금도 상처는 무섭도록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비연은 그의 듬직한 존재감이 너무도 반갑다. 심지어 내뿜는 담배연기마저 구수하게 코를 간질이고 있는 느낌이다.

 꽤 역겨운 냄새라 싫어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좋다. 이 좁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 지독한 피비린내가 없어질 수만 있다면…

 

 “좋아. 아주 좋아. 이제 슬슬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의외의 선물을 얻은 것 같다.”

 “선물?”

 “아무래도 고통을 없앨 수 있는 길을 찾은 것 같거든. 이제 일어나야겠다.”

 산은 말을 마치며 담배를 바닥에 비벼 껐다. 그리고 몸을 일으켰다. 아직 여기저기 근육이 비명을 지르지만 심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생존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하기로 했어.”

 

 산과 비연은 비트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은 눈을 크게 떴다. 비트 앞에서는 의외의 손님이 제 발로 찾아와 있었다.

 비연에게 생포하라는 임무가 떨어졌던 그 ‘호크’다.

 

 호크는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깨에는 몸통보다 큰 자루를 매고 있었다.

 그 모습은 우아한 천사와도 같은 전체 이미지와 묘하게 부조화를 이루며 우스꽝스런 정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키는 1미터 남짓? 허리 정도에 불과하지만, 날개를 펼치면 좌우로 사람 키 정도는 펼쳐질 것이다.

 산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호크라는 놈에게 다가간다. 2족 보행에 하얀 날개, 은색 머리카락, 그리고 사람 비슷한 얼굴까지 가진 조인(鳥人)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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