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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녀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작가 : fudn
작품등록일 : 2017.7.30

[회귀/악녀/소꿉친구남주/기사남주/남주미정]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적의 칼에 목이 베였다.
후회는 없다. 다만, 그와 다시 만나고 싶을 뿐.
그러던 나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절대 너를 잃지 않으리.

 
죽음, 그리고..(11)
작성일 : 17-07-30 14:27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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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죽이 올랐습니다!”

 

  신호탄의 형태였던 터라 밤하늘에 일자로 올라가는 폭죽은 한 눈에 보기 쉬웠다. 근거지에 울려 퍼지는 부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던 페로네트가 눈을 뜨며 일어선다.

 

  “어느 쪽이지?”

 

  “바이나르 폭포 부근입니다.”

 

  클라우터 남부 지부의 수뇌부들은 마린드악에서 태어나고, 마린드악에서 자란 이들이 여럿이었다. 아무리 태양이 뜨지 않는 밤이라 할지라도 방위를 알고, 지리를 아는 이상 그들에겐 발리프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나 다름없었다.

 

  “호오, 바이나르 뒤에 숨어 있었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책상 위에 올려둔 상자 속에서 유통되지 않은 총과 총알을 꺼낸 페로네트는 막 문을 열고 들어온 이리히를 향해 말했다.

 

  “급했나봐? 부르려고 했는데.”

 

  친히 불러주려 했는데 알아서 찾아오니 페로네트는 이리히가 기특하고도 걱정되었다. 부디 자신들의 앞길을 막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을 들어먹질 않으니.

 

  장검 받침대에서 한 자루의 검을 잡은 페로네트가 뒤에 서 있는 이리히에게로 던지듯이 장검을 건넨다.

 

  “붙잡는다 해도 갈게 빤하니 충고 하나 하지. 우리 앞길은 막지 마, 소년.”

 

  날아오는 장검을 탁하고 잡은 이리히가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돌아선다. 방해할 생각, 추호도 없다. 그저 비안크가 걱정될 뿐이다.

 

  “딱딱하긴.”

 

  혀를 찬 페로네트가 곁에 선 리덴하워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열넷이란 나이에 암살조직 클라우터의 수장이 된 소년은 지난 2년여 간 목숨의 위협을 받아야 했고, 언제나 위험한 곳에 스스로 나가 사람을 죽였다.

 

  “주군, 주군은 토벌하러 안 갔으면 하는데.”

 

  “왜죠?”

 

  “뭐, 주군의 안위가 걱정되는 부하의 바람이랄까? 솔직히 허드렛일을 하는 건 우리의 몫이야. 주군이 굳이 나가서 부하들처럼 싸울 일이 없다는 거지. 무엇보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뒷말을 듣지 않아도 페로네트가 제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으니 좀 휴식을 취하란 말을 하고 싶을 테지. 하지만 무슨 일을 벌여 놓았을지 궁금한데 어떻게 얌전히 있을까.

 

  “하지만 궁금하군요. 그 소녀가 무슨 일을 벌여놨을지.”

 

  미친놈은 미친놈을 알아본다고 비안크가 계속 신경 쓰이는 리덴하워였다. 페로네트는 자신을 닮아 흥미로워 했지만, 리덴하워는 아니다. 페로네트와 비안크가 닮은 듯 하면서도 닮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얌전히 뒤에 있겠습니다. 그러면 괜찮겠죠?”

 

  혹여나 데려가지 않을까 걱정된 마음에 리덴하워가 조건을 제시한다. 뭐, 리덴하워가 저처럼 비안크에게 흥미 가득하긴 했다. 어쩌면 자신보다 더한 흥미를 갖고 있으면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걸리긴 했다.

 

  리덴하워는 클라우터에 없어서는 안 될 수장이다. 굳이 위험을 자초해야 할까.

 

  팔짱을 끼고 쳐다보는데 리덴하워가 페로네트에게 눈을 맞춰온다. 하아. 고집도 여간 센 게 아니군.

 

  “알았어, 주군. 단, 정말 앞으로 나오지 마.”

 

  “아무렴.”

 

  리덴하워의 확답을 받았으니 이제 정말 토벌하러 가볼까. 남의 땅에서 끝없이 갱생하는 벌레들을. 몇 년을 고생해도 죽지 않던 발리프를 소탕하러 가는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단 20분, 발리프의 근거지에 도착하는 데까지 단 20분만 걸렸다.

 

  한편, 연달아 터지는 연막이며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에 이시드는 머리를 굴렸다. 난데없는 습격 그리고 그 중심엔 여자 한 명이 있었다. 레오가 데려온 여자가.

 

  “레오는 아직 레글란느님과 같이 있나?”

 

  혹여나 레오가 이 일의 주범이라면.

 

  가설 하나를 세워 레오를 몰아내려 했던 이시드의 귀로 들려온 것은 미간이 찌푸려지는 목소리였다.

 

  ‘역시나. 재수 없는 놈이군.’

 

  절대 제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두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레오를 차기 수장으로 고집부리는 레글란느와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수장 자리에 관심 있는 레오녀석이었다. 그렇다면 저 또한 방법을 바꿔야겠다.

 

  그리고 한 행동이 자신의 팔을 스스로 베는 것이었다.

 

  돌발적인 이시드의 행동에 주변에 있던 수하들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그런 그들을 향해 이시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들, 내 말 명심하세요. 난 오늘부로 레글란느를 쳐낼 겁니다.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떠나도 좋습니다. 하지만 한 가진 알아두세요. 레글란느가 죽고 레오가 수장이 되면 발리프는 그 자리에서 전멸이라는 것을.”

 

  확실히 사람의 목숨을 업신여기는 레오가 수장자리에 오르면 그 즉시, 발리프는 전멸이 되고 말 것이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레오를 보면 알 수 있다. 시끄럽게 한다고 사람을 죽이고, 길 막아선다고 죽이고 레오의 손에 죽은 동료들이 서른 명은 되었으니 말 다했다. 그 자체로 살인귀.

 

  그렇다면 모두가 전멸하기 전에 레오를 치고, 레글란느를 쳐야 한다. 이미 레오를 수장자리에 올리겠다는 레글란느에게 반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세력으로 보면, 이시드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었다.

 

  아무도 물러서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이시드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이들이 저의 편이란 것을 이시드는 알 수 있었다.

 

  “가죠. 레글란느를 잡으러.”

 

  분명 레오는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레글란느를 홀로 두었을 것이다.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먼저지만, 레오에겐 레글란느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시드로선 지금 이 시간이 최적이란 것이다.

 

  아무런 희생도 하지 않고 레글란느를 잡을 수 있는.

 

  우왕좌왕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원인에 다가서는 부하들의 질린 기색을 보노라면 필시 그곳에 레오가 있을 것이다. 곁눈질로 상황을 대충 가늠하던 이시드가 발걸음을 빨리하며 레글란느가 있는 건물로 들어선다.

 

  “레글란느님, 괜찮으십니까.”

 

  “이시드, 팔은 괜찮은 것이야?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인지.”

 

  레글란느가 들어오는 이시드를 발견하곤 급히 의자에서 일어서며 다가온다. 그러며 어쩌다 다친 것인지 묻는데 이시드가 입 밖으로 내건 말은 레글란느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레오가 이곳에 올 때 두 명의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처음엔 상품인줄 알았는데 둘 다 레오의 손님으로 온 사람이라더군요.”

 

  레오는 그때 분명 이시드가 아닌 부하들에게 그들이 손님이라고 말했었다. 그걸 언제 들었는지 이시드는 마치 자신에게 말한 양, 눈앞에 있는 레글란느에게 지금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하나하나 나열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두 사람 중 한 명이 지금 이 습격의 원인입니다. 레글란느님.”

 

  “뭐?”

 

  지금 이시드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말은 알아듣겠는데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레오가.. 레오가 이 일에 연관돼 있다는 건가?

 

  그리고 이시드의 입에선 사실과는 정반대의 말이 흘러나온다.

 

  “부하를 시켜 며칠간 레오의 뒤를 밟으란 지시를 내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레오를 의심하면 안 되지만 불안한 마음에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레오가 발리프를 떠날 생각을 하던 것 같더군요. 아무도 모르게 배편을 알아보고, 르하를 바꾼다는 이유로 클라우터와 접촉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청산유수같이 내뱉어진 이시드의 거짓말에 방금 전 레오와 대화를 했을 때의 상황이 순간적으로 레글란느의 뇌리 속에 파고든다.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전 지금이 좋은 걸요.”

 

  설마..

 

  이 말이 저를 떠나겠다는 말이었던 건가.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 애초에 수장이라는 자리에 관심이 없는 아이었으니 당연히 ‘발리프의 개’ 라는 파수꾼 자리에 만족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들을 더 독촉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오른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이시드의 입에서 레오의 과거 행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믿기지 않았다.

 

  온몸에 차가운 바람이 내려쳐지는 것처럼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한 없이 떨리던 손 또한 동상이 된 것 마냥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시드님, 그게 무슨 말..”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말을 바로잡고자 빌이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빌의 목소리는 레글란느의 귀에 들어올 수 없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녀를 막고 있는 것처럼 레글란느는 레오의 표정 없는 얼굴을 뇌리 속에서 찾아 헤매는 것이 다였다.

 

  이시드의 눈짓을 받은 부하가 빌의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사라진다. 레오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이제 쳐내야 할 때였다.

 

  “어쩌시겠습니까, 이대로 레오를 수장자리에 올릴 수 있으시겠습니까.”

 

  물음이 아니다. 명령이다.

 

  “그럴 리 없..다.. 레오가 내게 그럴 리 없..”

 

  답답하기만 한 노인네 같으니라고. 자신이 믿음을 덜 준 것일까, 아니면 레오가 그럴 리 없다 확신하는 것일까. 미간을 찌푸리는 이시드에게로 레글란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레오.. 레오를 만나야겠다. 어서, 어서 앞장 서거라!”

 

  레글란느의 흔들리는 눈동자로 반은 혼돈을 겪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이시드가 품에서 무언갈 꺼내 레글란느에게 내밀었다.

 

  “받으십시오.”

 

  이시드의 품에서 나온 것은 계약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레오의 필체가 쓰여 진 클라우터와의 계약서.

 

  지금 사단을 내고 있는 여자.

 

  분명 클라우터에서 잠입시킨 여자일 확률이 높다. 클라우터가 몇 년 째 발리프를 예의주시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이시드로선 자연히 그쪽으로 생각이 뻗어나갔다. 이미 레오가 배신할 시나리오를 짜두던 이시드에겐 천재일우나 다름없다.

 

  “레오가 클라우터와 계약한 사실입니다.”

 

  이시드가 내미는 종이를 받아든 레글란느의 손이 무참히 흔들린다. 좀체 펜을 들지 않는 레오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주 보진 않았지만 레글란느가 기억하고 있는 레오의 필체였다.

 

  정말이다.

  정말 레오가.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도대체 왜..

 

  쓰러지려는 레글란느를 부축하며 이시드가 냉정하게 말을 남겼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레오를 이렇게 놔두실 겁니까. 배신자를 쳐낼 기회는 이번뿐입니다. 레글란느님.”

 

  악마의 속삭임이 레글란느의 귀로 들어온다. 아무래도 좋다. 아니, 왜 배신을 하려 했는지 레글란느는 레오에게 직접 듣고 싶었다.

 

  “생포하라. 그 년과 같이.”

 

  십 여 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할 만한 명령이 이시드에게로 떨어지는 순간, 이시드는 미소를 한껏 지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축 늘어진 레글란느에게 이시드의 얼굴은 비쳐지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레글란느를 홀로 방에 두고 나온 이시드는 지워지지 않는 미소를 가다듬으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레오 디 네이드라를 죽여라. 레글란느의 명령이 떨어졌다.”

 

  지겹고 지겨웠던 악연, 이제야 끊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이시드가 다시 한 번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웃음 짓는 이시드를 보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방금 전, 끌려 나간 빌의 한쪽 눈알이 흙바닥에서 제 존재를 드러내며 유유히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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