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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악녀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작가 : fudn
작품등록일 : 2017.7.30

[회귀/악녀/소꿉친구남주/기사남주/남주미정]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적의 칼에 목이 베였다.
후회는 없다. 다만, 그와 다시 만나고 싶을 뿐.
그러던 나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절대 너를 잃지 않으리.

 
죽음, 그리고..(10)
작성일 : 17-07-30 14:25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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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전 지금이 좋은 걸요.”

 

  레글란느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레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거둬 준 레글란느에게 보답코자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레글란느가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려고 노력하고 더불어 죽이라면 죽이고, 납치하라면 납치까지도 서슴없이 했다.

 

  그게 답인 줄 알고 있었다. 아니, 지금도 그것이 답이라고 레오는 생각한다.

 

  그 지옥에서 꺼내준 유일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늘 순종적이던 레오는 이 자리에 없다. 단지 ‘자유’ 하나를 알았을 뿐인데 레오는 제 의사를 뚜렷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잠깐의 변화가 사람을 완전히 변하게 만들었다.

 

  콰앙!

 

  “레글란느님, 큰 일 났습니다!”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둘만이 있던 공간에 허겁지겁 달려온 부하의 목소리가 공기를 가를 듯 쩡하니 들려왔다.

 

  “무슨 일이냐!”

 

  급하게 일어선 레글란느로 인해 책상위에 올려져있던 찻잔이 요동치며 찻물을 책상으로 떨어뜨린다. 찻잔에서 튀어 나오는 찻물을 유심히 보던 레오의 귀로 이질적인 존재가 파고든 것은 그때였다.

 

  “발리프가 급습당하고 있습니다!”

 

  “급습이라니!”

 

  천해의 요새라 불리는 발리프의 근거지가 급습을 당한다?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아무도 이곳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데. 목으로 침이 넘어가는 것도 알지 못할 만큼, 레글란느는 눈을 빨리 굴렸다. 대안, 대안을 찾아야 했다.

 

  “이시드는, 이시드는 어디 있느냐!”

 

  레글란느가 소리침에 당황한 눈동자가 말을 잇지 못하고 하염없이 흔들린다.

 

  “그것이..!”

 

  “어서 말을 하지 못할까!”

 

  이시드를 내보낸 지 불과 10분도 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자리를 비울 일도 없을뿐더러, 배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충직한 부하라는 것을 레글란느는 아주 잘 알았다.

 

  “…중상을.. 입으셨습니다!”

 

  중상을 입었다? 무슨 일일까. 도대체 천해의 요새라 불리는 발리프의 근거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시드가 중상을 입었다는 말에 레글란느의 모든 사고회로가 정지된다. 그 누구보다 총명하던 노파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 레오로선 참으로 이질적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거고, 수뇌부가 작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레오는 알고 있었다. 비록 ‘발리프의 개’ 라 불리는 레오라 할지라도 움직여야 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움직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이시드에 이어 아들인 레오까지도 잘못될 것 같은 염려에 레글란느가 움직이지 않는 손을 용케 뻗어 레오의 손을 잡았다.

 

  “레..오..”

 

  목소리에서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레글란느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잠겨 있었다.

 

  “괜찮아요, 어머니에게도 소중한 만큼 저에게도 발리프는 소중합니다. 제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지요.”

 

  발리프가 레글란느에게 가족이란 의미로 새겨져 있다면, 레오에게 발리프는 레글란느 그 자체였다. 간혹 무자비하게 살생을 한다할지라도 누구보다 발리프를 애지중지하는 레오였다. 그러니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자신의 선에서 막아야 했다.

 

  레오가 양 허벅지의 주머니에 꽂아둔 길이가 다른 두 자루의 단검을 꺼내들었다. 왼손에 들려있는 날이 극단적으로 구부러진 시커와 손잡이부분에 고리가 있는 페스카즈. 둘 다 독특하게 날이 구부러져 있지만 인신매매와 더불어 기분에 따라 사람을 죽이는 레오에게 있어선 더 없이 훌륭한 무기였다.

 

  한편, 주변 동태를 파악하려 잠시 수풀 사이에 몸을 은폐한 비안크는 웃고 있었다. 이 무슨 황당무계한 일인가. 사람이 저럴 수 있나 의심될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에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응당 자신을 찾으려 혈안이 될 줄 알았는데.

 

  방금 전 레오를 데려간 머리칼이 긴 남자는 제 손으로 저의 왼팔을 베었다. 그러면서 떡하니 치료를 하다니. 이상한 예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비안크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 가뜩이나 짐을 만들어버린 상황에선 더더욱 정신을 바짝 붙잡아야 한다.

 

  갖고 있던 연막탄 하나를 인질들이 있는 건물 앞에서 터트린 비안크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그 즉시, 보초 서던 남자들에게로 다가가 그들의 목을 그었다. 이윽고 비안크가 취한 행동은 연기 속에서 빠져나와 주변의 이목이 자신에게 쏠리도록 사방을 헤집고 다녔다. 오로지 리버스가 쉽게 사람들을 구출할 수 있도록.

 

  완전한 아침이 아닌지라 주변은 횃불을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 어둑하다. 그런 상황에서 수십의 사람을 숨겨야 하고 무사히 구출시키려면…

 

  답은 하나였다.

 

  비안크가 움직이기 편하도록 치마의 옆선을 끊어내며 머리카락을 한 데로 묶은 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떻게든 소란을 더 일으켜 이목을 끌어야 한다. 언제 또 폭발음이 들릴지 알지 못하도록 최대한 소란을 일으켜야 한다.

 

  수풀 사이를 헤집고 내려 온 비안크는 단도를 빼어 들며 눈앞의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곧장 달려 나가 입을 틀어막은 채 목을 베어버린다. 그것이 비안크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칼과 칼이 맞부딪히며 챙 하니 경쾌한 소리가 고요하던 근거지에 울린다.

 

  “상품..씨?”

 

  그리고 눈앞의 사내를 막고 선 것은 레오였다.

 

  발리프를 메운 뿌연 모래바람 때문에 행동반경이 극히 줄어들었지만 대강의 위치를 알고 있던 터라 빌에게 레글란느를 맡기고 나온 레오는 가장 먼저 상품들이 있는 건물로 향했다. 이 소란 사이에 빠져나갈 방법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둘러보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눈앞의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사람 죽이기로 소문난 레오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보초를 서던 다섯 명의 남자가 모두 죽은 상태. 한, 두 명은 보초를 서던 그 자리에서 목이 베어 죽었다. 그리고 문제를 뒤늦게 파악한 부하들의 움직임이 보지 않아도 고스란히 레오의 뇌리 속으로 들어왔다.

 

  북쪽을 향해 흙바닥을 지르밟은 흔적이 셋. 입구에서 남쪽에 위치한 건물을 보노라면 필시 습격을 강행한 사람은 상품들이 있는 건물을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입구에서 들어왔다는 가설이 세워진다.

 

  그런데..

 

  다름 아닌 레오 자신이 데려온 상품이었다니.

 

  과거에 명쾌히도 추리를 해낸 자기 자신을 향해 칭찬을 해줘야 할지 외려 비난을 퍼부어야 할지 레오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이걸 알면 레글란느가 노발대발할 것이 뻔한데.

 

  “이게 말로만 듣던 운명의 장난이란 건가요?”

 

  그렇다면 레오가 데려온 소년 또한 이 일에 개입될 확률이 높았다. 애초에 테오와 대치하고 있을 때 데려왔으니. 하아! 황당함에 이마를 짚은 레오가 분노에 못 이겨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하지만 비안크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두어 걸음 뒤로 물리며 태세를 갖추었다. 어차피 레오와는 맞닥뜨려야 했다. 그것은 불가피한 진리였다.

 

  “처음으로…”

 

  산뜻하게 웃고 있으면서도 레오는 몸을 가눌 수 없는지 비틀비틀 움직였다. 그리고 그것이 비안크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서른 살이던 회귀 전에도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남자다. 이 정도 살기를 갖추고 있으면 유명할 법도 하건만 비안크는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마음에 든 사람들을 만난 거 같았는데.”

 

  어쩌면 레글란느보다 더 마음에 들었을 지도 모른다. 단지 첫 만남일 뿐인데도 비안크와 리버스는 레오에게 정감 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아녔나보다. 산뜻했던 웃음은 점점 굳어져 비릿한 웃음으로 변질돼 갔다.

 

  손에 들려진 페스카즈를 고쳐 잡으며 레오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초점 잡히던 눈은 어디가고 사람 죽이던 악귀의 눈동자만이 그곳에 남아있었다.

 

  귀신 잡이 레오. 발리프의 개라 불리기 전에 불렸던 이 호칭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듯 테오를 죽일 때보다, 버스트를 죽일 때보다 재빠르고 날렵하게 몸을 회전시켜 비안크를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단순한 찌르기와 베기가 아닌 페스카즈의 손잡이에 있는 고리로 인해 단검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레오가 여자인 비안크에게 서슴지 않고 발차기를 가한다. 그와 동시에 오른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왼손에 튕기며 비안크의 명치 쪽으로 파고든다.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회귀 전처럼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해도 비안크에겐 빠른 판단력과 더불어 집념이란 것이 있었다. 몇 대는 내줄지언정, 목숨은 내주지 않을 것이다. 머리 쪽으로 날라차기를 하는 레오의 다리를 가느다란 팔로 막으며 명치로 날아오는 단검을 페로네트의 단검으로 막는다.

 

  그것이 지금 비안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아무리 힘에 못 이겨 뒤로 밀린다 할지라도.

 

  “쉿!”

 

  리버스가 오른손에 든 바스타드 소드를 고쳐 잡으며 뒤에서 겁먹은 표정의 여자들에게 왼손 검지를 들었다. 아무래도 주위가 조용한 것을 보니 비안크가 확실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네 명 정도 되는 조직원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거기다 지체하게 된다면 비안크가 말해주었던 대로 불리하게 돌아갈 지도 모른다.

 

  “페히네르 부인, 티헤느 부인. 방금 말했던 대로 행동해주셔야 합니다. 아시겠죠?”

 

  총 잡혀있는 인원은 스무 명. 그 중 부인들이 네 명이고 제 또래의 소녀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리버스는 그나마 겁을 먹지 않은 부인들의 도움을 구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네 명, 물론 기사 가문의 자제인 리버스가 상대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페히네르와 티헤느는 자신과 같은 전방에서, 토일드와 빈헤는 후방에서 사이에 낀 소녀들을 보호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끄덕.

 

  리버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페히네르와 티헤느는 두 손에 연막탄을 단단히 쥐며 수풀 사이에서 침을 꿀꺽 삼켰다.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분명 때 아닌 폭발음과 모래바람에 근거지 안에서 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상부의 명령 탓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그들은 창을 그러쥐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말로만 아니, 말로도 들어보지 못했던 천해의 요새가 뚫린다. 언제 적이 쳐들어올지 모르지만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잘 막고, 공격할 수 있는 자원이 넘쳐난다 해도 뚫리게 된다면 다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는 리버스가 자세를 낮춰 걸음을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옮겨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조직원에게로 다가간다.

 

  “윽!”

 

  털썩.

 

  뒤에서 덮쳐오는 움직임에 반응할 새도 없이 목이 베어지고 조직원의 몸이 바닥에 쓰러진다. 곁에서 보초를 서던 동료의 쓰러짐에 놀라 몸을 돌리는데 리버스가 더 빨랐다 아니, 리버스의 뒤에 있던 페히네르와 티헤느가 더 빨랐다.

 

  치마를 잘라낸 일부 천 조각으로 조직원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아 묶은 그녀들은 리버스가 처리할 동안 소녀들을 이끌고 근거지 밖으로 뛰쳐나가 연막탄과 위치를 알리는 폭죽을 동시에 터트렸다.

 

  그리고 그 폭죽이 사방에 시선을 두던 클라우터의 조직원들 눈에 차츰 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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