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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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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10 화
작성일 : 16-08-23 14:28     조회 : 566     추천 : 0     분량 : 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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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혼자 중얼거렸다.

 길게 담배연기를 밖으로 내뿜으며, 한쪽 손으로는 아직도 배터리가 빠져있는 채 메시지신호만 반짝거리는 ‘골 때리는’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

 눈길은 여전히 흑암(黑巖)처럼 번들거리는 벽을 쳐다보며…

 

 비연은 무릎을 세워 팔로 감싸 쥔 채 고개만을 살짝 들어 밖을 응시하고 있다. 뭔가 생각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이 엉클어져서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

 

 “대체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비연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렇게 침묵 속에서 끈끈한 거미줄같이 엉킨 시간이 흐른다.

 “피안(彼岸)이라…”

 산이 다시 중얼거렸다. 어느새 다 타버린 담배꽁초를 질겅거리며 씹고 있다.

 시선은 밖에 꽂아 놓은 채 마음은 깊숙한 내면 속에 침잠한 채 뭔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중이다.

 

 툭-

 꽁초를 아무렇게나 밖으로 던져버렸다. 꽁초는 금세 폭우를 맞아가며 산산이 분해된다. 어둠 속에서 산의 눈빛은 맹수의 그것처럼 빛나고 있다.

 

 “김중위……”

 “……”

 낮은 목소리였지만, 비연은 고개를 들어 산을 쳐다보고 있다. 그 눈 속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녀의 눈에는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내가 눈물로 굴절된 망막을 통해 잡힌다.

 

 “어떤 강아지 새끼가 무슨 빌어먹을 장난질을 하는 건지 모르지만, 우리는 우리의 판단대로 가자. 방법을 찾아보자구. 꼭 잡힌 벌레 취급당하는 게 기분이 정말 더럽구만. 아주 엿 같아…”

 

 “……”

 

 비연은 말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뇌리에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이 끊임없이 돌아가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데이터는 턱없이 부족한데, 정신은 답을 내놓으라고 보챈다.

 ‘그러나, 이 배터리가 빠진 휴대전화는 대체 뭐란 말인가?’

 

 거의 정신줄을 놓은 채 한 시간이나 멍하게 있었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칠 정도로 화가 났다.

 그런데, 화를 낼 대상이 없었다. 허공에 주먹질을 해야만 하는 나약하고 한심한 처지가 사람을 더욱 지치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군인의 본능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현실감각을 찾아가는 것.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았고, 표정은 투사의 그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당면한 현실을 인식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유가 있든 없든, 그 ‘미션’이라는 것은 이제 던져졌다.

 고민과 걱정만으로 미션 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명확해졌다.

 지금은 한없이 냉정하고, 한없이 비장하게 스스로를 몰아가야 한다. 오로지 칼같이 벼려진 냉정과 의도된 여유. 그것이 바로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단어들이다.

 

 비연은 주먹을 꾹 쥐어본다. 다시 휴대전화의 폴더를 연다. 어둠 속에서 LCD 백라이트의 측광이 번지며 얼굴의 실루엣이 드러난다. 침을 꿀꺽 삼켰다.

 

 

 

 첫번째 메시지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음 버튼을 눌렀다.

 비연은 ‘임무’라고 쓰인 글자를 눌렀다.

 산의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다시 버튼을 눌렀다. 친절하게도 알곤이라는 동물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것도 동영상이다.

 

 

 놈은 마치 공룡시대 사냥꾼인 벨루시랩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나온 유명한 놈이다.

 지금 공룡시대로 와 있는가? 그림 옆에는 사냥에 필요한 정보가 떴다.

 

 - 신장 : 4미터

 - 체고 : 2미터

 - 체중 :1톤

 - 앞발 길이 : 1.5미터

 - 수직 도약능력 : 3미터

 - 수평 도약능력 : 7미터

 

 “친절하게도 한글까지 쓰시다니. 고맙기도 하셔라. 세종대왕께서 좋아하시겠군. 개새끼…”

 산이 중얼거렸다. 피 냄새가 나는 듯한 비릿한 어조다.

 

 “이런 괴물을 두 마리 잡아라 이거지? 입닥치고 이유조차 묻지말고… 목숨 걸고… 죽어도 되고…”

 산의 말은 뚝뚝 끊어지며 독백처럼 흘렀다.

 

 “크-크- 무슨 온라인 게임도 아니고… 장난 하냐? 아! 씨바, 돌겠네.”

 산은 휴대전화를 닫았다. 얼마나 쥐어뜯었는지 머리카락이 온통 흐트러져 있었다.

 

 비연은 침중한 눈빛으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대체 누가 보내는 것일까? 발신자 이름이 닐(Nil)이고 널(Null)이라고? 공(空)과 무(無)라는 뜻인가? 그런데 어떻게 메시징이 가능한 거지? 근처에 이동전화 기지국이 있는 것일까? 그렇지만 전원이 없는데도 동작한다는 게 말이 돼? 그런데 지금 되고 있잖아? Active RFID와 같은 원리인가? 그리고 대체 뭐냐? 이 징그러운 짐승들은… 내일까지 이것들을 잡아서 가죽을 벗기라고?’

 

 비연은 무심코 다시 발신자 버튼을 만지다가 흠칫 떨며 손을 꼭 감아쥐었다. 몸서리를 쳤다. 아까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그들은 진짜로 ‘고문’을 당했다. 통화 버튼을 누른 그 순간부터…

 ‘크-큭-칵-칵-키-키-키-끽-끽’

 

 소리는 휴대전화가 아니라 머릿속에서 울렸다. 그건 진짜 지옥에서 올라온 소리였다. 마치 칠판을 손톱으로 마구 긁어내는 소리가 백배 정도는 키워진 것 같았다.

 그 속에는 빽빽한 비명소리, 차갑고도 으스스한 고함소리가 알맞게 섞여 있었다.

 그리고 녹슨 공간을 놋그릇이 긁어가며 텅텅 튕겨가는 듯한 허망한 울림이 뇌리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요컨대, 단 10초도 맨정신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두 사람은 정말 미친개처럼 비트 안을 굴렀다. 딱 1분 동안 울렸는데도 입가에 침이 흘러 거품이 될 정도였다.

 정확하게 1분 뒤 소리는 그쳤다. 손톱으로 바닥을 얼마나 긁었는지 몇 개는 부서져 있었고, 생채기가 손톱 밑으로 파고 들어와 피가 흥건하게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망연한 상태로 두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우리… 살아남아야죠.”

 

 비연이 고개를 돌리며 비장한 눈으로 산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점점 냉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당연하지! 이 빌어먹을 상태로 그냥 뒈질 수는 없잖아? 죽을 때 죽더라도 어떤 개새낀지, 왜 우리가 이 골 때리는 세상으로 넘어왔는지 알고나 죽자고. 싸나이 강산, 이대로는 못 죽는다. 억울해서… 쪽팔려서… 아! 씨바- 생각하니 다시 열 받네.”

 산이 밴드를 싸맨 손가락을 만지며 대답했다.

 

 “어쨌든 이제 실제 상황이다. 내일 보면 뭐가 뭔지 알겠지. 이제 놈이 원하는 전투준비를 하자고. 어떤 놈인지 모르지만 싸우자는데, 군인이 못 싸우겠나? 서로가 서로를 사냥하는 역할이라고 했으니 상대에 걸맞는 준비를 해 둬야지. 일단 장비부터 챙기고 작전을 짜자.”

 “알겠습니다.”

 

 둘은 일어서서 각자의 군장과 장비를 챙겼다. 뭔지는 모르지만 메시지대로 일이 벌어진다면 아마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믿지 않을 이유가 넘쳤지만, 믿어야 할 이유도 그만큼 많았다. 이제는 이를 악물고 준비해야 한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이건 게임이라고 생각하자. 그래 거… 뭐냐? 그래 서바이벌, 생존게임’

 

 산은 자신의 군장에서 다시 소총과 탄창을 점검했다. 권총집을 오른쪽에 챙겼다.

 비연에게 줄까 하고 생각했지만, 권총 사격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권총은 오히려 짐이다. 우연히 맞추기도 힘들다.

 

 이어 혁대를 끌러 가죽을 누벼가며 대검의 날을 갈았다. 상대를 고려하여, 다시 챙겨온 낙하산용 헬멧도 꺼내 놓았다. 레이밴 선글라스도 챙겨뒀다.

 선글라스는 낙하산 부대 장교의 로망이다. 순전히 베레모에 코디하여 사진 찍는 위한 용도로 사둔 거지만, 진짜 눈의 보호를 위한 원래 목적에 충실하게 쓰일 줄은 정말 몰랐다.

 

 비연은 K-1 소총과 대검을 챙겼다. 자신이 사냥해야 할 것들은 비교적 작은 체구에 민첩한 것들이다. 알핀이라는 놈은 타조 비슷하게 생긴 파충류인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처음 하늘에서 보았던 생물인 것 같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 같다. 이제 미션을 분석하고, 작전을 짜는 일이 남았다.

 

 “이제 사냥감을 어찌 잡아야 할지 고민해 보도록 하죠.”

 

 비연의 목소리가 비트 안에서 울렸다. 산이 고개를 들어 비연을 쳐다보았다.

 

 눈을 크게 떴다. 그곳에는 전사의 눈빛으로 바뀐, 아주 다부지고 지혜롭고, 대단히 아름다운 군인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2장 / 탈각(脫却) - 5

 

 

 

 “제가 판단한 현 상황분석은 여기까지 입니다.”

 

 비연이 말을 마쳤다. 마치 작전계획을 프레젠테이션하고 난 기분이다.

 

 “고맙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새삼스런 눈으로 비연을 쳐다본다. 산은 이 이성(異性) 동료에게 새삼 감탄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대단한 눈썰미와 판단력을 가진 여자다.

 

 “대단한데? 그 짧은 시간 동안 꽤 많은 연구를 했구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살아서 돌아가야 하니까요.”

 

 빗소리가 여전히 시끄러운 가운데 으스름한 비트 안에서는 작전회의에 준하는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장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두 사람은 정말 진지하다. 머리와 귀가 거의 닿을 듯이 맞대고 휴대전화의 창을 쳐다보며 토론 중이다.

 그들은 아주 짧은 동화상을 반복하여 플레이하면서 자신이 사냥해야 할 대상에 대한 세세한 관찰과 분석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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