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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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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13 화
작성일 : 16-08-23 14:30     조회 : 671     추천 : 0     분량 : 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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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산은 알곤의 어깨를 밟고 올랐다. 총검을 휘둘러 반대편 목덜미를 쓸었다.

 놈은 잘려진 목을 몸통에 매단 채 서서히 무너졌다. 놈은 무너지면서도 앞발을 휘둘렀지만 이미 표적은 그곳에 없었다.

 

 목이 분리되며 끊어진 동맥에서 알곤의 피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자주색 피. 산은 몸을 젖혀 급하게 피했지만 얼굴과 옷에 온통 피가 튀었다.

 무슨 성분이 있는지 비릿한 냄새가 확 퍼졌고, 산은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정신이 몽롱해졌다.

 

 “크- 눈이……”

 

 산이 눈을 붙잡고 꿇어앉자 바로 비연이 달려온다. 그녀의 손에는 손수건이 들려져 있다.

 

 “빨리!”

 

 산이 소리쳤다. 비연은 적신 손수건으로 산의 눈을 닦았다.

 “괜찮으신가요?”

 비연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손이 다시 덜덜 떨리고 있다. 산이 피로 범벅이 된 눈을 닦으며 비연을 쳐다본다.

 

 “으- 지독하군. 네 덕분에 좀 나아졌어. 왼쪽 눈이 아직 흐릿해… 머리도 어지럽고… 피에 무슨 독한 성분이 있는 모양이네. 그런데 한 놈 더 있을 텐데?”

 

 “저쪽에 있습니다. 다리에 총을 맞고 절뚝거리며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총 쏠 수 있나?”

 그가 시린 눈을 연신 닦아내며 묻는다.

 

 “예……”

 “잡아야지! 그대로 이곳에 놔둘 거냐?”

 “……”

 

 비연은 산의 얼굴을 쳐다본다. 아직도 짐승의 피로 범벅이 되어있는 그의 표정은 단호하다. 비연은 고개를 끄떡였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다.

 

 비연은 총을 들었다. 눈앞이 뿌옇게 보인다. 손으로 눈을 비볐다. 처참하게 잘려진 짐승의 목에서 아직도 터져 나오는 자주색 핏줄기가 보인다.

 사방에 퍼져나가는 비릿하고 역겨운 피 냄새가 끔찍하다. 사내의 어깨위로 찢겨져 너덜너덜하게 드러난 살점들이 보인다. 마음이 아프다.

 

 그녀의 여린 감성은 이것들을 진정한 현실로 인식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 비연은 속이 메슥거리며 욕지기가 솟구쳐 나오고 있지만, 꾹꾹 눌러 삼켰다.

 그것이 자신의 삶에 대한, 그리고 저 사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할 것이니.

 

 비연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그래도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다.

 물을 그렁그렁하게 눈에 담은 채 가장 안정하다는 사격자세를 잡았다. 소총을 들어 총구를 알곤의 머리에 위치시킨다.

 

 흐르는 눈물에 가려 흐릿해진 가늠구멍 안으로 놈의 대가리가 보인다. 이제 방아쇠만 당기면 될 것이다. 놈이 흠칫 이쪽을 쳐다본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탕-

 

 50미터 떨어진 곳에서 알곤의 머리가 터져나가는 모습이 비연의 눈에 선명하게 잡혔다. 이로써 한 사람의 미션이 끝났다.

 

 ‘욱-욱-’

 아침에 먹은 모든 것들이 바닥이 없을 것처럼 끊임없이 솟구쳐 나오고 있다.

 

 비연은 몸을 돌려 그냥 돌아누웠다. 토사물이 아직 흥건한 입을 손등으로 닦아내고, 아직도 떨리는 손을 눈물이 쏟아지는 눈 두덩 위로 올렸다.

 손가락 사이로 벽옥처럼 새파란 아침 하늘이 젖은 눈 속으로 파고들어 온다.

 

 “수고했다. 정말 잘했어.”

 

 어느새 그녀의 곁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산이 중얼거렸다. 그의 손에는 담배연기가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

  

 

 

 

 2장 / 탈각(脫却) - 7

 

 

 

 “좀 진정되나?”

 산이 물었다.

 

 “예… 그런대로…”

 비연이 대답했다. 얼마나 게워냈는지 목소리가 갈라져 컬컬하게 울린다.

 

 “일어나라. 아직 주어진 미션은 끝나지 않았다. 시간 있을 때 빨리 정비해야지. 이제 알핀이라는 놈을 잡고 쉬자.”

 산이 툭툭 털고 일어나며 말했다.

 

 “예.”

 비연이 몸을 일으켰다.

 

 “일단 씻어야겠다. 경계를 서 주겠나?”

 “알겠습니다.”

 

 산과 비연은 주변을 경계하며 물가로 나아갔다. 흐르는 물에 눈을 닦았다. 이어 이미 말라붙은 피를 씻어내고, 어깨의 상처를 씻어냈다.

 상처는 그다지 깊지 않았지만, 오염에 의한 악화를 막아야 한다. 대검을 닦아내고, 피로 범벅이 된 장갑을 헹궜다.

 비연 역시 토사물을 씻어내고 세수를 했다. 일단 씻고 나자 두 사람은 가장 안전한 장소라 여겨지는 비트로 다시 돌아왔다.

 

 “이거-”

 산이 비연의 어깨를 툭 쳤다. 비연이 돌아본다. 산이 내미는 전분이 보였다. 특전식량으로 고단백 전분과 우유를 섞은 고열량 식품이다. 보기에는 작아도 매우 든든한 식량이다.

 “고맙습니다.”

 비연이 식량을 받아 쥐고 곧바로 먹기 시작했다.

 

 그런 비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산의 얼굴이 미묘하다. 생각보다 쓸만한 녀석이다. 전장에서 무엇을 먼저 챙겨야 하는지를 아는 것 같다.

 다소 껄끄러운 이야기를 해도 새삼스럽게 사양하거나, 여자랍시고 이리저리 재고 빙빙 돌리는 어지러움도 없다.

 무엇보다도 쓸데없는 감정싸움으로 심력의 낭비가 없다는 깔끔함이 좋다. 이런 건 최고의 팀에서나 가능한 현상이다.

 

 “오래오래 꼭꼭 씹고 나서 삼켜라. 빈속이니 이따 설사라도 나면 골치 아프다.”

 “예?”

 비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산을 쳐다보았다. 산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다.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산은 쭈그리고 앉아 상처에 좋다는 상비연고를 어깨에 바르고, 밴드를 붙였다. 이런 상처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소독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빠르게 악화된다. 특히 이곳에는 어떤 세균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곳이다.

 

 식사 후 무기를 점검했다. 탄창을 확인해보니 총알이 반 정도 남았다.

 아직 4개의 탄창이 더 남아있으니 딱총 사격을 한다고 해도 겨우 120발까지가 총으로서 용도가 한계다. 권총은 10개의 탄창이 있지만, 지금 써서는 안 된다.

 

 대검의 날을 다시 세우던 산이 고개를 갸웃한다.

 

 “거- 희한하네. 그 한번 타격에 날이 이렇게 망가질 수 있나? 거의 톱이 되어버렸어.”

 “아마도, 대위님 힘이 세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옆에서 역시 정비를 하던 비연이 한마디 거든다.

 

 “아까 싸울 때 정말 빠르시던데요. 점프력도 엄청나게 좋으시고요.”

 “그랬나?”

 “예. 알곤은 가만히 서 있는데 대위님만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꼭 가속 기어가 더 들어간 것처럼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어요. 만화 주인공처럼 업그레이드되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죠.”

 

 “가속이라… 그래 바로 그 기분이었어. 어깨에 한방 맞고 나니 정신이 확 들더라고. 옛날 칼 가진 양아치 새끼들과 처음 싸울 때와 비슷했지. 짜릿한 느낌과 함께 세상이 느리게 가더라고. 기분에 그런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이거지?”

 “결국 힘만 세진 것이 아니라, 속도까지 빨라졌다는 이야기네요.”

 비연이 산을 쳐다본다.

 

 “게다가 더 힘을 쓰면 가속의 단계가 하나 더 높아진다는 것이고? 그 아픔만 참을 수 있다면 살 확률은 아주 높아진다는 이야기네… 아마 그다음 단계도 있겠지?”

 “결국 우린 그 힘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이야기겠군요.”

 

 “그래, 어차피 총알 떨어지면 몸으로 해결해야만 할 상황이지. 이제 문제는 새로운 힘과 속도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는 이야기군. 좋아, 조금이나마 희망이 생긴 것 같네.”

 “다시 한번 가속해 보시겠습니까?”

 비연이 조용하게 물었다.

 

 “응? 음…”

 

 산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런데 막상,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

 

 머쓱하게 그의 눈이 비연의 눈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들의 판단은 한곳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이 ‘가속’이라 이름 붙인 상태를 아주 능숙하게 꺼내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핵심과제라는 것을.

 

 산은 비트에 앉아 몸을 가속 상태로 만들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하고 있었다. 아까 전투기억을 되살리느라 한참을 끙끙거렸다.

 비연 역시 모든 시도를 해보고 있었다. 정신을 극도로 집중해보기도 하고, 주먹을 쥐며 힘을 끌어내보기도 하고, 호흡을 조절하면서 몸의 변화를 면밀하게 살폈다.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산이 중얼거렸다.

 

 “그렇습니까? 저는 아직……”

 “잠깐 나가자.”

 

 둘은 비트 바깥에 작은 공터에 섰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직 큰 징후는 없다. 볼썽사납게 널브러져 있는 알곤 시체들이 눈에 거슬릴 뿐.

 

 산이 마치 특공무술에서 단전호흡하듯 기마자세에서 호흡을 멈춘 채 양손을 늘어뜨렸다. 그리고 양손을 쾌속하게 머리끝까지 끌어올린다. 두 손을 번쩍 든 상태에서 서서히 아래로 내렸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별 변화가 없었다. 산은 잠깐 고개를 갸웃한다. 다시 이 동작을 반복한다. 세 번째 시도에서 변화가 있었다.

 팔이 중간까지 내려오더니 그대로 멈췄다. 확실히 몸이 부르르 떠는 모양이 얼굴의 표정에서도 느껴진다.

 

 팡-팡-팡-팡-

 

 산의 발차기가 이어진다. 그 속도는 정말 엄청나다! 공기가 압축되어 펑펑 소리가 날 정도다. 이어 깊은숨을 쉰다. 뭔가 풀린 것 같은 홀가분한 표정이다.

 

 “어설프지만 일단 ‘1차 가속’의 길은 본 것 같다. 김중위도 한번 해봐!”

 

 비연이 나섰다. 산이 시범을 보인 대로 비연은 몸과 마음을 급속도로 압축한다. 몸을 극도로 긴장시킨 상태에서 천천히 이완시켰다. 그 과정에서 면밀하게 몸 상태의 변화를 살핀다.

 

 비연은 그 열쇠를 아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종류의 공명(共鳴)을 찾아내는 과정이었다.

 마음과 힘을 긴장시키고 이완시키는 어떤 주기, 어떤 호흡, 어느 순간에 몸과 마음은 공명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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