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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에뜨랑제
작가 : 임허규
작품등록일 : 2016.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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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소환되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대위 '강산'과 여군 장교 '김비연'
강하 훈련을 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다.
아침을 맞이한 두 사람 눈앞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우선은 살아남아야 한다!"
"왔으니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코 잊지 않았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처절한 생존기!

 
제 9 화
작성일 : 16-08-23 13:46     조회 : 588     추천 : 0     분량 : 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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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은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힘을 써서 대나무의 수직방향 결에 칼을 찔러 넣었다. 작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조금 더 힘을 주다가는 칼이 견뎌나질 못할 것이다. 산은 고개를 저었다. 입에서 욕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이러니 탈출하지 못했겠지.’

 

 무기도 무기지만, 장벽같이 서 있는 이 대나무 숲을 뚫지 못한다면 탈출은 요원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틈이 있지만 사람이 지나갈 정도는 아니다.

 이 대나무는 묘하게도 자라면서 공간을 막아버리는 종류인 것 같다. 기분이 점점 암담해졌다.

 

 산은 대검을 집어넣었다. 대검은 그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망가져서는 곤란하다. 대신 야전삽을 꺼내 들었다. 대나무 밑을 파 들어갔다. 땅을 잘 파였다.

 그러나 2미터 이상을 파고 들어갔지만 여전히 딱딱한 목질이 그의 전진 의지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적어도 5미터 이상 파지 않는 한, 절대로 밑으로 터널을 파고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두 시간에 걸쳐 땅을 팠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점점 불가능하다는 확신이 들면서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

 무엇을 해도 안 될 거라는 어떤 놈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눈물이 찔끔 나왔다.

 

 “이게 무슨 삽질이냐고!”

 

 산은 이를 악물었다. 야전삽을 치켜들었다. 있는 힘을 다해 대나무 쪽으로 마구 내리찍었다. 온갖 욕설을 섞어서, 마치 원수를 만난 것처럼 대나무에 발길질을 해댔다.

 

 “으-윽!”

 산은 갑자기 비명을 삼켰다. 삽을 떨어뜨렸다.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을 잡고 새우처럼 엎드렸다. 갑자기 팔이 펄펄 끓고 있었다. 마치 끓는 물에 담근 것 같다.

 고통은 이내 온몸으로 퍼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불타오르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헤집고 다녔다.

 산은 비명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땅을 데굴데굴 굴렀다.

 

 고통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산은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호흡을 골랐다.

 

 “이건 또 뭐야? 내 몸이 어떻게 된 거야?”

 산은 목을 좌우로 꺾었다. 이리저리 몸을 만져본다. 몸에는 크게 이상이 없는 것 같다.

 

 “어?”

 대나무로 눈길을 돌린 산이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그 단단한 대나무가 푹 파여 있었다. 그것도 두부를 마구 파낸 것처럼 허연 속살을 드러낸 채…

 

 

 

 2장 / 탈각(脫却) - 3

 

 

 

 산은 거친 단면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약한 열기가 느껴진다. 야전삽을 쳐다본다. 삽 끝의 날이 약간 우그러져 있었다. 손으로 날을 만져보았다. 가열한 것처럼 약간 따뜻하다.

 

 “아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이게 왜 이렇게 쉽게 파였을까?”

 

 산은 고개를 갸웃하며 야전삽을 다시 들어올려 대나무를 향해 강하게 내려쳤다.

 삽은 그냥 튕겨 나갔다. 나무에는 약간의 긁힘만 생겼을 뿐 어떤 의미 있는 결과도 없었다.

 

 “이상하네.”

 산의 얼굴은 진지해지고 있었다. 다시 대나무가 파인 흔적을 살폈다. 그는 이 힘의 근원에 대해 주목하고 있었다.

 호기심을 넘어선 생존의 문제. 그것은 절박한 본능이었다. 산은 아까의 상황을 재현해보았다. 거의 두 시간 동안 모든 시도를 해가며 그 문제에 매달렸다.

 그러나 같은 상황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다. 대나무는 여전히 단단했고, 야전삽 따위에 흔적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면 아까는 대체 뭐냐? 약 올린 거야?’

 

 근 세시간을 씨름하던 산은 결국 삽을 집어던졌다. 손에 물집이 생겼다. 다시 지독한 무력감이 엄습했다. 절망감, 짜증. 눈물이 또 나왔다.

 

 “빌어먹을!”

 

 주먹으로 대나무 벽을 갈겼다. 쿵- 소리가 날 정도로.

 “흡!”

 

 산은 눈을 크게 떴다. 주먹에서 시작하여 팔 끝을 타고 들어오는 짜릿한 고통! 그러나 그 고통은 잠깐 일렁이듯 몸을 살짝 쓸고 지나갔다. 그래도 온몸이 움찔거렸다.

 

 산은 대나무 쪽으로 천천히 눈길을 돌렸다. 눈을 가늘게 뜬다. 확실히 주먹을 맞은 자리가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산은 주먹을 만졌다. 쥐락펴락해본다. 손가락 관절이나 손목뼈에 크게 이상은 없는 것 같다.

 

 산은 뒷머리를 긁었다.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대나무에 기대어 털썩 앉았다. 담배 연기가 하얗게 올라간다.

 

 “절망. 좌절감. 짜증. 절박함…… 그리고 또 뭐가 있다는 거냐?”

 

 한참을 앉아서 뭔가를 생각하던 산은 곁에 있는 작은 돌을 하나 집어 들었다. 꽤 단단한 놈이다. 손바닥 안쪽에 놓고 손가락을 말아 쥐었다.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하늘을 한참 응시하더니 주먹을 폈다. 손가락 사이로 하얀 돌가루가 흘러내렸다.

 산은 그렇게 한참 동안을 앉아있다가 야전삽과 대검을 하나하나 챙긴 후 비트로 발걸음을 돌렸다. 굳게 닫혀있던 그의 입에서 작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의식. 집중. 그리고……”

 그의 입가에서는 쓱 닦아낸 핏자국이 굳어가고 있었다. 보일락 말락 미소와 함께.

 

 ***

 

 두 번째 저녁 식사를 마쳤다. 배가 부르게 먹었지만 결코 유쾌한 식사는 아니다.

 

 콩류 비슷한 작은 열매를 갈아서 죽처럼 푹 끓였다. 뿌리 종류는 푹 삶아서 잘라 먹었다. 소금기가 전혀 없는 맹탕 맛이고 풀 냄새 같은 생소한 향이 있었지만, 생존을 위해 참고 그대로 넘겼다.

 마지막으로 단맛이 도는 열매를 먹었다.

 군용 배낭에는 특전식량이 몇 끼 분이 있었지만, 비연은 밀봉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식량은 아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참, 대책을 세우긴 해야 하는데, 어디 소금을 구할 방법이 없을까? 하다못해 식초 비슷한 거라도 발효를 시켰으면 좋겠다.”

 산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내일부터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비연 역시 허전한 입맛을 다시며 대답했다.

 

 “오늘 먹었던 콩은 그런대로 괜찮은 데, 많이 있었던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래? 일단 내일 거둘 수 있을 만큼 최대한 구해봐라.”

 “예.”

 

 다시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몰려들고 있는 모습이 비가 올 것 같다.

 산은 큰 비가 올 것에 대비하여 비트 주변을 다시 점검하고, 군장을 정비하고 있었다.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상태에서 어두워지는 주변을 살폈다.

 

 둘은 서로 마주 앉아 오늘 한 일과 조사된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제법 커다란 비트 안에는 임시로 만든 기름 호롱불이 까물거리며 둘의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체력단련을 해야 할 것 같다. 무술은 할 줄 아는 게 있나?”

 “태권도 4품을 땄고, 양궁선수 생활을 했었습니다.”

 “좋군. 수영은?”

 “할 줄 압니다.”

 

 “다행이야. 아무튼 여기서는 뭐가 벌어질지 모르니 일단 전투력을 키워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내일부터 실전에 준하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비연이 말을 멈추고 머뭇거렸다.

 

 “며칠간은 좀 어렵습니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그게……”

 비연이 당혹스런 표정으로 말을 흘렸다.

 “응?”

 

 “혹시 속옷 하나 주실 수 있으세요?”

 “위? 아래?”

 “위 러닝으로요.”

 비연이 얼굴이 빨갛게 물든 채 작게 답했다.

 

 산이 말없이 군장을 뒤져 흰색 러닝을 두 개 꺼내 던졌다.

 

 “새로 산 거야. 두 개면 그런대로 충분할 거야.”

 “고맙습니다.”

 “실 바늘은 가지고 왔나?”

 “예……”

 

 “알아서 하겠지만, 모든 것을 아껴 써야 하는 건 기본이고, 어떤 용도로 쓸지 모르니 하찮고 민망한 물건이라도 결코 버려서는 안 돼.”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큰 비가 올 것 같은데… 응?”

 

 “힉-!”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비명을 삼키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여기에서는 결코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물건에서 소리가 울렸고, 빛이 깜빡 거리고 있었다.

 

 

  

 2장 / 탈각(脫却) - 4

 

 

 

 투투투---툭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퍼붓듯 쏟아져 내리는 열대성 폭우다.

 

 비트 천정부터 바닥으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시끄럽다. 어두컴컴한 비트 안에는 두 사람이 벽에 기댄 채 어스름한 밖을 쳐다보며 상념에 잠겨있다.

 비트 입구는 좌우 양쪽으로 두 개다. 입구 사이 가운데에는 구덩이를 파서 작은 모닥불을 화로처럼 피워놓았다.

 

 두 사람은 양쪽으로 통로 하나씩을 차지하고 앉았다. 멍한 시선은 빗줄기가 먹물처럼 쏟아지는 밖을 향해 있었다.

 산은 이 상태로 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게…… 대체 뭐라고 부르는 시츄에이션이냐? 이건 꿈 일거야. 그것도 개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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