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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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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15 화
작성일 : 16-08-23 14:30     조회 : 600     추천 : 0     분량 : 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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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 탈각(脫却) - 9

 

 

 

 ‘탕-탕-탕-’

 

 

 비연은 눈물을 삼키며 사격하고 있다. 5미터도 안 되는 거리다. 총을 맞은 알핀 두 놈이 다시 거꾸러진다.

 여전히 열 마리 정도 되는 놈들이 배를 땅에 붙인 채 비트를 향해 기어오고 있었다.

 

 비연은 머리를 홱 숙였다. 시계확보를 위해 사각형으로 뚫어놓은 비트 앞 전방 참호의 틈 사이로 독침이 계속 날아든다.

 헬멧 위로 몇 개의 독침이 튕겨나갔다. 옆으로도 쉭쉭 소리를 내며 침이 스쳐 지나간다.

 

 비연은 힐끗 옆을 바라본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주저앉은 사내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총검을 바닥에 꽃은 채 두 손으로 총신을 꽉 붙잡으며 무너지는 몸을 저지하고 있었다.

 

 산은 머리를 어깨 밑으로 푹 숙이고 있다. 침과 땀으로 범벅이 된 입을 끊임없이 웅얼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정신과 몸이 벌이는 생사를 건 사투였다.

 

 ‘가속해…’

 

 산은 의식이 꺼져가는 가운데 아득하게 들려오는 비연의 메시지를 들었다. 그 메시지는 완전히 꺼져버릴 것 같은 한 자락 의지가 되어 그의 심신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러나 몸속에 쳐들어온 지독한 화학물질들은 그의 신경과 연결되는 모든 통로를 장악하며 가닥가닥 생명을 끊어간다.

 

 “으-으-익-”

 

 산은 이가 부서져라 악물며 2차 가속의 감각을 재현하고자 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극도로 마비되어가는 육신에게는 턱도 없는 자극이다. 몽롱한 정신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끅--”

 산의 눈이 급작스런 고통으로 하얗게 치떠졌다. 몽롱한 그의 시선은 고통이 시작된 곳으로 천천히 옮겨간다.

 흐릿한 눈 속에는 왼쪽 허벅지 속에 비연이 총검을 깊숙하게 찔러 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윽고 허벅지에서 대검이 거세게 비틀리며 뼈를 가는 극악한 고통이 엄습했다.

 그 고통은 이 무던한 사내의 입에서조차 신음을 흘리게 했다.

 

 “흐어-억!”

 “빨리!-”

 멍멍한 고통 속에서도 여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스며들 듯 뇌리에 자리 잡았다.

 

 “좋아… 좋군. 맘에 들어…”

 산이 침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찰나간 겨우 붙잡은 불굴의 정신은 그의 육신을 일깨우고 있다. 절망, 탄식, 절박함 그리고 아득한 소망. 이제 척추에서 뜨거운 뭔가가 찌르르하게 타고 흐른다.

 

 방아쇠를 당긴 듯, 지독하게 뜨거운 기운이 몸속 여기저기로 흐른다. 이어 연쇄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한다.

 용광로처럼 거대한 흐름이 되어 머릿속으로 들이붓듯 휘몰아친다. 펄펄 끓는 물이 온몸으로 노도와 같이 터져 들어가며 온몸을 가차없이 휘감고 나간다.

 

 “흐흐흐-”

 산은 웃는다. 몸이 탄다. 목이 탄다. 뇌가 탄다.

 내가 탄다. 손끝에서 발끝까지, 목에서 꼬리뼈까지, 수천 개의 칼날들이 몸속에 있는 세포 하나하나까지 저며내는 듯, 존재하는 모든 통점을 건드리며 몸을 산산이 부수고 자르며 격류처럼 고통이 흐른다.

 

 칵--

 비연이 다른 동작으로 멈칫하는 사이 알핀 한 놈이 비연의 눈앞에서 불쑥 솟아 올랐다.

 

 비연의 대검이 가차없이 빙글 돌며 놈의 목을 갈랐다. 그대로 분리된 시꺼먼 대가리가 자주색 피를 뿌리며 옆으로 날아간다.

 그 뒤에서 불쑥 다른 놈이 도약하며 튀어 들어온다. 1미터도 넘게 칼날처럼 벼려진 거대한 각질의 팔을 치켜든 상태다.

 

 놈의 팔이 거세게 돌았다. 바람이 콧등 앞으로 아프게 스쳐간다. 기겁할 정도로 빠르다. 비연은 고개를 숙이며 두 팔을 쭉 뻗는다.

 

 퉁- 놈이 퉁겨나간다. 총신으로 일단 놈의 공격을 막았다. 다시 대검을 빙글 돌리며, 몸을 앞으로 빠르게 붙이고 개머리판으로 놈을 후려갈긴다.

 개머리판은 놈의 이빨을 부서뜨리며 아가리에 꽂힌다. 놈은 목이 홱 돌아간 채 다시 밖으로 나둥그러졌다.

 

 그러나 반동이 컸다. 비연의 몸이 순간적으로 휘청거리며 중심을 다시 잡을 찰나, 다시 두 놈이 좌측과 중앙에서 동시에 튀어 들어왔다.

 비연은 발을 뒤로 빼 무릎을 낮추며 몸을 우측으로 틀었다. 자세를 낮게 유지하고 총검을 옆으로 돌리며 먼저 튀어 들어온 놈의 가슴을 빠르게 찔렀다.

 대검은 놈의 몸을 깊숙하게 관통한다.

 

 “이런- 바보같은!”

 비연이 탄식한다. 찔러서 한 놈은 잡았지만, 몸까지 관통한 대검이 다음 동작을 방해하고 있었다.

 앞쪽에서 한 놈이 다시 튀어 들어온다. 비연은 총에 꿰인 놈을 들어오는 놈을 향해 총과 함께 그대로 던져버렸다.

 놈들이 바닥으로 나둥그러진다. 그 순간에도 비트에는 다른 두 놈이 더 튀어 들어오고 있었다.

 

 비연은 허벅지에서 타는듯한 통증을 느꼈다. 알핀의 팔이 톱날처럼 아래를 훑고 지나갔다. 지금은 무기도 없다.

 세 놈이 달려들어 오고 있다. 비연은 울고 싶었다. 1단계 가속 상태에서 놈들의 동작은 느리게 보였지만, 세 놈은 벅찼다.

 간간히 쏘아대는 독침, 용수철이 튕기듯 탄력 있게 들어오는 속도감은 결코 느리지 않다.

 게다가 비트는 좁고, 믿음직한 동료는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이 상황을 극복할 어떤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비연의 가속된 시야에 한 놈이 주둥이를 내미는 모습이 보인다. 침이 흐르는 막대기가 튀어나오고 있다.

 비연은 몸을 비틀어 한쪽 벽에 붙었다. 바로 날아온 독침이 머리카락을 스치며 벽에 박힌다.

 

 동시에 다른 한 놈이 도약하는 모습이 보인다. 놈은 팔을 크게 뒤로 젖힌 채 어깨와 목선을 잇는 선으로 찍어오고 있다.

 

 비연은 왼손을 들어 휘어져 베어 들어오는 놈의 팔을 그대로 잡았다. 톱날 같은 각질. 손바닥이 쫙 갈라지며 피가 튄다.

 거죽이 찢겨나간 듯 고통이 팔뚝을 타고 뇌리로 진격한다. 비연은 그래도 손을 놓지 않는다.

 손에 힘을 더욱 주면서 놈의 팔을 아래쪽으로 꺾어버리고, 동시에 발을 들어 몸을 그대로 밀어버렸다.

 

 캑-

 

 놈은 어깨까지 쭉 뽑힌 채 바닥을 굴렀다. 비연은 오른손으로 뽑혀진 놈의 팔을 잡았다.

 검붉은 살점이 남아있는 어깨뼈를 거머쥐고, 뼈칼을 앞으로 반쯤 내민 채 숨을 고른다.

 물컹한 살점에서 오는 따뜻한 느낌이 불쾌하다. 아직도 따뜻한 짐승의 피가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흘러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왼손에서 알싸한 통증이 엄습한다.

 피에도 독성이 있는지 팔의 감각이 마취된 것처럼 둔해지는 느낌이다.

 

 훅-훅-

 

 비연은 죽을 만큼 턱에 차오른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벽에 기댄 채 놈들을 노려본다. 아직도 세 놈이 남았다. 놈들은 마지막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비연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비릿한 피 냄새, 시큼한 독물 냄새, 짐승이 내뿜는 거친 숨 냄새,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엉켜 눈이 시리고 머릿속에서 비명소리가 난무한다.

 

 쉬-익-

 

 두 놈이 동시에 도약하며 좌우 양쪽으로 쇄도해 온다. 비웃는 듯한 표정. 비연은 자세를 바짝 낮춘 채 우측으로 돌았다.

 오른손에 든 뼈칼을 비스듬히 위쪽으로 휘둘렀다. 우측에서 튀어오던 놈의 다리가 칼에 맞고 허공에서 휘청거린다.

 그러나 떨어지면서도 오른팔을 휘둘러 비연의 손목을 잘라가고 있었다. 피할 여유는 없다. 게다가 왼쪽에서 치고 들어오는 놈의 바람 기척이 느껴진다. 목이 간지럽다.

 비연은 눈을 감았다.

 ‘이젠 끝이네…’

 

 캑- 깍- 깍-

 

 비연이 힘겨운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한편에서 산은 몸속에 들어온 독과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2차 가속이 선사하는 극한의 고통은 그를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었다.

 눈에는 시뻘건 핏발이 서있고, 악문 입술 사이로 붉은 피가 흘렀다. 활활 타오르듯 뜨거운 몸, 주체할 수 없는 속도감,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분출하듯 터져 나오는 파괴적인 힘, 머릿속을 노도처럼 휩쓸어가는 아픈 감각의 홍수 속에서 그를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선명한 분노였다.

 

 이 저주받을 곳으로 떨어뜨린 자에 대한 증오, 너무도 강한 폭력에 굴복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뜻 모를 미움……

 

 크-흑-

 

 사내의 굴강한 눈매에 눈물이 번진다. 뜨거운 고통을 제압하며 사내의 굳센 의지가 온몸으로 찌르르하게 퍼져간다. 탄다. 독이 탄다.

 독에 침윤되어 부서진 세포까지 깡그리 탄다. 불길은 증오를 몰고 증오는 불길을 키우며 몸속을 행군한다.

 이미 자신의 몸이 아니게 된 모든 쓸데없는 것들을 모조리 분해하고 박살내면서 전진한다.

 그것은 그 자체로 끔찍한 전투였다. 그래서 그는 진정한 고통을 누린다.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겨버린 뇌가 드디어 몸에 마취를 걸고 있다. 뇌 속의 진정제가 급격하게 분비된다.

 나락 없는 통곡 속에 미친 듯 흔들리던 시야가 걷히고 세상이 갠다. 또 다른 몽롱함과 명료함이 묘하게 겹쳐 보인다.

 이윽고 초점이 맞아가며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그녀가 보였다. 그리고 놈들이 보였다. 그들은 모두가 정지해 있다. 아니 놈들이 아주 느릿하게 허공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한 놈은 왼쪽에서 톱날 같은 팔을 활짝 뒤로 젖힌 상태로 미끄러지듯 그녀의 하얀 목을 겨냥하여 팔을 천천히 휘둘러 가고 있었다.

 

 눈을 돌렸다. 다른 한 놈은 오른쪽에서 뒤뚱거리며 그녀의 손목을 잘라가고 있었다.

 다시 정면. 세 번째 놈이 정면에서 튀어 오르려는 모습이 마치 필름의 정지화상처럼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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