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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녀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작가 : fudn
작품등록일 : 2017.7.30

[회귀/악녀/소꿉친구남주/기사남주/남주미정]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적의 칼에 목이 베였다.
후회는 없다. 다만, 그와 다시 만나고 싶을 뿐.
그러던 나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절대 너를 잃지 않으리.

 
회귀 전 그대로.(4)
작성일 : 17-07-30 14:37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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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야, 네 이름은 뭐니?”

 

  해적의 노략질에 다 부서진 마을에서 유일하게 혼자 살아남은 이시드는 며칠 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눈물은 금세 그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누나와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과 남동생의 시체들 사이에 앉아있는 것이 이시드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때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낡은 로브를 눌러쓴 두 사람이, 레글란느와 레오가 이시드에게로 다가왔다.

 

  “나와 가지 않으련?”

 

  “어머니, 이 녀석도 데려가시려고요?”

 

  “왜? 레오 형도 생기고 좋을 거 같은데.”

 

  모자는 서로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전.. 이시드예요.”

 

  “이시드.. 이시드라. 난 레글란느라 한다. 나와 가련?”

 

  한결 마음이 놓인 이시드가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며 뒤이어 들려온 레글란느의 이름에 자그맣게 속삭인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아이를 보며 다시 한 번 미소를 그린 레글란느는 거칠한 제 손을 잡고 일어나는 이시드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들은 가족이니?”

 

  마치 산을 쌓아올리듯 한 데 뒤엉켜있는 시체더미를 보는데 얼핏 보아도 아이의 가족같이 보였다. 그래서 묻어주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데 이시드의 입에서 해괴한 소리가 나온 것은 그때였다.

 

  “아니요. 제 가족 아니에요.”

 

  정색을 하며 돌아서는 아이의 모습에 당황한 채로 레글란느가 눈동자를 굴리는데 정말 아무렇지 않은지 이시드가 다음 말을 이었다.

 

  “가요. 레글란느님.”

 

  “어? 어.”

 

  하지만 발걸음이 정작 가족인 이시드와 달리 떨어지지 않는 레글란느였다.

 

 

  “왜 한 번도 허락해주지 않았습니까? 왜 아들아 라고 불러주지 않았나요?”

 

  단 한 번이라도 좋았다. 단 한 번이라도 인정을 해줬으면 배신하는 일 따윈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자초된 것이란 것을 죽은 레글란느는 알까.

 

  간절한 마음을 담아 무미건조하게 내뱉은 이시드는 폭발음이 울림과 동시에 재빨리 몸을 돌렸다.

 

  이렇게 빨리 돌아올 것이란 예상은 하지 않았다. 아직 클라우터에서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이시드가 레글란느가 들어간 관의 뚜껑을 다시 덮으며 좁은 공간을 빠져나와 장검을 든다.

 

  “이시드님, 레오가 왔습니다!”

 

  “아직 클라우터에선 연락이 없습니까!”

 

  물론 이시드는 제 손으로 레오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만일에 대비해서 클라우터라는 존재는 있으면 했다. 못 믿어도 그들이 전력이 되니 자신들이 밀리면 그쪽에서 막아주길 바라니까.

 

  “아직입니다. 분명 받았을 시각일 것인데.”

 

  “혹시 모르니 파발을 보내도록 하세요.”

 

  “예.”

 

  분명 집무실을 벗어나면 멀리 떨어지지 않아 비오와 네이라가 레오를 막고 있을 것이다. 지금 병력 중에선 그들이 최선의 방어책이니까.

 

  “정말 안가도 되겠어, 리덴?”

 

  한편, 이시드가 절급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클라우터의 리덴하워는 소파에 앉아 체스를 두고 있었다. 그것도 남부지부 수장 페로네트와.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페로네트. 저한테 괜히 책임을 물으려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요. 엄연히 이것은 남부지부의 일이 아닙니까?”

 

  확실히 그랬다. 리덴하워가 클라우터의 수장자리를 걸고 나서는 일은 방금 전, 비안크의 일뿐이다. 그 외의 일은 전부 남부 지부의 페로네트가 결정할 사안이었다. 맺고 끊음이 정확한 꼬맹이 수장 때문에 화가 나다가도 맞서지 못하는 이유가 조직 내 규율 때문이다.

 

  하아. 빌어먹을.

 

  하지만 여전히 트집은 잡고 싶은지 페로네트가 입을 연다.

 

  “그것도 그렇지만, 왜 집무실에 앉아서 체스를 두는 거냐고!”

 

  마치 잘 하나 못하나 감시하려는 사람처럼 행동하니 결론은 자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섭섭한걸요. 난 그래도 페로네트가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옆에 있어주는 것뿐인데 이렇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니. 신형 총까지 서슴없이 쓰던 당당한 여장부는 어디 간 거죠?”

 

  뻔뻔한 능청스러움까지 견비 하니 완전 날아다니는 새가 아닐 수 없다. 수장 다 됐네, 다 됐어. 정말!

 

  페로네트가 의자에서 일어서다 다시 앉으며 체스말을 옮긴다. 계속 잡아먹히고 있으니 발리프에 가서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안가는 게 좋겠다 생각한 페로네트였다.

 

  어차피 도와줄 생각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가기가 귀찮다. 한 건이 완료된 상태에서 좀 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나 할까. 부하들도 쉬는 걸 원할 테고.

 

  “아, 몰라! 안 가! 안 갈 거야!”

 

  그러면서 여자가 맞나 의심될 정도로 기댈 수도 없는 의자에서 누우려하니 리덴이 한숨을 내쉬며 목소리를 낸다.

 

  “자리 비켜줄까요?”

 

  저도 남자라고 배려하려는 모습에서 페로네트는 웃음이 났다. 그럼에도 어엿한 척하지만 어린애는 어린애라고 생각하게 된 그녀다.

 

  “아니, 안 비켜줘도 돼.”

 

  그러면서 페로네트가 자리에서 일어나 리덴 옆으로 가 소파에 눕는다. 정확히 머리는 리덴을 툭툭 치며 허리를 편 리덴의 다리를 베고.

 

  “지금 뭐하는 겁니까?”

 

  황당해 목소리를 내는데 그런 리덴을 향해 페로네트가 다음 말을 이으며 스르르 눈을 감는다.

 

  “뭐, 언제는 안 그랬나? 잠시만.. 잠시만 자다 일어날게.”

 

  명색이 클라우터의 수장인데, 페로네트에겐 아직도 남동생인 것 같다. 어렸을 때도 베개 역할을 시키더니 지금도 거리낌 없이 시키지 않나.

 

  “뭐, 잠깐 눈을 부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리덴 또한 언제 반항했냐는 듯, 소파에 지대 잠에 빠져든다.

 

  레오는 지하통로로 오기 보단 지상으로 오는 것을 택했다. 그래, 몰래 와서 죽이는 게 가장 쉬울 수도 있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시드만을 죽일 때나 가능했다. 무엇보다 이시드도 정확히 꿰뚫고 있진 않지만 지하통로의 존재를 몇 곳 알 터였다. 그리고 거기에도 배치를 해놨을 테지.

 

  그럼에도 레오가 지상을 선택한 이유는 이시드만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녔기 때문이다. 비안크가 요전에 설쳐준 덕분에 50명가량의 정원이 27명의 인원으로 대폭 줄었다. 한 번의 실수로 절반가량의 이 죽었으니 확실히 궤멸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남은 인원도 자신이 청산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본래 쓰던 페스카즈가 아녔던 터라 익숙하진 않았다. 하지만 피를 봐서라도 발리프를 궤멸시켜 새로운 발리프를 세워야 한다.

 

  자신을 모방한 것 같은 한 사내를 보며 레오는 미소를 그렸다. 자신이 발리프에 신경쓰지 않는 동안 아주 재미난 걸 이시드가 만들어냈다. 자신과 같은 무기에, 같은 공격자세를 취하는 녀석이라니.

 

  특정 사람의 글씨를 완전히 따라 쓰는 데만 해도 8년이라는 시간이 족히 걸린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글씨 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공격, 방어 기술 무엇보다 귀신이라 불릴 정도로 날렵한 몸짓을 가진 자신을 따라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기어이 해내는 이시드 때문에 레오는 현재 상황이 참 흥미진진했다.

 

  왼손에 든 페스카즈를 누이며 오른손에 든 페스카즈 또한 왼손 위에 누인다. 어머니인 레글란느에게조차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자세.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제대로 흉내 낼 수도 없는 자세였다.

 

  비오가 당황한 기색으로 눈동자를 또르륵 굴리는데 네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또한 그때였다.

 

  “정신 차려, 비오! 네가 무너지면 끝장인 거 알고 있지?”

 

  물론 네이라가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옆에서 서포트 해주는 거라 해도, 레오의 모습을 그대로 모사한 비오가 무너진다면 모두가 끝장이란 것을 비오 자신도 가장 잘 알았다.

 

  비오가 정신을 차리려 눈을 감았다 뜨는데 먼저 행동한 것은 레오 쪽이었다.

 

  “비오!”

 

  눈을 감고 뜨는데 1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 속에서 언제 이동한 것인지 비오의 코앞으로 들어온 레오는 아래에서 회전하며 비오의 턱을 차고 들어왔다. 그렇다고 손이 얌전히 있는 것도 아니다.

 

  왼손은 땅을 짚되, 오른손에 들린 페스카즈를 네이라에게로 재빠르게 날린다. 이제까지 소검만 던지던 레오가 전혀 아녔다. 이윽고 레오는 제 발에 맞아 나가떨어진 비오에게 재빠르게 다가가 순식간에 목을 그어버린다.

 

  이시드가 레오에 대항하기 위해 몇 년을 레오와 같이 키웠던 비오가 허무하게 목이 잘려져 나갔다.

 

  한 번이라도 좋았다. 단 한 번이라도 대항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 힘든 시간을 참고 견뎌왔는데 제대로 공격 한 번 하지도 못하고 죽은 동생의 모습에 네이라는 허무함과 함께 분노가 동시에 일었다.

 

  “죽여 버릴 거야! 죽일 거라고!”

 

  동생의 죽음에 눈이 뒤집어진 네이라가 레오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토록 상대하기 쉬운 존재도 없었다. 앞뒤 분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네이라는 어떻게 보면 가장 데리고 놀기 좋았다.

 

  이시드의 비밀병기나 되는 줄 알고 상대하려 했는데 너무 허무하게 비오가 죽으니 이번에는 좀 살랑살랑 데리고 놀까 생각한 레오였다.

 

  어떻게 보면 악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원거리 공격을 하기 위해 갈고리를 날리며 장검으로 치고 들어오는 네이라의 모습을 여유롭게 보며 레오는 공중으로 몸을 회전시켜 네이라의 뒤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오의 피가 뚝뚝 흐르는 페스카즈가 아닌 가장 쉬운 발차기로 네이라의 시선이 자신에게 오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그때 뒤늦게 나타난 이들이 자신과 네이라를 둘러싸며 원을 그리는 것을 보고 레오는 방어전술로 나오는 이시드의 계책을 한 눈에 꿰뚫어봤다.

 

  확실히 저 하나를 잡으려면 포위를 해 와 방어전술을 펼치는 것이 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비밀병기처럼 여겨진 비오가 죽은 상황에서 남은 수는 고작 26명. 몇 번의 상처를 그들에게 내어줄 수도 있겠지만 레오에겐 그들이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네이라가 다시 한 번 검을 뻗어 레오에게 달려든다. 이미 모일 대로 모인 상태에서 놀아줄까란 생각이 싹 가신다. 그리고 이렇게 미친 상태에선 빨리 죽여주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몰랐다.

 

  레오가 뻗어오는 칼을 쳐내며 네이라의 복부를 찌르며 칼날을 돌린다. 좀 더 빨리 죽을 수 있기 위한 레오의 배려라면 배려였다.

 

  “다음은 누구.”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눈동자로 레오가 아직 한 명을 제외하고 어수선하게 서 있는 예전 부하들을 둘러본다.

 

  미세하게 떨리는 부하들의 손이, 몸이 레오의 눈에 들어온다. 그들이 왜 이시드를 선택한 것인지 조금은 이해될 것도 같다. 쳐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두 명의 사람이 나가떨어졌다.

 

  뭣보다 웬만해선 부하들을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에겐 보스인 레글라느보다 자신이 더 무서운 존재일 수도 있었을 테지. 그렇다고 그들의 사정을 봐주거나 하진 않을 거다. 그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온 이시드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아쉽군요. 쓸 만한 인재라 생각한 둘이 벌써 죽어버리다니.”

 

  그런데 생소한 반응이 나옴에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의 얼굴이 얼어붙는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다들 당황한 눈동자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아니, 정확히 이시드를 보고 어이가 없는지 레오만이 호탕하게 웃어 보인다.

 

  “하하! 이제야 본색이 나오는 거냐?”

 

  이제까지 이시드처럼 예의범절한 말투를 사용하던 레오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레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없이 차가웠다.

 

  “이래서 사람은 잘 들여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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